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목  길     접  어  들     때  에   :



 





바리케이드 공성전



 




                                                                                                                                                                                                               빈병에 물을 채우기 위해 댐 수문을 여는 경우가 있을까 ?   설령 댐 수문이 열린다 한들, 빠른 물살 때문에 물을 주둥이가 좁은 빈병 속에 채우는 속도는  물바가지에 물을 담아 빈병을 채우는 속도보다 빠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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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따위 짓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아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꼴.  나폴레옹 3세에게 있어서 좁은 골목길은 병 주둥이가 좁은 빈병과 같았다.  대도시에서 폭동이 발생하면 시위대는 통로가 막힌 길고 구불구불하며 좁은 길을 거점 삼아 골목 초입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장기적인 바리케이드전(戰)을 준비했다. 나폴레옹 입장에서는 대군을 시가전에 투입하여 폭동을 한방에 진압하고 싶겠지만 그게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올시다.  좁은 골목이 제약이었다. 빈병을 채우기 위해서는 물바가지 한 그릇이면 충분하듯이 대군이라 한들 좁은 길 안으로 투입되는 군인 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

​시위대 입장에서는 싸워볼 만한 전투이다. 그들은 칡뿌리처럼 곁가지를 사방에 뻗은 골목 지리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를 성곽으로 이용할 수도 있었다. 빅토르 위고의 << 레 미제라블 >> 시가전 장면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비록 바리케이드 수성에는 실패했으나 정부군과 맞짱을 떴다는 점에서 실패만은 아니었다. 이 실패는 1848년 2월 혁명으로 이어진다. 시민군은 탁, 치면 어 ? 억, 하고 무너지는 당나라 부대가 아니었다. 빅토르 위고가 소설 소재로 삼았던 프랑스 6월 시민 봉기 이후에 정권을 잡은 나폴레옹 3세는 대로를 건설하기 위해 대대적인 도시 개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그는 도시 계획 설계자 오스만 대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 길(大路)을 뚫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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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은 주군의 명령에 따라 곡선 소로를 없애고 직선 대로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골목길 연쇄살인범이었다. 즉, 대로(大路)의 탄생은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폴레옹 3세 치하에 있던 시기인 제2제정의 파리(1852~1870) 때 건축된 도시는 잔혹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결여하고 있었다. 대로는 어느 것 하나 생-탕투안 거리의 멋진 곡선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이 시대에 건축된 집 중에서 어디에서도 엄정하고 우아하게 배열된 18세기식 정문이 주는 은근한 기쁨을 맛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 비논리적인 도시는 견고하지 않았다1). 이처럼 권력자들은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도시 개발을 이용한다.


도시 개발은 권력자에게 권력을 유지하고 연장시키는 도구이며, 거대한 땅을 소유한 지주에게는 벼락부자를 만드는 로또이며, 원주민은 쫓겨나서 외지인이 되었다. 이 시절, 벼락부자에게 어떻게 재산을 모았습니까 _ 라고 재태크 비결을 물으면 매우 심플한 대답이 돌아오고는 했다. " 토지가 (정부에 의해) 수용되었습니다. 하하하. " 2) 도시 개발로 인해 이익을 나누는 집단은 토건족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건물을 세워도 신축 건물로는 토지를 수용당한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가 없어서 임대료가 두 배로 뛰었고 이 도시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임대료를 감당하느라 기름기 없는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위 단락 글은 이명박과 그 아들 5세 훈이'가 설계한 뉴타운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한 죄악을 나열한 것 같지만 놀랍게도 레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영광의 3일 이후에 벌어졌던 일이다.   18세기 파리와 21세기 서울이 놀랍도록 닮은 꼴이다.  이명박(과 그 아들 5세 훈이)은 한국판 오스만 도시 개발 설계자'이다.  오스만은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다. " 파리는 주민들에게는 커다란 소비 시장, 거대한 노동 현장, 온갖 야심의 투기장 아니면 그저 즐기는 장소일 뿐입니다. " 이 말에서 파리'라는 단어를 서울'이라는 지명으로 대체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이명박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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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은 주민들에게 커다란 소비 시장,  거대한 노동 현장,  온갖 야심의 투기장 아니면 그저 즐기는 장소일 뿐입니다. 제가 그동안 지금까지 여러분에게 약속한 대선 공약들. 이거 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거짓말인 거 아시죠 ? "  나는 가족범죄단 이명박을 생각할 때마다 가끔 18세기 발명품인 기요틴이 21세기에도 여전히 필요한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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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 < 오스만식 도시 개조, 바리케이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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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4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24 15: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시가 새로 정비되면서부터 시민들은 도시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고, 왕정 체제의 문제점을 싹 잊고 말았죠. 혁명의 열기도 자연스럽게 식어갔고요. 도시 개발은 권력층의 ‘신의 한수’였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4 16:02   좋아요 0 | URL
오스만 요놈이 일종의 이명박 같은 놈인데... 왜 바닥은 돌을 깔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위대가 이 돌을 파서 바리케이드를 치거든요. 그래서 오스만이 고안한 게 나무 바닥입니다. 도시를 나무 바닥으로 만들었어요. 이것으로 바리케이트를 치면 불태우면 되니까... 영리한 놈들입니다..
 

 

 

 

 

 

 




오리온 초코파이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스피노자를 만만하게 보고 덤볐다가 학을 떼고 물러난 적이 있다. 스피노자는 항상 문장을 끝내면서 " ...... 이로써 이 논증은 증명되었다 " 라고 자신있게 말하지만 그럴수록 내 밑천은 바닥을 드러내곤 했다. 아니, 도대체 뭐가 증명되었다는 거야 ?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피노자를 통해서 어렴풋이 알게 된 사실은 스피노자는 유물론자'에 가깝다는 점이었다(물론 내 주장은 오독일 가능성도 있다). 그는 정신에 대한 신체의 우월성을 강조한 철학자였다. 영어 단어 physical은 육체와 함께 물질(물리적-)이라는 뜻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체는 물성을 띤 물질이다. 하여,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관계는 윤리학이면서 동시에 물리학이기도 하다. 스피노자의 << 에티카 >> 원제가 << 기하학적 순서로 증명된 윤리학, Ethica, ordine geometrico demonstrata >> 라는 점을 생각하면, 기하학이 물리학의 정신적 지주였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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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식 방법 서설은 물리학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인간 관계를 물리적 작용 혹은 물리적 적용으로 이해하게 되면 인간에 대한 집착이 부질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뉴턴의 운동 기본 법칙 3가지는 고스란히 인간 관계에도 적용된다.  인간과 인간은 마음을 나누기보다는 관성과 가속도 그리고 작용 반작용의 성질에 따라 대응한다.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 < 정 > 시리즈는 마음이 사물(물성)과 접촉할 때 그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여기서 초코파이는 마음의 환유이다.  초코파이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게 만드는 오브제'다.  스피노자 씨 말씨를 흉내 내자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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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마음은 초코파이와 접촉하면서 情을 표현한다는 내 논증은 증명되었다.                     한국인은 내면에 속하는 마음을 외면으로 끄집어내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얼굴(표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 얼굴은 마음의 창 " 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은 물난리가 나서 집이 떠내려가면 우선 대성통곡부터 한다. 사고 수습보다는 감정 표출이 우선한다. 반대로 일본인은 놀랄 만큼 차분한 표정으로 대응한다.  감정 표출보다는 사고 수습이 먼저다. 일본인이 둥실둥실 떠내려가는 집을 보며 대성통곡하지 않는 이유는 되도록이면 남을 보지 않으려는 문화적 습속에 있다.

​

일본의 행인들은 다른 행인을 보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서라면 행인이나 인근의 타인들을 제 맘껏 쳐다보고, 지긋이 보고, 노려보고, 째려보고, 싱긋거리면서 보고, 구경거리처럼 보고, 느물거리면서 보고, 되돌아 뒷모습까지 챙겨 보지만 일본의 거리에서 일본 행인들이 시선을 처리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1).  그러니까 일본인이 얼굴 표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일본 특유의 남을 보지 않으려는 문화적 습속 때문이다. 타인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 무례에 해당되듯이 마찬가지로 얼굴 표정을 통해서 감정(마음)을 표출하는 것도 삼가해야 할 것에 속한다고 그들은 믿는다. 그렇기에 기타노 다케시 영화에서 기타노 다케시는 표정 변화가 없다.

​

반면에 한국 영화 속 배우들은 지나치게 웃거나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지나치게 운다. 한국 사회는 타인의 얼굴을 지나치게 살피거나(안색이 어둡다, 핼쓱하다, 얼굴이 좋아보인다, 기타 등등) 과장된 표정으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리는 신파 문화'에 속한다. 타인의 마음을 얼굴 표정에서만 읽어내는 방식은 촌스럽다. 요시다 겐코의 지적처럼 마음이란 사물과 접촉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말투, 말씨, 말의 활용뿐만 아니라 예와 의, 격 그리고 사물을 다루는 방식과 그가 소유한 소품을 통해서도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개성을 만들며 이 개성들의 총합이 곧 문화를 형성한다.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얼굴과 표정을 관찰하려고 든다. 안색을 살피는 것은 때론 무례일 수도 있다. 병색이 완연한 환자에게, 환자가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안색을 묻는 것은 무례한 짓이 아닐까.  김영민의 말처럼 때론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다.

 








​                                       


1) 김영민 << 집중과 영혼 >> 남을 보지 않는다(1),(2),(3),(4),(5),(6)

일본을 '시선사회' 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말은 남들에게 보내는 시선을 최대한 자제하는 사회로, 서로의 시선을 조심하는 사회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종류의 조심 속에서, 다시 차분한 사회의 오의(奧義 :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지니고 있는 깊은 뜻)를 읽어낼 수 있다.  거꾸로 생떼 쓰듯이, 행짜를 부리듯 나번득이면서 남들을, 남의 사생활을 엿보고 간섭하려는 사회라면 그것은 반시선사회일 것이다.  타인의 시선과 몸, 그 인격과 영혼에 대해 영영 닿을 수 없는 아득한 염려와 배려가 종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사회일 것이다.  다른 수많은 나라에 비하자면 한국이 어느 정도 살 만한 곳이라는 기초적 사실을 기억하더라도,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은 더할 나위 없는 '반(反)시선사회' 다 ( 49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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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1-23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 한국에 갔을때 할머니께서 틀어놓으신 한국드라마를 옆에서 한참 보던 딸아이가 그러더라구요. 엄마 왜 한국드라마에서는 자꾸 화내고, 소리지르고, 울고 그래? 별로 못 느꼈었는데 그 이야기듣고 생각하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지나치게 울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3 12:19   좋아요 0 | URL
일본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무표정이잖아요 전 이게 처음에는 배우들이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일본인의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일본 핑크 무비를 보는데 거기서 여성이 전라로 거리를 쏘다니는 씬을 다큐로 찍은 게 있는데 신기하게도 아무도 그 사람을 안 보는 겁니다.... 알고 보니 이게 바로 일본인의 특징이더군요..

수다맨 2018-01-23 0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영민의 글은 십여년 전에 한겨레출판에서 나왔던 ˝동무론˝을 읽은 것이 전부입니다.
그때의 감상은 말과 문장을 세공하는 역량은 철학자들 중에서는 최고 수준인데, 때로는 문장 탁마에(만) 신명을 내다 보니 사유 확장 및 전환이라는 본래의 목적이 옅어진다는 것이었죠. 지금의 김영민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지만 곰곰발님 인용하신 구절을 읽으니, 철학자로서의 목적 의식이 한결 깊어진 듯한 인상도 듭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개인적 일거리가 있어서 제 서재에도, 곰곰발님 서재에도 잘 들르지 못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3 12:20   좋아요 1 | URL
오, 그렇군요. 문장 탁마가 말장난으로 빠지면 문제가 되는데 말놀이에 가까워서 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지금도 읽고 있습니다.. ㅎㅎ. 전 처음이어서 잘은 모르겠으나 문체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슬 기 로 운   감 방   생 활  :


 

 






꿈  -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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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탕 집에서 나는 곰탕 대신 술을 진탕 마시고 있었다(그곳은 지금은 불에 타 없어진 인사동 육미집이었다). 이때 한 무리의 주당이 몰려와 뒷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 나에 대한 지청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해병대 가스통 할베들이었다.

​

내가 사과 요구를 하자 해병대 육각모를 쓴 자가 설렁설렁 사과를 했다. " 죄송합니다아, 우리 곰곰발 님. 옛다, 사과 요구르트. " 주당 일동, 크하하하하하하하하.  태도가 무례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내민 것은 사과가 아니라 바나나였다. 나는 탁자를 탁, 치고 어 ?  분연히 일어나 소리쳤다.  " 뭐야, 이따구 설렁탕. "  내가 소리치자 그들은 벌떡 일어나 떼거지로 으름장을 놓았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빨간색 육각모가 하이에나처럼 웃으며 말했다. " 우리 곰곰발. 쫄았냐 ~ " 나는 희미한 미소를 어둠 속으로 삼키며 조용히 말했다. " 내가 무릎을 꿇은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어, 이 바보야 " 1)

​

나는 들소가 되어서 그들에게 빛의 속도로 달려들었다. 슉, 슈슈슈슈슈슈슉. 그리하여 곰탕 집에서 진탕 취한 사내 넷이 설렁탕처럼 싸우는 꼴이 발생했다.  탁자가 어?  엎어지고, 술병이 깨지고, 시뻘건 깍두기 국물이 사방에 튀었다. 장관이었다. 한 단계 레벨 업 되면 총리가 될 판이었다. 깍두기 국물을 뒤집어쓴 나는 영화 << 캐리 >> 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보였다. 머리 위에 붙어 있던 당면이 떨어지면서 콧등에 얹혔다. 툭 !            내 콧등이 워낙 블레이드해서 당면이 둘로 갈라지며 땅에 떨어졌다. 나는 이를 악 물고 괄약근을 꽉 조이며 다짐했다. 내 너희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

​그런데 그때 느닷없이 경찰들이 나타나서 무전취식 및 주취 폭력으로 나를 체포했다.  나는 그 길로 감빵으로 향했다. 억울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으이구.  이 박복한 인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경찰서 임시 보호소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곳에 갇힌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같은 처지처럼 보였다. 한때는 꼴뚜기였던 문어들. 그때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봤더라 ?!  그의 몸에서는 화장품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

기초는 설화수 퍼펙팅 쿠션 브라이트닝에, 메이크업 베이스는 샤넬 복숭아 메베. 그리고 립밤은 디올 어딕트 딥글로우로 마무리한 촉촉한 입술. 품격이 느껴지는 화장술이었다. 그가 입은 쥐색 양복도 품격 있는 고급 수트'였다. 고개를 들라. 놀랍게도 그는 이명박이었다. 그는 다스 사건 재판 중이어서 구치소에 갇힌 것이었다. 오, 주여 !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나는 밤새 그 옆에 앉아서 그를 괴롭혔다. 그 앞에서 재롱도 부렸는데 주로 성대모사를 했다. 쇳소리에서 방언처럼 허튼소리가 터져나왔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마,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 저, 이명박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

뿜빠라 뿜빠. 쁌뺘뺘. 이명박은 처음에 주눅이 들어서 맞대응을 자제했으나 나중에는 화가 났는지 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곰탕 집에서 싸우다가 깍두기 국물을 뒤집어쓴 내가 말했다. " 죄송합니다아, 우리 이명박 각하.  옛다, 사과 요구르트 ! "  빵잽이 일동. 크하하. 감방 생활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로구나. 이명박과 함께라면 감방 생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치소에 갇힌 무전취식자와 주취폭력자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이명박 앞에서 재롱을 부리기 시작했다.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한낮이었다. 이명박의 쇳소리가 이명처럼 남아 있었다. 어제는 지인 몇 명과 함께 " 필동분식 " 에서 술을 마셨는데 과음을 한 모양이었다. 방바닥에는 컵라면 용기와 맥주 2병 그리고 오리온 다이제스트 과자가 뒹굴고 있었다.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린 모양이었다. 필름이 끊긴 사실로 보아 어제도 진탕 마신 모양이었다. 꿈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이명박의 체취가 남아 있어서 한동안 구토증으로 고생했다. 썩은 생선을 향기로운 종이로 포장했을 때 풍기는 악취라고나 할까. 나는 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각하, 오래 사셔야 합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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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8-01-21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불허전!
곰발님 풍자, 끝 간 데가 있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1 13:0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저 꿈에 이명박 나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여기서는 안 썼는데 제가 엿죽방망이로 mb 따귀도 때리고 막 주취 난동을 부렸씁니다. 감빵에서...
야... 이자삭아. 너떼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는지 알어.. 응..

AgalmA 2018-01-24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육미집 옮기고 나서 가보니 가지각색 사람 모이는 건 여전한데ㅎ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참 아쉽더라는....
필동분식 저도 몇 번 갔는데 어째 동선이 비슷하십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4 16:13   좋아요 1 | URL
어?!! 필동 분식 아시는군요 ? 옛날 직장터가 여기 근처여서 전 필동분식 옆에 있는 가게(그곳도 아마 한 30년 장사한 곳이죠)에 자주 갔는데.. 전 처음에는 여기가 창고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닭꼬치 팔더군요... ㅎㅎㅎ


육미집... 사실 맛 좋은 집이라 생각은 아닌데.. 늦게 가도 편한 마음으로 값싸게 안주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었는데... 이런 집들이 다.. 이제는 사라졌죠. 피맛골 부순 거 보십시오...

samadhi(眞我) 2018-02-01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는 피맛골 딱 한번 가 봤는데 골목을 가로막아 임시로 만든 가게에서 먹은 자연산 굴맛을 잊지 못해요. 겨울이라 허술하게 막아놓은 벽에서 새어나오는 찬바람이 어찌나 시리던지. 그래도 거무튀튀한 색을 띈 보통 굴보다 작고 끈적한 굴이 정말 향긋했지요. 몇 차하고 간 집이어서 가게 이름은 기억나지 않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01 10:10   좋아요 0 | URL
피맛골.. 이제 맛이 갔죠.. 이젠 거의 찾지 않는 곳이 되었씁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거리의 운치가 있었는데.. 이제는 오세훈 때문에 아예 사라진 거리가 되었습니다..
 

 

 

                                     

 

우   리   말   나   들   이   :



 



겉볼안




 




가수 남진은 노래한다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마광수는 이 말에 발끈한다.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 "이라고 말한 후에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외모 보고 반하는 것이지 마음 보고 어떻게 아냐 ? " 고 반문한다.

​

돌팔매를 맞기 좋은 소리인데, 나는 남진보다는 마광수 쪽에 손을 들고 싶다. 겉볼안이라는 낱말이 있다. 얼핏 보면 답정너처럼 요새 유행하는 줄임말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니 토박이말이란다. " 겉을 보면 속은 안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는 말 " 이다. 겉(외면)을 볼 수 있다면 안(내면)을 볼 수도 있다는 소리이다. 관상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겉볼안을 현상학적 학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고도 볼 수 있다. 유물론자인 나는 외면(外面)의 가시성, 즉 " 물성(物性)의 현상 " 을 신뢰하는 쪽이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따위를 찬양하는 쪽을 경멸하는 편이다. 보이는 것만 믿는다.

​

그렇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 마음 > 을 두고 마음이 좋다느니, 마음이 곱다느니, 마음이 예쁘다느니 하는 신소리를 들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마음은 내면의 비가시성 영역에 속하기에 사기꾼이 작업을 할 때 제일 먼저 하는 수작은 타인에게 환심(마음)을 사는 것이다. 즉, 타인의 환심을 산다는 것은 사기꾼이 피해자를 상대로 환심(마음)을 판다는 것이 된다. 사기꾼은 마음을 파는 직업(군)이다. 위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사기꾼들이 마음을 가지고 사기 치는 이유는 마음이 비가시성 영역이라는 데 있다. 마음은 꼭 사물에 접촉하고서야 생긴다1). 그렇기에 얼굴 표정은 마음이 사물과 접촉하고서야 생긴 결과물이다2).

​

​그래서 나는 마음보다는 얼굴을 신뢰한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과 진심을 알고 싶다는 것은 설핏 비슷해 보이나 전혀 다른 욕망이다. 전자는 정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후자는 정의와는 전혀 다른 싸구려 통속의 문제이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 굳이 진심을 알 필요는 없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에 의하면 현대인은 연극 무대 위에 오른 연극 배우 역할을 한다. 식사하셨어요 _ 라는 인사말을 진심에서 우러러 나와서 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  일터에서 당신의 허기를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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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셨어요 _ 라는 말은 마음에 없는 빈말이다. 그것은 공언(空言)이자 공심(空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지점은 연극적인 삶이다. 좋은 사람은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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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요시다 겐코, 도연초

2)이명박 얼굴이 쥐새끼처럼 생긴 이유는 돈에 대한 탐욕의 결과가 얼굴로 나타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얼굴이 계(鷄)의 새끼처럼 생긴 이유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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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16: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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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2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을 기피해서 SNS으로만 관계를 구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알라딘 서재에 익명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그런 온라인 관계 구축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2 18:54   좋아요 0 | URL
온라인에서도 친하게 지내고
오프라인에서도 친하게 지내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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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만 두 는      幻  이  다   :

 

 



 



군만두와 초코파이

 


 


                                                                                                   영화 << 올드보이, 2003 >> 에서 최민식은 영문도 모른 채 15년 동안 사설 감옥에 갇힌다. 그는 감옥에서 학창 시절 때, 영문도 모른 채 살아온 날들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영어 공부를 게을리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 내가 토익 800점만 넘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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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5년 동안 365일 내내 삼시 세 끼로 공급되는 군만두를 보며 X맨의 마음을 읽는다. 그것은 애인에게 선물한 스카프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보며 애인이 변심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것과 비슷하다. 사설 감옥에 갇힌 오대수는 생사여탈권을 쥔, 메시아이자 메신저가 띄운 메시지를 읽은 적은 단 한번도 없으나 이 싸움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이해한다. 군만두는 이우진(유지태)의 마음이 변형된 물성이다. 군만두는 메신저의 메시지다. 그렇기에 당신이 보는 군만두와 오대수가 보는 군만두는 기표는 동일하나 기의는 다르다. 불문하고, 시니피앙은 같은데 시니피에는 다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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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용으로 중국집에 납품되는 군만두 맛이 다 거기서 거기 같겠지만 오대수는 수많은 중국집 군만두 시식을 통해서 시니피앙은 같은데 시니피에가 다른 군만두를 찾아낸다. 그래, 이 맛이야 ~                           이처럼 군만두는 말을 할 줄도 모르고 글을 쓸 줄도 모르는 < 品 > 에 불과하지만 두 사내의 오고가는 신경전에서 중요한 맥거핀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물성은 인간 정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것이 바로 유물론적 시각이다. 우리는 사람 마음이 인간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의 품위와 품격 그리고 성품이나 인품을 만드는 바탕은 마음(心)이 아니라 물건(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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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인격체를 완성하는 것은 그를 둘러싼, 혹은 그것을 소유한 물성이다.   예를 들어 패션은 " 계급적 - " 이라는 점에서 " 정치적 - " 이다. 옷으로 구색을 맞추려는 심리는 개인적 동기가 아니라 사회적 동기가 크게 작용한다. 상류 세계는 중류 사회와 스스로를 차단시키려고 한다. 그리하여 신분상의 허영심이 쳇바퀴 돌듯 하는 현상이 무한대로 반복된다. 한 집단은 뒤에서 쫓아오는 자들보다 조금이라도 앞서려는 노력하고, 다른 집단은 최신 유행을 즉각 받아들여 그러한 차이를 다시 없애려고 한다 1) 쉽게 말해서 노스페이스 패딩을 최초로 구매한 사람은 최후의 한 사람마저 노스페이스 패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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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하게 되면 최초의 구매자는 노스페이스 패딩에서 롱패딩으로 갈아탄다. 차이를 생성하려는 자와 차이를 지우려는 자의 추격전'이 바로 패션의 세계이다. 영화 장르로 변환하자면 뜀박질 활동 장르 ?!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이 그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이 입는 의복이 그 사람을 만든다.  외양을 보면 내면이 보인다. 그렇기에 나는 사람 겉모습만 보고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지 마라는 충고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편이다.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는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는 말이 아니라 사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초코파이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초코파이는 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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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ㅣ 외양을 보면 내면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의 외양을 믿고 그에게 투표했던 유권자는 모두 한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 그 꼬라지에서 환희를 얻는다는 것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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