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A NOTE 나라 노트
나라 요시토모 지음, 신희경 옮김 / 시지락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아무런 이상 없다며 AS를 맡긴 컴이 돌아왔듯이, 리뷰를 거즘 다 썼는데 멈춰버리는 컴의 기능 역시 돌아와버렸다. 그래서 나는 지금 두번째의 리뷰를 쓰려고 - 잠시 열을 식히느라 컴을 켜고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알라딘으로 들어와 - 준비중이다.

하지만, 어쩌지? 도저히 쓸 기분이 아니네.

나라 노트!
나라 요시모토가 문학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때문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컴이 안되고 TV도 별로 재미없는 날, 방구석에 앉아 심심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덤덤히 적힌 그의 일기가 맘에 들어버렸다. 작업과정에서 느낀 것들, 침체되는 자신을 독려하는 것도 그렇고 하루 일과의 나열도 그렇고. 세상 사람들이 다 비슷하게 일기를 적나보다, 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렇게 나는 잘 읽었다는 것이다.

참, 더 공감이 갔던 것은 책을 읽기 전에 www.happyhour.jp에 있는 나라의 방을 둘러봤던 것도 그 하나의 이유가 되었던 듯 하다. 일어를 모르니 그저 작품 사진과 제작과정 사진만 휘휘 둘러보고 나왔는데, 그것이 나라의 일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큰 도움이 되더군.

문학을 읽으려 하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지만, 말 그대로 '나라 요시모토'의 글과 그림을 접하려는 분들에게만 권함. 전시회 표와 무선 노트가 딸려 있어 참았지, 달랑 저 노트만 만 오천원에 구입한다면 나는 화가 났을지도. 그 모든 것을 감수해내겠다면 과감히 지르시기를!

이것도 리뷰라고 쓰냐고? 세련되게 쓰진 않았지만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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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07-0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말 다 하셨구...대체 세련되지는 않다고 누가 그래요? ^^

chika 2005-07-02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함다~ ^^
 
NARA NOTE 나라 노트
나라 요시토모 지음, 신희경 옮김 / 시지락 / 2005년 6월
절판


리얼리티 없는 경험은 쓰레기통행이다.
행운에도 불행에도 나는 좌우되지 않는다. 당연히 살아 낼 거다.-991024쪽

내 고민은 최고조
내 적은 내 자신
길은 스스로 개척한다-20000131쪽

질수없다. 나 자신에게 지지않는다.

늙은 척하며 뒹굴뒹굴하다가는 썩어버린다.
.. 자신으로부터 달아나면 썩어버린다.
썩는 것은 죽어서도 충분하다.
남에게 감사하라. 그러나 기대지 말라.
의욕은 자기 내면에서 생기지 않으면 이어지지 않는다.
의미가 없다.-200004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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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8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여름 밤의 꿈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이다희 옮김 / 달궁 / 2005년 6월
품절


사랑은 아무리 하찮고 천하고 더러운 것이라도 아름답고 기품있게 만드는 것.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날개달린 에로스를 그릴 때 눈을 가린 모습을 그리는 것도 이 때문인가. 더구나 사랑하는 마음에는 분별도 없다. 날개가 달려 있고 눈은 가려져 있으니, 천방지축 물불 안 가릴 수밖에. 그래서 사랑의 신 에로스를 어린아이라고 하는가보다. 어린아이는 종종 엉뚱한 것에 속아서 선택을 하니까. -50쪽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나 미치광이들은 머릿속이 복잡하고 뒤숭숭해서 그런지 냉정한 이성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들을 상상해 내고는 하지요. 미치광이들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시인들은 그렇게 상상해 낸 세계에서 산답니다. 이 세상에는 드넓은 지옥을 꽉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은 악마를 만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 사람들이 바로 미치광이들이에요. 마찬가지로 정신나간 사람들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인데, 이들은 새까만 집시의 얼굴에서 트로이아 헬레네의 아름다움을 보아내지요. -155쪽

맵시있는 달변으로 떠벌리는 것보다는 떨면서도 정성을 다하려는 태도가 나는 좋아요. 따라서 순수하기만하면 꿀먹은 벙어리는 적게 말하고도 아주 많은 말을 하는 거랍니다.-161쪽

연극이란 아무리 훌륭해도 인생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아요. 시시껄렁한 것도 배우들의 상상력이 제대로 풀어지면 꽤 볼만하게 되는 법이지요.-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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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정수일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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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인생의 여로에서 남겨놓은 족적은 천차만별이오. 그 족적은 저마다의 영욕을 입증하는 증좌이기도 하오. 나는 이 사실을 형상적으로나마 한번 체험해보고 싶어서 눈위에 여러가지 모양새의 발자국을 찍어보기로 했소.-83쪽

바른 걸음거리로 찍은 발자국은 걸음나비가 고르고 온당하며 걸음의 리듬을 다시 확인하기에도 자신이 있었소. 분수에 맞는 제걸음으로 땅에 든든히 발을 붙이고 '우보천리'하는 인생의 행보가 남긴 족적이 바로 이에 해당되겠소. 한마디로 바르고 온당한 족적이오.-83쪽

다음은 두 발을 비꼬면서 걸으니 몸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면서 찍어놓은 자국은 헝클어만 지고, 얼마 가지도 못했소. 실타래 같은 인생은 순리대로 풀어가면서 살아야지, 역리로 비꼬아가면서 살면 그 인생의 행보는 늘 불안하고 뒤틀리며 단명일 수밖에 없다는 경고겠지. -83쪽

이어서는 종종걸음을 쳤더니 발자국이 겹쳐서 형체를 분간할 수 없음은 물론, 금세 숨이 차올랐소. 삶에서 지혜와 요령을 잃고 서두르다가 어느새 황황히 도착한 인생의 종착점에서 되돌아보면 어슴푸레한 흔적뿐, 허탈할 수밖에 없는 그 모습이겠지. 이를테면 비뚤어지고 허망한 족적이오.-83쪽

그 다음엔 걸어갔던 길에서 뒷걸음질쳐봤소. 발자국의 걸음나비나 방향이 맞을 리 없어 얼마쯤 남아 있던 발자국마저도 짓뭉개지고 말더군. 역사와 시대의 흐름에서 뒷걸음질치면 어렵사리 남겼던 족적마저도 가뭇없이 사라지고, 공들여 쌓았던 탑도 일시에 무너진다는 이치겠지. 그리고 이 걸음에서 멈춰서기만 해도 남들은 줄곧 앞을 향해 전진하기 때문에 그것은 곧 상대적으로 뒷걸음질이 되는 것이오. 그래서 인생에서의 후퇴나 답보는 자멸이라고들 하는 것이오. 요컨대 퇴보와 침체의 족적이오.-84쪽

마지막으로 뛰어서 발자국을 찍어봤소. 보폭이 넓고 빠르기는 하지만, 자국을 많이 남겨놓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배열이 성기고 가?하지 않았소. 그리고 바닥이 밋밋한 신발이라서 미끄러져 실족할 뻔도 했소. 오기나 자기 비하에 찬 인생에서 이른바 '도약'이 독려되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독려일 뿐, 실행에서는 튼튼한 도약대가 있어야 하는 것이오. 인생에서 무모와 과욕은 '실족'을 자초하오. 인생은 순간의 멀리뛰기나 높이뛰기가 아니라, 한발짝 한발짝 나아감이고 한계단 한계단 오름인 것이오. 뜀뛰기 발자국은 이것을 교훈으로 가르쳐주고 있소. 결국 이것은 허영과 무모의 족적이오.-84쪽

이렇게 나는 눈의 갠버스 위에 인생의 파노라마를 그려봤소. 그리곤 한켠에 서서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봤소. 순간, 그 속에서 내 인생의 발자국이 서서히 현현되고 있었소. 내 발자국은 드라마의 얽음새처럼 얽히고 설켜 있었소. 바른걸음, 비꼰 걸음, 종종걸음, 뛰기 등 걸음새가 이것저것 뒤섞여 있었소. 단, 뒷걸음질만은 나와 인연이 멀더군. 그러다보니 족적의 모양새나 걸음나비, 걸음리듬이 각양각색이더군.
흔히들 행적이 묘연할 때를 '눈 속에 남겨진 기러기발자국'에 비유하오. 눈 위에 찍어놓은 기러기발자국은 눈이 더 오거나 녹으면 금세 없어져서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오. 마찬가지로 내일이면 그 눈의 캔버스는 자취를 감추고 내가 그려놓은 인생의 파노라마는 묘연해질 수밖에 없겠지. 그러나 나는 좀더 확연하고 영원할 인생의 족적을 인생의 캔버스에 그려넣기로 작정하고 바른 걸음으로 운동장을 다시 한번 돌면서 새롭게 발자국을 뛰어나갔소.-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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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다리지 않으리라.

내 삶의 순간들을 사랑으로 채우며 살아가리라"

내게 소중한 것은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대부분은 모두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지요.

그것에 하나 덧붙인다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내 치열한 일상이 되겠지요.

울보님 덕에 전번에 정리하다 처박아두고 버릴까 말까 고민했던 신발상자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신발상자... 제 우편함이지요.

고3 시험이 끝나고 집에서 안좋은 일로 한바탕 일이 있었던 날, 그날 그 이전의 편지들과 일기장은 모두 휴지가 되어버렸었답니다. 고등학교때 정말 치열한 고민으로 일기를 가득 메웠었는데... ^^;;;

그 이후 남은 편지들을 뒤적이다가 두툼한 것들만 빼들었지요.


"서울, 이젠 낯익어가는 곳에서" 보낸 친구의 편지.

노트의 선 위쪽부분까지 빼곡하게 적은 열두장의 장문이네요.

대학들어가면서 생활의 변화만이 아니라 의식의 변화까지 겪어야 했던 친구와 나는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았을까요.

우린 그때 참 열심히 고민하고 살았었겠지요?





 

 


잊고 있었는데 학교다닐 때 후배가 썼던 편지 뭉터기가 나오더군요. A4도 아닌 A3의 커다란 종이를 두세장을 넘어 대여섯장씩 마구 써서 줬던 녀석. 내가 저때는 후배들땜에 고민이 많았었나봐요? 잘 지내는 녀석들 보면서 힘 좀 내라는 말도 써있고. ㅎㅎ

후배녀석들에게 '모두 변화 발전 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도 했었군요.


이렇게 멋진 풍경 엽서와 이쁘장한 편지지에 고운 글씨로

편지를 쓴 건 누구일까요? 흐흐~

바로 '날나리'랍니다.

편지 쓸 때마다 상본이나 엽서를 꼭 같이 넣어 보내줬었지요.






 

 

 


내용을 보아하니.. 그 당시 읽고 좋았던 '광수생각'을 보내줬나봅니다. 책 읽고 좋았다고 하니 지금 읽어도 흐믓합니다. ㅋㅋ
그리고 보이나요? 저 덧붙임말. '하느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날나리야~  그때 내가 뭐라 했었지? 난 지금 아무 생각 어신디. 흐흐~





 

 

 

 

섬에 사는 제가 머나먼 외국처럼 느껴진다고 꼭 항공봉투로 편지를 보내던 녀석이 있었지요. 타잔을 보고나서 타잔과 엄마 고릴라와 손을 맞대고 제인과 손을 맞대던 그 감동을 침튀기며 얘기했더니 이렇게 타잔 스티커까지 보내주고 말이지요. 이렇게 나는 그때 그때의 느낌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지금도...


수북이 쌓인 편지를 꺼내 읽어보면, 편지를 주고 받던 즈음의 나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내가 보낸 편지들을 다시 읽어보면 무척 많이 민망해할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지금은 추억이 된 이 옛 이야기들이 .. 그때는 치열한 지금 이 순간이었다고 믿습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또한 치열하게, 사랑으로 채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러면 먼 훗날 언젠가... 지금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행복해하지 않을까요?

"나는 기다리지 않으리라.

내 삶의 순간들을 사랑으로 채우며 살아가리라"

뱀발. 내게 소중한 것들 중 하나, 신발상자 얘기였어요. 히히~ ^^ (지금 배고파서  꼬로록 거리니까 빨리 마무리하고 밥 먹으러 가야겠어요. 점심 맛있는거 먹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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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27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밥이었다^^

해적오리 2005-06-2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 댓글에 한표!!!
밥순이 치카 언니,
언니는 답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아오.
저 질문은 허공에서 떠버렸소.
광수 생각 책은 내가 아끼고 아끼다가 올 때 그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었고, 광수 생각 노트는 마지막 피정을 하면서 거의 한권을 다 썼는데, 아직도 내 책상 서랍에 있소이다. 거기에 나한테 가장 큰 영향을 줬던 피정동안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다 들어가 있지...
정말 맘에 드는 노트였소. ..
근데 말투가 왜 이러지???
또 괜찮은 노트 잇음 한권 보내주시오..^^

chika 2005-06-27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밥은 하늘입니다...!!
날~/ 게매..나가 경 생각이 이실리가 없주게. 책은 선물 잘 해신게. 받은 사람이 좋아해주믄 나도 좋주. 근디 나가 노트까졍 줜? 무사 경 잘 해줘신고이~ 흐흐~ ^^;;
요즘은 그냥 아무 노트나 막 쓰맨. ^^
새벽별님/ 헤헤~ 나의 소중한 신발 상자.

숨은아이 2005-06-27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한 신발상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