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를 읽으면서, 저자의 다른 책 <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를 읽었다. <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와 두 책의 내용이 일부 겹치기 때문에 읽는 데 조금 수월하기도 한데, <초신성의 ~>는 천문학과 관련된 내용에서 자신과 사회를 돌아본다. 


<초신성의 후예~ >에서는 이 분이 천문학에 굉장한 애착이 있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이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같이 보인다. 


우주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을 설명하면서, 과학고나 외국어고를 떠올린다. 

나는 1980년대 초반에 고등학교를 다녔으니 특목고가 탄생하기 이전 세대이다. 처음엔 좋은 일이지 싶었다. 과학서적을 탐독하고 라디오를 만든다고 납땜질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온갖 실험을 맘껏 할 수 있는 학교가 생긴다니, 외국어 교육이 부실한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외교관과 언어를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외국어 교육에 중점을 둔 학교가 생긴다니 반가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의 기회는 결국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기득권을 가진 계층에겐 활짝 열려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가정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이미 가진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새롭게 제공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시 서류 심사를 하다 보면 특목고 출신들은 화려한 경력의 훈장을 셀 수 없이 많이 달고 있다. 그들에 비해 지방 멀리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서류는 수수하기 그지없다. 훈장의 숫자로서열을 매기는 현재의 시스템 상에서 부와 기회의 대물림에 거스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훌륭하신 분들이 어련히 많은 고민을 하시고 계시겠지만 내 짧은 생각으론 특목고는 이미 다양한 공,사교육의 기회를 가진 대도시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그런 기회가 적은 지방의 학생들과 사교육이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실시되면 좋겠다. 일생을 바쳐 과학을 하고 싶어 안달이난, 그러나 기회가 적은 그런 학생들을 육성하고, 외국어를 진지하게 배우고 싶어 하는 인문 사회학도를 찾아 가르치는 그런 교육 정책 말이다. (145-146)


요즘 젊은 이들에게 뭐라 말하는 꼰대와 달리, 저자는 스승의 날에 어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 선배들 부모들 그리고 이 땅의 선생들 우리는 후대에게 끝없이 더 잘되라고 교육을 하지만 정작 우리가 처한 위치에서 올바로 서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은 별로 없다. 내 나이 오십에 무슨 공부를 더하겠냐 하겠지만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공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책을 읽지 않으며 어떻게 후대에게 책을 강요하며, 내가 내 가정의 복지를 위해 술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할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후대에게 자신을 다스리라고 호소력 있게 말할 수 있겠나. 


우리 학생들은 연구가 잘 안 풀리면 다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며 주눅이 든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까지 예일 대학교,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칼텍), 옥스퍼드 대학교, 연세대학교에서 십수 년 교육에 종사한 경험상 교수가 친절히 잘 지도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학생이 얼마나 좋은 연구를 하는가에 멘토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말이다. 거꾸로 말하면, 학생이 힘들어 한다면 책임의 큰 부분이 교수에게 있다는 것이다. 어떤 논리도 일반화하긴 힘들지만 내 학생 대부분이 뭔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먼저 나의 역할을 의심해 볼 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다섯 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영국에 있던 시절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세 명, 귀국한 후 연세대학교에서 두 명이다. 모두 다 프로 천문학자로 일하고 있고 나의 큰 자랑거리이다. 그중 바티칸에서 교황을 보필하는 과학자도 있고, 세계 적인 명문 대학교의 교수가 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그들을 보면 부족한 것이 보인다 1、2년에 한 번씩 나를 찾아와 함께 공동 연구를 할 때엔, 나는 어김없이 옛날 의 나로 돌아가 꾸짖고 책망하길 반복한다. 마치 나는 늘 옳고 그들은 늘 부족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실상을 말하자면, 나는 그들과 같은 나 이에 훨씬 능력이 부족했고, 그들이 내 나이가 되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역사가 흐르는 방식이다. 


나는 요즘 내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내 학생들이 내게서 박사 학위 를 받은 후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내겐 그들의 뜀판이 되기엔 충분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게 지도를 받는 학생들의 학문 세계는 지도 교수인 나의 학문 세계의 크기를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결국 내 학생들의 수준은 곧 나의 수준의 반영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내 한계를 더 많이 뛰어넘기만을 바랄 뿐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좋은 연구 결과를 내더라도, 그들의 학문적인 아버지인 내가 국제적인 인지도가 낮아서 그들의 진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땐, 더욱 기분이 쳐진다. (36-38)


저자는 유학시절, 돈이 없어 곤궁했던 시절 남의 차 후미등 하나를 깨뜨렸으나 도망친 일을 원죄로 생각한다. 사정이 급박한 사람들에게는 그럴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복된 삶을 누라는 사람이 의로운 삶을 사는 것은 쉽다. 우리는 깨끗 차를 몰고다니면서, 하루종일 길을 걸으며 힘든 숨을 가래침으로 길에 뱉는 휴지 줍는 할아버지를 나무란다. 한 번도 배를곯아 본 적 없으면서, 사흘을 굶다가 시장에서 빵을 훔치다가 잡힌 우리 시대의 장발장을보며 혀를 찬다. 자기가 소유한 다섯 채의집중딴하나도 자기 힘으로 사야 할 필요가 없었으면서, 생애 처음 집 하나 장만하는 젊은 부부가 집값을 깎아 달라고 비굴한 미소를 지으면 경멸의 눈초리를 보낸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살지 않으면서 저녁이 되면 산책을 오는 나보다 못사는 사람들이 싫다. 우리 아름다운 교정에 음식을 배달하러 들어오는 오토바이가 눈에 거슬린다. 나의 깨끗한 집을 다른 사람들이 어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담을 높이 쌓는다. 복된 삶을 사는 내 자녀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싫어서 특수학교를 보낸다. 사회에 범죄를 짓고 이미 죗값을 치른사람들을 우리로부터 영원히 격리하고 싶다. 나는 마치 어떤 종류의 불행에도 면역을 가진 것처럼. 하지만 무슨 말이 내 입에서 나오기 전에 나는 내 원죄를 기억한다. (215-216)


우주과학이 어려워 함께 읽어본 책인데, 우주과학 못지 않게 한 어른께 조언 아닌 조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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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론에 관한 책을 읽다가 기초가 될만한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적폐 주제로 <삼성독재> <권력과 검찰> <권력과 언론>도 같이 읽는 중이고, 제주관련 책들은 간단히 평을 남길까 고민중이다.)


    




문과출신이지만, 과학책을 좀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우주론은 생각보다 어려운 개념이 많다. 우주팽창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도플러효과를 이야기 하길래 도플러 효과에 대해 찾아봤다. 자동차소리가 다가오면 커지다가 지나가면 갑자기 소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우주팽창하고 무슨 관계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래 동영상 1분 35초 정도에 보이는 장면과 같이 별이 지구에 가까워지면 파장이 짧아지기 때문에 파랑색 빛을 내고, 멀어지면 빨간색을 낸다. 


허블은 매일매일 안드로메다은하를 관찰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메다에서 오는 별빛이 점점 빨간빛에 가까워지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허블은 안드로메다은하가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별빛이 빨간빛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별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진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아낸 걸까요? 그것은 바로 도플러 효과 때문입니다. 모든 파동은 관측자로부터 멀어지면 파장이 길어지고, 관측자에게 가까워지면 파장이 짧아집니다. 


음파(소리)를 생각해 봅시다.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노래는 오토바이가 멀어지면 음이 낮게 들리고, 가까이 다가 오면 높은음으로 들립니다. 그 이유는 멀어졌을 때 파장이 길어지고 가까워지면서 파장이 짧아지기 때문이지요. 빛도 파동이므로 도플러 효과가 성립합니다. 그러니까 광원이 관측자로부터 멀어지면 파장이 긴 빨간빛이 되고, 관측자로부터 가까워지면 파장이 짧은 파란빛이 관측되는 것이 지요. 안드로메다의 별빛이 점점 빨간빛으로 관측되는 것으로 보아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6쪽, 호킹이 들려주는 빅뱅우주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과학자 도플러는 항성의 색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도플러 효과를 발견했지만, 이 후 도플러효과는 음파, 마이크로파가 발전했다. 파동의 원리인데, 잘은 모르겠지만(뉴턴하이라이트 파동 편을 사야 하나?)


도플러 효과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현상이다.다만 눈 대신 주로 귀로접한다. 보도에 서 있을 때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온다. 그런데 소방차가 우리 옆을 쌩하니 지나가는 순간 귀청을 찢던 사이렌 소리의 음높이가 갑자기 팍 떨어진다. 다가올 때의 사이렌 소리와 멀어질 때의 사이렌 소리는 확연히 다르다. 이것이 도플러 효과다. 혹시 이때 소방차의 색이 변하는 것을 눈치챈 사람도 있을까? 있다면 초능력자다. 소방차는 달려왔다 달려가면서 소리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색깔도 변한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도플러 효과다. 소리의 변화는 누구나 느낀다.  하지만 소방차의 지극히 미세한 색깔 변화를 잡아낼 만큼 예리한눈을 가진 사람은 없다. 

도플러 효과의 핵심에는 진동수와 파장이 있다. 음원이나 광원이 관측자에게 접근하거나 멀어지면, 또는 관측자가 음원이나 광원에 접근 하거나 멀어지면, 진동수와 파장이 변한다. 1842년에 이 개념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설명한 사람이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크리스티안 요한 도플러Christian Johann Doppler, 1803-1853다. 도플러 효과가 애초부터 소리의 변화를 설명하려는 용도는 아니었다. 원래는 지구에서 관측되는 항성의 상대운동 속도에 따라 항성의 색이 변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음파는 음원과 관측자 간의 상대속도에 따라 음높이가 달라지고, 광파는 광원과 관측자 간의 상대속도에 따라 빛깔이 달라진다. (39-40)


도플러 효과를 응용한 기구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경찰관이 속도위반 단속 때 쓰는 레이더 건이다. 레이더 건은 들리는 소리나 보이는 빛의 도플러 효과가 아니라, 마이크로파(극초단파)의 도플러 효과를 활용한다. 마이크로파의 진동수와 속도는 음파보다 훨씬 높다. 진동수가 10GHz, 달리 말해 초당 100억 개나 된다. 레이더 건의 작동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말 그대로 총처럼 손에 들고 목표물을 향 해 마이크로파를 쏘면 된다. 마이크로파는 초속 3억m의 광속으로 날아간다. 단속대상인 자동차의 속도는 이에 비하면 느리기 짝이 없다. 기껏해야 시속 70마일 정도다. 굳이 비교하자면 마이크로파는 자동차 보다 거의 천만 배는 빠르다. 레이더 건에서 발사된 마이크로파는 과속차량에 맞고 반사돼 순식간에 레이더 건으로 돌아온다. 레이더 건은 도플러 효과를 응용한 기구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경찰 관이 속도위반 단속 때 쓰는 레이더 건이다. 레이더 건은 이 반사파를 잡아서 진동수를 측정한다. 도플러 효과에 따라 발사파와 반사파 사이에는 진동수 변화가 발생하고, 이 진동수 변화로 목표차량의 속도를 계산한다. 자동차 속도는 광속에 비해 지극히 미미하므로 진동수 변화도 미미하기 짝이 없다. 그렇더라도 진동수 변화를 포착해서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쯤 현대기술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 경찰이 과속차량 적발에 이 기술을 처음 도입한 것이 1954년이다. 

(43-44, 세상의모든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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