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뜰 - 포토 에세이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 뢰 지 만   사 생 활 치 매 거 든 요  :










좋은 사람이 좋은 칼럼을 쓴다









문장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옛날에는 글쟁이만이 문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으나 지금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문장을 사회 관계망 속에 드러내야 한다. 비록 그것이 20자 내외이든, 140자 내외이든, 400자 이내이든 말이다. 현대인은 카톡, 댓글, 쪽지, 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와 같은 소통 창구를 통해 글을 쓴다. 


누군가는 현대 독서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독서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도 있으나 사실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문장을 읽고 쓰고 있는 중이다.  현대는 문자 홍수의 시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맞춤법은 그 사람의 교양 수준을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되었다. 아무리 멋진 남자라 해도 " 사생활 침해 " 를 " 사생활 치매ㅡ " 라거나 " 실례하지만 " 을 " 신뢰하지만 ㅡ" 이라고 쓰면 대략 난감 ! 그런데 섣불리 타인의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지적질 하는 꼰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틀린 문장을 지적했다가는 문법충이란 소리를 듣기 쉽다. 좋은 문장력은 훌륭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김살로메의 첫 소설집 << 라요하네의 우산 >> 은 그의 성격답게 시원시원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집이었다. 서사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그렇다, 그녀의 이름답게 소설은 박력 !  그가 이번에는 << 엄마의 뜰 >> 이란 에세이 모음집으로 돌아왔다.  신문에 연재된 생활 칼럼 47편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훌륭한 문장으로 갈닦은 글을 읽을 때 느끼게 되는 감동에 더해서 그의 내밀한 속내를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김살로메의 본명이 김복남이라고 고백하는 < 내 이름은 > 이라는 글에서는 웃느라고,  흔들리는 책의 글자 때문에 잠시 어지럼증을 느꼈다.  


팜므 파탈 김복남 작가의 정수는 그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때이다. < 어머니의 뜰 > , < 아버지의 강 > , < 다래 담배집 > , < 금영이 > 라는 글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 한편에서 따스한 통증을 감지하게 된다. 표제작 << 어머니의 뜰 >> 은 한 폭의 풍경화 같다. 과거의 기억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은 현재의 삶이 건강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쁜 인간이 훌륭한 소설을 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소설은 픽션의 세계이니 말이다. 하지만 에세이는 다르다. 에세이는 논픽션의 세계이니 말이다. 


좋은 에세이는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그의 에세이는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엄마의 뜰 >> 을 읽고 나면 나 자신이 조금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볕 좋은 날, 가벼운 걸음으로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2020-12-06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20-12-06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하, 김복남!!
쪽시럽고 감추고 싶은 유년의 에피소드들, 누구나 한두 개씩은 있겠지요.
저 꼭지 쓰면서 저도 많이 웃었습니다.
<웃프다>라는 말의 구체적 예시 쯤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로 2020-12-07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수의 곰발 남이 최고야!!😍👍 글 넘 좋다요. 언제 제가 한국에 가게 되면 김복남 여사와 함께 만나고 싶어요!!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0-12-07 14:06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이 글 쓰면서 제가 착각을 하는 바람이 저자에게 큰 실수를... ㅎㅎㅎㅎ 아, 미안해 죽겠어요...

2020-12-07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7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7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개정판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수오서재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옥 같은 문장의 향연




                              


                                                                                        사람들을 만나면 책을 선물하는 취향을 가진 나에게 " 책 선물 " 은 고약한 구석이 있다. 독서 모임이나 독서 토론을 통해 알음알음 알게 된 이'가 선물하는 책은 " 백퍼 오케이 탱큐 " 이지만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내게 책을 선물할 때는 난감해진다. 


그들은 대부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책을 선택하곤 하는데 이런 책을 선물받을 때마다 곤혹스럽다. 왜냐하면 읽자니 짜증나고 안 읽자니 책을 선물한 이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결국 성의에 보답하는 것과 무시하는 것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게 된다. " 무성의 " 하게 읽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무성의도 성의의 한 종류이니까. 혜민의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 >> 도 오래 전에 A가 내게 선물한 책이었다. 21세기 자기계발서의 한 획을 그은 책을 선물받았을 때 느꼈던 전율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책을 선물한 이 앞에서는 생글생글 웃었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 앞으로 이 인간하고는 상종을 하지 말아야 겠구나. "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은 내가 예상한 경멸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고라니 새끼도 아니고 교양의 수준이 마구니처럼 날뛰는구나, 시발 !                    이 책에 사용된 문장 구조는 대부분 : 슬퍼하지 마세요, 기쁜 날도 올 거예요. ㅡ 이런 식'이다. 이 문장 구조에서 핵심어만 슬쩍 갈아끼우면 책 한 권이 만들어진다. 이 책을 읽은 지 워낙 오랜 시간이 지났고, 우싸인 볼뜨와 같은 속도로 무성의하게 페이지를 넘겨서 기억에 남는 문장은 거의 없지만, 단 한 문장만은 기억이 또렷하다. " 잠 잘 자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토닥토닥 ! " 


당시, 나는 살인적인 불면증으로 고생을 했었는데 이 문장을 읽고 나서 멘탈이 붕괴되는 경험을 했다.  생의 번뇌에 고민하는 청춘에게 땡중이 한다는 말이 고작 잠을 잘 자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소리라니.  이게 무슨 고라니 같은 소리'라니 ?   그 자리에 이 반질반질한 땡추가 내 옆에 있었다면 등짝 스매싱 천 대를 때렸을 것이다.  그의 말대꾸대로라면 체중이 늘어서 고민하는 친구에게는 똥 잘 싸면 몸이 가벼워져요 _ 라는 즉문즉답도 가능하리라.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해악은 노예 근성과 거지 근성을 독자에게 세뇌시킨다는 점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정서는 저항하지 마라, 순응하라 _ 로 요약할 수 있다.  때리면 맞고, 욕하면 웃어요. 하아. 거지도 이런 거지가 없고 노예도 이런 노예가 없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양심은 팔더라도 간과 쓸개 정도는 버리지 말고 챙기세요, 플렉 스님. < 좆 > 같은 문장을 < 주옥 > 같은 문장으로 받아들이는 독자도 문제이지만 < 지옥 > 을 < 주옥 > 으로 포장하는 출판업자'도 문제다. 이외수가 이 책을 위해 쏟아낸 뒷광고 문장을 읽다 보면 혀를 찰 정도다, 참...... 주옥 같다, 줙 같아 ■




+

세상에는 악서보다는 양서가 많다는 믿음 때문에 지금까지 독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꾸준히 책을 읽고 있다. 그리고 양서보다는 악서가 대중에게 인기가 더 많다는 사실 때문에 절망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유니클로(혜민)를 에르메스(법정)과 비교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대중의 수준에 맞춘 대중서를 옹호하는 이도 있으나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비유가 합당하려면 가격에서 차이가 나야 한다. 하지만 법정의 << 무소유 >> 나 혜민의 << 멈추면... >> 은 동일한 가격대'이지 않은가 ?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란 속담이 있다. 잘 팔리는 책이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듯이 안 팔리는 책이 반드시 나쁜 책도 아니다. 이종미 작가의 에세이 << 혼자 살아갈 용기 >> 는 다홍치마 같은 책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2020-11-24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0-12-0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 플렉 스님 !

나무야 참 미안해.

scott 2020-12-08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 발님 별도 주지 마요.
뉴욕에 풀하우스 갖고 있데요 ㅋㅋㅋ
 














                                 


개  소  리  에    대  하  여  :











혜민과 개소리






                                                                                               회초리를 든 부모는 자식에게 말하곤 했다. "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란다. "  이 말은 죄를 인실직고하지 않으면 (가중처)벌을 받을 것이란 협박용 멘트나 다름없어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 ㅡ 거짓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 " 는 고백 또한 거짓말이어서 거짓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말하는 사람 또한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대부분 거짓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인에게 " 내가 더 예뻐, 아니면 김태희가 더 예뻐 ? " 라는 질문은 상대에게 거짓을 유도하기 위한 전술이다. 그리고 전국민의 야간 스포츠인 녀남 혼합 레슬링 경기를 할 때마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애인의 신음소리도 알고 보면 거짓의 육체파 의성어'다.  오, 거짓되도다.      물론, 이 사실을 남성이라고 해서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그녀의 거짓말을 듣고 있으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으랏차차차. 솟아라 !  나으~ 개부랄티 !!!!!! "          이처럼 인간이란 거짓말을 들으면 엔돌핀이 치솟는 종족인 것이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거짓말하는 사람이라는 고백은 자기실현적 예언self fulfilling prophecy 인 셈이다). 사실 거짓말보다 위험한 것은 개소리'다.  거짓말의 본질이 거짓이라면 개소리의 본질은 가짜다.  거짓과 가짜는 이란성 쌍둥이'처럼 외양이 서로 닮았으나  성질머리는 제각각 다르다.  거짓은 진실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만 가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혜민은 개소리계의 타노스급이다. 그것이 그의 계급이다. 혜민의 개소리는 이 세상 텐션을 극복한 지 이미 오래.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없어서 슬퍼하는 직장맘에게 혜민은 저 세상을 뚫고 아스트랄한 텐션을 선보인 바 있다. " 맞벌이하시는 경우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항상 미안하시죠. 이럴 때 방법이 있어요. 엄마가 어린 애들 일어나는 새벽 6시부터 45분 정도를 같이 놀아주는 것이에요. 새벽에 놀아주세요 ㅡ " 이 말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 앞에서 " 비만은 건강에 해로워요 ! " 라고 내뱉는 소리1)와 같다.


혜민이 배설하는 개소리는 사실 확인으로 거짓을 증명할 수 있는 성질의 영역이 아니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좋다. 그렇기에 거짓말쟁이보다 나쁜 쪽은 개소리꾼'이다. 한국어는 아 _ 다르고 어 _ 다른 언어이기에,  혜민의 개소리가 사실은 < 좆 > 같은 계열에 속하지만  대중에게 < 주옥 > 같이 들리는 이유는 개소리가 진리의 권위를 부정하지도 않고 맞서지도 않는다는 데 있다.  또한 진리의 권위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훨씬 큰 진리의 적이다. 그가 개소리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최종적 목적은 무소유가 아니라 풀소유(fullㅡ)다. 


300만 부나 팔렸다는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이라는 초대형 자기계발서는 < 좆 > 같은 말을 < 주옥 > 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개소리가 팔 할인 자기계발서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 멈추면 비로소 남산 타워가 보이는 삼청동 2층 풍경 맛집 방송으로 논란이 발생하자 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며 모든 활동을 접겠다고 통보했다.  이 태도 역시 문제가 발생하면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꼬리를 내리는 문제적 연예인의 그것을 닮았다. 땡추답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땡추인 그가 SNS의 세계에서 영원히 꺼져준다면 나로써는 땡큐이지만......





+

1)    유엔 사무관이 기아 상태인 아프리카 난민 앞에서 " 비만은 몸에 해로워요 " 라고 말하는 것은 개소리에 속하지만 파견된 의사가 기아 상태인 아프리카 난민의 헛배를 보고 " 당신은 비만 상태'입니다 ! " 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속한다. 이 개소리와 거짓말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쁠까 ?



 

카메라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모두 연출'이라고 믿는 내게 이 동영상은 무척 아름다웠다. 나는 너무 감동해서 속으로 생각했다. " 아름다우시다...... "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닝기미, 조또..... "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주드로사랑해 2020-11-17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돈 되는 건 뭐든
언론-한 건 올리면 뭐든
독자-가짜 때문에 진짜가 묻히든 말든 나만 좋으면 땡큐

이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1-17 16:06   좋아요 0 | URL
멈추면.. 이 책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핵심어는 노예근성과 거지근성을 찬양하는 글이어서 깜놀했던 기분은 생각이 나네요. 힘센놈에 때리면 대들지 말고 웃으면서 굽실거려라. 그러면 때린놈이 미안해한다.. 이런 내용이 팔 할이었던 깅ㄱ 기억이..

앎이 2020-11-17 2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6시에 일어나서 놀아주라니......헛웃음조차안나오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1-17 20:29   좋아요 1 | URL
중노동에 시달리시는 택배노동자에게 새벽에 일어나 조깅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세요, 라고 지껄이는 것과 비슷하죠.. ㅎㅎ 전 이 양반, 외국인인 줄은 몰랐네요.

수다맨 2020-11-18 1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즉에 개소리 팔아서 먹고사는 땡중이라는 것은 알았습니다만 저 정도로 멍청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혜민 같은 사기꾼(!)이었다면 예능을 통해서 사생활 공개만큼은 절대로 안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무소유 같은 같잖은 소리 늘어놓으면서 책도 팔고 고액의 강연도 뛸 테니까요. 곰곰발님 말씀처럼 ‘좆‘같은 계열의 개소리들을 늘어놓아도 ‘주옥‘같은 것으로 알아듣는 독자들 덕분에 그동안 지갑이 뚱뚱했을 터인데, 이제는 진짜로 본인이 ‘좆‘같은 인간에 속한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준 셈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청담동 집 공개하면서 환하게 웃는 혜민 얼굴이 저로서는 잊히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백치가 따로 없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1-18 16:13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ㅎ 원래 성공하면 뇌가 이상한 방향으로 판단을 한다고 하죠. 일종의 뽕 먹는 사람처럼 뇌가 작동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단이..... ㅎㅎㅎㅎ 본 지 오래로군요. 조만간 얼굴 한번 봅시다..

레삭매냐 2020-12-06 1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느 풀소유 스님의 정체성 : 스킨헤드 그레이패션 힙스터
직업 : 뉴에이지 스타트업 사업가

이런 댓글 보고서는 정말 빵 터졌답니다. 오호 통재라.

곰곰생각하는발 2020-12-06 18:24   좋아요 3 | URL
미국에서는 불교는 명상 사업의 하나로 여긴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마음챙김 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중이죠. 애런라이크의 << 건강의 배신 >> 을 보면 불교를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자본의 형태가 등장하는데 하는 짓이 혜민과 똑같아요. 마음치유센터 만들고, 마음 피트니스 센터 사업하고, 명상 앱 만들어서 돈 벌고... 이거 혜민이 한국에 와서 그대로 적용한 것입니다.

scott 2020-12-08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업을 영리하게 골랐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2-09 14:49   좋아요 0 | URL
군대도 안 가... 세금도 안 내.... 혜택의 끝판왕 같습니다.
 



자식의 진짜 책무






 




조선일보 칼럼 << 간장 두 종지,2106.11.28 >> 는 압권이었다. 간장 종지 한 개 때문에 열이 받은 조선일보 부장님은 칼럼에 온갖 악담을 쏟아부은 후에 지질한 사적 복수를 위해 중국집 이름을 슬쩍 공개한다. 맛집 리뷰에 불만 댓글 하나만 달려도 명성이 땅에 떨어지는 판국에 대한민국 1등 신문 조선일보에서 대놓고  저격했으니 그 가게의 명성은 불을 보듯 뻔한 일. 


하지만 비난의 화살은 칼럼을 쓴 조선일보 부장님에게 돌아갔다. 그는 이 칼럼 이후, 그릇(사람 됨됨이)이 간장 종지만도 못한 간장 부장'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 오히려 간장 종지만도 못한 간장 부장의 칼럼 때문에 그 중국집은 독특한 광고 효과를 누려 명성을 드높였다고 한다. 간장종지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식당을 아우슈비츠에 비유하는 글 솜씨에 감탄한 나는 이런 작품을 능가할 칼럼은 앞으로 10년 내에 나오기 힘들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달리 간장종지 칼럼을 뛰어넘는 병맛 칼럼의 걸작이 탄생했다. 


한겨레에 실린 mbc 예능 드라마 김민식 피디의 칼럼 << 지식인의 진짜 책무 >> 가 그 주인공이다. 이 칼럼은 책을 전혀 안 읽는 사람과 너무 많이 읽은 사람이 같이 살면 누가 더 불행할까 _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김민식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자신의 부모에게서 찾는다. 그는 책을 안 읽어도 불편한 것이 없는 아버지와 불편한 게 많아서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읽는 어머니 중에서 불행한 쪽은 어머니라고 선언한다. 그는 자신의 가족 서사를 " 말싸움 끝에 아버지가 욕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면 어머니는 끝끝내 비참해진다 " 


고 요약한 후에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애정이나 존중이 없는 충고나 조언은 정서적 폭력일 수 있다면서 가정 폭력의 원인을 어머니의 지적 우월감'이라고 진단한다. 쉽게 말해서 어머니가 " 맞을 짓 " 을 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이 칼럼에서 내 눈에 들어온 대목은 " 왜 아버지의 무지(無知)는 가정 생활하는 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가 " 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내의 불편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반대로 아내의 불편을 알게 되고 그것을 시정하려면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여러모로 불편해진다). 


무지, 외면, 망각은 권력을 가진 자가 공통적으로 보이는 처세술이다. 발을 뻗고 자는 놈은 맞은 놈이 아니라 때린 놈이다1). 아버지는 권력자이기에 무지한 것이며 무지하기 때문에 그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약자에게는 아는 것이 힘이 될 수 있지만 강자에게는 모르는 것이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칼럼을 쓴 김민식은 " 타인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일이 지식인의 진짜 책무 " 라고 지적하지만,  정작 그는 (아들의 글을 읽을 것이 분명한) 어머니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데에는 무지'하다.  아버지의 무지가 육체적 폭력으로 작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들의 무지는 정서적 폭력으로 작동한다. 


그는 어머니라는 존재도 존중받아야 할 타인 중 한 명'이란 사실을 망각한 것 같다.   그는 " 지식인의 진짜 책무 " 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가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은 " 자식인 자의 진짜 책무 " 다.  이 칼럼을 읽으면서 떠오른 단편 소설은 강화길의 << 음복 >> 이다.   결혼 후, 처음 맞는 남편 가족의 제삿날에 며느리는 가족 구성원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을 알아차린다.  제사를 지내고 음복하는 시간 동안 며느리가 그 사이에 깨닫는 것은 가족의 차별과 희생 강요로 인해 며느리의 남편은 혜택을 받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장손으로 사랑받으며 살아온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모른 척하는 것일까 ?  며느리이자 장손의 아내는 남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 누군가를 미워해 본 적도 없고, 미움받는다는 것을 알아챈 적도 없는 사람...... 나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네가 진짜 악역이라는 것을. " 








​                                   


1)   한국 속담 중에 가장 괴랄한 속담은 " 맞은 놈은 발 뻗고 자고 때린 놈은 웅크리고 잔다 " 가 아닐까 ?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는 전적으로 피해자의 몫이지 가해자에게 남는 잔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속담은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서사를 덧씌워 가해자에게 면제부를 제공한다. 가해자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외면과 망각을 통해 무지의 단계에 다다른다. 그 결과, 맞은 놈은 항상 웅크리고 자지만  때린 놈은 평생 발 뻗고 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 인생이란 색칠 공부하는 그림책이 아니잖아 ! " 










한때, 책을 읽을 때 아이보리 비누로 손을 씻고 독서를 하는 습관이 있었다. 뽀송뽀송한 손으로 마른 종이를 넘길 때 느끼게 되는 촉감이 좋아서 생긴 버릇이었다.  또한 노란 색연필로 훌륭한 문장에 밑줄을 긋는 버릇도 있었다.  지금은 독서를 할 때 손을 씻는 버릇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좋은 문장에 노란 색연필로 밑줄을 긋는 버릇은 여전히 남았다. 


노란 색연필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도달한 선택이었다. 각종 연필, 색연필, 형광펜, 수성펜, 유성펜을 사용하고 빨주노초파남보라 색상을 실험한 결과, 밑줄을 긋는데 가장 탁월한 것은 노란 색연필이었던 것이다. 다른 색에 비해 노란색 밑줄은 삐뚤삐뚤 그어진 사선을 수평에 가까운 직선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 효과가 탁월하고, 밑줄 친 문장을 선명하게 보이게 만든다. 그리고 드문드문 그어진 노란 밑줄은 무채색의 세계인 책이라는 물성에 컬러풀한 감성을 선물한다. 포인트 컬러로써 이보다 좋은 색은 없다.  여러 모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쩌면 나는 책이 좋아서 밑줄을 긋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밑줄 긋는 것이 좋아서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 과유불급 " 이었다.  좋은 문장은 대부분 꼬리가 짧다.  중언부언하지 않을 때 훌륭한 문장이 탄생한다.  내가 밑줄을 긋는 횟수는 한 페이지에 고작 한 줄 정도였으며 대부분 길이가 길지 않은 짧은 문장이었다. 하지만 좋은 문장이라고 해서 모두 꼬리가 짧은 문장일 리는 없다. 종종 밑줄이 페이지 첫 문장에서 시작하여 그 페이지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만연체인 경우가 그런 경우였다. 


그런데 이렇게 꼬리가 긴 문장,  다시 말해서 페이지 전체를 노란 색연필로 색칠을 한 경우가 발생하면 " 시각적 테러 " 를 경험하게 된다.  노란색이 부분적으로 포인트 컬러(집중, 강조, 경고 따위)로 사용될 때는 효과적이지만 한 페이지 전체를 도배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주의력이 흩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압도적 장악은 주의력을 집중하게 만들기보다는 집요한 강요처럼 느껴져서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그래서 꼬리가 긴 노란 밑줄(이 그어진 문장)을 다시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 인생과 행복의 관계 " 도 어쩌면 " 책과 밑줄의 관계 " 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밑줄이 많은 책일수록 좋은 책이란 사실은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가 밑줄을 그은 문장만 발췌해서 모아 놓으면 기껏해야 그 책의 한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불과하다. 인생과 행복의 관계도 그렇다. 인생이라는 기나긴 텍스트에서 행복이라는 이름의 밑줄이 차지하는 분량은 고작 한두 페이지 분량일 것이다. 하여, 인생의 목표를 행복에 두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인생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은 색칠 공부하는 그림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문장은 짧듯이 강렬한 행복도 짧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