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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이슈들이 있을 때 관련된 서적을 찾아보는 편이다. 될 수 있으면 여러권의 책을 읽어 입체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데 과학분야에서는 이런 독서가 쉽지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 독서의 형편을 보여주는 것인데, 자연과학과 관련된 책을 찾다보면 아동서와 전문서만 존재한다. 대중의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에 일본대지진 참사를 통해 지진에 관한 책을 찾기 역시 그렇다. 초등학생용 책들은 많은 반면 일반인의 눈에 어울리는 책은 찾기 힘들다. 모든 자연재해를 개괄적으로 다룬 책들 뿐이다. 그렇다고 중고등학교 지구과학책을 손에 들어야 하나라고 고민할 정도이니.

그래도 대충 두어권을 추려봤는데 구매 여부는 책 내용을 검토해보고 결정하려고 한다.

일단 '지진과 화산의 궁금점 100가지'와 '지구-지진과 해일은 예측가능한가'를 우선순위에 올려둔다. '지진과 화산의 궁금점 100가지'는 지진과 화산에 대해 100가지 질문에 대해 네쪽씩 설명한다. 원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대중서치고는 친절한 해설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다만 일본의 지진, 화산에 대해 중점으로 다루고 있는데 일본에 집중한다는 단점과 가까운 일본을 공부한다는 장점이 동전의 양면처럼 느껴진다. 지진이 이야기될 때 항상 거론되는 판구조론에 대해서도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지구-지진과해일은 예측가능한가'는 고정관념Q시리즈의 일반 교양서이다. 지진과 화산의 궁금점 100가지보다 얇고 개괄을 설명한 후 궁금해하는 몇 가지 주제를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지진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듯 땅이 갈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지 작은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곳일수록 큰 지진은 일어나지 않는다는지 하는 설명이 있는데 재미로 읽기에는 괜찮은 것 같지만 교양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서점에서 지나가다 '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라는 책을 들쳐봤는데 단순히 지진보다는 건축물들이 어떻게 지지하며 안정적으로 세워지는지를 그림과 더불어 쉽게 설명한 책이라 상식 차원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건축물, 다리 등을 볼 때 유용할 것 같다.

  '지진은 왜 일어나는가'는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이후 지진을 과학적으로 인식한 후 지진학의 발생에서부터 지진연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실제로 지진은 어떻게 발생하며 지진의 예측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까지 잘 설명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지진에 대한 인간의 대응 즉, 내진설계를 하는 단계까지도 설명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지진에 대해 교양으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았다는 점이고 이에 대해 풍부한 그림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 지구과학의 지식이 부족한 경우에도 큰 어려움 없이 이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은 절판상태 여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재출간된 듯 하다.)


이외 아동서로 '리히터가 들려주는 지진이야기', '지진해일' 등은 내용이 쉽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지금은 '자연재해'를 개괄적으로 다루는 '자연재해'와 '지구가 와글와글'을 읽고 있는 중이다. '자연재해'는 쉽게 읽는 지식총서 시리즈인데 한손에 잡힐 작은 사이즈라 상식차원에서 읽을 만한 책이다. 대신 지진이나 해일 등에 대해서 이론적인 부분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대신 자연재해를 종류별로 설명하고 있다. 지진 뿐 아니라 홍수, 토네이도, 블리자드, 곤충재해 등을 다루고 역사속의 대재앙들을 보여주고 있어 자세한 설명은 아니지만 정보 수집차원에서 유용하다.   

책에 따르면 한해에 지구상에 약 50만번의 지진이 발생하고, 강도 6 이상의 지진 또한 평균 사흘에 한번 발생한다고 한다. (53~54쪽) 지진이 사실 굉장히 일상적이지만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모르는 것 같다. 물론 그 위험성을 안다면 불안해서 생활하기가 더 힘들 것이다.

 

'지구과 지글지글'에서는 지진과 화산에 대해 의미심장한 표현이 있다. 물론 단순히 학문으로만 접근했지만 "두 판이 서로 만나는 경계 지점에서는 되도록이면 살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지점에서 두 판은 서로 부딪치거나(물론 아주 느린 동작이긴 하지만) 스치며 지나가거나 또는 서로에게서 멀어져 간다. 이런 경우에는 틀림없이 화산이 분출하거나 지진이 발생한다. 그러니까 일본이나 미국 캘리포니아 같은 곳에서 산다면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어야 한다."(40쪽)

아울러 지구과학에 대한 text를 하나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국지구과학회의 '재미있는 지구과학이야기' , 한권씩 모아두고 있는 뉴턴하이라이트의 '지구의 과학'은 그림과 사진으로 되어 있어서 참고하기에 좋다. 
 

    


지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책으로는 '테라', '운명의날', '지진,한가운데 선 사람들'이 있다. 테라는 인류의 4대 재난에 대한 기록으로 리스본 대지진(1755년), 유럽 기상 이변(1783년), 크라카타우 화산 폭발(1883년), 하와이 힐로 쓰나미(1946년)을 다루고 있다. '운명의날'은 1775년 리스본 대지진이 유럽역사에 미친 영향을 다루고 있다.  


"건축비평가이자 역사 칼럼니스트인 니콜라스 시라디는 최근 번역 출간된 '운명의 날'(에코의서재 펴냄)에서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이 유럽의 근대화를 꽃피운 사건이었다고 말한다. 단순한 재앙이 아니라 하나의 혁명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리스본 대지진 이후 볼테르, 칸트, 루소 등 유럽 당대의 지식인들이 신의 섭리로 세상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인다는 낙관주의를 버리게 됐고 자애로운 신이 세상과 인간을 주관한다는 생각에 의문을 품게 됐다고 설명한다.

   "도대체 하느님의 신성한 계획 어디에 이런 재앙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자비로운 하느님이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폐허에 깔려 죽게 하고 성난 파도와 화마의 불길로 죽게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신앙의 도시로 유명한 리스본에 왜 그런 재앙을 내리셨을까?"
저자는 리스본 대지진의 영향은 유럽의 사상계에만 미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포르투갈 총리 폼발 후작의 지휘 아래 근대적 재난 피해조사가 실시됐고 근대적인 도시계획으로 신도시가 만들어졌다. 전 유럽 시민들의 관심을 모은 이 사건은 국제적 재난 구호 원조의 시발점이자 유럽 국가들이 사회제도와 도시를 재정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9/07/03/0200000000AKR20090703181400005.HTML?did=1179m 

아울러 3월 26일자 한겨레신문에 테라에 대한 기사가 또한 실렸다. 과학책을 전문으로 소개한 '김명남의 과학산책'이라는 꼭지에서 다루고 있다.   

   
 

<테라>는 지구가 인류에게 가하는 시련을 네 가지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다. 사례를 고른 기준은 피해의 규모나 사건의 특이성이 아니다. 인류가 각성하는 계기가 된 사건, 특히 과학적 이해가 도약하는 계기가 된 사건을 골랐다. 단순한 재앙의 논픽션이 아니라, 재앙으로부터 인간이 무엇을 배웠는가를 짚어보는 책이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영화가 절정에 올랐던 1755년, 금으로 뒤덮인 화려한 수도 리스본의 시민들이 만성절을 맞아 미사를 거행하려는 찰나, 불과 몇 분의 지진으로 도시는 쑥대밭이 된다. 좁은 골목에 지어진 석조 건물들은 몽땅 무너졌고, 붕괴를 피해 탁 트인 항구로 피신한 사람들은 뒤이어 닥친 해일에 휩쓸렸고, 다시 시내로 피신한 사람들은 화재에 희생되었다. 유럽에서 제일 부유했던 도시에서 수만명이 죽었고, 도시의 80%가 파괴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신학자들과 시민들은 리스본이 지나치게 흥청망청한 죄로 신의 노여움을 산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모두가 그렇게 믿지는 않았다. 재건을 맡은 폼발 후작은 과학적으로 지진을 연구하는 데에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어떤 건물이 진동을 잘 버텼는지 확인하여 신축 건물은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고, 주변 지역에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지진이 어떤 패턴으로 드러났는지 확인했다. 이런 노력을 밑거름 삼아, 1760년에 영국의 존 미첼은 획기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내용은 간단했다. 유달리 지진이 빈발하는 지역이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애걔, 고작 그거냐 싶지만, 당시에 이것은 대단한 통찰이었다. 그렇다면 지진은 지각의 특성 때문에 일어난다는 추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첼은 리스본 지진 당시 파동의 방향과 주변 지역의 진동 시점으로부터 진원지를 계산해냈다. 근대 지진학의 탄생이었다.

이어 근대 기상학의 계기가 되었던 1783년의 유럽 기상 이변과 1883년의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 폭발이 소개되고, 마지막으로 지금 특히 가슴 아프게 읽히는 1946년 하와이 힐로의 지진해일(쓰나미) 사건이 소개된다. 희생자가 1만여명을 헤아리는 지금 일본의 고난에 비하면 백수십명의 피해자를 냈던 힐로 지진해일은 사소해 보이기까지 하나, 그 사건 이후로 태평양 일대에 지진해일 경보 체계가 구축되었다는 큰 의의가 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00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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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알라딘 메인화면에서 '로지코믹스'를 보았는데 그날 저녁 방문한 도서관 신간서적 코너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가 눈에 들어왔다. 철학자이면서도 수학자인 버트란드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본 (그냥 봄) 셈이다. 언젠가 수학과 철학을 엮은 책을 읽으리라 생각하던 터라 목록을 한번 만들어본다. (생각보다 빠를 것 같다.) 

 로지코믹스는 "   300쪽이 넘는 이 만화는 제작 기간만 7년이 걸린 대작으로, 2009년 영국과 미국에서 영어판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저자는 그리스 출신의 크리스토퍼 파파디미트리우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교수와 소설가이자 연극, 영화감독인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저자들은 러셀이 컴퓨터 발명의 뿌리가 된 '수학원리'를 집필하고 수리논리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기까지의 과정을 그의 인생 이야기를 곁들여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2/16/0200000000AKR20110216184200005.HTML?did=1179m 


"책은 러셀이 수학과 논리학에서 합리성의 근원을 찾아 나선 과정을 보여준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게오르크 칸토어, 앨런 튜링 등 19세기 말부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수학의 토대를 찾기 위해 추상적인 개념들과 씨름했던 천재들의 이야기는 덤이다. 책은 규칙에 맞게 진행하는 논리학처럼 러셀의 강연, 지식의 토대를 찾으려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들이 이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엮어 풀어낸다. 지식의 토대를 찾아 떠나는 철학 이야기라면 지루하거나 버거울 거라는 선입견은 버려도 좋다. 어려운 명제나 단어가 나오면 저자들은 러셀의 일대기에서 빠져나와 책을 만드는 과정인 현실에서 쉽게 풀이해준다.

러셀은 절대적 합리성이 가능하다고 믿고 한평생을 그 토대를 구축하는 데 바쳤다. 그러나 그는 논리학의 기초를 세우는 데 실패했다. 강연에 찾아온 청중을 향해 러셀은 말한다. “진리에 이르는 왕도는 없다. 확실성의 모범인 논리학과 수학에서도 완벽한 이성적 확실성에 도달할 수 없다면, 하물며 복잡하고 어지러운 인간사에서는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4145.html  

"이 책의 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그 하나는 논리학자와 광기의 연관성이다. 만화를 볼라치면, 의외로 논리학자나 그의 후손 가운데 광인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만화가들에게는 이 점이 흥미로웠던 모양이다. 논리학이 광인을 만드는지 기질적으로 광적인 사람이 논리학에 빠지는지를 해명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 만화책의 건강함은, 이 문제를 호사가적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명한 것을 의심하고, 궁극의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지적 분투와 광기를 연결하는 데 소홀히 하지 않는다. 다른 주제는 수학과 논리학의 역사와 지적 거장들의 논쟁을 다룬다는 점이다. 러셀의 <수학의 원리>가 철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상, 화이트헤드와 함께 <수학원리>를 써나가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화, 이 성과들을 비판하고 새로운 세계를 펼치는 비트겐슈타인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렇다고 이 난해하고 난삽한 주제가 만화라는 마술상자에서 마냥 이해하기 쉽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수학과 논리학을 잘 아는 이에게는 기초적인 내용으로 채워졌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여러 군데 있다. 만화라고 해서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러셀이 수학을 통해 진리의 본질을 꿰뚫으려 하고, 라이프니츠를 통해 논리학에 발 딛게 되는 장면은 만화라서 더 극적으로 잘 전달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77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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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봄호에서 조세제도 특집을 다루고 있어 추가)

우리나라 공연계의 문제중의 하나는 바로 초대권이다. 이런 초대권은 대체로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천석규모의 공연장에 공연비가 1억이라면 단순히 계산했을 때 평균 티켓값은 10만원이 될 것이다. 이 중에 10%가 초대권이라면 공연을 위해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은 11만원을 줘야 할 것이다. 10만원은 내 티켓값, 그리고 1만원은 초대권을 받은 사람들을 대신해 티켓값을 내야 한다. 즉, 초대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짜이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 공짜는 그대로 정상적으로 티켓을 사는 사람들한테 전가된다. 그런데 문제는 초대권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부자들이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예를 든 것이지만 현실은 이 보다 더 심각하다. 공연비는 1억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고 초대권은 그 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되니까... 그 초과분은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채워지는데 보조금은 바로 세금이다. 즉 공연을 좋아하는 나는 내 공연비에 부자들 초대권 값 그리고 보조금을 위한 세금까지 내는 셈이다.
 
물론 위에 든 예는 내가 가정한 것이다.(실제도 이와 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불합리를 지적하고 나온 책이 있다. 그런데 이런 불합리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한국에서는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는 프리런치(공짜점심)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선대인은 공공서비스라는 것으로 한국의 프리라이더를 설명한다. 길을 내고, 공원을 이용하고, 불이 나면 소방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경찰들이 치안을 담당하는 공공서비스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뉴스를 보면 이 나라의 장관이라는 이들은 대체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고,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라고 하는 삼성그룹도 세금 문제(이건희가 이재용에게 넘겨주면서 상속세를 내지 않았던)가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고 장관이나 이건희 일가가 도로를 사용하지 않고, 치안서비스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른 시민들의 세금으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이들에게도 공공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즉, 그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혜택만을 누리고 있는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 인 것이다.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사람이 각종 국방과 교육, 건강보험 등 공공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게 무임승차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무임승차 문제가 만연하게 되면 그 국가는 재원 부족 등으로 적절한 수준의 공공재를 제공할 수 없게 되고, 종국에는 붕괴될 수 밖에 없다."

뉴욕타임즈의 기자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은 "그들은 더 부유해질 수만 있다면 정부가 더 커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속한 계층을 위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과 보상을 획득해왔다. 오늘날의 정부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민간부문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들은 호화스러운 잔치를 벌이고는 계산서는 우리들 나머지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말 그대로의 '공짜점심 Free Lunch'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공짜점심'은 정부가 개입을 했든 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한쪽이 비용을 부담하고 다른 쪽에서 경제적 혜택을 얻는 것을 칭한다.  .. 우리 경제에는 다양한 보조금이 존재하는데, 상당수가 의도적으로 교모하게 설계되거나 알아차리기 힘들게 구성되어 있다."(37쪽)  


선대인의 프리라이더는 동차회비는 내지 않으면서 동창회 총무나 회장이 되어 그 동창회비를 마음대로 쓰는 것을 정부에 빗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많은 장관 등 임명자들이 대체로 탈세와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즉, 세금을 안 내는 이들이 나라의 세금을 자기들 마음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4대강과 민자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대기업 등에 퍼주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세금 구조는 열심히 일한 근로소득자가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인해 수익을 얻는 사람보다 세금을 많이 내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선대인은 우리나라의 세금구조 및 건설사업 등을 통해 어떻게 세금이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미국의 프리런치는 경제방향과 큰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역경제활성화를 이유로 대기업 공장, 대형마트 그리고 프로스포츠단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거액의 보조금을 요구한다. 보조금이 없다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협박과 함께. 게다가 면세혜택까지 제공하는데 대기업 혹은 부자들이 운영하는 기업,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세금이 사용되고 있다. 보조금 덕에 손해 보지 않고 항상 이익이 날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이익은 순전히 대기업과 부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케이 존스턴은 실제로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조금의 예를 들어가며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많은 예들이 한국인에게는 좀 낯설어 500여쪽에 이르는 책이지만 약 100여쪽만 읽어도 된다.

 
두 책 모두 우리가 내는 세금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현재의 세금 및 세금이 쓰이는 구조는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현명한 납세자가 될 것을 주문한다.
 

역사비평 2011년 봄호에서는 조세의 공공성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정태헌 고려대 교수(역사학)는 ‘한국의 근대 조세 100년사와 국가, 민주화, 조세 공평의 과제’란 글을 통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던 조세 공평성의 역사를 짚었다. 그는 “조세 공평의 다른 표현인 세금의 세목별 변화 과정은 특정 단계에서의 구성원 사이의 역관계를 적나라하게 반영한다”고 보고, “한국 근현대사에서 대기업·자산부자들은 세금 부담이 집중된 다른 계층이 존재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의 분석을 보면, 식민통치와 전시 수탈을 위한 조세제도가 펼쳐졌던 일제 강점기가 끝난 뒤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서 자본주의 경제의 일반적 변화 과정을 다시 새롭게 밟아야 했다. 조세제도로 보자면, 수익세에서 소비세로, 다시 소득세로 중추 세목이 변해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1951년 제정된 ‘임시토지수득세법’ 등에서 볼 수 있듯, 초창기 주요 수익세였던 지세 부담은 지주가 아니라 농지개혁이 끝난 뒤의 영세 소농들에게 집중됐다. 그 뒤 경제성장에 따라 무차별적 대중과세인 소비세가 크게 늘어났고, 과세 집중 대상을 농민에서 임금소득자로 바꾼 소득세도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자산·자본소득이나 기업소득에는 각종 공제나 감면 등으로 특혜가 집중됐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4673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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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60주년에 맞춰 몇 권의 책읽기를 하려 했는데 삼성읽기가 늘어지면서 6월 25일을 지나쳐 버렸다. 올 초 부터 한국전쟁과 관련된 책들을 찾아봤었는데 한국전쟁을 살펴볼 좋은 책들이 눈에 보인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할 때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전쟁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전쟁의 당사자라는 한계에 봉착한다. 즉, 반공이라는 정치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 60주년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약 두세대(한세대를 30년으로 보면)가 지나면서 반공이라는 정치 이데올로기가 많이 약화되었고 이는 한국전쟁을 좀 더 넓은 관점에서 그리고 보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즉, 한국전쟁이 세계사에서 갖는 의미와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 그리고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박태균의 한국전쟁, 김동춘의 전쟁과사회,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11가지 시선 그리고 브루스커밍스의 한국전쟁의기원을 목록에 올려놓았다. 
 
박태균의 한국전쟁은 전쟁의 시작부터 끝까지 잘 정리된 책으로 소개된다. 한국전쟁을 읽을 때 교과서로 삼으면 될 것 같다. 저자의 소개를 보면 이 책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한국전쟁을 쉽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 책으로 한국전쟁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당시에 일어난 사건들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를 전달해주고자 한다. 특히 한국전쟁이 단지 지나간 역사적 사건으로서의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한국전쟁과 관련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모든 내용을 담고자 노력하였다.
필자는 이 전쟁은 시작되어서는 안 될 전쟁이었지만 시작되었고, 끝나야 했는데도 끝나지 않은, 그러나 반드시 끝나야만 하는 전쟁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전쟁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고, 극복해야만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알라딘에서

김동춘의 전쟁과사회는 한국전쟁 50주년이 되던 2000년에 나온 책으로 "기존의 한국전쟁 연구가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전투가 어떻게 전개됐는지에 대해 집중했다면 <전쟁과 사회>는 전쟁 발발 후 국가와 군대, 국민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그것이 휴전 이후 남ㆍ북한 사회에 어떻게 작동했는가를 조명함으로써 주목 받았다. "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전쟁이 어떤 사회적 영향을 끼쳤는지를 볼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권력에 대한 한국인의 기회주의적, 순응주의적 태도의 기원을 한국전쟁에서 찾는 점도 설득력 있다. 전쟁이 발발하자 민중을 속이고 먼저 서울을 떠난 뒤, 수복 후에는 잔류할 수 밖에 없었던 민중을 희생양으로 삼은 남한 지배 계급의 태도는 민중으로 하여금‘국가와 권력은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다. 

 힘센 편에 붙어야 산다’는 순응주의적 태도를 낳았다. 이는 전쟁 후에도 그들에게 계급적 각성 대신 자유당 때는 자유당을, 공화당 때는 공화당을, 민정당 때는 민정당을 찍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706/h2007061319262684210.htm


그 뒤로 10년뒤 한국전쟁 60주년이 되는 2010년에는 한국전쟁이 세계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연구가 담긴 '한국전쟁에 대한 11가지 시선'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한국전쟁이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남한이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비로소 ‘현재의 남한’이 되었음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한-미동맹’과 ‘시장경제체제’라는 현재 남한 사회를 규정하는 두 특징이 한국전쟁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광물자원의 국유화”를 명시하는 등 “사회주의적 균등원리”를 강조했던 1948년 건국헌법이 시장경제체제를 확고하게 수용한 1954년 전후헌법(일명 사사오입 헌법)으로 바뀐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건국헌법이 일제 강점기 투쟁 전통 등에 힘입어 균등주의를 강조했으나, 한국전쟁 이후 원조를 무기 삼은 미국의 압력에 의해 자유시장경제가 수용됐다는 것이다.

북한 또한 다르지 않다. 김성보 연세대 교수는 북한에서도 “생산도구의 상실 등 전쟁 피해로 인한 상호협동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등 한국전쟁을 계기로 사회주의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지적한다. 또 김 교수는 “전쟁 전까지 한반도는 소련과 미국이 사활을 걸 정도로 중요한 전략거점은 아니”었는데, “전쟁을 겪으면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의 주요 경쟁무대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00607.html

 
한국전쟁은 냉전이후 최초의 전쟁이라는 점에서 유럽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동서독의 경우 서로간의 대립과 경쟁이 가속화되었다.
 
한국전쟁 60주년에 걸맞게 전쟁당사자를 다룬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한국전쟁 미시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바뀐 사회현상도 한 몫 한다. 한국전쟁에 대한 굳은 믿음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전쟁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전쟁미망인, 한국현대사의 침묵을 깨다>와 마을로 간 한국전쟁 이다. <전쟁 미망인, 한국현대사의 침묵을 깨다>의 소개글이다. "이 책은 부제목 ‘구술로 풀어 쓴 한국전쟁과 전후사회’가 드러내듯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했고 말하고 싶어도 누구도 묻지 않았기에’ 침묵해야 했던 전쟁미망인들의 구술을 통해 이들의 생애와 전후 사회상을 절절하게 풀어놓는다. 이들의 전쟁 체험이나 전후 삶을 남긴 기록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현대사의 한 빈칸을 채워주는 귀중한 책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6330.html


황석영의 소설 손님에서도 소재가 되고 있는데 한국전쟁에서 빼놓아서는 안될 것이 바로 남과 북에서 일어난 학살이다. 남과 북 내부에서의 이념차이가 서로간의 학살을 낳았다. 남측에서의 이런 학살을 다룬 책이 있다. 

<마을로 간 한국전쟁>이 바로 그 책이다. "남북 군인 사망자의 합이 약 44만명인 데 비해 민간인 사망자의 합은 약 65만명. 실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았겠지만 이들 중에서도 전쟁 기간에 폭격이나 사고 등에 의한 사망자가 아닌 의도적 학살, 피살로 숨진 민간인만 남쪽에서만 적어도 10만, 많게는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 학살의 대부분이 바로 마을 단위의 작은 전쟁들에서 자행됐다.
그 엄청난 규모의 학살은 어떻게 벌어진 것일까. 그 주무대인 마을 단위의 작은 전쟁들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이었나. 도대체 그 배경의 갈등 요인들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10여년 동안 충남과 전남 5개 지역의 마을 현장들을 답사하고 관련자 구술을 채록했으며, 각종 자료와 희생자 씨족 가문의 족보까지 꼼꼼히 뒤진 박 교수는 전쟁 발발 60년이 지난 지금도 작은 전쟁이 벌어졌던 마을들이 그 정신적·물질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목도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7608.html

 
한국사의 대가로 알려진 브루스 커밍스가 한국전쟁을 다룬 새 책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언제쯤 번역이 될지 살펴볼 일이다. 한국전쟁에 관한 수정주의론을 제시해 한국전쟁에 대한 일대 전환을 일으켰던 그가 새로운 책에서는 어떤 내용들을 반영했는지 볼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한국전쟁을 연구한 자료들이

 많은 편이다. 박명림의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이라는 책도 있고 정병준의 한국전쟁, 역사학의 시선으로 본 한국전쟁, 한국전쟁과 대중가요 기록과 증언이라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들은 참조용으로만 봐야 할 것 같다. 일단 두께가 만만치 않고, 내용도 굉장히 구체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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