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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을 종종 사용한다. 작년에는 재미가 들려 좀 많이 방문했다. 


직장과 집이 멀어지면서 알라딘 중고서점 보유도서를 확인해 퇴근 노선을 만들어 보곤 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대해 대체로 만족하는데(사실 별 불만을 갖지 않는 성격이다) 최근에 약간의 불만이 있다. 중고서점간 책 상태에 대한 편차가 심한 경우가 보인다.

얼마전에 확인 한 책은 최상으로 되어 있지만 책에 줄이 너무 많다. 사진 속 페이지는 거의 절반이 줄이고, 책 전체로 봐도 줄이 있는 페이지가 20%는 되는 것 같다. 최상이라니... 괜히 발걸음을 했다. 

보통 물건을 사고 반품, 환불하지 않는 성격인데, 얼마전에는 구매한 중고책과 동일한 중고책이 있길래 반품하고 재 구매했다. 최상이길래 구매했는데 읽으려고 펴자마자 이름과 날짜가 있었고, 마지막 페이지에 또 날짜와 이름이, 그리고 중간에 볼펜 메모도 있었다. 확인을 안 한 내 잘못이 있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다행히 동일한 책이 동일 서점에 중고로 떠 있길래 바로 반품했다. 

살까 말까 고민되는 책의 경우 중고로 구매하곤 하다보니 굳이 절판이 아니라면 중고를 사야 할 필요가 없다. 안 사면 그만이긴 한데, 중고서점간 책 평가기준의 편차 관리가 필요해보인다. 아무래도 중고서점이 많아지다 보니 이런 이슈가 계속 생길 듯 하긴 하다


* 북플 사용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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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7-07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마 매장마다 매니저 혹은 매입하시는
분들의 판단에 따라 중고 가격이 매겨지는
차이에 따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구매 전에 꼼꼼하게 살펴 보지 않는다면
낭패하게 되더라구요.

절판본은 낙서 유무 상관 없이 사야지요.

雨香 2018-07-08 00:31   좋아요 0 | URL
네, 아무래도 알라딘 중고서점이 많아지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인 듯 합니다.

절판본은 무조건 keep 입니다. ^^

2018-07-08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08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 서재를 읽은 흔적들을 남기는 공간 혹은 끈끈하게 버텨읽어야 할 주제의 책들을 정리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회사와 가정 사이에서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찾아낸다는 것이 점점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책을 사지 않는다거나 읽지 않는 건 아니다. 매월 10여권의 책을 구매하고, 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항상 10권 내외이다. 다만 알라딘 서재에 흔적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래 주말에 서너개의 글을 대강 적어두었다가(발췌 내용만 적어둔다는지) 시간 날 때 약간씩 덧붙여서 정리하는데, 임시저장이 날아가기 일쑤다.(임시저장은 한달간 유효) 


올해는 특히 집안일도 좀 있었고, 게다가 K-mooc에서 수강하는 강의가 3개월단위로 6과목 정도 되다보니, 여유가 있는 주말이면 k-mooc 강의 듣는데도 벅차다. 


2018년에도 관심사가 몇 개 있다. 일단 올해는 러시아 월드컵이 있는 해이니 만큼 거대 주제로 러시아를 잡았다. 그리고 고려 건국 1100주년이기도 하고, 인체에 대해서도 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려, 인체는 k-mooc로도 공부중이다.)



고려는 918년에 건국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한국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조선에 비해서 대중의 관심과 학자들의 연구는 소외된 편이다. 이이화의 책으로 흐름을 좀 잡고, <고려사의 재발견>과 <고려시대사>로 깊이를 더해 독서 중이다. <고려사의 재발견>은 팟캐스트 독자적인 책수다에서도 깊이 다루고 있다.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k-mooc에서 인체 관련 강의를 듣다보니 예전에 모아둔 인체관련 책들이 보였다. k-mooc에서 한 강좌 수강완료, 그리고 두 강좌 수강중인데, 7월 쯤 한 강좌 더 들을 예정이다. 뉴턴코리아 책들을 참고하면서 공부중이다. 사실 인체라는 주제는 좀 광범위한 주제이다. 사진에 찍은 외에도 강의에서 거론된 책들과 더불어 최근에 출간된 진화와 인체와 연관된 책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좀 거대한 주제이다.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러시아를 관심국가로 정했는데, 일단 범위 자체가 너무 크다. 여기다 1917년 러시아 혁명도 빼놓을 수 없는 소주제이기도 하고. E-Book에 다운 받아 놓은 러시아 작가의 책만도 30-40권은 되는듯 하다. 일단 소주제 별로 책을 좀 모으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사실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차이코프스키, 쇼스타코비치, 스트라빈스키 등도 그냥 하나의 주제로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외에도 2018년도 관심사는 많다. 68혁명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50,100,150,200주년 이런 식으로 사건, 인물의 탄생과 사망도 어딘가에 정리해 두었다. 찾아봐야 겠다. 


물론 위 주제만 챙기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축구와 북한을 주제로도 읽고 있기도 하고, 가즈오 이시구로를 연초에 좀 읽었고, 필립 로스도 좀 읽을 생각을 하고 있다. 


좀 시간을 내서 공부한 흔적들을 서재에 좀 남겨둬야 겠다. 간단하게라도


         


* 사진 속 라벨은 와잎이 책 정리 좀 하겠다고 도서관에서 검색해서 라벨링을 했지만, 내가 정리하는 방식과는 달라서 포기했다. 한 2~3백권 찾아 적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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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6-25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러시아 혁명에 관한 책 몇 권을 사뒀는데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저는 독서 계획을 즉흥적으로 만드는 성격이라서 안 읽은 책들이 많습니다. ^^;;

雨香 2018-06-25 23:04   좋아요 0 | URL
실은 저도 그때 그때 독서주제가 치고 들어와 독서가 쉽지는 않습니다. (사회, 정치적 이슈가 생기면 그때 독서목록을 만드느라 ㅠㅠ)
러시아혁명은 일단 박노자 책과 <혁명의 러시아 1891~1991>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잘 모르는 분야라서 ㅠㅠ
 


얼마전 KBS 추적60분에서 천안함을 다시 꺼내 들었다. 천안함 침몰 당시 추적60분은 천안함 침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방통위는 2011년 1월 추적60분에 대한 징계를 했다. 방송 첫머리에 5년의 판결결과 대법원까지 3심 모두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점을 밝히며 시작했다. 


사실 천안함을 거론한다는 것은 다소 거북한 일이다. 천안함 사고 때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보수를 가장한 언론, 정치인들은 천안함을 사상 검증하듯 묻곤 한다. '북한소행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냐?'


그리고 또 하나 보수를 가장한 언론, 정치인들이 유가족, 생존장병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것인데, 침몰 초반 유가족들이 민관조사단에 대한 불신과 항의, 다른 목소리를 낸 생존장병은 어느 샌가 잊혀져 버려졌다. 



추적60분을 계기로 몇 권의 책을 빌렸다. 

일단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천안함 침몰의 북한의 소행이든, 아니든, 순국장병들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군복무 중 나아가 작전중에 사고를 당한 것은 분명하고 침몰 원인과 상관없이 국가와 시민들은 그들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 


다만,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합리적 의심에 대해서는 신뢰할 만한 조사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보수를 가장한 이들의 주장은 믿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침몰시간도 바뀌고, 침몰지점도 찾지 못하는 등, 그리고 국방부의 말은 계속 바뀐 과정을 기억한다. 

게다가 과학적이라고 제시한 증거들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거가 아님이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반응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런 합리적인 의심에 대해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것이냐? 그럼 누구 짓이냐'라는 질문으로 입막음을 시도한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당시 미국도 서해에서 작전을 수행중이었다고 하는데, 작전 중에 경계가 뚫렸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일이다. 그리고 40년 넘게 북한보다 많은 국방비를 쓰고서도, 최근엔 30배가 넘는 국방비를 사용하면서 이렇게 허술하다는 것은 군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군 전반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고, 장군들 전체에 대한 사법처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기뢰나 피로폭발, 암초 등의 이유라면 그에 대한 훈련 및 작전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천안함을 묻는다>는 천안함 침몰 후 100일간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기억을 되짚는데 도움이 된다. 당시 TOD 영상과 관련된 국방부의 태도, 초기의 입장과 달리 갑자기 북한의 소행이라고 여론이 변하는 과정이 담겨있고, 각 분야에서 어떻게 쟁점이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천안함 논란이 갑자기 사그라든 것도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과학의 양심, 천안함을 추적하다>는 당시 천안함이 왜 북한의 어뢰 때문인지에 대한 과학적 증거에 의문을 가진 물리학자의 기록이다. 북한의 어뢰라는 모든 과학적 근거에 과학적으로 잘못되었고, 조작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주장했던 물리학 교수의 설명과 과정을 읽을 수 있다. 


<천안함의 과학 블래박스를 열다>는 천안함 침몰 후 6년 정도가 지난 나온 책이다. 500여쪽에 달하는 이 책은 천안함에 대한 한 기자의 백서이다. 천안함 논쟁에 대해 분석부터 과학적 의문에 대한 과학적 설명, 그리고 한국사회에서의 이러한 논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다루는 종합적인 보고서이다.  


        


* 천안함 침몰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 의심을 했던 것은 경험에서 나왔다. 20여년 전 전차부대에서 군복무(물론 나는 전차병은 아니었지만)를 했던 나는 일년에 몇 번씩 훈련에 차출되었는데(보병 역할) 전차병의 군복은 독특하다. 국방색 전투복이라는 데는 똑같지만 원피스 즉 상의,하의 구분이 없다. 전투시 포탄에 맞게 되면 전차는 멀쩡하지만 그 충격으로 전차내 군인들은 모두 사망한다는 것인데 사망병사를 꺼내고 다시 전차를 사용하기 위해 원피스형 전투복을 입는다고 했다. 

  천안함이 어뢰에 의한 침몰이라면 생존병사 중 적지 않은 병사들이 충격에 의해 고막파열 등 장기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 당시 내가 의심을 가졌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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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iKim 2018-04-11 0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조사해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雨香 2018-04-12 08:09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의혹이 풀리지 않는 한 합리적 의심은 계속 될 것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4-11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차병의 복장이 일체형인 이유가 있었군요... 해군 수병의 옷색깔이 흰 색인 이유가 검푸른 바다에 빠졌을 때 쉽게 구하기 위해서라던데,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를 우리는 천안함에서도 다시 찾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雨香 2018-04-12 08:14   좋아요 1 | URL
수병은 그래서 전투복이 상당히 달랐군요. 흰색이 군함내 지휘통제도 잘 될 것 같네요.
이념을 떠나 침몰원인을 밝히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보수를 가장한 이들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4.3 관련 책을 주문할 때 함께 주문한 책이 스티븐 호킹의 BBC 강연을 담은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이다. 

휠체어 앉아 음성인식기의 도움을 받는 호킹의 모습은 익숙하다.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았음에도 연구에 매진했던 그의 모습 때문에 그가 일종의 스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단지 인생승리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관심을 받을 것은 아니다. 그는 우주론에 있어 큰 업적을 세운 과학자임이 분명하다. 


미뤄뒀던 호킹에 대한 책을 읽어야 할 때가 왔다.(하지만 최근 독서주제가 밀려서) 원래 연속으로 읽으려 했던 <시간의 역사>와 <위대한 설계>는 시간을 내 읽어야 할 듯 하다.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은 지하철에서 읽긴 했는데, 몇 번 더 읽어야 이해가 될 듯 싶다. 

전기 <스티븐 호킹>은 단순히 삶을 다룬 것이 아니라 그의 과학적 성과도 다루고 있다. 같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호킹을 다룬 책을 좀 빌렸다. 


스티븐 호킹의 업적은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에서 잘 설명되는데, 시사인 기사가 요약설명하고 있다. 


영원한 여행을 떠난 위대한 호모 사피엔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1491


스티븐 호킹이 아인슈타인 이후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평가받는 이유는 현대물리학의 가장 심오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현대물리학을 떠받치는 두 기둥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다. 상대성이론은 서로 상대적인 운동을 하는 두 좌표계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이론이다. 두 좌표계의 상대속도가 변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수상대성이론이, 상대속도가 변하는 경우에는 일반상대성이론이 적용된다. 상대속도가 변하는 경우, 즉 가속도가 있는 경우에는 가속도에 의한 관성력과 중력이 동등하다는 이른바 등가원리에 의해 중력을 시공간의 곡률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중력이론으로서의 일반상대성이론이다. 한편 양자역학은 원자 이하의 미시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양자역학과 궁합이 잘 맞아서 상대론적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이론으로 통합되었다. 그러나 일반상대성이론은 양자역학과 궁합이 잘 맞지 않아서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되지 못했다. 이는 21세기 현재에도 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이다. 호킹은 1970년대 중반 블랙홀 주변에 양자역학을 적용해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블랙홀은 좁은 영역에 질량이 집중돼 표면중력이 강력한 천체로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가상의 구면이 경계를 이룬다. 이 경계를 넘어서면 빛이라도 바깥으로 빠져나올 수 없다. 호킹은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 양자역학을 적용해 블랙홀이 질량을 잃어버리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 가능함을 보였다. 이를 ‘호킹 복사’라 한다. 호킹 복사는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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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을 추모하며 두권의 책을 주문했다. 

<제주4·3을 묻는 너에게>와 <나무 도장>이다. 그리고 집 어디엔가 현기영의 소설이 있다. 


역사를 접하면서 제주4·3에 대해서 파편적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어서, 체계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제주4·3을 묻는 너에게>를 주문했고, <나무 도장>은 아이들에게 제주4·3을 어떻게 설명할까에 대한 고민으로 주문한 책이다. 


올해는 제주4·3 70주년이다. 12년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사를 읽으며 가슴이 찡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납니다.  
 
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만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도 4·3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합니다.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보수든 진보든, 어떤 깃발이든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그것이 오늘 제주의 오름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이효리씨는 추념식에서 이종형 시인의 시를 낭송했다.  


바람의집

          이종형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섬,4월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줄 "봄 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동백 꽃의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대는것


4월의 섬 바람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뼛속에서 시작되는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가 바람의 집이었던 것




제주에 다녀온 게 십여회가 넘는다. 막상 4·3을 떠올린 건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인데, 아이들과 4·3 평화공원을 가고 싶었지만,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그리고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자신이 없어 주저한 면이 있다. 


언젠가는 아이들도 역사와 마주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는 평화공원에 다녀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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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4-05 0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아픈 과거를 똑바로 응시할 수 있어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4.3뿐 아니라 보도연맹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억울한 죽음이 묻혀졌는지 이제는 널리 알려져야할 것 같습니다...

雨香 2018-04-05 08:21   좋아요 2 | URL
네, 공감합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조금 다른 고민을 했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줄까 하는 문제인데요. 페친중에 한분도 그런 고민을 하더군요.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 이런 역사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들의 인지능력과 감성적인 분들을 많이 알고 있을테니, 학년에 맞는 교육 방법을 찾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8-04-05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5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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