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일그러진 세계
니시오 이신 지음, 이성현 옮김 / 들마루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고 나서 속았다는 느낌이 들 때 그때가 가장 기분 나쁘다. 이 책의 정체는 뭐냐... 추리 소설이 살인만 있음 추리 소설이냐... 이 작품은 청소년 소설이다. 그렇게 보는 게 낫겠다.
고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 사마토키는 일면 시스터보이다. 한 살 아래의 여동생이 초등학교 때 왕따 당한 걸 해결한 후로 여동생 보호를 위해 앞장서다 급기야는 여동생을 위해 근친상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아이다. 자신의 세계는 없고 자신이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세계만 있는 아이...
사마토키와는 달리 뵤잉자카는 사회부적응아로 양호실 등교로 양호실에서만 생활하며 졸업 후 미국 연구실로 갈 생각을 하는 아이다. 하지만 이 아이도 성적인 자유분방함이 문제가 되는 아이다. 이 아이는 자신만의 세상이 존재할 뿐, 남의 세상에는 관심이 없다.
학교에서 사마토키의 여동생 요우츠키에게 접근하려던 남자애를 위협한 다음날 돌연 그 아이가 살해된다. 사마토키는 알리바이가 있어 용의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불완전함을 참지 못하는 뵤잉자카는 범인 찾기에 나선다.
그리고는 없다.
일본 추리 소설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살인자라 할지라도 법의 심판을 받던 받지 않던 변함없이 친구로 우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추리 소설이나 추리 만화에서는 그렇게 그려진다. 그것은 어떤 뜻일까. 일그러진 세상에서 한번 일그러진 것에 대해 또 다시 흠집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 정도야 얼마든지 있는 일인데 하는 생각의 차이일까...
비슷하면서도 다른 <아름다운 아이>에서 주인공은 가족으로서 최선책을 찾는다. 중학생이라서 차이가 나는 걸까. 이 작품의 아이들의 사고는 이해하기 힘들다. 범인을 찾아내고서도 이미 지난 일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니 일그러진 세상에서 더 일그러지지 않게 하려는 듯 방어막을 치는 느낌이다. 가식의...
아무런 해결도 없고, 결말도 없는... 그래서 더 일그러져 보이는 소설 속의 고요함은 태풍의 눈처럼 느껴진다. 태풍의 눈 속에 있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 옆을 못 보게 경주마의 눈을 가리고 앞으로만 달리게 한다고 해서 경주마가 아닌 인간에게 통할 리 만무하건만... 어쩜 이것이 극단적으로 보여 지는 일본과 우리의 관점의 차이일지 모르겠다.
일그러진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그래도 꿈같은 오아시스의 행복을 찾는다. 그리고 좌절할 때 좌절하더라고 그것을 놓지 않는다. 인간인 까닭에... 너무 그런 것을 일찍 알아버린 사춘기의 아이들이 그저 가엾기만 하다.
이 책은 결말과 내용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추리소설 초보자를 위한 텍스트로 이용해도 좋을듯하지만 거부감이 꽤 심하게 들 거라는 생각이 드니 권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중간 중간의 만화는 무엇인지... 차라리 만화로 나왔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만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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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주의자의 꿈이란 책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 (읽은 건 아니고) 난 시리즈주의자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람은 이윤기 작가의 책을 몽땅 모았대나...

나는 내가 좋아하는 추리 작가의 시리즈를 몽땅 모으고 싶다.

하지만 출판을 해줘야 모으지...

으..

그래도 나는 꿈을 꾼다.

언젠가는 내가 영원히 보지 못할지 모르겠다고 포기했던 파레츠키의 책이 나오듯이 다 출판되는 순간이 꿈처럼 이루어지지 않을까...

좀 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리즈를 이렇게 나란히 꽂아 놓고 책꽂이를 보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만돌이 놈이 들어왔길래 재빨리 시켰다.

이 책들 모으느라 만돌이 이방 저방 힘들었다.

흩어지기전에 모아놓지 않음 절대 다시 못만나는 운명이 우리집 책꽂이인지라...

다음은 블랙캣 시리즈다.

사실 이런 이름의 시리즈보다는 작가의 탐정 시리즈가 제일 좋다.

그거도 한 출판사에서 낸 전집!!!

그러니 출판사여...

기억해주시길...

여기 시리즈주의자가 되고 싶어하는 한 사람이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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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5-09-1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주루룩 꽂아놓으니 역시 멋져요!! ^^

물만두 2005-09-1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죠^^ 이 맛에 시리즈를 좋아한다니까요^^

이리스 2005-09-15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폼생폼사! 좋아요~ 좋아~
그러나.. 도... 돈이.. ㅠ.ㅜ

mong 2005-09-1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지네요 만두님!

물만두 2005-09-1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책말고는 쓰는 돈이 없습니다. 낡은구두님^^;;;
몽님 멋있죠^^ 헤헤헤

Volkswagen 2005-09-15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모으려구요. 그래서 법의관 1,2권 구매했습니다. ^^

물만두 2005-09-1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뽁스님 좋아요^^ 아주 좋아요^^

merryticket 2005-09-1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즈를 모아 놓음 뿌~듯 하지요..

물만두 2005-09-15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그렇죠^^ 흐흐흐

비츠로 2005-09-1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모으고 있답니다. 서재에 꽂아두니 멋집니다.

물만두 2005-09-1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츠로님 님의 동서미스테리북스모음도 멋있었어요^^ 저는 그렇게 모으지는 않지만 부러웠답니다^^;;;
 

 

나도 내가 미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일리지 인생에서 쿠폰이란 중요하다.

아무리 마일리지를 많이 줘도 마일리지로 사면 그 마일리지는 못 받는다.

그러니 쿠폰 있을때 할인 받는 거 당연하다...

거기다 만화나 잡지는 배송비를 받네 ㅠ.ㅠ

어차피 볼 책 땡겨 샀다.

만순에게 한번만 죽으리...

안됨 뻥칠 각오도 되어 있다.

생일 선물이나 어디서 당첨된 거라고...

아, 만순이... 무섭다...

그래도 같은 붕어끼리 너무하는 거 아냐...

근데 아직 살게 더 남았다 ㅠ.ㅠ

앗, 맛의 달인을 샀잖아...

음하하하

맛의 달인으로 밀어붙여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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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09-15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은 재벌같어..
ㅎㅎㅎ

부리 2005-09-1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르는 게 남는 겁니다...

물만두 2005-09-1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제가 모아놓은 마일리지가 좀 된답니다^^ 마일리지 인생이잖아요^^;;;

물만두 2005-09-15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암요. 저도 그리 생각해요^^

stella.K 2005-09-15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질러야지. 오늘이 마지막인데...

물만두 2005-09-15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뭐가 마지막이죠?

stella.K 2005-09-1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책 있었는데 쿠폰이 무려 5천원이 붙어거든요...근데 생각해 보니 안 지르는 게 날 것 같아요. 참아야지...참아야 하느니라...ㅜ.ㅜ

물만두 2005-09-15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스토리언이요?

chika 2005-09-1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르고 싶어지쟎아요..
전 본조비...ㅠ.ㅠ

stella.K 2005-09-15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요. 아무래도 부담이 되더라구요. 나중에 기회되면 사죠.

물만두 2005-09-1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 본조비는 나랑 구만리라네^^ 질러 질러^^
스텔라님 아하^^;;;

인터라겐 2005-09-1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저두 방금 마일리지로 지르고 왔걸라요...흐흐

stella.K 2005-09-15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안 지르려다가 결국 질렀어요. 음하하하. 우린 왜 이럴까요?^^

돌바람 2005-09-15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전에 주문했는데 예정일이 20일로 나오네요. 근데 리더스에 들어가서 알라딘으로 로그인했는데 마일리지가 안 따라오네요. 이상타^^

물만두 2005-09-1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잘하셨어요^^
스텔라님 쿠폰신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돌바람님 배송완료되고 나서 리더스에 알려야 해요. 자세히 이용안내를 읽어보세요^^

paviana 2005-09-15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스노트가 있으니 잘 지르신겁니다.에헤라디여 ~~
어찌 되겠져..ㅎㅎ 설마 맞기야 하겠어요?

물만두 2005-09-15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그건 하극상이라 우리집에서는 절대 안되는 일이구요. 더 무서운 잔소리와 책 빼가 있다구요 ㅠ.ㅠ 데스노트 이번엔 재미있으려나요? 4권은 좀 허무했는데...

플레져 2005-09-15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 9월 15일 미쳐서 지름~~

물만두 17 0 2005-09-15 14:51

2005년 9월 14일 간뎅이부어 지름...

물만두 23 1 2005-09-14 16:44


2005년 9월12일 만순이에게 굻하지 않고 지름!

타당한 이유들 뿐입니다, 만두님.
오늘 특히 "미쳐서" 지름 대단한 포스여요.
저두 자꾸 지르고 싶어져요!!! ㅠㅠ



물만두 2005-09-1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만순이한테 맛의달인 디밀었다가 전에 받은 도서상품권까지 해서 옴팡 쓰고 깨갱했습니다 ㅠ.ㅠ
 

질렀다.

어떤 때는 양희은의 목소리로 듣고 싶기도 하고

어떤 때는 김민기의 목소리로 듣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난 꼭 이렇게라도 뭔가 갚고 싶은지도 모른다.

잊기전에, 잊혀지기전에 한번이라도 더 들어야겠다는 생각...

그것만 생각하고...

나중에 내 귀만 살아 무언가 할 수 있을때

그때 이 음반이 내게 많은 위로가 되어 주길 바라며...

절대 가격은 말하지 말아야지.

내 마일리지 쓰고 만순이한테 혼날 것 같은 기분...

조마조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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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9-14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을만 할 때 부으신 것 같은데요? ^^;;;

물만두 2005-09-1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5-09-14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5-09-1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서 가격을 보았더니....음 지름신 강림이시네요..

물만두 2005-09-14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속삭이신 님... 아니되옵니다...
파비아나님 좀 그렇죠^^;;;

아영엄마 2005-09-1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엄청난 가격의 압박!! 물만두님~ 부은 간이 가라앉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아요..^^;;

물만두 2005-09-1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그렇죠 ㅠ.ㅠ;;; 그래도 사고 싶은 걸 못사면 병이 되는지라 ㅠ.ㅠ;;;

marine 2005-09-14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이 강림했다는 페이퍼만 보면 왜 이렇게 즐거워질까요 ?? ^^

marine 2005-09-1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말고 딴 사람도 저렇게 한단다, 싶은 안도감에... ^^

물만두 2005-09-14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 흑...

2005-09-14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14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9-1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각 다 좋은데 어떤땐 김민기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상상만 한답니다^^;;;

2005-09-14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9-14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갖고 싶은 거 가지게 된 건 축하할 일이라구요~ 한 재산 마련한 기분이시겠어요. ^^

물만두 2005-09-14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뭘요^^;;;

물만두 2005-09-14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만순이한테만 안들키면^^;;;

이매지 2005-09-1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들어 부쩍 지름신이 자주 찾아오시는군요^-6;

진주 2005-09-15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악~~~~~~~~~~~~~~~~~~~~~~~~~~~~~~~~~~

(이 소리는 경상도 사는 노친네가 가격보고 경악하는 소리입니다)

물만두 2005-09-1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지름신이 한번 오심 잘 안떠나십니다 ㅠ.ㅠ;;;
진주언니 제 맘은 우어~~~~~~~~~입니다 ㅠ.ㅠ;;;

moonnight 2005-09-1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순씨 혼 안 내실 거에요. ^^ 글구 지르실 때 우리 만두님 맘이 약간 슬프셨나 싶어서 제 맘도.. ㅜㅜ 만두님 건강하셔요..

물만두 2005-09-15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마일리지가 팍 줄어 슬펐어요^^;;;
 
블랙 리스트 1 블랙 캣(Black Cat) 10
새러 패러츠키 지음, 나선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영국에서 지하철 테러가 일어났을 때 영국은 대테러 작전에 나섰고 그 와중에 엉뚱한 브라질 청년을 쏘아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단 사살한 뒤 신원을 확인한다는 것이 대테러 작전의 명분이고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미국의 애국법의 근간이다. 일단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경계하라. 종교가 다른 사람을 경계하라.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일단 죽이고 그 뒤에 조사하라.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한 일인가.

그런데 이런 일이 지금 세대에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은 어느 세대, 어느 나라에서도 존재했다. 유럽의 마녀사냥도 대표적인 이런 예로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말도 안 되는 인혁당 사건이라는 걸 조작해서 사형시킨 일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작품에는 매카시즘이 한창이던 미국의 3,4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게 해 준다. 그때를 산 사람들, 그때를 살아낸 사람들의 거짓과 위선과 가식과 함께 현재 미국에서 9.11테러 이후 사람들을 옳아 매고 있는 것 또한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말해준다. 

한 흑인 기자가 죽은 채 발견된다. 꼭 백인 기자는 그냥 기자로 쓰여 지는데 흑인 기자는 앞에 반드시 흑인이라고 명시를 한다. 흑인 의사. 흑인 간호사, 멕시코계 변호사, 일본 정원사 등등... 그러니까 아직도 미국은 백인만의 나라인 셈이다. 백인 부자들이 사는 곳에 흑인 기자가 죽었다는 것에 대해 백인 경찰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 곳에 흑인이 있었으면 범죄자가 아니고 뭐겠어?" 그러니까 흑인이 뉴올리언즈에서 물건을 들고 나오면 훔친 거고 백인이 들고 나오면 가지고 나온 것이 되는 것이다. 백인이 죽었으면 살해된 것이 되는 것이고. 어쩌면 흑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할지도 모르지.

다시 매카시즘으로 돌아가서 매카시즘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매카시즘이란 공화당 의원이었던 매카시가 일으킨 것으로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일련의 반(反)공산주의 선풍이다. 그때 찰리 채플린도 미국을 방문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헐리우드 10인이라는 리스트를 만들어 그들을 축출했는데 그들은 애드리언 스콧, 돌턴 트럼보, 새뮤얼 왜츠,  레스터 콜, 존 하워드 로선, 링 라라드너 주니어, 앨버트 몰츠, 알바 베시, 에드워드 드미츠리, 허버트 비버먼이다. 모든 걸 다 얘기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때 흑인에 공산주의로 찍힌 헐리우드 스타(?)가 있었다면 백 프로 맥카시즘에 의해 희생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지금 다시 미국에서 애국법이라는 탈만 바꿔 쓰고 등장한 것이다. 자신들의 죄는 보지 못한 채 그들은 매년 악의 축이라느니, 경제 제재를 가해야 할 나라라느니, 심지어는 전쟁도 마다 않고 있고... 누가 아는 가. 이럴 때 우리가 미국에 밉게 보이면 우리도 그들의 악의 축이 되어 공격을 받게 될지...

V. I. 워쇼스키... 모든 탐정이 그렇듯이 부자들의 일만 거의 맞아 한다. 왜냐하면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부자들이 감추고 싶은 것이 더 많은 법이니까. 내 생애 다시는 워쇼스키를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런 날도 있다니 좋기는 하지만 뒷맛은 참 쓰다. 뭐, 한마디로 말하자면 워쇼스키 너마저도... 

워쇼스키가 등장한 이 작품은 그런 대비가 좋았다. 하지만 대비만 좋았을 뿐, 어쨌거나 힘 있는 자는 절대로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힘과 권력만 있다면 어떤 죄를 지어도 상관없다고... 그래서 죄 없이 죽은 흑인 기자의 여동생은 말한다.

"어차피 우린 알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그 약에 대해서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오빠를 죽였다는 것을 말예요. 마침내 확실하게 그 말을 들은 게 힘들 뿐이에요. 오빠는 사실 건강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렇죠? 미시간 대학에 다녔건, 상을 탄 기자였건, 건강식을 챙겨먹었건 상관없었던 거예요, 그렇죠? 결국 오빠는 흑인 남자들에게 찾아오는 질병으로 죽은 거예요. 살인 말이예요. 대학교육을 받았어도, 점잖게 살아왔어도 아무런 보람 없이 말예요. 그건 우리를 비켜가지 않아요."

일개의 탐정이 뭘 할 수 있겠는가... 과도한 기대를 건 나도 참... 하지만 정의의 이름으로 이런 일을 막아줄 어떤 것도 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냥 워쇼스키처럼 연인의 무사하다는 전화 한통에 그래도 기뻐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솔직한 심정으로 워쇼스키는 진짜 탐정이다. 그에게는 어떤 권력도 없기 때문이다. 권력이 없으니 당하게만 된다. 너무 당하니 그래도 스카페타처럼 권력이 있어 지켜줄 무언가가 있었음 바라게 된다. 하지만 꼭 보시기... 필립 밀로, 루 아처의 계보를 잇는 지금은 좀처럼 보기 힘든 탐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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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09-1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덩달아 입맛이 쓰군요...점심먹으면서도
권력과 야합세력 그리고 수구...머 이런 얘기를 했는데 말이죠
나중에 읽어 보고 싶어요 ^^
그런 의미로 북 리뷰어 님께 추천 한방!

물만두 2005-09-14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저는 워쇼스키 보는 맛에 봤는데 꼭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뒷맛은 쓰지만요...

mong 2005-09-14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만두님 덩달아...퍼트리샤 콘웰 소설 추천줌 해주세요
꽤 많은데 멀 읽는게 좋을까요?

물만두 2005-09-14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트리샤 콘웰은 스카페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즙니다. 시리즈는 차례대로 보셔야 하니까 법의관부터 보세요...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448369


mong 2005-09-14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감사합니다 ^^

알고싶다 2005-09-14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인구의 1%가 감옥에 있는데, 그 대부분이 흑인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치는 나라, 참 알수없는 나라여요.

물만두 2005-09-14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거기다 구색 맞춘다고 백인도 가끔 끼워넣는다더군요.

나그네 2005-09-1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아닌 타자에대한 차별은 어느사회나있죠
우리나라도 차별의문제에있어서는 자유로울수없구요
님의리뷰를보고는 꼭보고싶기는한데 출혈이너무심해서...
연말에나 가능할거같아요
그떄까지 절판이나 안되기를바래야겠네요

물만두 2005-09-14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그네님 그때까지는 절판안될겁니다^^:;;

나그네 2006-01-0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읽고있는데 이거 정말 대박예감이네요
물만두님이 아니었음 좋은 작품 놓칠뻔했어요
하긴 물만두님이 좋다고하시는건 저도 좋았으니까요
그래서 폭스이블과 그로테스크도 망설이고있답니다.

물만두 2006-01-07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그네님 보시는군요^^ 워쇼스키 시리즈도 꼭 시리즈로 나왔음 싶은데 안되지 싶어요 ㅠ.ㅠ;;;

나그네 2006-01-09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작품 지금읽었는데 정말 걸작이더군요
그냥 파묻혀있는게 안타까운 작품이에요
전에 로스맥도널드의 소름에서도 느끼지만 소위 있는사람들의위선은 저같은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더군요
21세기판 소름이랄까요
결말이 씁쓸하지만 그럼에도 정말 뛰어난작품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물만두 2006-01-0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작이죠^^ 에고 캘리포니아걸에 기대를 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