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이걸 등록하지 않았었나? 하고 무심코 등록하기를 했는데 로그아웃 되어버린 걸 모르고.


사진때문에 임시등록한 글을 수정하기로 했더니.


임시저장도 아니되어 한글자도 남김없이 다 사라져버렸다.


기분좋게 들어왔는데.


기운빠지는. 


화를 낼 기운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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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 갑옷을 벗지 않아 피카 그림책 34
그레구아르 라포르세 지음, 샤를로트 파랑 그림, 김경희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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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하고 자부심이 강한 마일로는 나라를 지키는 기사입니다. 마일로의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증조할아버지도 모두 기사였고 마일로 역시 기사가 되어 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만년도 넘는 시간동안 용의 습격을 받은 일이 없었지만요.

하지만 언제 어리석은 용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조금 답답하고 힘들어도 절대 갑옷을 벗지 않아요. 잠을 잘 때도, 집안 일을 할 때도, 심지어 비가 내려 온 몸이 힘들고 갑갑하고 갑옷에 녹이 슬어도 마일로는 쉽게 갑옷을 벗지 못하고 있어요. 


마일로의 친구들도 모두 기사여서 다 갑옷을 입고 있어요. 마일로도 때로는 자유롭게 지내는 어릿광대와 친구가 되고 싶고, 어릿광대처럼 아무 걱정없이 춤추고 노래하며 지내고 싶기도 했죠. 하지만 마일로는 용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하는 기사예요. 그래서 마일로는 열심히 칼싸움 연습도 하고 용을 무찌를 방법을 공부하기도 하면서 열심히 성벽을 오르내리며 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훈련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밤새도록 비가 멈추지 않고 내리고 아침이 되어 비가 멈췄을 때 마일로는 입고 있던 갑옷이 빨갛게 녹슬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반짝거리던 갑옷이 녹이슬고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에도 마일로는 차마 갑옷을 벗어버릴 수 없었는데......


절대 갑옷을 벗지 않는 마일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마일로는 힘들고 갑갑한데도 왜 갑옷을 벗지 못했을까? 어릿광대의 자유로움과 즐거움이 부러우면서도 왜 마일로는 애써 그 마음을 외면하며 갑옷을 입은 기사로 남아있었을까?


여러가지 질문과 여러가지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처음 그림책을 펼쳤을 때는 '갑옷'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라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의 흐름이 하나의 결론으로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그림을 보고 있으면 숨겨져있던 마일로의 얼굴도 보이고 숲과 색색의 꽃과 나무가 보인다. 

형태를 알 수 없는 미지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오히려 '용을 만나고 싶어지게 되는' 마일로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게 된 것일까. 

그 마음에 집중을 하게 된다. 마일로와 아이들의 마음에만 용이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갑옷을 두르고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마음 한편에 무거운 갑옷을 두르고 벗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책의 마지막 장을 읽을 때는 내 마음도 환해졌어.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호기심의 존재가 되었을 때 마음이 가벼워지고 현재의 시간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뭐 그런 마음이어서 그런것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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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구 대백과 - 600개 아이템으로 보는 문구 연대기
다쓰미출판 편집부 지음, 김소영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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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 덕후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문구류 구경하는 걸 좋아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장식이 되는 문구라면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구매를 하곤 하는 편이라 문구 대백과 도감 책을 봤을 때 무조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 문구 대백과여서 살짝 고민이 되기는 했지만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문구의 반은 일본제품일뿐이고, 비슷한 필기구에 별 생각없이 집어들었다가 뭔가 느낌이 달라 자세히 살펴보면 비슷한 디자인의 국내제품일때도 많아서 아직까지는 일본 문구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물론 모든 문구가 일본 제품이 우수하다거나 우리가 일본 제품을 모방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문구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별 것 아니라고 부인할 수 만은 없는것은 사실 아니겠는가.


이 책의 구성은 무려 1895년부터 시작하여 2018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대별로 문구의 변천사와 일본의 주요 역사요약이 담겨있으며 각종 문구류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일본 문구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이라고 되어 있는데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 현재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문구들이 많으니 큰 감흥이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물풀을 사용하다 딱풀이 나왔을 때, 이제는 딱풀이 아니라 풀테이프를 사용하고 있는 변천사를 떠올려보면 새로운 것을 봤을 때의 느낌은 늘 놀라움이었으니 '결정적 순간'이라고 할만하기도 하겠다. 


모든 문구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어서 그런지 사실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는 것은 책에 대한 흥미를 좀 떨어지게 하고 있어서 어느 순간 책장을 넘기다 익숙한 문구나 흥미로운 문구를 보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컬러감이 좋은 것은 확실히 눈에 잘 띄고 마카롱이 유행할 때 문구에도 그 유행을 타 클립함이 마카롱 모양인 것은 아이들의 노트표지나 연필 디자인이 최신 유행 캐릭터로 도배되는 것과 비슷해 다 비슷하게 연결이 되는 느낌이다.


문구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이라 그 변천사에서 역사를 본다는 것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미술사와 관련해서 나무에 그림을 그리다 캔버스 천에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그림 제작이 쉬워졌으며 이건 또 물감의 발달과 다양한 색의 실현이 그림을 또 발전시키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며 이런 도감 책이 박물관을 구경하듯 재미있다. 


책을 보면서 귀여운 모습이 눈에 띄어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몬스터모양의 친환경 종이 클립인데 표시용으로도 좋지만 봉투에 풀칠을 하지 않고 다양한 모양의 클립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유성펜으로 쓰고 지우개로 지우면서 쓰는 밴드타입의 기록지 역시 탐나기는 하지만.


문구의 실제 모습을 보면서 설명을 읽고 사용해보기도 한다면 더 즐거운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자주 사용하는 문구의 변천사도 알게 되고 새로운 문구 제품도 알게 되고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칼, 펜의 모습 그대로 책에 이미지가 실려있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나름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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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글래디에이터의 세계
스티븐 위즈덤 지음, 문성호 옮김, 앵거스 맥브라이드 일러스트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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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의 검투사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도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고대 로마 검투사의 무기, 복장, 시합의 형태나 생활 등 다방면에 걸쳐 역사적인 고증을 하며 언급을 하고 있는 책이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에서 역사적 왜곡이 심하다는 여론에 밀려 제작진 포함 배우들까지 공개 사과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최태성 한국사 선생님의 일침이 전혀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역사적 상상력의 범위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고증을 하는 것은 작가와 제작사에서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역사적 고증에 대한 조사의 시간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싸움을 잘 한 사람은 살려주고 비겁하고 용기없는 사람은 죽인다,라는 공식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것 역시 영화를 통해 알고 있는 잘못된 인식이라는 걸 생각하면 현시대의 한국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방영된다는 걸 감안했을 때 역사적 고증은 정말 중요하다는 경각심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대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검투사의 조각상이나 무기, 벽에 새겨진 그림들, 폼페이에서 발견된 생활터전이나 여러 기록들을 보면 검투사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당시 문화의 시민의식, 생활상 등을 생각해보게 된다. 사실 잔혹한 싸움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다. 

검투사들끼리의 경합도 있지만 사형수를 경기장에 들여보내 유흥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죄수가 다쳐 실려나오면 기다리고 있다가 마지막 숨을 끊어놓으며, 검투사가 다쳐 경기장 밖으로 나오면 대기하고 있던 치료진이 바로 상처를 살피고 돌봐준다고 한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모든 검투사가 죽을 때까지 경합을 벌이기도 하고, 마지막에 남은 승자 역시 죽음에 이를 때까지 스스로 머리를 박는다는 이야기는 좀 끔찍하다. 

모든 검투사가 노예신분은 아니며, 해방신분이 되어도 검투사의 명예와 수입을 포기하지 못해 다시 검투사가 되기도 하며 은퇴 후 검투사 양성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단편적으로 봤던 기억은 그들의 싸움이 거의 일방적이었는데 의외로 다양한 무기와 다양한 형태의 경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투사에 대한 역사 공부를 하듯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대 로마의 일부를 알게 된 것 같아 꽤 흥미로운 책읽기였다. 특히 후기를 대신한 저자의 글, "독일의 마르쿠스 융켈만 박사의 투기 복원팀은 실험에 기초한 고고학이 만들어낸 가장 특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 것이다. 세부에 대한 집착은 비길 데가 없다. ...... 안전을 명심하면서, 현대의 퍼포머들은 런던 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 등에서 정교하게 투기를 재현해 보여준다"(146-147)는 말은 평소보다 더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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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미술관 - 골목길에서 만나는 예술가들의 삶
김정화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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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미술관 가는 것은 좋아한다. 파리의 작은 미술관은 파리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하게 되는 루브르, 오르세를 벗어나 뭔가 새로운(?) 그림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데, 어떤 미술가들의 작품 소개가 있게 되든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바로 이 책의 내용은 결코 '작은' 미술관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파리에서 오랜 시간 유학생활을 했고, 문학을 전공하고 이후 미술사를 전공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접했던 미술관 순례나 작품 소개와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갖게 하는 책이다. 미술가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설명, 분석뿐만 아니라 파리라는 도시의 형성과 역사, 시간 속에서 축적되고 변화되어 온 모습과 그 안에 담겨있는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까지 담아내고 있어서 더 집중하며 책을 읽었다. 


사실 파리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뛰어다니며 봐도 다 보지 못할 루브르나 오르세 미술관을 가보는 것도 좋지만 근거리에 있는 작은 미술관들을 다니며 산책 겸 예술작품을 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는, 감상적인 로망으로 이 책을 펼쳐들었는데, 산책을 겸한 미술관 나들이는 맞지만 대행박물관 못지않은 많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니, 안그래도 가보고 싶은 파리에 꼭 가보고 싶어진다.

인상주의의 흐릿한 작품들에 대한 진가를 원작품을 보면서 느껴보고 싶고, 로댕의 조각상에 표현되는 그 섬세함을 실제로 보면서 감탄해보고 싶기도 하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말고는 그의 작품을 알지 못하던 시절에 오르세에 들어가 저 멀리 지옥의 문 앞에 놓여있는 사다리를 보며 미술관 공사를 하나,라고 생각했더랬는데 조각상을 더 자세히 보라고 갖다놓은 사다리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어, 역시 아는 만큼 볼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파리의 작은 미술관'은 그 자체로도 예술가들과 작품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책이지만, 언젠가 파리로 여행을 가게 될 때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은 책에 소개 된 예술가들의 미술관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데, 국가에 작품을 기증하고 미술관을 만드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동료 예술가들의 도움과 청원, 혹은 상속세를 물납할 수 있는 법안 개정 등으로 많은 예술작품을 보유하고 미술관을 국가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시행하고 있었다는 것은 좀 부러운 일이기도 하다. 책 말미에 르코르뷔지에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고 있는데, 그들이 생전에 사용하던 의자 하나도 전시되어 있는 공간을 보다보면 그와 더불어 짧게 언급되고 있는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김중업 건축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그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인 옛제주대학교 건물이 21세기를 앞두고 철거되었는데, 몇년전부터 그 건물을 복원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이 무슨 자원낭비인가 싶기도 하다. 어린 시절 그 건물을 보며 놀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김중업 건축가이다.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 사조, 작품에 대한 해설이 담겨있는 미술 이야기는 많이 읽었었지만 그에 더해 거리의 풍경과 그 시대성과 예술가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작품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특히 프랑스의 경우 정통을 앞세우는 예술원과 자신의 개성적이고 독특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예술가들의 차이와 그 간극에서 조율된 결과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고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런 내용이 맘에 들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시라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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