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을 열다 우연히 본 뉴스픽.
제주도 거문오름 주위 개발제한구역의 토지를 구입한 사람이 축구장 열배넘는 넓이의 산림을 훼손하고 나무 십만그루를 베어냈다는.
근데 더 웃긴건 기사에서 벌금 혹은 징역이라 나와있지만 벌금 맥시멈은 이억원도 안되고 산림 훼손으로 얻은 토지 시세차익은 십칠억원이랜다. 이런 토지는 벌금이 아니라 국가몰수해야하는거 아닌가?
땅을 되돌릴때까지 매매가 안되는건 기본이고 복구비용까지 부담시켜야하는 법이 있어야지.
도대체 이놈의 나라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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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2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개발제한구역인데 나무를 베어낸다고요? 그게 가능하다는게 더 이상해요. 저건 진짜 복구비용 바담시키고 실형 살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에휴
 

˝아버지. 제가 매일 이용하는 공항철도는 참으로 이상합니다. 번호가 붙은 다른 호선과는 분명 다릅니다. 1호선이 인과 예가 사라진 아사리판이라면, 2호선은 정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뢰한들의 세상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공항철도와 연결되는 9호선은 출근 시간에 지옥도가 열립니다. 인간이 어디까지 쪼그라들 수 있는지, 어디까지 치사할수 있는지, 어디까지 막돼먹을 수 있는지를 보려면 고시원에 살면서 9호선 오전 급행을 타보면 됩니다. 그에 비해 공항철도는 놀랍도록 깨끗하고 평화롭습니다. 가끔 자전거 족들이 민폐를 끼치기는 하지만 1호선의 예수쟁이나 2호선의 앵벌이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고약한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못난 아들은 공항철도가 불편합니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공항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천진하고 설레는 표정을 보는 것도 불편하고, 여행에서 돌아오는길에 피곤에 절어 꾸벅꾸벅 졸며 서울역으로 향하는 걸 보는 것 역시 불편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제 삶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제가 공항철도를 이용해 출퇴근을 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저랑 비슷하게 공항철도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뭔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언제쯤 공항철도가 편하게 다가올까 궁금한 한편, 그런 삶을 누려오지 못한 지난 시간들이 후회로 남기도 합니다. 아버지. 저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편권도를 가르치며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편권도의 강력한 주먹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게 딱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라고, 아버지 올라오셔서 함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공항철도를 이용해 공항에 가보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비행기에 오르기를 또한 소망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생각날 때면 묵묵히 정권 찌르기를 합니다. 백번 천번 계속 합니다.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요.˝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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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은 위험을 비이성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공포증은 위험을 비이성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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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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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탄생한다던가? 책 제목을 보고 이런 글이나 떠올리는 나는 역시 평범한 사람일 것이다. 책 제목만 보고는 별 관심이 안생기는데 이 책이 그랜트 스나이더의 만화라는 것을 아는 순간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의 원제는 The Shape of Ideas 이다. 사실 작가의 다른 작품 번역서 제목도 그렇지만 오히려 조금 더 직설적인 은유가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인지...


그랜트 스나이더 작가는 이 책이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는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준다거나 바닥모를 창의력의 우물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7)고 말하고 있다. 작가의 이 책에 나오는 만화 역시 백지로 시작되었으며 이 책에서 통찰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만화를 읽다보면 이책의 내용이 정말 특별한 아이디어가 담겨있거나 남들은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을 끄집어내는 독창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그림 하나로 표현해낸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것 아니겠는가. 특별한 천재적 영감을 가진 만화가가 아니라 치과 의사로 생활하며 날마다 하루 한 장씩의 만화를 그렸으니 아이디어라는 것은 어느 순간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늘 준비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벽에 부딪히기,라는 그림을 보면 영원할 것 같던 벽이 허상인 경우가 있고 벽을 넘게 돕거나 정상에서 더 멀어지게 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벽을 넘으려는 사람들 옆에 그려진 담쟁이를 보니 벽이 가로막혀 있을 때 벽을 무너뜨리지 않고 벽을 넘어가는 담쟁이를 표현한 시가 떠오르기도 한다. 벽이 상징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 벽은 문으로 변할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팔레스타인 장벽에 파란 하늘을 그려넣은 뱅크시의 그래피티가 떠오른다. 모두 벽에 부딪히는 이야기지만 만화가와 시인, 화가가 표현하는 것이 모두 다 다르지만 그 의미가 통하는 것을 보면 역시 통찰력이라는 것은 세계 공통인가보다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인생을 표현하거나 계절의 변화와 산책하는 풍경을 그리는것도 좋은데 일단 나는 빈종이를 앞에 두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한동안 그림을 잘 그려보려고 아침에 일어나면 내 손을 그려보곤 했었는데 이것 역시 꾸준히 하지 못하고 자꾸만 끊기곤했다. 그림을 잘 그리거나 특별한 영감과 아이디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날마다 하나씩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리기 시작하면 나도 내가 그린 한 권의 만화책을 갖게 되지 않을까?

그림을 못그리고 형편없어보여도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랜트 스나이더가 실패라는 종이를 고이 접어 비행기를 만들어 날려버리고 다시 빈종이를 앞에 두는 것처럼 나 역시 늘 빈종이가 준비되어 있을것이라 믿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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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1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22-08-22 00:47   좋아요 0 | URL
아플만큼 아팠다고 생각했는데 목통증은 여전하네요. 지금 한쪽귀도 멍한 느낌이고. 나잠을 안잤는데 이 시간까지 잠이 안와요. 항생제가 각성제작용을 하는건지..ㅜㅠ
그래도 내일 아침에는 더 좋아지겠죠?
 
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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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6년동안 디자이너로 살아온 박찬휘의 일상 사물에 대한 사유가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디자이너의 이야기인데다 '딴생각'이라고 하니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함이 담겨있는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내가 쉽게 범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 이야기를 못읽을 것도 아니기에 호기롭게 책을 펼쳤다. 차례를 살펴보며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쉽게 접하게 되는 사물들에 대한 디자인 이야기일 거라 생각을 했는데 예상외로 저자 자신의 체험이 녹아들어간 일상의 이야기에 사유를 더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이다. 


저자의 아버지 역시 디자이너로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학창시절 태극기를 그려오라는 숙제에 모두 태극기의 평면모습을 그려오고 심지어 액자에 담아오기도 했다는데 저자의 아버지는 바람에 휘날리는 게양된 태극기의 모습을 그렸다고 한다. 이런것이 바로 '딴생각'에 속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놀이공원에서 5분타고 놀 범퍼카를 고르는 것도 신중을 기하는 저자의 어린 아들의 취향과 선택을 이야기하고, 자동차 회사에서 지원한 상징 프로젝트에 모두들 거대엔진과 부품들을 자르고 조립하며 난리법석을 치는데 실상 대상을 받은 것은 자그마한 볼트 하나를 전시한 것이라는 내용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에서 생활할 때 잠시 쉬는 시간에 커피자판기 앞에서 별생각없이 늘 마시던 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그 앞에서 늘 어떤 커피를 뽑아마실지 고민하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괜한 낭비를 한다고 비웃었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 찰나의 시간조차 소중하게 생각하며 자신이 마실 커피 한 잔을 고르는것에도 신중한 친구들의 여유롭고 소중한 선택의 순간들이 이어지며 곧 인생이 된다는 말에는 강하게 공감을 하게 된다.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도 아이러니하게 친환경적이지 못한 전기차배터리의 처리 문제를 언급하고 전기차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만난 스위스인 윌리엄의 이야기를 꺼낸다. 어릴때부터 아버지와 자동차 밑에 들어가 수리를 하며 친밀감을 갖게 되었는데 이제 자신의 아들과 그러한 시간을 가지려고 하니 전기차가 그 시절의 추억을 가져가버렸다는 것이다. 농담처럼 아들과 손세차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차 아래에 뭔가를 고칠 수 있는 부분을 억지로 넣어볼까라며 그러면 윌리엄은 아들과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 상념에 빠진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오히려 유선이어폰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것이나 밥을 주며 시곗바늘을 돌려야하는 예전 시계나 터치감을 느낄 수 있는 옛 휴대폰을 더 좋아하는 아들의 모습에서도 편리함이 오히려 불편함이 될수도 있으며 기술의 발전이 항상 최고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더 중대해 보이는 것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하면 사소한 것들의 존재 가치는 쉽게 잊힌다. 너나없이 새로운 것의 화려함을 좇느라 사소한 것의 존재를, 사소한 부속 하나를 조이고 닦는 일의 가치를 쉽게 간과해버린다. 그러다가 기술에 치여 인간의 가치에 대한 근본까지 망각하는 지경에 이르면 저먼윙스의 추락과 같은 인류의 비극이 되기도 한다. 놀라운 창의성과 끊임없는 과학의 진보, 위대한 지도자 혹은 헌신적인 발명가만이 세상을 이끄는 빛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고 미미한 것들을 통해 거대한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돌아봐야 한다"(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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