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라 알퀴미아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알라딘 원두 중 산미가 가장 도드라지는 원두랄까. 밝고 경쾌한 기분의 산미, 조금 특별한 커피를 마시고 싶은 때, 혹은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마시면 좋을 커피. 튀는 산미를 감추고 싶을땐 아이스로 내리면 약하게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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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이 유행이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왔다. 의사선생님과 독감과 예방접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이 아이에게 반에서 몇 명이나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몸이 좋거나 하지 않다. 운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몸살 감기를 앓아본 적은 많지 않다. 플루(독감)로 고생해 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독감예방접종은 해 마다 빼먹지 않는다. 내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플루 바이러스가 나를 숙주로 여기 저기 퍼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발 '감기 따위 안 걸려' 아니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하지 말고,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독감 접종을 ... 

우리가 백신의 효과를 따질 때 그것이 하나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만 따지지 않고 공동체의 집합적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까지 따진다면, 백신 접종을 면역에 대한 예금으로 상상해도 썩 괜찮을 것이다. 그 은행에 돈을 넣는다는 건 스스로의 면역으로 보호받을 능력이 없거나 의도적으로 그러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집단 면역herd immunity의 원리이고, 집단 접종이 개인 접종보다 훨씬 효과적인 것은 바로 이 집단면역 덕분이다.

어떤 백신이라도 특정 개인에게서는 면역을 형성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 같은 일부 백신은 다른 백신들보다 효과가 좀 떨어진다. 하지만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백신이라도 충분히 많은 사람이 접종하면, 바이러스가 숙주에서 숙주로 이동하기가 어려워져서 전파가 멎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나 백신을 맞았지만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사람까지 모두 감염을 모면한다. 자신은 백신을 맞았지만 미접종자가 많은 동네에서 사는 사람이 자신은 맞지 않았지만 접종자가 많은 동네에서 사는 사람보다 홍역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건 그때문이다. 미접종자는 자기 주변의 몸들, 질병이 돌지 못하는 몸들에 의해 보호받는다. 반면에 질병을 간직한 몸들에게 둘러 싸인 접종자는 백신이 효과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나 면역력이 희미해졌을 가능성에 취약하다. 우리는 제 살갗으로부터 보다 그 너머에 있는 것들로부터 더 많이 보호받다. 이 대목에서, 몸들의 경계는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혈액과 장기 기증은 한몸에서 나와 다른 몸으로 들어가며 몸들을 넘나든다. 면역도 마찬가지다 면역은 사적인 계좌인 동시에 공동의 신탁이다. 집단의 면역에 의지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웃들에게 건강을 빚지고 있다. 34-36쪽


이 책은 17년에 읽었다. 의사선생님과 이야기하다 이 부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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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하면서 책들을 훑어보다가 <제국의 미래>에서 일본에 대한 부분을 잠깐 읽었다. 


20세기 초 '대일제국'이 벌인 만행을 그대로 지적한다. 

을 훑어보다가 <제국의 미래>에서 일본에 대한 부분을 잠깐 읽었다. 20세기 초 '대일제국'이 벌인 만행을 그대로 지적한다. 


20세기 초 일본의 저술가들은 서구의 인종 이론과 유가 철학, 그리고 도덕적 영적 순수성이라는 신도의 개념을 결합하여 일본인 특유의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었다. 

...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이 이야기는 정복과 지배와 착취의 완벽한 근거로도 활용되었다. 387쪽


일본은 다소 외모에서 차이가 나는 지역을 정복할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한국과 중국을 다스리는 논리를 별도로 만들어내야 했다. 그런데 그 논리가 지금도 종종 듣는 논리와 비슷하다. 일베와 최근에는 <반일종족주의>의 이영훈의 생각과. 백년 전 일본이 지어낸 가짜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일본의 인종주의는 특히 태평양 남부 지역의 식민지 주민들과 관련하여 유럽의 식민지 주민에 대한 인종 주의를 거의 완벽하게 본뜨고 있었다 . 공식적인 일본의 문서들은 태평양 군도의 주민들을 ˝음란한 관습 , 야만적인 행동 , 방탕한 태도 ˝ 를 극복 할 수 없는˝ 게으르고 교양 없고 열등한 사람들 ” 이라고 표현했다. ... 따라서 이들 열대 지방의 민족들에게는 일본의 지도가 하루라도 빨리 필요했다. 
일본은 중국인 및 한국인과 관련해서는 더 복잡한 이론을 만들어내야 했다. 중국인과 한국인 가운데는 일본인과 거의 구별이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고, 세나라는 문화적인 공통점이 많았다. 
...
일본인이 지닌 강점은 한국인이 지닌 단점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었다. 일본인은 순결하고 깨끗한데, 한국인은 “불결하고” 더러웠다. 
일본인은 이기심이 없는데 , 한국인은 이기적 이었다 . 일본인은 규율이 바르고 현대적인데 , 한국인은 “ 야만적 ˝ 이고 ˝ 난폭 ˝ 했다 . 현대 생활에서 요구 되는 복잡한 과업들은 한국인의 능력으로는 결코 감당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 그들은 철도역 에서 일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 그들은 자신이 구멍을 뚫은 표의 숫자를 세는 일조차” 하지 못했다 . ˝ 대부분의 야만인들이 그렇듯이 그들은 계산을 정확히하지 못한다 . ” 더 큰 문제는 그들이 거짓말을 잘하고 , “ 도박, 사기, 절도 , 강간 ” 을 저지르기 쉽다는 점이었다. 
한편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게으르기는 하지만 “터무니 없을 정도로 참을성이 많아서” 짐을 나르는 짐승 으로 적합했다 . 고로에 따르면 , ˝한국인들은 물건 을 나르는 힘이 좋다 . 그들은 일본에서 말 한 마리 가 나르는 것 보다 더 많은 물건을 나른다 . 한국인 이 무게가60-70 관 [ 225-262 킬로그램 〕 이나 되는 짐도 나른다고 들었다 . 꼼꼼히 감독하고 격려 하면서 일을 시키면 , 한국인은 대단히 쓸모 있는 일꾼 이 될 것이다. ” 그러므로 해결책은 뻔한 것이었다 .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의 지도를 받아야 했다 .389-390쪽

일본은 반성을 한 적이 없다. 패전국 코스프레 뒤로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에 행한 범죄행위를 수치스러워 하지 않는다. 아베를 비롯한 현재 일본 정치권의 모습에서 제국주의 시대의 광기가 보이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다. 

˝ 순수한 혈통을 지닌 일본인들은 자신이 사는 세계가 “ 순수한 혈통 ‘ 이 아닌 것을 그대로 넘길 수 없었다 . 일본인들은 ˝ 더 높은 수준의 완벽성과 순수성 ” 을 획득하기 위해서 아시아 대륙 전체를 정화하고 그곳의 불결하고 야만적이고 사악한 주민들을 교정하는 데 앞장 섰다 . 교토 제국 대학교 교수들로 이루어진 어느 유력한 집단의 주장에 따르면 , 바로 눈앞에 널려 있는 “ 죄를 정화하는 역사적인 과정을 앞당기는 ˝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 수단이 바로 전쟁이었다 . 전투에 나가 목숨을 던지는 행위는 그 무엇 보다도 순결한 위업이었다 . 역사학자 존 다우어가 저술한 대로 전쟁에서의 ‘ 희생 ‘ 은 피에 몸을 담그는 몹시 신성한 행위이자 영혼 정화의 최고 형태로 묘사되었다 .
그러나 정화되어야 할 대상인 열등한 아시아 민족 들의 입장은 어땠을까 ? 3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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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雨香 2019-08-22 12:34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저는 장인정신의 뿌리가 막부시대 철저한 신분제로 알고 있습니다. 신분상승이 불가능하니 같은 신분과 경쟁을 해야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것으로도 보더군요.

제 오랜 숙제 중 하나인데, 전공투와 같은 1960년대 저항의 정신이 어떻게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은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적군파>와 <나의 1960년대>를 준비해놓긴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