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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열대
유재현 지음, 김주형 그림 / 월간말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지금까지 가 본 몇 번 되지 않은 해외여행은 모두 동남아였다. 시간과 금전 모두 부족하니 저렴하고 가까운 동남아 중에서 고를 수 밖에 없기도 했지만, 음식도 입에 잘 맞고 과일도 잔뜩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여행지에 가 보니, 생전 처음 보는 과일들이 어찌나 많던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털이 부슝부슝 난 람부탄
(이미지는 모두 김주형님의 전자 판화로, http://cyworld.nate.com/kocdu 이 곳에서 비상업적 목적으로 퍼 올 수 있다. [달콤한 열대]에 실려 있지 않은 그림도 꽤 있는 듯)
겉으로 보기엔 찐한 자주색의 감같이 보이지만 잘라보면 마늘같은 과육이 나오는 망고스틴.
두리안이 과일의 왕이라면, 망고스틴은 과일의 여왕이란다.
싱가폴에서 처음 먹어보고 참 좋아하게 된 과일인데, 꼭 마늘같이 생긴 저 속살이 어찌나 새큼달큼하고 맛있는지, 그림만 봐도 입에 침이 고인다. 그 때 먹었던 것에 비해 올 3월에 여행가서 먹은 망고스틴은 맛이 덜하고, 가끔 껍질이 돌덩이처럼 단단해 결국 먹지 못하고 버린 것도 있었는데, 알고보니 망고스틴의 제 철은 여름이라고. 수확한 지 오래된 것일 수록 껍질이 단단해지며 2-3월의 망고스틴은 최악의 맛을 자랑한다고 한다. ;;
망고스틴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이 망고스틴이 왜 과일의 여왕으로 불리는지, 망고스틴이란 이름은 어찌하여 붙여졌는지 등의 일반적인 이야기와 함께 (망고스틴이란 이름이 붙여진 연유가 재미있다. 약간은 믿거나 말거나지만.. ^^) 밑부분의 별모양의 가지 숫자와 안의 속살 숫자가 일치한다는 신기한 잡학상식도 실려 있다.
열대 과일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놀랍다.
예전엔 크리스마스 때나 하나 얻어먹을 수 있었던 고급 과일이었지만, 요즘엔 제일 싼 과일 중의 하나로 전락해 버린 바나나 편에서는 바나나 공화국, 바나나 전쟁에 대한 꽤 깊이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를 쓴 저자답다고나 할까.. 단순히 이 과일 이름은 뭐고 맛은 어떻다에 그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동남아 여행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뱀다리 :
얼마 전 중국 갔을 때 육교 위에서 파인애플 파는 사람이, 순식간에
이걸 위의 그림처럼 깎아서 파는 걸 보고 무척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 책에서 보니 반가웠다.
시누가 있는 심천 대학 교정에서 가로수들에 무지 커다란 열매가 달려 있는 걸 보고 감탄했는데, (잭 프루트 큰 것은 50킬로까지 나간다고 한다. 내가 본 건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수박만은 했다. 진짜 신기했다. ^^)
알고보니 이 잭프루트였다. 언니는 알고 있을까?
가로로 자르면 별 모양이 되어 이름도 스타프루트란다. 별 맛은 없다지만, 이번에 여행가면 꼭 먹어볼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