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소 리 에 대 하 여 :
혜민과 개소리
회초리를 든 부모는 자식에게 말하곤 했다. "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란다. " 이 말은 죄를 인실직고하지 않으면 (가중처)벌을 받을 것이란 협박용 멘트나 다름없어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 ㅡ 거짓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 " 는 고백 또한 거짓말이어서 거짓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말하는 사람 또한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대부분 거짓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인에게 " 내가 더 예뻐, 아니면 김태희가 더 예뻐 ? " 라는 질문은 상대에게 거짓을 유도하기 위한 전술이다. 그리고 전국민의 야간 스포츠인 녀남 혼합 레슬링 경기를 할 때마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애인의 신음소리도 알고 보면 거짓의 육체파 의성어'다. 오, 거짓되도다. 물론, 이 사실을 남성이라고 해서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그녀의 거짓말을 듣고 있으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으랏차차차. 솟아라 ! 나으~ 개부랄티 !!!!!! " 이처럼 인간이란 거짓말을 들으면 엔돌핀이 치솟는 종족인 것이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거짓말하는 사람이라는 고백은 자기실현적 예언self fulfilling prophecy 인 셈이다). 사실 거짓말보다 위험한 것은 개소리'다. 거짓말의 본질이 거짓이라면 개소리의 본질은 가짜다. 거짓과 가짜는 이란성 쌍둥이'처럼 외양이 서로 닮았으나 성질머리는 제각각 다르다. 거짓은 진실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만 가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혜민은 개소리계의 타노스급이다. 그것이 그의 계급이다. 혜민의 개소리는 이 세상 텐션을 극복한 지 이미 오래.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없어서 슬퍼하는 직장맘에게 혜민은 저 세상을 뚫고 아스트랄한 텐션을 선보인 바 있다. " 맞벌이하시는 경우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항상 미안하시죠. 이럴 때 방법이 있어요. 엄마가 어린 애들 일어나는 새벽 6시부터 45분 정도를 같이 놀아주는 것이에요. 새벽에 놀아주세요 ㅡ " 이 말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 앞에서 " 비만은 건강에 해로워요 ! " 라고 내뱉는 소리1)와 같다.
혜민이 배설하는 개소리는 사실 확인으로 거짓을 증명할 수 있는 성질의 영역이 아니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좋다. 그렇기에 거짓말쟁이보다 나쁜 쪽은 개소리꾼'이다. 한국어는 아 _ 다르고 어 _ 다른 언어이기에, 혜민의 개소리가 사실은 < 좆 > 같은 계열에 속하지만 대중에게 < 주옥 > 같이 들리는 이유는 개소리가 진리의 권위를 부정하지도 않고 맞서지도 않는다는 데 있다. 또한 진리의 권위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훨씬 큰 진리의 적이다. 그가 개소리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최종적 목적은 무소유가 아니라 풀소유(fullㅡ)다.
300만 부나 팔렸다는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이라는 초대형 자기계발서는 < 좆 > 같은 말을 < 주옥 > 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개소리가 팔 할인 자기계발서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 멈추면 비로소 남산 타워가 보이는 삼청동 2층 풍경 맛집 방송으로 논란이 발생하자 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며 모든 활동을 접겠다고 통보했다. 이 태도 역시 문제가 발생하면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꼬리를 내리는 문제적 연예인의 그것을 닮았다. 땡추답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땡추인 그가 SNS의 세계에서 영원히 꺼져준다면 나로써는 땡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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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엔 사무관이 기아 상태인 아프리카 난민 앞에서 " 비만은 몸에 해로워요 " 라고 말하는 것은 개소리에 속하지만 파견된 의사가 기아 상태인 아프리카 난민의 헛배를 보고 " 당신은 비만 상태'입니다 ! " 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속한다. 이 개소리와 거짓말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쁠까 ?
카메라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모두 연출'이라고 믿는 내게 이 동영상은 무척 아름다웠다. 나는 너무 감동해서 속으로 생각했다. " 아름다우시다...... "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닝기미, 조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