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와 욕조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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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목이 단두대와 욕조일까. 처음 떠올린 것은 '마라의 죽음'에 담겨있는 욕조였다. 하지만 욕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데 마라의 죽음을 다시 찾아보다가 잊고 있었던 이름이 눈에 띄었다. 피부염을 앓고 있는 마라가 무방비 상태로 욕조에 있을 때 그를 죽이고 사형당한 사람이 '샤를로트'였고, 조나탕 베르베르의 소설에서 샤를로트는 가공의 인물이라고 했지만 그녀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게 설정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 많은 것들이 연관되어 보인다. 프랑스 혁명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 시대의 프랑스는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 모습을 보며 환호하고 부적처럼 핏물을 수건에 적셔 보관하려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괴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을 것이다.


소설을 다 읽고 해설을 보니 욕조는 내 생각과는 달리 당시 카리에르가 수많은 사람들을 수장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 낭트의 루아르강 지역을 '욕조'라고 칭했다고 한다. 그래서 단두대와 욕조인 듯 하다. 단두대는 정치적인 죽음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사적복수가 아닌 법에 의한 심판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으며 욕조의 의미는 무고한 생명의 죽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구체적인 묘사들이 끔찍해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자꾸만 머나먼 나라 프랑스의 그 위대하다는 혁명의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방데의 한을 풀어준 남자'의 이야기가 제주의 4.3과 그리도 닮아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꾹꾹 누르며 읽어나갔다.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실증을 검토하며 썼다는 이 소설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이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의 인물이라고 하지만 그 구성이 오히려 소설에 몰입하게 되고 역사속 실존 인물들과 사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거대한 혁명의 정의 속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 진실은 세월이 흐른 후에야 반역이 아닌 희생으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고 있어서 자꾸만 책장을 넘기며 카리에르의 재판과정을 숨죽이고 읽게 되는 것이다. 


역사책을 읽으며 혁명의 의미, 당파 싸움, 공포 정치, 권력의 횡포... 이런 것들을 배울수도 있지만 소설 속 주인공 시몽을 통해 그가 겪은 역사의 현장을 묘사하는 것이 훨씬 더 몰입을 하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시계공의 아들인 시몽이 어떻게 카리에르의 눈에 띄어 휘하 부대인 램버티 부대에 들어가게 되는지, 카리에르의 횡포에 대항하여 그를 파리 재판에 회부하려는 펠렉스와 손을 잡고 일을 도모하는 와중에 그들의 편이라고 믿었던 샤를로트의 배신을 알게 되고...

그 이후 계속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외줄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듯 긴장감 넘치는 전개 과정은 이 소설의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소설을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끝무렵에 해결이 되는 듯한 금고의 비밀 역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요소였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의 결말과 재미는 이 소설을 직접 읽으면서 느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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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예언의 시작 편 1 : 야생으로 (디럭스 에디션) ㅣ 전사들
에린 헌터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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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을 띄엄띄엄 읽어보기는 했는데 예전에 그래픽노블로 봤던 예언의 시작, 러스티의 이야기라 원 소설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펼쳤는데, 별 기대가 없어서 그랬을까? 몇년 전에 읽었던 전사들의 느낌과는 많이 달라서 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처음 전사들을 읽을때는 고양이들의 습성, 집냥이나 길냥이가 아닌 야생고양이들의 본능적 생활에 대한 흥미로움으로만 접근을 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게 된 고양이 전사들의 이야기에는 비유적인 정치,경제,사회적인 문제와 공동체의 삶과 운명에 대해 깊이있는 이야기가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들의 애완고양이로 자란 러스티는 본능적으로 야생으로의 끌림을 받고 집 울타리를 건너 숲속으로 갔다가 천둥족이 이끌려 천둥족의 전사고양이로 훈련을 받기 시작한다. 아마 예언의 시작은 러스티에 대한 별족의 예언에 대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일곱개의 목숨을 잃은 천둥족 지도자 블루스타에게서 훈련을 받고 훈련병이 아닌 정식 전사로서 파이어포에서 파이어 하트가 되는 과정이 그려져 있는데, 이번 편에서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지도자 타이거스타와 옐로팽의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철저히 고양이의 시선에서 숲 속 세상이 그려지고 있는데, 그래픽 노블을 읽을때와는 또 다르게 세세한 묘사가 되어 있어서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 어쩌면 몇달 전 마당의 풀무더기 속에서 발견된  어미 고양이가 새끼고양이들을 먹여살리느라 사양한 새의 시체와 뽑혀나간 깃털들의 흔적을 보고난 후 야생고양이의 습성과 사냥의 본능을 새삼 깨닫게 되어 이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실 한가지 더 있는데, 한밤중에 길고양이들의 영역싸움이 치열했는지 날카로운 외침같은 소리가 한참동안 이어졌는데 다음날 아침 마당에 나가보니 이곳저곳에 뽑혀서 널부러진 고양이 털뭉치를 본 것 역시 '전사들'에 더 몰입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애완고양이가 숲 속 전사고양이가 되는 과정에서 선입견이나 다른 고양이의 말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신의 본능과 직접 본 것, 여러 정황에 대한 판단으로 배신자와 거짓말쟁이를 구별해 내는 모습은 인간사회에서도 똑같이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앞으로 파이어하트의 활약과 새롭게 천둥족의 치료사가 된 옐로팽의 도움, 그리고 그들을 불신의 눈으로 마뜩찮게 보는 부지도자 타이거스타 그리고 그들을 이끌어 갈 블루스타의 역할이 또 어떤 이야기를 이끌어갈지 다음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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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싶은 게 있어...... 너에겐 마음 아픈 주제일거라고 짐작하지만...... 네 아버지가 정말로 반혁명 분자였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가끔 내가 이 모든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 자신도 확신할 수 없어서 그래. 네 아버지가 아무 죄도 없이 혁명에희생된 사람인지, 아니면 새 체제에 맞서다 죽임을 당한진정한 반역자인지 나도 알아야 할 것 같아.
그러니까 확신에 찬 여성처럼 보이는 샤를로트도 카리에르의 격노와 폭력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시몽은 마룻바닥을 내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버지는 자신의 규범을 따랐을 뿐이야. 아버지 머릿속에는 두 가지밖에 없었어. 프랑스 최고의 시계공이 되는것과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낭트를 지키는 것. 방데사람들이 우리 집 문 앞까지 쳐들어왔을 때, 아버지는 가장 먼저 무기를 든 사람 중 하나였고, 그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부르짖었어. 아버지가 국민공회를지지했는지, 아니면 왕을 지지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그분은 이 도시를 사랑했어.」 - P113

「그렇다면 왜 자신을 체포하려는 사람들에게 그토록 격렬하게 저항했을까? 체포에 근거가 없었으니 아마도 금방풀려났을 텐데 말이야!」시몽은 목이 메어 오는 걸 느꼈다.
「그야・・・・・ 나도 모르지. 전혀.」무거운 침묵 속에서 시간이 길게 늘어나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왜 그런 광기 어린 행동을 했을까? 시몽의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이 어지럽게 뒤얽혔다.
「잘자.」 그가 간신히 이렇게 우물거렸다.
시몽은 문을 닫으면서 평소 너무나 반듯한 샤를로트의얼굴이 불안의 희미한 흔적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보았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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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하지, 친구. 맹세컨대, 그 질문이 우리와 관련된 주제의 핵심으로 이끌 걸세. 프랑스 혁명이 도대체 뭔가?


왕정에 맞서 공화정이 거둔 승리고, 구체제를 끝내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려는 시도죠. 


그리고 또?


민중에게 권력을 되돌려주는 것?





아, 훌륭하군, 시민 델모트. 나도 자네 생각에 동의한다고 말하겠네. 프랑스 혁명은 권력의 재분배지. 나라 곳곳에 있는 제3계급에게 마침내 할 말을 하게 해준 5년 전의 삼부회 요구서 작성과 함께 모든 게 시작됐지. 패의 재분배는 귀족에 이어 성직자에게서 모든 형태의 영향력을 빼앗았을 때본격화됐어. 결국에는 루이 16세조차도 모든 권력을 박탈당한 다음,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연초에 목이 잘렸고, 두 달 전에는 그의 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뒤를 따랐지. 그 후로 국민의 대표들은 부단히 모여 프랑스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 물론 그 프랑스가 공화사상에 따른다면 말이야. 정반대로 투덜거리는 지방으로는 모조리 불태워 버리라는 명령과 함께 오만 병사를 보내고 있어. 리옹에서도, 올빼미에게도 그랬고, 그리고 이번 방데 전쟁도 마찬가지지. 


그들이 먼저 적의를 드러냈다는 건 당신도 아시잖습니까.


전쟁에서 무고한 병사란 없는 법일세. 진영에 상관없이.


나라를 지킬 때도요?


자기 백성을 죽이면서 나라를 지킨다고 할 수 있나?


반공화주의적인 혁명 재판소 소장이라니, 세상 별꼴을 다 봤다고 믿었건만!


자네는 나에 대해 잘못 알고 있군, 시몽. 난 반공화주의자가 아니야. 난 늘 정의를 위해 싸워 왔고, 정의를 실행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야. 난 스물한 살에 법관이 된 이후로, 귀족들을 법정에 끌고 가고, 아무도 자신을 건드릴 수 없다고 믿는 그들을 벌하고 있어. 그게 날 이끈 철석같은 동기야. 다른 건 없어. 정의에 대한 나의 사랑은 인정을 받았고, 오늘날 내가 누리는 위엄 있는 자리를 나에게 가져다줬어. 하지만 정의의누이인 진실이 나에게는 없는 뭔가를, 자네가 전문적으로 다루는 요소, 즉 시간을 나에게 요구하고 있어. 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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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사는 섬
다니구치 도모노리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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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섬에 괴물이 살고 있었어요"


괴물이 사는 섬,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어요. 섬에 살고 있는 괴물의 정체가 무엇일까 궁금해하기도 전에 이미 그림책에는 악어 아니면 거대한 도마뱀, 이구아니처럼 생긴 괴물- 뭔지 모르니 괴물이라고 불러야해요. 공룡에 대해서라도 잘 안다면 사우르스 이름이라도 내밀어보겠지만 아쉽게도 아는 공룡이 없어요. 

아무튼 이 괴물이 섬에 살고 있다는 것을 섬에 사는 모두가 달고 있어요. 그래서 괴물이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살고 있어도 괴물을 무서워했어요. 며칠째 큰비가 내려도, 가뭄이 들어 강이 마르며 땅이 갈라지고 산불이 난 것도, 하늘이 새까맣게 변해도 다 괴물때문이라고 생각했지요. 심지어 섬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이웃섬에서 미사일이 날아와도 다 괴물탓이라며 수근거렸지요. 


그런데 모든 것이 다 괴물탓이 맞을까요? 눈에 띄지 않게 살고 있던 괴물이 며칠째 섬에 내린 비를 막기 위해 커다란 우산을 펼쳤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네요. 가뭄이 든 섬에 물을 뿌려주기도 하고 바람을 불어 까만 하늘을 맑게 해 주기도 하고요. 

그러면 다른 일들도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정말 '괴물'이 무엇일까... 생각이 많아졌어요. 사람들에게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는 괴물이 사실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착한 괴물이니까요. 섬에 쓰레기를 쌓이게 하고 미사일을 발사 해 모든 걸 다 파괴해버리는 것은 오히려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섬에 사는 괴물이 온 몸으로 미사일을 막았지만 끝내 쓰러지고 말았어요. 미사일을 막아주던 괴물이 쓰러지자 미사일은 섬의 곳곳을 파괴하고 무너뜨렸지요. 섬은 점점 폐허가 되어가고......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을까요? 어느 날 쓰러졌던 괴물이 눈을 번쩍 떴어요. 고요하던 섬에 변화가 생겼거든요. 과연 쓰러진 괴물을 깨운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내 안에도 괴물이 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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