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 입말 사전

 

 

 

 

오소리 입말 사전 : 乙은 새다.

 

소율이 쓴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은 10년 동안 총 124부가 팔렸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팔린 책 가운데 100부'는 출판사가 사재기'를 해 충무로에 위치한 회사 창고에 쌓아두었는데, 그나마 화재로 소실되는 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비운을 겪었다. 결국은 24권 정도만 팔린 것이다. 그렇다고 24권이 다 팔린 것도 아니다. 사전을 집필한 소율 본인이 보관 및 선물용으로 구매한 책이 20권이니 실제로 팔린 책은 4부가 전부다. 그는 온몸을 바쳐 쓴 책-사전'이 외면받는 현실에 실망하여 자신이 선물로 나눠준 책을 모두 수거한 후 책을 불태운다. 천박한 독서 문화와 개 같은 독자를 향한 소리없는 항의였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소율은 술만 마시면 " 더러운 독자여, 언니의 독설 같은 책이나 읽다 죽어라 ! " 라고 외쳤다고 한다. 설상가상 이 책을 출간한 형설시공사도 화재로 재고를 쌓아둔 창고가 소실되는 바람에 인쇄 필름 원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잔인한 비극이다. 행운인가, 아니면 불행인가. 공교롭게도 나는 이 위대한, 절판된 책-사전'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동안 이 책을 소유한 책 주인을 찾아다녔다. 그들에게 나는 죽음의 사자였다. 그들은 오로지 이 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에게 살해되었다. 그렇다, 나는 에코의 < 장미의 이름 > 에 나오는 눈 먼 호르헤 수사'였다. 이 자리를 빌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  책사전 : 소설과 사전이 혼합된 형식이다. 소율의 글쓰기에서 유래하였다

 

 

이 사전은 매우 독특하다. 기존의 사전 분류, 체계, 기표, 기의'를 180도 뒤집는다. 이 전복성은 지금까지 자리잡았던 언어체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보자. 민중사 판 국어사전에서는 < 희한하다 > 를 " 매우 드물거나 신기하다. " 로 정의하고 있으나, 형설시공사 판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에서는  < 희한하다 > 라는 형용사에 대한 정의를 " 히읗'이 연속적으로 3개'가 이어져서 보기 드문 형용사 " 라고 기술한다. 이러한 전복적 정의'는 단어가 맺고 있는 관계를 허물고 새로운 짝을 맺어준다. 민중사 국어사전'은 < 희한하다 > 와 비슷한 단어로 < 놀랍다 > 를 선택했지만, 형설시공사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은 < 희한하다 > 와 비슷한 단어로 < 두덜대다 > 라고 말한다. 디귿'이 연속적으로 3개가 나열된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 희한하다 > 라는 낱말과 비슷한말은 < 두덜대다 > 이다.

 

■ 두덜대다 : 남이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자꾸 불평을 하다

 

< 두덜대다 > 는 결국 < 혼잣말하다 > 와 상황이 유사한데, 우리는 흔히 < 혼잣말 > 하는 사람을 정신이 이상한 자 혹은 희한한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던가. 광인이란 본질적으로 타자와 소통을 거부한 채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odd 다. 그렇기 때문에 희한하다와 두덜대다는 한 뿌리이다. 소율은 < 희한하다 >의 뿌리말'까지 추적하여 기술한 것이다. 놀라운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은 단어와 단어가 맺는 관계를 새롭게 정의한다. 그는 지금까지의 단어는 < 갑 > 에 의해 쓰여진 불평등한 관계라고 지적한다.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이전'은 모두 갑의 시선으로 작성된 관계로, 갑은 철저하게 을을 조롱하며 파괴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 새되다 > 다. 싸이가 " 나 완전히 새 됐어 ! " 라고 외칠 때, < 새 > 는 몹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상태를 의미하는 부정적 언어'로 쓰인다. 그런데 왜 하필 많고 많은 짐승 중에서 < 새 > 인가 ?! 쥐 됐어, 소 됐어, 따위는 사용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렇지 않은가 ? 이러한 의문점을 소율은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다. 이 사전이 1999년에 쓰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율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사전에서 부분 발췌한다.

 

" 나, 완전히 새 됐어 ! " 에서 새 됐어'는 좆 됐어'라는 말을 순화한 것이다. < 좆 > 은 남성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인데, 주로 부정적 의미로 신분이 미천하거나 비하할 때 쓰인다. 좆만 한 새끼, 좆 까라, 니미 좆이다, 8월의 물렁 좆, 좆도 없는 놈으로 활용되고, 존나, 졸라 등으로 변형되어 사용된다. 이 걸죽한 입말에서 좆은 새로 치환된다. 좆 = 새'다. 그렇다면 새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우리가 흔히 갑과 을'이라고 할 때 쓰이는 한자 乙에 정답이 있다. 乙이라는 한자 뜻은 새(bird)다. 새 乙이다. 결국 새 됐어, 좆 됐어, 따위는 乙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단어는 갑 중심이다. 21세기는 갑과 을이 대립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소율. 형설 시공사. 1999

 

甲은 갑옷 갑이고, 乙은 새 을'이다. 그러니깐 갑은 무거운 것을 의미하고, 을은 가벼운 것을 의미한다. 소율은 이 지점에서 가벼운 존재에 대한 갑의 무의식적 경멸을 읽는다. 대표적인 낱말이 벌레'다. 벌레는 가볍다는 이유로 하찮은 것으로 취급된다. 놀라운 통찰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소율은 새 = 좆'을 동일한 범주로 묶은 후 언어적 폭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집요하게 이루어졌는가를 밝혀낸다. 여기서 남근과 좆'은 다르다. 남근은 권력을 의미하고, 좆은 권력이 거세당한 대상을 의미한다. 비주류다.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갑은 좆을 새와 동일한 범주에 놓는다. < 새되다 > 가 목소리가 높고 날카롭다는 사전적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여성적인 남성에 대한 조롱처럼 읽힌다. 새란 여성성을 대표하는 대표적 짐승이 아니었던가. 이처럼 마초인 갑은 비주류를 항상 폭력적으로 다룬다. 그 흔저은 고스란히 사전에 침투하였다는 것이 소율의 주장이올시다.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은 놀랄 만한 책이다. 김훈이 쓴 < 칼의 노래 > 가 벼락 같은 축복이라면, 소율이 쓴 < 깻잎 오소리 입말 사전 > 은 개벽 같은 출현이라 할 만하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사전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지구가 멸망하는 날, 단 한 권의 책을 타임캡슐 안에 넣어야 한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선택할 것이다. 위대한 책이다.

 

 

 

+

■ 을씨년스럽다 : 을씨년은 '을사년(乙巳年)'이 변해 생긴 말이다. 을사년(1905년)은 우리나라가 강제로 외교권을 빼앗기고 통감정치가 실시된 해다. 즉 을사보호조약으로 일본의 속국이 되었으므로 을사년은 민중들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해인 것이다.그래서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릴 때 '을사년스럽다'고 하던 것이 지금의 '을씨년스럽다'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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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5-20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고 있는 society(community) 중 가장 개방적인 것이 알라딘입니다. 저는 알라딘 시작할 때 '나는 안티 페미니스트다'라는 글로 시작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0 14:46   좋아요 0 | URL
저도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에서 책 주문하다가 알라딘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책값이 가장 저렴해서가 아니라 리뷰가 가장 좋더라고요. 알라딘 리뷰는 뭔가 좀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용한지 한 5년 되네요... 그나저나 안티 페미니스트였군요.. ㅎㅎ

마립간 2013-05-20 15:56   좋아요 0 | URL
저는 페미니스트(여성주의)도 편향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양성 평등/공정 주의자죠. 여성에 반대하기 보다 편향에 반대한 것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0 16:14   좋아요 0 | URL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여성으로서의 입장과 지지'는 좋은데, 그것을 극단적으로 여성의 적은 남성이다, 라는 식으로 몰가가면 ( 물론 그렇지는 않지만... ) 그건 참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새벽 2013-05-20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소 싸이 노래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 완존히 새됐어~♪ 가 새로이 들리는군요. :)
싸이.. 을의 정서를 이용해서 갑이 되다니.. 하하.
그러고 보니 히치콕의 새,도 을의 역습으로 볼 수 있는..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1 00:57   좋아요 0 | URL
읭?! ㅎㅎㅎㅎㅎㅎㅎ.
어쩌면 싸이의 새'는 갑과 을의 대립을 다룬 최초의, 아니다... 최초는 아닌 것 같습니다.
최초는 빈대떡신사'가 있지 않습니다. 두 번째 시사 노래'인 것 같습니다.
싸이'를 한 글자로 줄이면 쌔' 잖아요. 강낭스타일도 가만 보면 갑을 조롱하는 것을 담고 있고 말이죠..

히히 2013-06-1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덜대다 - 혼잣말 - 희한한 --> 희한하다
여기에 '옹알이하다' 추가요.

딸들이랑 차에서 연상놀이를 즐겼는데
귀,옹달샘, 스웨터 ------ 토끼
칼,토끼,김수현 ------ 초승달
독,잘못, 아이폰 ----- 사과
우유, 고무, 메주 ----- 치즈

또는 세명이 단어를 하나씩 내뱉습니다.
엄마, 라면, 비행기하면
아마도 저는 파마 - 보글파마하면 머리카락이 너풀거려서
작은 딸은 음식 - 기내식
큰 딸은 최고 - 좋아하는 라면을 엄마가 끊여주면 기분 날아간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0 07:53   좋아요 0 | URL
오홋... 세 단어 연상 게임 재미있습니ㅏ.
이게 아이들에게 엄청 도움이 될 거예요.
결국은 창조는 연상입니ㅏ
연상이 기본이 되야 골때리는 발상이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옹알이... ㅎㅎㅎㅎ. 요것도 있었군요. 세 개 연속으로 나오는 단어가 또 뭐가 있을까요 ?
 
갑질 사회 : 완장은 문신이다 !

 

 

 

 

 

 

 

 

 

 

 

 

 

 

 

 


 

 

 

낙지 사회 : 내 죽음을 족구'하지 마라 !

 

 

포크와 나이프가 암시하듯이 중세 때에만 해도 서구인의 식탁에는 동물이 통째로 올라오곤 했다. 동물의 사체를 해체하는 일이 식탁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17세기만 해도 통째로 올라온 고기를 손님들에게 칼로 잘라 나눠주는 것이 집주인의 영광으로 여겨졌다. 문명화 과정을 통해 동물 해부는 부엌에서 이뤄지고, 식탁에는 도살된 동물을 연상시키지 않을 정도로 조각이 난 예쁜 요리가 오르게 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

 

 

이 좋아 " 나이프 " 이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 식칼 " 이다. 종종 중세 풍경을 다룬 그림을 보면 식탁 위에 돼지가 통째로 올려져 있는 모습을 보고는 한다. 그러니깐 나이프'는 사체'를 해부하기 위한 용도'였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도살 작업이 식탁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나이프보다는 젓가락 문화가 열 수 위'다. 젓가락 문화에서 칼질'은 반드시 부엌에서만 이루어진다. 엘리아스의 표현을 빌리면 젓가락은 우아하다. 동양에서는 식사 도중 다툼이 생기면 밥상을 엎지만 서양에서는 종종 나이프'로 찌르거나 포크로 찍었을 것이다.

 

 

지금 보고 있는 음식은 문명화의 결과이다.

 

사체를 해부하는 풍경'은 문명화 과정'을 통해서 점차 사라진다. 그 결과 우리가 보는 것은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음식 데코레이션 작품'들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음식 문화의 퇴화라 할 만한 증후'가 곳곳에서 발생한 것이다. 기괴한 풍경'이다. 다음은 해물탕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a. 어서옵셔 ! b. 해물탕 大자 주세요. c. 냄비는 보글보글. d. 주인 등장하며 해물탕 냄비 뚜껑을 열어 산낙지'를 넣는다. 산낙지는 말한다. " 앗, 뜨거워 ! 이 잔인한 인간 새끼들아 !!!! "  e. 뜨거운 물 속에서 몸부림치는 산낙지. f. 하하하, 호호호. 신기한 듯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한국인. g. 마,디,꾸, 나 !

 

침,     이 고인다. 한국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점점 잔인해진 것이다. 이제는 뜨거운 물속에서 몸부림치는 낙지를 보며 즐거워한다.  싱싱하구나 !  내가 이 장면에서 딴지를 거는 이유는 볼거리를 위한 낙지의 죽음이 몇몇 금기를 어겼기 때문이다. 첫째, 볼거리를 위해 살해 장면이 전시되었다는 것이다. 죽은 후에 뜨거운 물속에 넣는 것과 살아 있는 상태에서 끓는 물속에 넣는 행위는 다르다. 후자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편을 연상시킨다. 둘째, 부엌에서 이루어져야 할 과정이 식탁에서 벌어졌다는 점이 그것이다. 젓가락 문화'라는 세련된 문명을 가진 우리는 어느 순간 나이프를 쓰던 중세 서양'보다 못한 야만으로 퇴화한 것이다.

 

산낙지의 죽음을 보면 한국 사회'가 보인다. 해물탕 가게 주인이 산낙지'를 손님이 보는 앞에서 펄펄 끓는 냄비 속에 넣는 속내는 전시 효과/과시 효과' 때문이다. 산낙지'는 식당 손님에게 있어서 싱싱한 것, 믿을 만한 식재료'로 인식된다. 아, 낙지 낙지 산 낙지 ! 산낙지의 즉결 처형은 한마디로 믿고 먹을 만하다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주인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좋은 광고는 없다. 산낙지만 싱싱하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이윤/돈'을 위해서 윤리/생명'를 외면한다. 적어도 상업적 용도를 위해 죽음을 전시하면 안 되는 것이다. 끓는 물 속에서 꿈틀거리는 낙지 다리'를 보며 싱싱한 것을 연상하면 안 된다. 당신이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그 몸짓을 통해서 고통이라는 기표'를 생각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 먹고살기 위해서라면 생명윤리는 지나가는 개에게나 주라지 ! " 주의'다.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이다.

 

볼거리를 위해 처절하게 죽어가는 해물탕 속 산낙지 현상'은 한국인이 문자 문화 대신 시각 문화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 서양 문명의 기원 > 을 쓴 강유원은 현대 문명이 서양 중세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성당과 같은) 화려한 볼거리'에만 신경 쓰고 문자 해독력은 현저하게 떨어졌던 중세 서양 문명과 (텔레비젼 시청과 같은) 보는 문화만 있고 생각하는 문화는 사라져 가는 현대 문명'은 서로 닮았다고 지적한다. 대한민국은 중세 문화를 닮았다. 대한민국이 드라마 왕국이라는 월계관은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다. < 구술 문화와 문자 문화 > 를 쓴 월터 옹'도 같은 지적을 한다. 선진국은 대부분 문자 문화에 속하고, 후진국은 구술 문화에 속한다.

 

대한민국은 시각 문화와 구술 문화'에 속한다. 아침에는 아침 드라마를 보고, 저녁 6시 이후에는 시트콤을 본다. 그리고 채널을 돌리면 일일연속극을 시청하다가 9시가 되면 뉴스를 본다. 신랄한 장탄식이 이어진다. 정치평론가가 따로 없다. 뉴스를 보는 시간만큼은 도덕주의자가 된다. 그리고 10시가 되면 드, 드드드드드디어 드라마가 시작된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월화 드라마를 시청하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수목 드라마를 보며,금요일에는 드라마 스페셜을 본다.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주말 드라마를 또 본다. 오직 본다. 문제는 눈과 입'은 바쁜데 뇌'는 정지되었다는 점이다. 시청각 중심이 되면 생각은 열불이 나서 집을 나간다.

 

 

이러한 폐허는 고스란히 한국 사회에서 이상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산낙지의 죽음'이 볼거리'를 위한 쇼라면, 갑의 횡포는 명함이라는 이름으로 휘두르는 폭력이다. 명함은 오로지 보여주기 상품'이 아니던가. 대한민국 특유의 전시행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멀리 볼 것 없다. 오세훈이 열정적으로 진행한 디자인 서울은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다. 한강에 둥둥 뜬 것은 섬이 아니라 오리다. 또 하나. 명품 브랜드에 대한 열광적 지지 또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시각적 효과이다. 아빠는 중형차로 으스대고, 엄마는 가방으로 으스대고, 자식새끼는 등산복으로 으스댄다. 이 모든 게 다 과시적 욕망이 만든 참사다. 

 

< 웨이터 법칙' > 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상대방이 웨이터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 됨됨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박근혜 각하'가 윤창중을 임명하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레스토랑에 가서 함께 식사라도 했다면 지금과 같은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결혼해도 좋을 사람이 생긴다면 해물탕 가게'에 데리고 가라. 상대방이 끓는 물 속에서 꿈틀거리는 낙지 다리를 보며 즐거워한다면......

 

 

 

 

 

 

 

 

 


 

 

+  1. 활어보다는 선어가 맛있다

일본은 활어회'보다는 선어회'를 먹는다. 회를 뜬 후 냉장 숙성'을 시켜야지 감칠 맛이 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인은 활어회'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것은 입맛이 선택한 결과가 아니다. 활어회와 선어회를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대부분 선어회'가 맛있다고 한다. 한국인이 입맛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활어회'를 선호하는 이유는 먹거리에 대한 강한 불신 때문이다. 두 눈으로 보아야지만 안심이 되는 것이다. 수족관은 그러한 욕망을 채워준다. 믿을 놈은 오로지 내 가족뿐이고, 두 눈으로 직접 보는 수밖에 없다. 

 

 

 

+   2. 울릉도'만 소중하냐 낙지도' 소중하다

숨탄것'은 모두 진화의 결과이다. 치타'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몸무게'를 줄이다 보니 뱃살을 줄이게 되었다. 핀치 또한 환경에 맞는 쪽으로 부리가 진화하였다. 하지만 진화가 반드시 좋은 쪽으로만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치타만 해도 그렇다.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정도로 마른 체형을 유지하다 보니 다른 짐승에 비해 굶으면 쉽게 지친다. 지방이란 대체 에너지'가 아닌가. 통통한 하이에나는 사냥감을 놓쳐도 지구력 하나로 버티지만, 치타에게는 치명타다. 그래서 이름이 치(명)타'다. 

낙지도 수천 년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진화를 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진화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에 사는 낙지'는 불행한 존재다. 구라파나 아랍에서 태어났다면 좋았을 것을 왜 하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일까. 알다시피 다른 나라들은 비늘 없는 생선'은 잘 먹지 않는다. 더군다나 구라파 사람들은 문어'를 악마의 물고기'라고 해서 두려워 했다. 그들이 보기에는 혐오'이지만, 낙지 입장에서 보면 축복이다. 그렇지 않은가 ? 최상위 먹이사실인 인간이 혐오스럽다며 잡지 않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에서 낙지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낙지 한 마리면 병든 소도 일으킨다고 하니 그들에게는 한국이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이나 다름없다. 낙지 미디어 < 딱지 > 에서 밀착취재한 결과 한국인은 낙지를 산 채로 먹는다는 특종을 보도했다. 한국은 무간지옥'이다.

내가 보기엔 한국산 낙지'는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 할 필요가 있다. 치타처럼 잘못된 진화로 인하여 목숨을 앗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안 된다. 과연 한국에서 벌어지는 산낙지 문화'에 대항할 비장의 무기'는 무엇이 있을까 ? 만약에 당신이 낙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 한국인이 산낙지를 거부감 없이 즐겨 먹는 이유는 < 무혈 > 때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낙지'는 빨간 피가 없기 때문에 한국인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 무혈 > 은 < 무통 > 으로 인식된다. 만약에 낙지 몸에 빨간 피'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산낙지를 즐겨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산 산낙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사 빨간 피'를 만들어서 다리가 잘려나갈 때 분수처럼 쏟아내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 낙지 씨, 이 글 읽고 있나요 ? 내 말 허투루 듣지 마시고 유사 피'를 뿜어내는 방식으로 진화의 방향을 돌려보세요. 효과가 있을 겁니다. 한국 자본주의'란 천민 근성이어서 잔인한 방식으로 진화했지요. 고통 속에서 끊어진 다리를 꿈틀거리는데, 한국인은 그 비참을 보며 침이 고입니다. 그뿐입니까. 사람이 보는 앞에서 펄펄 끓는 탕 속에 산 채로 넣어야 속이 시원한 족속입니다. 야만도 이런 야만이 없지요. 당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이 글을 올립니다. 부디 편안하시옵소서. 울릉도만 소중하냐, 낙지도 소중하다 ! 독도만 소중하냐, 낙지도 소중하다 ! 그럼 이만 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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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5-1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먹고 살기 위해'란 말 한마디로 참 많은 게 허용되고 용서되는 야만스런 사회 아닌가 합니다.
어제부터 곰곰발님 포스트를 읽고 자꾸 여러 생각이 드는데,
을인 낙지 입장에선 칼만 대면 새빨간 피를 분출하는 몸으로 진화하면서
갑과 을이 전복되는 바닷물 속으로 사람들을 끌고 들어가야.. 등등..
혼자 별별 상상 다 하고 있어요. 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8 12:06   좋아요 0 | URL
수사반장에서 범인들이 늘 하는 소리가 먹고살기위해서 아니겠습니까..ㅋㅋㅋ
이놈의 먹고살기'는 한 80년 동안 끈덕지게 이어져오고 있는 실정이니 짜증이 납니다.
하긴 물속이라면...ㅎㅎㅎㅎㅎ. 낙지가 갑이 되겠네요.
하루빨리 낙지도 빨간 피를 품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구리구리 2014-01-22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하다 들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분이 있는것에 대하여 감사합니다.
이세상의 모든 자연에 인간은 최소한의 요구만을 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낙지는 정말 아니더군요.
지금까지도 TV에 그런게 나오는데... 아.... 뭐가 잘못된것인지....
한번 제대로 언론에서 두들겨 맞아야 하는데...
언론도 같이 놀고 있으니....
정말 공감하고 좋은글 감사합니다.
직접 쓰신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4 10:47   좋아요 0 | URL
2년이 흐른 후 댓글을 달게 되네요.. 늦어서 미안합니다..
 
갑질 사회 : 완장은 문신이다 !

 

 

 

 

 

 

 

 

 

 

 

 

http://myperu.blog.me/20181545253  : 혈액형을 묻는 심리.

 


 

 

 

 

 

 

 

 

벼락 사회 : 과정이 생략되면 과장'이 된다.

 

 

< 빨리빨리'> 는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 재벌 > 과 함께 상징적 단어'가 되었다. 좋게 말하면 다이나믹 코리아'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 팬티도 안 내리고 똥 쌀 나라 " 이다. 쓰고 보니... 이런 질펀한 판타지'는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심기를, 아 !  거슬릴 터, 그냥 잊기로 해요, 우리.  한국형 DNA는 원래 이렇게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급했을까 ? 농경 사회'는 본질적으로 기다림과 느림'이 미학인 구조이다. 벼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사회'였다.  당연히 시간 개념도 식물이 자라는 성장 속도에 맞추어져 있었다. 한국인이야말로 케 세라, 세라, 세라' 였던 셈이다. 한국 음식 문화'가 슬로우푸드'인 이유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간 개념이 코페루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온 계기'는 일본 제국 침략이 원인이었다. 식민주의'란 점령 기간 동안 식민지 국가 자원을 최단 시간 안에 악랄하게 수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게으른 조선인을 부지런한 조선인으로 개량'할 필요가 있었다. 빨리빨리'는 알고 보면 일본인이 한국인에게 소리쳤던 메시지였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봉건 농업 사회'였던 조선은 빠르게 산업 자본주의 과정으로 진입되었다. 농민은 빠르게 장삿꾼이 되었고, 농촌은 하루아침에 도시가 되었다. 문제는 지나치게 갑작스러운 변화다. 비유를 들자면 < 구순기-항문기- 남근기 > 라는 성장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항문기가 생략된 채 < 구순기 - 남근기 > 로 성장한 것이다. 기형적인 발육 속도'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 할 것이다. " 당신은 만날 한다는 소리가 웃으면서 코 파거나, 코 파면서 웃거나, 피똥 싸는 이야기가 팔 할'이군요 ? "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나는 진지하게 코 파면서 웃으리라. 잇힝.

 

항문기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항문기 성격'이 된다. 프로이트의 말을 빌리면 결핍은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귀환하는 법. 어른이 되어도 이들은 항문기에 집착하게 된다. 항문기 고착의 대표적 인물이 바로 놀부이다. 이런 부류는 자기중심적이다. 싫증을 자주 내고, 고집에 세고, 인색하다. ( 항문기 과정은 2세- 4세'를 의미한다. " 미운 4살 " 이라는 말은 동서양 공통이다. ) 종합하면 항문기 과정을 건강하게 보낸 아이들은 타자에 대한 에티켓을 배우지만, 이 과정에서 고착된 아이들은 커서도 자기 중심적 인간이 된다. 항문기의 핵심은 에티켓'이다.  왜냐하면 에티켓이란 근본적으로 자기중심적 태도를 버리고 타자에 대해 배려하는 습속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너무 빠르게 산업화가 되는 바람에 중요한 항문기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 에티켓을 배울 수업 시간이 짧았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벼락 사회'다. 빨리빨리'가 지배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속도'가 < 절차를 생략하는 > 편법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다. 과정 1 - 2 - 3 - 4 - 5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과정 1에서 과정 5로 점프컷'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 속도'다. 바로 이 지점이 벼락'이다. 벼락 공부'는 단기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졸부라는 의미로 희화화되는 벼락부자는 어떤가 ? 포스코 라면 상무와 윤창중 선생님의 공통점은 감투(완장)을 찬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벼락 같은 신분 상승'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더욱 딱딱하게 만든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뷰,                 티플하다.

 

엘리아스는 < 문명화 과정 > 에서 식사예법'을 통해 에티켓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밝혀낸다. 에티켓은 수백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습속인 것이다. 에티켓은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다. 이러한 에티켓은 개인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개인주의란 이기주의가 아니라 개인을 존중하는 에티튜드이다. 그러니깐 타자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타자에 대한  존중이 바로 개인주의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어떤가 ? 과정이 생략되면 과장'되는 법이다. 타인에 대한 관심은 종종 불쾌한 태도'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인은 모든 면에서 " 빨리빨리 " 다.  사람 간에 오고가는 탐색도 그렇다. 인간 관계란 오랜 시간을 두고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 벼락 > 이 몸에 벤 사람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몇 학번이세요 ? 결혼하셨나요 ? 체위는 ? 혈액형이 ?!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 제일 흔한 질문이 혈액형을 묻는 것인데, 이 심리에는 대화의 과정을 생략하고 상대방을 빨리 알고 싶다는 욕망이 숨겨져 있다. 이들은 지속적인 만남 과정을 통해서 상대방 성격이나 생각을 차근차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혈액형은 내 궁합과 맞는 사람을 가장 신속하게 고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따봉이다. 혈액형을 묻는 심리야말로 < 벼락 심리> 가 작용한 것이다. 나이를 묻는 것은 어떤가 ? 나이로 서열을 정하는 것은 애매모호한 관계 설정을 종식시키는 데 좋다. " 내가 나흘 먼저 태어났네 ? 말 놓아도 되지 ?! "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말은 과천 경마장 가서나 풀어줘라. 왜, 술집에서 말을 놓아주냐. 이러한 나이 위세는 싸울 때도 드러난다. 너 몇 살 처먹었어 ? 직위 서열도 마찬가지다. 포스코 상무는 회사와 사회'를 혼동한다. 회사'를 뒤집으면 사회'가 되니 연장선상인 줄 착각한 것이다. 도상학적으로 말하자면 에티켓은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고자 하는 심리이고, 서열은 수직적 관계를 중시하는 심리이다. 벼락 시스템은 수직적 관계일 때 제대로 작동된다.  

 

한국 사회는 벼락'이 지배하는 사회다. 재벌, 갑을사회, 혈액형, 나이 서열, 직위 서열, 학번, 군번 등은 모두 벼락 시스템이 만들어놓은 기형적 유산이다. 심각한 부작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벼락 시스템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혈액형을 묻는 게 왜 잘못이지, 나이를 물어보는 게 왜 예의에서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한번 해병대는 영원한 거 아닌가, 학번을 묻는 게 왜 폭력이 되지 ? 정말 그 사실을 모른다면 당신은 천박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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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5-1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글에 공감을 누르고 그리고 로또를 사러 가지요.
http://www.kmdb.or.kr/movie/md_basic.asp?p_dataid=03935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6 08:54   좋아요 0 | URL
아니 왜 로또를... 안 물어보겠습니다.

새벽 2013-05-1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벼락 시스템 속에서 주렁주렁 매달린 표식들이.. 정말이지 우리들에겐 너무 많이 매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7 07:59   좋아요 0 | URL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리면 따줘야 하는데... 그걸 안 하면 열매들이 다 부실하게 되잖아요.

노이에자이트 2013-05-1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계질서 지키는 것을 예절과 혼동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7 12:02   좋아요 0 | URL
한국 사회'는 싸가지 문화죠. 다음 시리즈는 싸가지 사회'로밀고 나가야겠습니다.

히히 2013-05-18 21:1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예절에서 위계질서는 오히혀 배려라고 하는 게 맞죠.
가령,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생선 등살을 자식 보다는 부모님 밥 위에 올려주는 것,
할머니의 느린 걸음을 앞질러 가지 않는 것,
영 아니다 싶은 훈계에도 굽신거리는 것,
연세에 비해 많이 젊으세요,아직도 참 고우세요 라고 아첨하는 것....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9 08:13   좋아요 0 | URL
히히 님. 히히히...
제가 보기엔 그것은 딱히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나이 많다고 무조건 예스'라고 하는 건 좋은 미덕은 아닙니다.
영 아니다 싶은 훈계에는 굽신거리지 말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야 하는 것은 옳은 건 아닐까
힘주어 말하고 싶군요. 히히..

히히 2013-05-20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곰...발님 처럼 확실한 때가 길었습니다.
자식을 키우며 한 해 두 해 더해지니 영 아닌게 아니라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것을 느낄 때가 허다합니다.
세대차이라는 말은 결국엔 내 울타리을 허물기 싫은 핑계를 대기에 충분한 단어였습니다.
'절대' 가 얼마나 간사한 단어이고
흑백의 논리가 극히 주관적인 견해이며
인간적은 요행을 바란다는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배려는 상대의 마음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동정심, 자선과는 다르게 측은지심과 나눔은 배려입니다.
어른들과의 차이을 느끼기 전에 그 마음을 읽어내고 싶은 히히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0 13:16   좋아요 0 | URL
네, 알겠습니다. 히히 님. 히히히히....
히히 님 닉네임 때문에 좀 히히 님을 삐딱하게 보려고 해도 그게 안 됩니다. 히히히...
ㅎㅎㅎㅎㅎ.
 
완장
윤흥길 지음 / 현대문학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갑질 사회 : 완장과 문신'은 하나다 !

 

 

문학도가 변학도'보다 재수없는 놈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계기'는 술자리'에서였다. 술에 취하면 본색이 드러나는 법, 무소속 (김) 형태 형과 쌍벽을 이루는 추태 씨의 추태'를 목격하고부터는 문학인이나 문학도'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은 이제 더 이상 가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고상한 질문들이 오고간다. 문학이란 무엇인가요, 정의란 무엇인가요, 죽음이란, 삶이란 무엇인가요, 시란 무엇인가요 ? 등등. 말보로 레드를 피우던 여자가 " 시란 무엇인가요 ? " 라고 진지하게 말했을 때, 나는 웃으면서 코를 파고 있다가, 그 질문을 받고는 코를 파면서 웃었다. 음.... 내가 왜 그랬느냐면 웃으면서 코를 파는 것보다 코를 파면서 웃는 것이 조금 더 우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자가 기분이 나쁜 듯 물었다. " 왜... 코를 파면서 웃지요 ? " 내가 말했다. " 詩는 포도'니까요. " 

 

 

네에?! 포도요? 먹는 포도 ?! 읭 ?! " 그렇습니다. < 포도와 여우 > 라는 이솝 우화'에서 여우는 포도가 너무 높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어서 따먹지 못하죠. 화가 난 여우는 이렇게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합니다. 저 포도는 詩 다 !  " 하하하, 호호호. 재미있네요. 하지만 화기애애도 잠시. 3차로 막걸리를 막, 막막 막시게 되면 꼰대 본색이 드러난다. 문학인은 여성 문학도 어깨에 슬쩍 팔을 올리기도 하고, 옳다구나, 하며 허벅지를 만지기도 한다. 이때부터 온갖 스포츠'가 튀어나온다. 한밤중에 농구있고, 족구하고 있다. 모 시인의 입에서는 " 축구싶냐 ? " 라는 말을 하고, 모 문학 지망생은 " 농구있네, 농구있어 ! 다 족구하라 그래. 등단 작가 위세 쩐다. 쩔어. 씨부럴 탱탱. 등단'이라는 이름의 완장 차고 하는 꼴이 가관이고나. 절이 씨름 중이 떠나야지.  술값은 네가 내라 ! 이 스키야. "라며 대든다. 아, 한밤중에 격정 스포츠'라니......

 

 

송강호는 < 살인의 추억 > 에서 대한민국을 강간의 제국'이라고 정의했으나, 그보다는 < 완장의 제국 > 이라는 표현이 더 적확할 것이다. 윤흥길 소설 < 완장 > 을 읽으면 완장'이라는 이름의 정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완장이란 팔뚝 에, 글 '이다. 그러니깐, 문신과 완장은 같은 말이다. 소설 < 완장 > 에서 종술이 팔에 차고 다니는 " 저수지 감시원 " 이란 글자는 " 차카게 살자 " 란 문신과 동일한 것이다. 깡패들이 문신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광고 효과'를 노린 것이다. 차카게 살자, 라는 문장은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에게 협박과 공포를 심어 준다.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완장과 문신'은 고농축 액기스'다. 칼을 담그지 않고도 삥을 뜯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사태는 더러운 입'이 발단이 되었고, 윤창중 사태'는 꼴린 손'이 발단이 되었다. 공통점은 < 甲질의 횡포 > 다. 乙은 甲질 때문에 참고 참고 또 참다가 그만...... 참치'가 되었어. 그들은 크림 빵도 아니면서 빵 터졌고, 뻥 뚫렸다. 4번 타자'라고 믿었던 각하'는 8번 타자였으니, 乙은 이제 임재범만 믿는다. "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 바로.... 여러분 ! " 눈물이 앞,    을 가린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사실 甲'은 완장을 차고 다니지 않는다. 완장이라고 불리우는 팔띠'는 乙이 차고 다니는 공산품이다. 이건희'는 촌스럽게 1억짜리 아르마니 양복에 팔띠'를 두르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루이비통 로고와 비슷하다. 로열페밀리일수록 그들이 들고 다니는 루이비통 가방 로고 크기는 작거나 가방 안에 숨겨져 있다.그리고 대따, 대빵, 존나 큰 로고가 박힌 루비이통은 없는 놈이 가지고 다닌다. 이유야 뻔하지 않은가. 멀리서도 볼 수 있는 전시 효과'를 얻기 위해서이다. 싸구려 가방을 가진 여자는 커피숍에 가면 가방을 옆 의자에 내려놓지만, 34폰트 로고가 박힌 가방을 가진 여자는 가방을 테이블 위에 내려 놓는다. 어머, 이 가방 루이비통'이니 ? 대따 큰 루이비통 로고는 차카게 살자'와 동일한 메시지'다.

 

 

완장은 乙이 욕망하는 도깨비감투'이다. 싸울 필요도 없다. 선빵을 날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완장이 없는 乙은 알아서 쫀다. 전, 쫄면입니다. 하하하. 전, 울면이에요. 호호호. < 남양유업 사태 > 에서 영업사원이 욕을 할 수 있었던 원인은 그가 甲이기 때문이 아니라 완장을 찾기 때문이다. 완장은 유사 갑질'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아이언맨 갑옷 슈트'다. 그렇다고 그 영업사원 또한 乙이므로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거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甲을 욕망하는 乙이거나 유사 甲이거나, 유사 乙이다. 윤창중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 개인적으로 선생님이라 호칭은 빨간펜 선생님 이후로 처음이다. ) 윤창중 선생님은 도시락 대신 손'을 던졌다. 목표는 허리였으나 공교롭게도 엉덩이에 내리꽂혔다. 모든 원인은 바람 때문이리라. 바람 때문에 탄착점이 흔들린 것이리라.

 

 

윤창중은 전형적인 완장이다. 반복하자. 윤창중은 전형적인 문신이다. 그는 장/章과 문/文'으로 먹고 산 어용이었다. 그런 그가 어공(어쩌다공무원)이 되었으니 물 만난 물고기'가 된 심정이었을 것이다. < 청와대 대변인' > 이라는 아이언맨 갑옷 슈트는 얼마나 근사한 명품 옷인가.  얼마나 훌륭한 완장인가. 어용이 어공이 되면 위세는 하늘을 찌르고, 백성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모든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한국 사회'가 갑의 횡포'에 무방비로 노출이 된 원인에는 < 벼락 > 이 키워드로 작동되고 있다. 서구 사회'는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수정해 나아가는 단계를 거쳤지만, 한국 사회는 근대화와 산업화'가 빛의 속도로 진행이 되다 보니 이 감정 교육 과정'이 생략되었던 것이다. 세계 꼴찌였던 가난한 나라는 50년 만에 부자 나라'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벼락(들)이 탄생하게 된다. 수평이 느림이라면 수직은 빠름이다. 한국의 부자들은 대부분 < 완장 > 에 나오는 종술'이다. 빈둥거리던 종술이 느닷없이 완장을 차듯이, 한국의 부자들은 교양 수업 없이 곧바로 부자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완장질은 동네에서 무시받던 놈이 완장을 찼을 때이다. 한국형 부자의 탄생이다.

 

 

한국 사회'에 갑은 존재했던가 ? 21세기 甲乙 계급 논란에서 갑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甲을 욕망하는 乙이 있을 뿐이다. 한국 사회는 甲과 乙이 싸우는 투쟁 영역이 아니라 유사 甲이거나 유사 乙이 충돌하는 투쟁 영역이다. 왕관은 단 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지만, 완장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이 갑을투쟁에서 배워야 할 것은 완장 사용법'이다. 완장은 달콤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인문학이란 바로 완장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윤창중을 향한 어느 만능 스포츠 마니아의 쉰소리.  

 

윤창중에게

 
너 , 체조하냐 ? 누구긴 새끼야, 배드민턴 말이야. 그 여직원과 사격 ? 아이스하키했다면서 ? 아니잖아. 그건 아니잖아. 뭐 ?! 그 더러운 입 탁구서 내 말 똑바로 들어. 허리구, 엉덩이구, 배구건 간에 허락없이 만지면 돼 ? 어린 여자랑 농구싶었야구. 이 족구튼게, 농구있어. 농구있어. 읭?! 축구싶어 ? 네가 아무리 뜀틀,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농구있는 거다. 정말 피구한 스타일이네. 너 이 스키, 평생 스모 살아라. 이런 등산 ! 물타기로 유도해서 본질을 흐릴려고 하는 거 모를 줄 아냐. 앞으로 지퍼 함부로 열지 말고 탁구 다녀. 이 스키, 정말 이따위로 하키냐?? 네 스펙이 가장 화려한 거 같지 ? 꼴에 청와대 대변인 스펙이니 " 다른 사람 스팩타크로 ! " 이런 마인드였지 ? 녹을 먹는 직'이라 함은 백성의 뜻을 수영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거다. 이 개스키야. 넌 이제 제기차기는 끝났어. 그러니 앞날 창창한 학생 앞길 가로막지 말고 피겨. 너같은 사람 정말 당구싶지 않다. 족구튼 놈. 꼴에 사람이라고 배는 골프구나. 어차피 다시는 너를 볼링 없다만... 하여튼...... 사람이 먼저다. 권투를 빈다.

 

 

 

해석 >
너 , 쟤 좋아하냐 ? 누구긴 새끼야, 인턴 말이야. 그 여직원과 사겨 ? 아이스께끼 했다면서 ? 아니잖아. 그건 아니잖아. 뭐 ?! 그 더러운 입 닥치고 내 말 똑바로 들어. 허리구, 엉덩이구, 배이구 간에 허락없이 만지면 돼 ? 어린 여자랑 놀구 싶었야구. 이 좆같은게, 놀고 있어. 놀고 있어. 읭?! 죽고 싶어 ? 네가 아무리 뛴들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는 거다. 정말 피곤한 스타일이네. 너 이 새끼, 평생 숨어 살아라. 물타기로 유도해서 본질을 흐릴려고 하는 거 모를 줄 아냐. 앞으로 지퍼 함부로 열지 말고 닫고 다녀. 이 새끼, 정말 이따위로 할거냐?? 네 스펙이 가장 화려한 거 같지 ? 꼴에 청와대 대변인 스펙이니 " 다른 사람 스펙 다 꿇어 ! " 이런 마인드였지 ? 녹을 먹는 직'이라 함은 백성의 뜻을 수용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거다. 이 개새끼야. 넌 이제 재기하기는 끝났어. 그러니 앞날 창창한 학생 앞길 가로막지 말고 비켜. 너같은 사람 정말 닮고 싶지 않다. 좆같은 놈. 꼴에 사람이라고 배는 고프구나. 어차피 다시는 볼 일 없다만... 사람이 먼저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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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계급의 진화 : 주홍글씨 A에서 LV 까지.
    from 새빨간 활 2013-05-15 06:30 
    A. 호돈의 소설 < 주홍글씨 > 는 가방에 대한 이야기'다. 이 가방의 로고가 A다. 주홍글씨 A 다. 주인공 헤스터가 가진 가방은 36폰트가 박힌 가방이다. 로고가 크니 백 미터 밖에서도 쉽게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손가락질한다. 헤스터가 욕을 먹는 이유는 촌티 나는 A 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왜냐하면 주민 모두 다 A를 가지고 있다. 다만 로고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 로고는 훗날 루이비통으로 진화하였
  2. 낙지 사회 : 내 죽음을 족구하지 마라.
    from 새빨간 활 2013-05-18 13:10 
    낙지 사회 : 내 죽음을 족구'하지 마라 ! 포크와 나이프가 암시하듯이 중세 때에만 해도 서구인의 식탁에는 동물이 통째로 올라오곤 했다. 동물의 사체를 해체하는 일이 식탁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17세기만 해도 통째로 올라온 고기를 손님들에게 칼로 잘라 나눠주는 것이 집주인의 영광으로 여겨졌다. 문명화 과정을 통해 동물 해부는 부엌에서 이뤄지고, 식탁에는 도살된 동물을 연상시키지 않을 정도로 조각이 난 예쁜 요리가 오르게 된다. - 호모 코레아
  3. 벼락 사회 : 과정이 생략되면 과장이 된다.
    from 새빨간 활 2013-05-18 13:10 
    http://myperu.blog.me/20181545253 : 혈액형을 묻는 심리. 벼락 사회 : 과정이 생략되면 과장'이 된다. < 빨리빨리'> 는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 재벌 > 과 함께 상징적 단어'가 되었다. 좋게 말하면 다이나믹 코리아'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 팬티도 안 내리고 똥 쌀 나라 " 이다. 쓰고 보니... 이런 질펀한 판타지'는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심기를, 아
 
 
새벽 2013-05-1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곰발님 글은 늘 재미가 각별하지만 오늘 글은 정말이지 현란한 언어유희 촌철살인입니다.
포도는 詩다, 이 역시 단순한 유머를 훨씬 넘어서는데요. 저도 사석에서 써먹고 싶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5 12:44   좋아요 0 | URL
새벽 님은 특별 손님이니 유일하게 허용하겠습니다. ㅎㅎ. 공석에서도 좀 써주십시요..

새벽 2013-05-15 22:5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널리 널리 퍼뜨리겠습니다. 하하 :)

노이에자이트 2013-05-15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인 상당수가 인간관계=수직관계 입니다.둘만 모여도 위아래를 따지려고 드는 이들이 많습니다.이러니 개인주의라는 개념을 모르죠.개인주의는 대등한 관계를 전제로 하니까요.크고 작은 종술이가 지천으로 깔려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5 17:03   좋아요 0 | URL
벼락'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이 벼락'은 빠른 속도'를 전제로 태어난 것들인데 이것은 반드시 수직적 형태가 되어야지만 유지가 됩니다. 한국 사회'는 이 벼락으로 이루어져 있죠. 왜 그런가 하면 너 몇 살이야, 몇 살입니다. 할 때 이보다 빠른 관계 설정은 없습니다. 난 선배 넌 후배... 이게 바로 벼락'이죠.

다음 글은 벼락 사회'에 대해 써볼 참이었습니다. ㅎㅎ.

히히 2013-05-15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빨간똥이고 죽을내일이고 간에 명품이 빈 나는 자유로운 영혼!
책봉하진 마소서
지금의 품계를 꿋꿋히 지킬터이니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5 17:55   좋아요 0 | URL
누구시온지는 모르나... 여기서 왠 빨간똥이옵니까.... 흠흠....
ㅎㅎㅎㅎㅎ.
 

 

 

 

 

윤창중'을 위한 변명 : "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의지와는 상관없이 볼'을 던진다. "  

 

나는 오늘부터 윤창중을 지지'한다. 우파, 좌파, 대파, 실파, 쪽파, 양파, 한겨울 수도 동파' 할 것 없이 모두 윤창중을 공격하는 추태'에 화,  난다. 명백한 마녀사냥이다. 당신은 얼마나 깨끗한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나 ?  민주당에서 그 아무리 뻘짓을 하고, 좌파 진영에서 별 지랄을 해도 흔들리지 않던 철의 여인'을 윤창중 선생님은 손 한번 까닥이는 것으로 한방에 보냈다. 그리고 혼자서 죽지는 않겠다는 물귀신 작전'은 치밀하고 스펙타클하다. 그는 적어도 당신처럼 죽은 권력 앞에서 큰소리치지 않는다.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딴지'를 거는 것이다.  정권 말기에 딴지를 거는 놈은 봤어도, 정권 초기부터 딴지를 거는 놈은 보지 못했다. " 나 혼자 죽지 않아 !!!!  " 나는 그가 무시무시한 권력 앞에서 단호하게 말할 때 감동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백 마디 말도 소용없다. 단 한번의 손은 모든 것을 초토화시켰다. 입보다 손이 강하다 ! 이쁘다, 손.... ( 센스 있는 독자'라면 이 기가 막힌 언어유희'에 박장대소'를 해야 한다. " 입보다 손 " 에서 " 이쁘다, 손 " 을 끄집어내는 본능적 라임'은 천재적이다. )

  

자, 이제 죄 없는 돌은 윤창중 선생님에게 여자를 던저라. 읭 ?!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사태는 개인의 문제이지 국치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윤창중 때문에 나라 망신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과장된 확대재생산'이다. 전형적인 엄살'이다. 당신이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라면 개인의 문제를 국가의 문제로 전이시키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따라야 한다. 스트로스 칸 섹스 스캔들'을 예로 들자. 당신은 칸의 잘못된 행동을 확대하여 프랑스 전체'를 조롱하지는 않았지 않은가 ? 그럴 엄두를 내지도 못했지.  칸은 프랑스 국민이었지만, 칸과 프랑스를 동일한 범주에 두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은가 ?  그런데 왜 당신은 윤창중 선생님의 실수를 국가의 수치'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대안미디어 " 별의별 별별 통신 " 에서 < 찹찹한 케찹 > 이라는 칼럼을 쓰는 곰곰생각하는 朴 논설 주필'은 " 이러한 떼거리 집단 심리'는  나와 국가를 동일시하는 데에서 발생한 이상 증후 " 라고 설명한다. 스스로 개인을 국가의 부속품'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국가주의'이다. 수상한 가족주의가 이상한 방향으로 확대된 것이다. 집안 망신'이 나라 망신'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중세 시대'에나 있을 법한 촌스러운 삼위일체'이다. 개인의 신체는 곧 국가 소유이다. 윤창중 선생님은 캔디처럼 외로웠다. 젤리처럼 물컹한 것을 만지고 싶었을 뿐이다. 도가니 수육 같은, 돼지껍데기 같은, 인간적인 쫀쫀한 감촉을 얻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만진 것뿐이다. 엉덩이가 아니라 허리'라고 하지 않았나.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은 종종 볼'이 된다. 류현진이라고 해서 스트라이크'만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과녁을 향해 날아간 화살은 종종 과녁을 벗어나기도 한다. 같은 이유로 한국 대표 궁사'라고 해서 10점 타켓만 쏠 수는 없다. 인생이란 삑사리'와 삑사리와 삑사리가 만든 총합이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란 말이다. 윤창중 선생님은 허리를 향해 힘껏 < 손 > 을 던졌지만 유감스럽게도 < 엉덩이 > 에 떨어졌으리라. 10점 과녁을 향해 날아간 화살은 사과나무에 꽂혔으리라. 예상치 못한 바람이 탄착점을 벗어나게 했다고 생각하자. 그러니 조롱의 굿판은 집어먹어라. 윤창중 선생님도 인격이 있다. 대변이라니, 똥이라니... 감히 어디서 윤봉길 의사의 후손에게 그런 막말을 할 수 있나. 그가 막걸리인가 ? 막, 막막 막 말하게 ? 윤창중 선생님은 너희들이 감히 흉 보고 그럴 위인이 아니란 말씀이다. 그리고 페니스가 꼴린 것이 아니라 손이 꼴려서 생긴 일이지 않나. 이게 왜 성추행이냔 말이다. 手추행이다. 페니스와 핸드도 구별하지 못하나. 

 

이제 떼거리 집단 조롱은 거두어야 한다. 그가 잘못을 한 것이라고는 꼴린 손'이 전부다. 그러니깐 윤창중 선생님에 대한 인신공격은 집어치워라. 얼굴은 죄 없다. 그가 그리 큰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 않나. 그냥 손만 자르면 된다. 양손을 자르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하자. 얼마나 간단한가. 끗.

 

 

 

 

 

 

 

+ 

윤창중을 조롱하기 위해 쓴 글'이지만, 정말 지적해야 될 부분은 < 국가 망신 > 이라는 논조'다. 스트로스 칸 총재의 섹스 스캔들이 터졌을 때, 아무도 프랑스 국격과 칸의 인격'을 동일시하지는 않았다. 국가는 국가이고, 개인은 개인이었다. 모두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은 개인과 국가를 동일시한다. 한국인은 김연아를 개인적인 호감보다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여기에는 " 김연아 = 나 = 대한민국 " 이라는 이상한 혈연주의가 작동한다. 국민 여동생이란다. 이럴 때, 나는 웃으면서 코 판다. " 박 씨... 김연아가 당신 여동생이면 당신 아버지'는 대체 누구요 ?  "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런 경우는 " 씐 " 나겠지만 " 윤창중 = 나 = 대한민국 " 이 삼각형으로 엮이면 쓰디 " 쓴 " 기분이 된다. 열불난다. "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쪽,   팔립니다.  " 굉장한 애국심이다. 그런데 테러'를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늘 주장하는 것 또한 애국심이다. 애국심 하면 이슬람 근본주의자를 따라올 사람이 있을까 ? 당신의 불타는 애국심은 타인에게는 파시즘'이 될 수도 있다. 그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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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갤64 2013-05-1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0:51   좋아요 0 | URL
창중이 우라질 놈이란 뜻입니다...ㅎㅎㅎㅎㅎㅎ.

2013-05-13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1:14   좋아요 0 | URL
아... 네에... 페이퍼 만드시거든.. 연락주십시요...ㅎㅎㅎㅎ. 아 이거 창중이 칭찬하는 글이 아닌데....ㅋㅋㅋ
이상하게 되었어요...

2013-05-13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2:0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거 조롱의 의미로 쓴 글인데 자칫 창중이 지지 글'처럼 보이는 모양입니다.
아, 그러면 안 되는데...ㅋㅋㅋㅋㅋㅋ.

2013-05-13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3-05-13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첫번째 문장만 보고 열받아서 뒷 내용 안읽을 소지가 큰듯요.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2:3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가요.... 그러시면 안 됩니다...

라로 2013-05-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해의 소지가 있게 쓰신듯요~~ ㅎㅎㅎㅎ
저도 끝까지 읽고서 파악했다지요~~~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5:14   좋아요 0 | URL
으하하.. 그렇군요. 이거 일종의 반전으로 준비해둔덥니다. 팔을 잘라야 한다. 거세가 아니라 수세를 해야 한다. 이게 핵심이었습니다..ㅎㅎ.

노이에자이트 2013-05-1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년 4월 버지니아 공대에서 조승희가 총기를 난사하여 다수의 사상자가 생겼죠.그때 우리나라 사람들 일부가 미국에 사과한다니까 오히려 미국인들이 "왜 한국인들이 사과를 하지?" 하고 이상하게 여겼던 일이 생각납니다.한국인들 대다수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9:41   좋아요 0 | URL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동일시하더라고요... ㅎㅎㅎㅎ.
저도 조승희 때 보인 자발적 사과를 제가 좀 과격하게 그것은 " 정신적 조공 " 이라고 했더니
엄청 성질을 내더군요. 전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데 조승희는 미시민권자 아닙니까.
미시민권자'를 왜 우리가 머리를 숙여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미리 쫀 거죠....

심야책방 2013-05-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어법이라 꼭 끝까지 읽어야 하는 글이군요. ^^ 개인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것을 비판하신 건 저도 공감합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국격을 높였다는 이유로 김연아를 굉장히 높이 사던데...전 김연아가 국가인가..라는 반론을 제기했더니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김연아가 국격을 높이려고 피겨를 하는 건 아닐 텐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9:38   좋아요 0 | URL
거세 대신 수(手)세 하자... 이런 취지였습니다요..ㅎㅎ. 글발이 약해서 통하지 못하였네요.
이상하게 운동선수의 우승을 국가의 우승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요.
요거요거 참 그래요. 김연아 우승으로 광고효과가 20조라는둥.... 그냥 웃으면서 코 팝니다.

포스트잇 2013-05-1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그나저나 코 너무 자주 파시는거 아닙니까?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19:36   좋아요 0 | URL
코 파기'는 저의 은밀한 쾌락입니다.

심야책방 2013-05-13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님 글발이 약하다니요..오히려 시원하게 까대는(응?) 글발에 얼마나 통쾌함을 느끼는데요. 곰곰님 애독자라서 윤창중을 반어적으로 까대실 거라는 건 제목만 보고 알았지요. ㅎㅎ 전 곰곰님 글 팬입니다. 글이 꾸준히 자주 올라와서 매우 즐겁게 보고 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23: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야행성 님의 성원에 힘입어서 더욱 분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응 ? 보다는 읭?! 으로 사용해 주십시요. 읭'이 더 앙증맞습니다.

새벽 2013-05-1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셜리 듀발의 경악스런 표정이 정말 딱 어울립니다.
근데.. 몇몇 분은.. 그거 보십시오.
아무래도 곰곰발님 의중파악 - 독해역에 있어서 역시 네버의 오래된 이웃들이 낫지 않습니까. 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23:42   좋아요 0 | URL
하긴... 네버 이웃들은 이미 하도 써먹어서 다 간파하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