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뜰 - 포토 에세이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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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뢰 지 만   사 생 활 치 매 거 든 요  :










좋은 사람이 좋은 칼럼을 쓴다









문장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옛날에는 글쟁이만이 문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으나 지금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문장을 사회 관계망 속에 드러내야 한다. 비록 그것이 20자 내외이든, 140자 내외이든, 400자 이내이든 말이다. 현대인은 카톡, 댓글, 쪽지, 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와 같은 소통 창구를 통해 글을 쓴다. 


누군가는 현대 독서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독서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도 있으나 사실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문장을 읽고 쓰고 있는 중이다.  현대는 문자 홍수의 시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맞춤법은 그 사람의 교양 수준을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되었다. 아무리 멋진 남자라 해도 " 사생활 침해 " 를 " 사생활 치매ㅡ " 라거나 " 실례하지만 " 을 " 신뢰하지만 ㅡ" 이라고 쓰면 대략 난감 ! 그런데 섣불리 타인의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지적질 하는 꼰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틀린 문장을 지적했다가는 문법충이란 소리를 듣기 쉽다. 좋은 문장력은 훌륭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김살로메의 첫 소설집 << 라요하네의 우산 >> 은 그의 성격답게 시원시원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집이었다. 서사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그렇다, 그녀의 이름답게 소설은 박력 !  그가 이번에는 << 엄마의 뜰 >> 이란 에세이 모음집으로 돌아왔다.  신문에 연재된 생활 칼럼 47편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훌륭한 문장으로 갈닦은 글을 읽을 때 느끼게 되는 감동에 더해서 그의 내밀한 속내를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김살로메의 본명이 김복남이라고 고백하는 < 내 이름은 > 이라는 글에서는 웃느라고,  흔들리는 책의 글자 때문에 잠시 어지럼증을 느꼈다.  


팜므 파탈 김복남 작가의 정수는 그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때이다. < 어머니의 뜰 > , < 아버지의 강 > , < 다래 담배집 > , < 금영이 > 라는 글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 한편에서 따스한 통증을 감지하게 된다. 표제작 << 어머니의 뜰 >> 은 한 폭의 풍경화 같다. 과거의 기억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은 현재의 삶이 건강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쁜 인간이 훌륭한 소설을 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소설은 픽션의 세계이니 말이다. 하지만 에세이는 다르다. 에세이는 논픽션의 세계이니 말이다. 


좋은 에세이는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그의 에세이는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엄마의 뜰 >> 을 읽고 나면 나 자신이 조금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볕 좋은 날, 가벼운 걸음으로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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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4: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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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4: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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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4: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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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4: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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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4: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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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5: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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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20-12-06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하, 김복남!!
쪽시럽고 감추고 싶은 유년의 에피소드들, 누구나 한두 개씩은 있겠지요.
저 꼭지 쓰면서 저도 많이 웃었습니다.
<웃프다>라는 말의 구체적 예시 쯤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로 2020-12-07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수의 곰발 남이 최고야!!😍👍 글 넘 좋다요. 언제 제가 한국에 가게 되면 김복남 여사와 함께 만나고 싶어요!!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0-12-07 14:06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이 글 쓰면서 제가 착각을 하는 바람이 저자에게 큰 실수를... ㅎㅎㅎㅎ 아, 미안해 죽겠어요...

2020-12-07 14: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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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7 14: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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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7 14: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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