덫에 걸린 유럽 - 유럽연합, 이중의 덫에 빠지다
클라우스 오페 지음, 신해경 옮김 / 아마존의나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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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EU에 대한 관심이 높다. EU가 지속성 보다는 바보같은 영국의 행동에 더 관심이 가는데, 사실 EU의 문제는 2000년대 후반부터 대두되었다. PIGS로 대별되는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문제와 더불어 그리스의 정권교체와 더불어 그렉시트가 불거졌다. 사실 EU의 역할은 그 때부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의 문제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데, 여기에는 일반 시민들이(유럽만이 아닌 전세계) 가지고 있는 EU에 대한 환상과 유럽이기에 민주적일 것이라는 환상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EU는 민주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사실 EU는 모든 국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다.

무역에 방해가 되는 국경과 그 외의 다른 비관세  장애물들을 없애버린 시장통합형 EU의 경제적 매력이 그 영향 아래에 있는 모든 투자자와 국가, 지역, 산업분야, 피고용자들에게 두루두루 공평하게 이익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주목하자. EU가 벌이는 경제 게임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경제적, 제도적, 인구통계학적, 지리적, 정치적 환경이 저마다 엄청나게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모두에게 적용되는 단일한 규제 체제로는 모두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하다. (36쪽)

 

EU가 각 경제주체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경제의 기본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 원래 무역흑자가 지속되면 통화가치가 상승하고 이는 수출경쟁력의 저하로 이루어진다. 무역이 환율로 경제적 균형을 찾아가는 것인데, EU체제 내에 들어와서 무역흑자가 지속되는 나라는 이런 경제 원칙에서 벗어나 있다.

그리스의 국제무역 수지가 균형을 이루려면, 그리스의 수출 품목들은 유로 가격으로 적어도 40% 정도 싸져야 한다. 반면에 독일의 수출 흑자를 제로로 줄이려면 독일의 수출품들은 20% 정도 비싸져야 할 것 이다. (덧붙이자면, 2011년 독일의 GDP 대비 수출 흑자규모는 중 국의 두 배에 이른다.) ... 유로라는 통화 덕분에 독일 경제는 쾌락에 후회가 뒤따르지 않는 이상적인 세계, 즉 수출 흑자가 자국 통화의 절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그래서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계속해서 수출 흑자를 낼 수 있는 세계에서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피해를 보는 누군가가 있긴 하지만 국가별, 통화라는 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출 흑자는 끝없이 유지된다. 이제 수출 흑자국에게 남은 일은 적자를 메울 자금을 패자에게 융통해주거나, 적자국이 진 부채를 어떤 형태로든 분담하는 데에 반대하는 국내의 정치적 저항 때문에 이 방안을 시행하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유로존의 무역적자국들로 하여금 (임금 및 이전소득 삭감을 통한)내부적 평가절하와 긴축으로 이루어진 개혁 조치들을 채택하도록 강제하는 일 뿐이다(90-91쪽)

 

EU 체제내에서 독일은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남유럽 국가들은 영원히 무역 손실을 입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체제 내에서의 독일의 영향력은 너무 크다. 남유럽의 손실이 곧 독일의 이익이 되는 구조에서 막대한 영향력까지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는 EU가 기본적으로 경제적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유로체제는 유로-유럽을 나눠 독일, 오스트리아, 핀란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같은 '핵심', 또는 '흑자' 국가 국가들을 남쪽과 서쪽(아일랜드) 주변부에 있는 주변, 또는 적자, 회원국들과 싸우게 만들었다. 핵심국가들은 유로체제 덕분에 단일한 외부 환율의 이익을 볼 수 있어 유리한데, 유로가 없어지고 각국이 개별 통화체제로 돌아간다면 지금 유로체제 하에서 얻는 정도의 수출 흑자 목표를 달성하기는 휠씬 어려 질 것 이다. 동시에 유로체제는 주변부 국가들이 (지급 불능을 언하여 목숨을 걸고 있다시피 한 은행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 는 선택 외에는)유로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선택권을 아예 배제해 버린다. 적자 국가들은 실질적으로 단일통화의 덫에 갇혀 있다. (56쪽)

 

EU 다양한 갈등들로 갈라져 있는, 유로존은 특히 더 심하다. 북 대 남, ‘기존 회원국 대 신규 회원국' '재국가화 대 통합심화', '저항의 정치 대 기술관료적 정책 수립', '초국가주의 대 정부간주의', '핵심 대 주변',' 신자유주의 대 민주자본주의를 재구축하려는 좌파적 전망'이 일관된 양식을 이루지도 못한 채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틈새들을 이리저리 가로지르고 있다. 선명한 지배 이데올로기와 나름의 의제를 갖춘 널리 통용되는 반대 논리가 대립하는 구도로 정립되기보 다는 중첩되고 서로 교차되는 혼란스러운 충돌 양상이 기구를 마비시키고 아무 것도 낳지 못하는 사회적 역학을 만들어낸다. (221쪽) 

 

그리고 EU내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역시 바람직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경제주권을 갖지 못한 개별국가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고, EU는 복지삭감을 강요하고, 기업들은 임금삭감 혹은 해고의 방향등으로 개혁을 강요한다.

 

개혁이라는 것이 이 현대화라는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국가 그 자체와 규칙을 제정하고 시행하는 국가의 능력이지 고삐 풀린 시장의 힘이 아니다. 보호되어야 할 것은 보호 수단과 특혜를 '살 수 있을'만큼 자원이 풍부한 이들의 신분 이 아니라 가장 혜택 받지 못한 이들의 안전이다. ... 분배 효과의 감소나 충족되지 않는 필요, 그리고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임금, 연금, 공공서비스 생활자들에게 왕왕 부과되곤 하는 노골적인 악몽은 별개로 하더라도, 개혁이 유럽 주변부 국가들의 경제에 유익한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전혀 확실 하지 않다. 개혁이 단위 생산량에 소요된 총노동비용으로 산정했을 때의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일자리 보호 장치가 사라지면 고용주들은 수요 감소로 인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노동력의 임금을 절약한다. 그들로서는 개혁이 없었을 때보다는 신축적인 시장에 적응하는 비용이 내려가는 셈이다. 그러나 내수 시장에든 해외 시장에든 보다 생산적이 된 노동자들이 만든 더 싼(싸다고 추정되는) 생산물을 사줄 유효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면, 아주 거친 가정이긴 하지만, 개혁의 최종적인 효과는 더 높아진 경쟁력과 개선된 생산성 그리고 머지않아 이어질 추가적인 고용을 통한 경제회복이라기보다는 줄어든 고용이다. (62-64쪽)

 

개인적으로 EU의 이런 구조에 대해서 우려가 있다.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EU내에서 독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일부 비판적인 사람들은 경제식민지(EU내 국가들)를 뒤에 없은 독일제국주의를 염려하기도 한다. 실제로 EU내에서 독일의 영향력안에 있는 이들이 의사결정권자로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과연 EU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책은 EU내 경제적 불평등 등에 대해 자세히 보여준다. EU내 경제적 운영과 문제점들을 알고 싶다면, 일독해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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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되자 언론과 SNS는 영국이 바보짓을 했다는 글로 채워졌다. 그리고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검색어는 EU가 무엇인지가 1위를 한 것을 두고 EU가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과연 EU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

 

90년대 후반 유로 통합통화를 검토할 때 쯤 유럽연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봤다. EU의 전신인 유럽석탄공동체 등 애초부터 영국은 가입하지도 않았다. 영국이 1970년대에 유럽연합에 가입하기는 했지만 대륙과 영국은 서로간에 신뢰하는 상태는 아니었다. 영국은 자신들의 주도권을 잃을 유럽연합에 대해 불신이 강했고, 대륙은 영국을 미국의 앞잡이로 생각한다는 글도 읽었던 터다.

 

브렉시트에 몇권의 책을 찾아 읽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갑자기 발생한 사항이 아니다. 게다가 유럽연합이 생각하는 것처럼 민주적이지도 않은데다가, 독일-프랑스에 의한 횡포도 만만치 않다. 브렉시트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유럽연합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를 만들 즈음 2차대전 후 경제재건과 전범국가인 독일을 견제할 필요가 강했다.

전쟁에서 패하지도 점령당하지도 않았던 영국은 유럽인과 주권을 공유할 의사가 없었으며, 미국이나 북대 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와의 신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15쪽, EU매뉴얼)

 

왜 겨우 6개국인가? 이렇게 된 배경에는 유럽의 분열과 관련된 해묵은 사연이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서)독일, 베네룩스3국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영국은 자신들의 미래가 영연방과 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유럽경제공동체에 가입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380쪽, 왜 지금 지리학인가)

사실 영국은 유럽연합 참여에 대해 불분명한 입장을 취해왔고 프랑스와 독일이야말로 유럽연합의 추진력이었다. 예를 들어 초기 5개국이 맺은 다자간 협정으로서 국경 절차를 간소화하고 여행 제한을 완화한 쉥겐 협정 Schengen Agreement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참여했지만영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391쪽, 왜 지금 지리학인가) 

 

사실 영국은 유럽연합에 가입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유럽연합에서 배제되었을때의 피해를 감안해 마지못해 가입한 것이 사실이다. 다행인 것은 영국의 특수성을 인정해 파운드화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이 양보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지속적으로 유럽연합과 융합되지는 못했다. 종종 유럽연합의 조약에 대해 영국내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프랑스 체제에 대해 영국의 개혁안은 유럽연합내에서 무시되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영국의 EU 탈퇴를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브렉시트를 갑자기 일어난 일인냥 떠들어 대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유럽에 대해 무지하고, 전문가도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캐머런 본인은 그저 보편적인 개혁만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라 EU 고용법과 사회정책, 형법, 지역별 재원확보 구조에서 실질적인 영국의 선택적 이탈을 노리고 있다. 캐머런의 동지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선택적 이탈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들이 보편적인 개혁의 종합적인 청사진에 합의할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일부 국가의 경우 조약을 재협상하려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사실에서도 실리적인 해법의 여지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64쪽, 유럽연합의 종말)

 

영국의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수상이, 영국의 중요한 금융 산업에 대한 안전장치가 담기지 않았다며 유럽연합 조약의 개정안을 거부했다. 그는 금융거래세를 비롯한 유럽연합의 규제가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 런던의 금융 중심지-옮긴이], 의 지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보았다 유럽 금융거래세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런던의 심장을 겨냥한 총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캐머런이 밤샘 토론 끝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귀국하자 영국의 여론은 그의 결정을 환영했다.(395쪽, 왜 지금 지리학인가)

 

그리고 <차브>라는 책을 읽어보면 영국은 제조업이 존재하지 않고, 중산층은 사라졌다. 제조업 및 노동자를 적으로 생각하고, 노동자계층을 아예 없애버린 대처의 정책으로 현재 영국은 정상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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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매 2016-10-03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습니다~^^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 -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짜안보’를 해부한다
김종대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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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군사전문가 김종대, 정욱식의 팟캐스트를 엮은 것이다.  댓글문제나 NLL 등을 지난 1년간 이슈가 되었던 안보문제를 다룬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다.

기본적인 합리성이 침해되니 내부적으로 우왕좌왕하고, 그러다 보니 뭐가 진짜 중요한지도 이젠 헷갈려졌어요. 양치기 소년 신드롬이 이런 겁니다. 안보 논리의 남용 때문에 실제 다가오고 있는 진짜 위협은  없게 되죠. (66)

특히 보수정부, 보수언론, 보수단체는 언제나 안보를 들이댄다. 특히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안보 위협을 강준만은 '안보상업주의'라 분석한 적도 있다. 문제는 아무때나 전쟁이 일어날 것 처럼 이야기한다는 것인데, 양치기소년 이야기처럼 이제는 안보이슈가 생기더라도 반응이 별로 없다.

 

결국 보수가 이야기하는 안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위협을 과장하는 것일 뿐이다.

 

일단 이 책을 집어든것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싸드' 때문이다. 싸드는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의 일부이다. 즉 단순히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비가 아니라 미국의 전세계적인 MD 전략의 일부이다. 서쪽으로는 러시아를 막기위한 태평양에서는 한미일을 중심으로 중국을 상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북한 미사일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해도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싸드를 북핵억제용으로 활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말은 싸드 배치가 아니라, 싸드(그 뒤에 있는 MD)에 대한 우려로 중국은 한미일의 대북제제에 협조해왔다. 그러나 이제 싸드 배치가 현실화가 되면서 이제 더 이상 중국은 북한을 제제할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한미일에 대항하기 위해 북중러가 단단히 연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지금 동북아에서 확산되는 군사주의 내지는 국가주의 세력 균형과 동맹의 담론으로 동아시아가 회귀하는 흐름이 유감스럽지만 존재한다고 봐야 같고요. 이런 것들이 앞으로 신냉전적 한반도 질서를 강요하게 된다면 분단체제를 이용한 냉전식 기득권 연장으로 가는 길을 강화하는 흐름이 될까 우려됩니다. 이게 쪽박이지 어떻게 통일대박이 되겠습니까?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남북한은 멀어지고 주변 국가들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력이 높아지는 강대국 정치가 됩니다. 이란 강대국 정치로 한반도에 개입하는 행위자가 많아져서 우리가 좋은 결과 있습니까? , 우리가 MD 얘기를 비교적 자주 하는 이유는 무기가 단순히 하나의 무기체계가 아니라, 국가전략, 국제관계에 엄청난 함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106쪽)

(MD와 동아시아의 역한관계는 http://blog.aladin.co.kr/rainaroma/8666413 )

 

책은 싸드 외에도 안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이상한 일들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대북심리전은 이상하게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한 심리전이다. 안보를 팔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반민주적 행태를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러면서 전시작전권은 싫다고 한다.

 

책은 그냥 일상적으로 지나쳤던 일들이 어떻게 자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그리고 MD와 관련된 부분을 읽다보면 미국의 패권전략과 일본의 군사대국의 욕망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가 나온다. 싸드로 국가안보가 위협받는 시대, 진짜안보를 알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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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싸드가 배치되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한-미-일 군사공조체제가 강화되는 것인데, 여기에는 일본의 군사력과도 연계가 된다. 싸드로 동아시아에 MD체제가 완성이 되는 것은 자칫 우리나라가 일본의 군사력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게다가 우리는 전시작전권도 없지 않은가.

 

 정욱식 기본적으로 미국은 패권국이고, 자신의 군사작전 범위가 세계라고 이야기해온 것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최근 화제가 되는 것이 Conventional Prompt Global Strike(CPCS)라는 용어로 번역을 하면 " 세계 재래식 신속공격입니다."재래식 무기를 이용해 1시간 이내에 지구촌 어디든 신속하게 공격할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21세기 핵심 군사전략이라고 말씀 드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인류사회에서 금기시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재래식 무기를 대안으로 생각한 것인데요. (162)

정욱식 CGPS에서 미국이 검토 중인 프로그램은 크게 가지입니다. 육지나 바다에서 로켓으로 발사하는 초음속 글라이더(glider), 바다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공중에서 발사하는 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이 바로 것들인데요. 이들 프로그램이 품고 있는 공통의 특징은 미국의 적대국이나 경쟁국이 보복할 있는 거리 '' 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공격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김종대 그런 점에서 2013 3,4 위기에서 지금까지 오는 군비경쟁의 맥락에서 이것을 해석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이러한 신무기를 개발해 미국 본토나 원거리에서 북한을 직접 때리겠다는 개념은 미국이 앞으로 새로운 핵심 분야로 발전시키려는 것이라 있겠죠. 이런 점에서 맞춤형 억제나 CGPS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사항이라고 봅니다

 

정욱식 그렇습니다. 한미동맹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적대관계에 있는 쌍방의 한쪽이 억제력을 강화하면 상대방도 맞대응을 하는 것이 군비경쟁의 속성이라는 점에서, 북한도CGPS 맞춤형 억제 전략에 맞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려고 것입니다. 특히 맞춤형 억제 전략을 작전계획화할 경우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미국의 투발수단들인 전폭기, 전투기 핵잠수함의 출몰 빈도수도 높아질 있고, 이는 북한의 반발과 맞물려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질 있습니다. 또한 맞춤형 억제 전략의  가운데 하나가 MD라는 점에서 한국의 MD 편입 가속화라는 엄청난 용도 치르게 것입니다. (166)

 

정욱식 미국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반가워할 리가 없을 테고요. 동맹국인 미국이 일본에게 집단적 자위권을 요구하는 배경 하나는 MD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런 건데요. 예를 들어 미군이 미사일 공격을 당할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되면, 일본이 요격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일본을 미국 주도의 체제에 끌어들 일수있다는 계산이 나오고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집단적 자위권과 MD 문제를 연결시키면서 한국도 여기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고 있었지만 미국 주도의 한미일 삼각체제에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은밀하게 편입되기 시작했고, 현재 박근혜 정부 들어서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으로 미사일이 날아오는 상황이 발생하면 일본이 한국에게 미사일 날아간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집단적 자위권의 범위에 들어 가는 아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일본으로 미사일이 날아갈 한국이 일본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집단적 자위권에 해당됩니다.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한편으로는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견제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의 핵심이라고 있는 MD체제에 깊숙이 편입되고 있는 모순된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합니다

 

김종대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종합해보면 최종 목적지, 가시권의 구체적인 상을 짐작해볼 있어요. 예를 들면 중국이나 북한이 쏘는 미사일은 완행열차가 아닙니다. 미국까지 도달하는 20분밖에 걸려요. 한국이나 일본에 도달하는 시간도 불과 수분 단위예요. 그러면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 대책회의 하자, 이걸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미사일 방어를 하려면 한미일 시스템이 통합되어야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한미일이 병렬적으로 되어 있는데, 적어도 MD만큼은 한미일 일체화로 가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존의 전후 70년간의 동북아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겁니다. 우리가 일본과도 안보 시스템이 통합되게 되는데 그게 바로 미사일 방어체제, MD 것이죠. (16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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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본색 : 은밀하게 위험하게 - 미사일방어체제를 해부한다
정욱식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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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드는 `지역MD` 이다. 즉, MD의 하나인 것이다. MD를 이야기할 때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미국과 소련간 탄도미사일방어(Anti-Ballistic Missile Treaty: ABM) 조약이다. 이 조약은 미사일방어에 제한을 두는 것인데, 군비경쟁 억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방어체계가 만들어지면 상대는 그 방어를 무기력시킬 공격무기를 개발하고, 다시 방어무기를 개발하는 막대한 군비경쟁 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다. MD는 ABM조약에 위배된다. 그래서 미국은 조약을 깬다.

˝ABM 조약은 미국과 구소련이 1972년에 체결한 군비통제조약으로서 이후 군비경쟁을 완화하는데 시금석이 된 대표적인 조약이다. ABM 조약에서는 ABM 시스템을 비행중인 전략탄도미사일. 또는 그 구성 요소를 요격하는 시스템으로 규정했는데, ABM은 오늘날 MD와 같은 말로 봐도 무방하다. ABM 조약은 △수도와 ICBM 기지 중 심 반경 150km 이내에 각각 하나의 ABM 체제만 배치 △100기 이상 의 요격미사일 배치 금지 △요격 시스템 구축 1개 지역으로 제한 △영토 전체 방어용 요격시스템 구축 금지 △이동식 요격시스템 구축 금지 △해상·공중 우주 또는 이동식 지상발사 시스템 개발·시험·배치 금지△타국 이전 또는 국외 배치 금지 등을 명시했다. 즉 ABM 조약은 MD 구축을 완전히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큰 제한을 둔 것이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MD 구축의 법적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1년 12월 13일 ABM 조약 탈퇴를 선언했고, 2002년 6월 13일부로 ABM 조약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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