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은 다른 느낌일뿐이고.

누운 얼굴의 옆모습으로 보이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줌으로 땡겨진 산봉우리의 모습일뿐이고.

그래도 맑은 날 아니면 이 모습도 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지난 겨울에 눈이 쌓인 모습도 찍은 사진이 있을텐데, 일없이 일상의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서 사진 정리를 하지 않는 한 원하는 사진을 찾는 것은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으면 못찾을듯.





어제는 코만 내밀고 있길래 휴대폰을 찾다가 피곤하고 귀찮기도 해서 그냥 막 지나쳐버렸는데.

비 예보가 있어서인지 잔뜩 흐린 날에 오늘은 산이 안보이더니.. 지금은 햇빛이 쨍쨍하다. 

날씨가 요모양이라서 더 피곤한것인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설득의 언어학 - 무의식을 파고드는 언어의 메커니즘
상드린 쥐페레.스티브 오즈발.파스칼 지각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퇴근 후 저녁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무심코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몇십년만에 찾은 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된 딸이 '내가 회장님의 딸이라니!'를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아버지를 찾게 된다면 아버지라는 주체를 더 강조했을 것 같은데, 왠지 '회장님의 딸'이라는 자신의 존재를 더 부각시키고 있는 듯한 대사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대사에도 신경이 쓰여서 그랬던 것일까?


이 책 "설득의 언어학"은 말 한마디에 따라, 말하는 순서나 사용하는 단어, 접속사를 넣어 말하는 것 등이 그 말을 듣는 사람의 생각과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한동안 말장난 같은 넌센스를 내면서 말 속에 숨겨져 있는 보편적인 오류를 찾아내는 것이 유행이었었는데, 사실 그 내용을 알면서도 또 무심코 오류를 인지하지 못하고 넘기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무의식을 파고드는 언어의 메커니즘"이라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 

"모세는 방주에 동물을 몇마리씩 태웠을까?"라는 물음에 한쌍, 두마리를 떠올리며 뭐가 문제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방주에 동물을 태운 것은 모세가 아니라 노아다,라는 것에서부터 이미 나는 무의식에 점령당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설문조사 역시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설문 속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는 의도를 느끼게 되는 순간 설문은 설문이 아니라 주입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말 한마디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뀔 수 있는 부분은 법과 정치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다. 죄에 대한 증거가 없지만, 말 한마디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규정해버릴 수 있다거나, 조롱이 섞여있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자신은 그럴 의도가 없었으며 그런 뜻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자신의 말 한마디가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전혀 몰랐을리가 없는데 긍정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크면, 몰랐다 죄송하다 라는 말로 슬그머니 무마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많은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의식중에 똑같은 오류를 범하고, 무의식적으로 같은 데이터 값의 결과를 표현이 다른 것만으로 다른 결과값이라 생각하며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 새삼 인지하게 되었다.

대화를 할 때, 논쟁이라고 하지만 사실 논리적이지도 않고 대화의 핵심을 벗어나 말꼬리만 잡고 정확한 표현이 무엇이었느냐를 따지는 사람이 있다. 의견을 말하라고 해 내 의견을 명확히 밝혔는데도 자꾸만 의제를 다시 던지면서 찬반에 대한 논의를 해보자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그저 대화라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상대방은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혹은 자신의 무논리를 감추기 위해 자꾸 핵심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 쓸데없는 논쟁에 소모되는 시간이 아까워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 오히려 더 우리가 언급해야 할 핵심적인 주제가 뚜렷해지는 것 같아 좋았다.


책을 읽고 뭔가 정리를 해야하지만 무심코 넘겨버린 내용들이었어서 그런지, 설득의 언어학에 대한 내용이어서 그런것인지 어쩌면 나도 그냥 저자의 글에 무의식적으로 설득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번쯤은 이 책을 읽고, 우리의 말과 생각 표현에 대해, 타인의 말과 표현에 대해, '무의식을 파고드는 언어의 메커니즘'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미꽃이 지고난 후 다시 꽃이 안필 줄 알았는데 한꺼번에 여러개의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하룻밤 사이 꽃도 피었다. 무더위에 땀이 흐를 지경이지만 꽃이 활짝 피니 기분은 좋다. 

그 옆에 수국도 나름 힘을 내어 꽃을 펼치는데, 올 여름이 지나면 가지치기를 잘 해주고 흙관리도 좀 하고 약도 좀 줘볼까 생각중이다. 그래도 죽지않고 이렇게 해마다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좋다. 


 

 


사실 산수국은 조금은 숲속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는데 오래전에 구입한 장미수국은 개량종이고 꽃무더기가 피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시름시름거리더니 온전히 산수국처럼 보인다. 


뭐, 이렇게 꽃만 봐도 좋긴 하겠지만 역시 여름 마당은 풀 뜯어먹는 재미가 있어야지. 

어머니가 관리를 못하시게 된 이후 마당이 점점 황폐해져갔지만, 올해는 마당 한 켠과 화분에 몇가지 나물을 심어봤다. 

올해는 처음으로 루꼴라도 사다 심었는데... 잘 자라던 녀석이 어느 날 출근하면서 보니 오히려 이파리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하아. 이 풀줄기가 바로 루꼴라...

자세히 보니 초록색 애벌레 닮은 녀석이 풀에 붙어있었는데 이파리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갉아먹었다. 이거 실화냐, 싶지만 메뚜기떼의 습격마냥 하루아침에 루꼴라 이파리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올 여름엔 고추와 상추나 열심히 먹어야지. 아, 어쩌다 생겨났는지 모르게 마당에 깻잎이 한가득 피고 있는데, 저거 먹어도 될라나? 싶은 생각이 든다. 깻잎은 심은적이 없고 작년에도 마당은 잡초뿐이었는데 깻잎은 어디서 난 것일까...




이번 주말에는 정원 교실 읽으면서 마당가꾸기 계획도 좀 세워보고.

다음 주말에는. 오, 벌써 보름앞으로 다가왔다.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제도서전은 처음이니 뭔가 약간은 기대를 해봐야겠어. 

도서전 가고, 그 옆동네에서 하는 노들섬책축제에도 가보고.



요즘 어머니가 새벽에 자주 부르기 시작하는데, 오늘도 4시 좀 지나서 잠을 깨워버리고.. 앞으로 조금씩 더 심해질수있다는 생각에 막막해졌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년에 휴가 받아서 유럽 여행을 가 볼 계획으로 설레임을 가득 채워봐야겠다. 하.

일단 더운 여름이 지나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빵빵빵
곽미경 지음, 임서우 그림 / 인시아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빵을 만들고, 그 따뜻한 빵을 나누어 먹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장미향이 나는 염소 젖으로 만든 빵을 함께 나누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날을 마음 깊이 품고, 나는 오늘도 한결같이, 내 자리를 지킬 것이다."(288)


내가 빵을 좋아하는 건 어릴적에 집 근처에 빵공장이 있었고 그 빵공장 사장님과 아버지가 동창이라 빵을 자주 먹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식사를 잘 못하시는 어머니가 그래도 하루가 멀다하고 찾으셨던 것이 면요리인걸 떠올리면 집에서 밥 이상으로 밀가루를 많이 먹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릴 때 어머니가 음식 솜씨는 없다고 하셨지만 늘 우리에게 도넛을 만들어주시곤 했었다. 어린시절엔 그것이 일상이라 밥 먹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친구의 기억속에 우리는 도넛도 만들어 먹는 집이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가 풍요롭게 잘 사는 집이어서 도넛을 실컷 먹었던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간식이라고는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도넛뿐이었다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말하고 싶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새삼스럽게 굳이 친구의 오해를 바로잡을 이유는 없다. 


꽉 - 뉴질랜드 생활에서 외국인들은 저자의 이름을 꽉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저자의 이름을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그제야 이 책의 저자가 곽미경이고, 조선 셰프 서유구 시리즈를 썼으며 전통의 맛을 우리 시대에 맞게 옮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그녀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에서 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을 가족과 이웃들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에피스드로 표현하며 담아내고 있다. 어린시절의 이야기는 아주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몇가지 에피소드는 지금 우리에게 가족, 친구, 이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여러가지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별생각없이 읽기 시작한 붕어빵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어머니가 많은 음식을 못드시게 되면서 유독 붕어빵이 맛있다며 먹고싶다고 하셔서 붕어빵을 자주 사드리지만, 왜 붕어빵을 그리 좋아하실까에 대한 의문없이 그냥 그런가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다가 문득, 시어머니를 모시고 고모님과도 같이 살던 그 시절 붕어빵 7개를 사고 식구들이 나누면 어머니의 몫이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인내와 희생이 떠오르게 된다. 


주로 가족과의 에피소드가 많았지만 화덕빵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라거나 특히 거리에서 노숙하며 구걸하던 청년 현우에 대해 신경을 쓰는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책은 빵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빵의 나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뜻한 이야기와 그에 어울리는 서우 어린이의 정성어린 그림이 있어서 더 좋았던 이야기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
김희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농담처럼 결혼하고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면 바로 얘기해야한다고, 폭력은 습관이라 사람을 고쳐쓰지 못하니 바로 이혼을 해야하는 것이라는 걸 친구에게서 들은 기억이 있다. 결혼을 앞둔것도 아니었는데 우리는 왜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을까.

아무튼 그때부터 나는 은연중에 폭력의 무한반복은 내 힘으로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도망쳐야한다,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 이후로도 줄곳 친구들에게 혹시 가정내 폭력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신고하고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물론 여성쉼터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들었던 한밤중의 도망과 흔적없이 숨어살기가 폭력을 당하는 이들에게는 목숨을 걸어야하는 결심이라는 것도 한몫을 했을터이지만.


이 소설은 요양원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환자 신영과 신영이 심리상담사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를 돌보는 요양보호사 성희, 그리고 신영의 쌍동이와 결혼한 주연, 주연의 딸이며 신영의 조카인 이수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그들이 겪어내야했던 폭력과 그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망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가 왜 중요하죠? 중요한 건 지금 뭘 기억하고 있느냐예요. 우리가 산 세월 만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 인생이 되거든."(53)


이 문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의 인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이들의 이야기속에 담겨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잃어버리고 싶은 기억의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집중하게 된다.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다는 것. 잠시 멈추고 많은 생각을 해보게되는 문장들이 담겨있다. 

피곤함에 책을 펼쳐들지 못하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바로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이야기와 문장들이었다. 


신영이 어릴 적 엄마가 당했던 폭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지냈지만 그녀의 쌍동이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니, 막연히 새언니와 조카가 행복할 것이라 믿었다. 아니, 어쩌면 그 무엇인가의 느낌이 있었던 것을 모른척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외면은 폭력에 대한 것도 있었지만, 그것을 알게 된 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도 모른척 동조를 했던 것임은 주연의 편지로 짐작할 수 있다. 

현재와 과거와 거짓과 기억과 망각의 뒤섞임이 그 안에 담겨있는 진실을 찾기에는 너무 복잡한 이야기가 얽혀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기억과 과거의 조각들이 맞춰지고 이 이야기는 폭력을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폭력을 견디어낸 이들의 선택과 결정, 삶에 대한 의지의 이야기라는 것을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