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땡스투,를 해 줬어요. 

그 페이퍼를 보니까 '봄의 우울을 잊게 해 준' 노래를 주절거리고 있던데... 이번은 어째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해 주진 않는것 같네요. 

 

 이제는 그냥 음반이 나오나보다...하고 말게 되고, 컴퓨터 사려고 모아둔 돈은 어딘가로 새어나가 버리고 있고, 이제는 카메라도 못 살 형편이 되어버렸고. 

모든 걸 다 잊고 이달말에 훌쩍 여행을 떠나기로.... 

더운걸 못참는데 일본은 더 덥겠지요? 그래도 꿋꿋이 가보려고 합니다만. 물론 이미 에어텔 예약을 끝내버렸고 휴가도 받아뒀고 도쿄 관련 책만 사 보면 되지 말입니다. 

교토사는 신부는 내 문자를 씹어버리기 시작하고 있고 - 가면 눈물을 머금고 비싼 밥 한끼니 사줄라고 했지만, 흥! 너 하는 걸 보아하니 안되겠어. 뭘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는 같이 갈 친구녀석에게 떠넘기려하고 있을뿐 내가 진짜 여행을 가나, 싶기도 하고.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해 주는 건 아무래도 휴가, 여행...인지도. 

 

 

 

 

 

 

 

이 책에 나와있는 곳은 모두 다 가보고 싶을꺼야. 올해는 여행 대신 책, 이 아니라 책보다 여행. 

나이를 먹다보니 예전엔 그냥 아파 죽을 것 같으면서도 할 건 다하고 그랬는데, 이젠 사무실도 조퇴해버리고 아플때는 정말 죽을것같이 아프기만 해야한다. 삼일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누워있었더니 앉아있는게 이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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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0년 6월
구판절판


"우리 딸, 나는 절대 이런 포즈를 취하라고 시키지 않았다. 누구나 저마다 특별한 무언가를 타고 태어난다더니."(478)

사토리얼리스트의 사진들은 스콧 슈만이 가장 아끼는 사진들만을 엄선한 아름다운 사진집,이라고 한다. 사토리얼리스트는 '자기만의 개성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신사'를 의미하며 그들에게는 자기 존중감과 스스로의 품위를 패션으로 완성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나는 이 책이 그리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잠깐 짬이 났을 때 훌러덩 책장을 넘기며 뚝딱 책 한권을 넘겨버려야지,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의 사진들을 읽고 있었다. 많은 사진들을 술렁거리며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사진들을 다 읽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단순히 시대의 감각을 넣은 패션사진일꺼라고만 예상을 했는데, 이건 진짜 사토리얼리스트인 것이었어.

역시 기억에 남는 것은 옷보다 미소인 듯 하다. 사진기만 들이대면 얼굴이 굳어버렸다는 그녀에게 마지막 컷을 외치고 사진촬영이 끝났음을 알린 순간의 미소를 포착한 마지막 컷이었다고 하는 이 사진은 그녀의 스타일을 훨씬 더 빛나게 하는 아름다운 미소가 있었다.

이 사진은 '아버지의 양복'이라는 타이틀을 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털실로 짠 속바지를 입는 어머니는 살이 계속 빠지면서 엉덩이뼈에 속바지가 자꾸 헤어져서 천을 덧대 기워입으시곤 했다. 겨울이 다 지나갈즈음 속바지를 거꾸로 입으셨길래 뒤집어졌다 말씀드렸더니 덧댄천도 닳으려고 해서 일부러 뒤집으셨댄다. 우리의 부모님은 다 그런걸까?
단지 아까워서일지도 모르지만, 나도 내가 좋아하는 옷은 색이 바래 입을 수 없을 지경이 되어도 못 버리고 간직하고 있는 걸 보면 이렇게 오래되어 낡은 옷이 지나온 세월은 단지 낡음의 의미만은 아닌것이다.

이제 올리는 몇장의 사진들은 스타일이 맘에 들어서라기 보다는 뜻밖의 의외성으로 그냥 맘에 들거나 기억에 남는 사진들이다.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고수하는 유대교 종파의 하나인 하시디즘에 속한 이 신사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했을 때 그는 철저한 종교생활처럼 진지한 바른생활 자세가 아니라 할리우드의 건달들이나 하는 식으로 모자를 눌러써서 눈을 가리고 공중전화박스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었다. 어떤 옷보다 서 있는 폼이 그에 관한 많은 것을 말해주었다.(98)

나는 이 사진이 맘에 든다.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그가 잘생겼기때문에?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전체적으로 까맣게 챙겨입은 그의 까만 가방에 너무도 이쁜 장미꽃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하.하.

5달러짜리 의사 가운, 스톡홀름에서.

"내가 이 청년을 본 건 스톡홀름의 매우 '힙한'지역이었고, 보는 순간 모델인 줄 알았다. 프라다 패션쇼에서 막 걸어나온 듯한 모습이었다...나는 얘기를 나누며 그가 입은 코트를 계속 흘긋거리다 결국 프라다인지 질 샌더인지 물었다. 깔끔한 라인이며 단순하면서 세련된 색감은 이 두 브랜드의 특징이다. 그는 벼룩시장에서 5달러를 주고 산 의사 가운이라고 말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멋진 의사 가운은, 아니 적어도 그런 색깔의 의사 가운은 처음 보았다. 하지만 직접 염색을 했는지는 묻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그가 이 코트를 입고 그렇게 멋질 수 있었던 이유는 코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의 느긋함 때문이었다. 내가 만약 그 가운을 입었다면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훔친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244)

빽구두의 신사가 아니라 하얀 부츠의 여인이다. 이런 자태로 자전거를 타고 있으니 왠지 자전거를 탈 때는 원래 이런 복장이라야 하는거야, 라고 말하는 듯 하다.

좀 색다른 특이한 치마네,라고만 생각하고 그리 특별한 것이 없는데? 하며 지나쳐 간 사진.
그런데 정말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버지 와이셔츠를 이용해 만든 치마인것이다.


누구나 저마다 특별한 걸 타고났다는 말에 동의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패션테러리스트라고 해도 될만큼 스타일을 구기며 다니지만 그러한 나 역시 나만의 개성으로 나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생각하곤 한다. 다른 사람에게 어울리는 멋있는 옷이라해도 내가 입으면 옷의 멋이 사라진다거나 그 누가 입어도 우스꽝스러운 옷이지만 내가 입으면 맞춘듯이 어울리는 옷 스타일이 있기도 한 것처럼.

순간 떠오른 사진들을 찾아 보면서 책을 뒤적이다 보니 또 맘에 드는 사진들이 나온다. 분위기와 색상의 조화를 담은 맘에 드는 스타일은 또 따로 있었고. 몇번씩 펴볼때마다 그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다.
정말 역자의 이야기처럼 반년쯤 후에 이 책을 다시 펴들고 사진을 읽듯이 보게 된다면 그때는 또 어떤 사진을 골라낼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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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미장원에 간 것인지 모르겠다.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묶고만 다니니, 앞머리는 집에서 스스로 가위들고 자르기 시작했고. 

사실 처음 한달정도는 도저히 다니던 미용실까지 갈 시간이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집에서 가위질 한 것이었는데 

그냥 저냥 다닐만하니 그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긴머리가 불편한 건, 머리 감을 때와 더울 때.  

올 여름은 왠지 (한살을 더 먹어서 그런지도) 이 더위를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 

물론 머리숱이 많이 항상 미용실에서 솎아줬었는데 그걸 안했으니 얼마나 덥겠어. 가만히 앉아있어도 안으로 땀이 찬다. 

그래서.. 딸랑 머리 묶을정도만 남기고 잘라달라고 했지.  

너무 짧으면 인정사정없이 삐쳐대는 걸 감당하기 힘들 것 같고, 얼치기로 긴 것 보다 그냥 딱 묶을만큼. 

근데 짧은 머리 좋아하시는 우리 원장님... 신나게 가위질 하시다 결국은 묶기 힘들지경에.... ㅠ.ㅠ 

아니, 뭐... 딴 사람이었으면 묶을만큼이었겠는데, 내 머리숱이 많아 그걸 쳐내다보니 머리 꼬랑지를 묶으면 넘쳐흐르는 머리가 너무 많아서 묶기 힘들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아무튼 요며칠 답답하게 다니고 있다. 보름정도는 머리가 빨리 자랐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겨나고 있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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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06-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르고 자르다가 결국은......
잠시일뿐 머리는 또 자라니까 뭐.
괜찮겠죠.ㅋㅋ

2010-06-24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4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카와 같이 여행을 다닐때였다. 성당에 들어가면서 성호를 그으라고 하는 내게 단호히 종교의식을 거부하는 8살짜리 꼬마녀석에게 폭력적으로라도 강요하고 싶어지던 내 마음을 느꼈을 때, 처음으로 나의 종교적 단호함이 무서워졌었다. 

신앙,이라고 하기엔 신앙생활이 전혀없는 종교의식에만 철저한 나의 믿음이 무서워지기도 했어. 

창조론에 위배된다고 진화론 배우기를 거부하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에 대해 어이없다고만 치부해버리는 나의 하찮은 신앙은 애초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남북의 일치와 평화통일을 위한 기념미사로 집전을 하시면서 강론시간에 포화속으로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틀때까지만해도 얌전하던 옆자리 할머니가, 천안함 얘기를 꺼내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다 차치하고 한미합동훈련기간에 북한 잠수함이 들어오는 걸 몰랐다는게 말이되냐는 한마디에 저 멀리계신 신부님보다 더 큰 목소리로 신부가 신부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정치얘기를 한다며 막 씨부렁거리더라. 남북의 일치와 평화통일을 얘기하며 현정부의 북한에 대한 주적개념과 전쟁불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당연한건데 그걸 듣기 싫다고 혼자 욕을 해대는데, 사실 시끄러운 경지를 넘어서서 가만히 쳐다보다가 혼잣말은 조용히 혼자 해 주세요,라고 했지. 그 할머니 정신줄을 놓으셨는지 나보고 저 신부 하는 소리가 듣기 좋냐고 하는거야. 맘속에서 터져나오는 온갖 말을 다 생략하고, 시끄럽거든요. 조용히 좀 해주세요,라는 한마디를 했는데 여전히 떠드는거야. 신부님이 강론하시다말고 우리쪽을 쳐다보면서 '무슨 할 말 있어요?'라고 할 정도로. 

예수가 얼마나 정치적인 인물이었는지도 모르고 더구나 오늘의 복음말씀이 일곱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이 대책없는 할머니는 왜 이 시간에 여기 와 앉아있는걸까 생각하다보니 문득 '신앙'이라는 것이 무서워지는거야. 저렇게 씨부렁거리면서 욕하면서 자신의 믿음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위해 전쟁을 불사하고 내가 옳다면 니가 틀린거라며 상대를 내친다면. 나는 성당에서 뭘 하고 있는걸까 싶었어. 그 할머니같은 사람이 믿는 하느님과 내가 믿는 하느님은 같을수가 없는 것 같은데, 절대자 하느님을 인간의 인식으로 규정지을 수 없으니 같은 하느님이라 할 수 도있을 것 같고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 모든 걸 무시하고 나의 믿음이 옳다고 하는 것조차 나의 독선인 것 같아져버리는거지.  

영성체만 하고 미사전례가 다 끝나기도 전에 내빼버린 그 할머니는 왜 성당에 나오지? 라는 물음도 나의 인간적인 어리석음에서 나오는 것일뿐,이라면 우리의 신앙은 뭐가 되는거지?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내 돈벌이 이외에 종교적인 의식조차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않고 무관심할뿐이었는데, 간혹 양심에 걸려 일년 삼백육십오일 기도 한번 하지 않는 생활을 반성해보곤 하지만 진심은 아니었던 것 같았는데, 갑자기 온갖 상념이 떠오르고 있으니 이상해져버리고 있어.  뭐라고 정리가 안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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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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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삶이 두려운 늙은 여자일 뿐이다. 요즘 올리브가 아는 거라곤 해가 떨어지면 잘 시간이라는 사실뿐이다. 사람들은 그럭저럭 살아낸다는 그 말. 올리브는 확신하지 못한다. 거기에도 여전히 파도는 있지, 올리브는 생각한다"(314)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년이 되어가고 있다. 벌써,라고 할만큼 세월이 빨리 흘러가버리고 있다. 집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는 하루를 살아낸다, 싶은 느낌으로 버티고 계신다. 그런데 왠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삶에도 파도는 있다는 것을. 

어느날 길을 걷다가 불콰해진 얼굴로 술냄새를 풍기며 다가오는 낯선 할아버지들을 봤을 때, 그들을 피하던 나는 사라지고 연민같은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내가 있었고, 신호등 앞에서 여기 저기 손짓으로 예전의 모습을 이야기하던 그분들의 뒷모습을 보다가 문득, 두 손을 꼭 잡은 두분의 모습에 괜히 울컥해버렸을때부터 삶은 두렵기도 하지만 그럭저럭 살아온 삶의 파도를 추억하는 아름다움도 있음을 깨닫게 된 내가 있게 된 후에 올리브 키터리지를 알게 된 것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어. 십여년 전, 그럭저럭 살아온 내 삶의 이력을 들은 누군가가 별 어려움없이 자랐다는 말을 너무도 쉽게 내뱉은 이후 나는 너무도 편한 내 삶을 부끄러워해버렸었는데 이제는 그가 생각없이 타인의 삶을 평해버렸음을 깨닫게 된 것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지.  옛날의 나는 비극의 주인공만이 삶의 주인공이라는 못난 생각을 하고 있었던걸까?

내가 나이를 먹어 할머니가 된다면, 올리브처럼 고집불통에 무섭고 등치만 커다래서 감정표현을 잘하지도 못하고 절대로 잘못했다는 말도 하지 않는 그런 못난 할머니가 되면 어쩌나 걱정을 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금세 잊혀져버렸어. 올리브의 이야기와 그녀가 사는 바닷가 동네의 아주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좌절과 실패와 절망이 담겨있지만 왠지 그 안에서 마음저미는 감싸안음이 또한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거든.  

올리브 키터리지는 자신의 잘못을 잘 수긍하지도 않고, 덩치도 큰데다가 무뚝뚝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학생들이 왜 자신을 무서워하는지 모르고, 아들 크리스토퍼가 왜 자신을 피하는지도 모르지.
올리브 키터리지가 사는 소금기 어린 바람이 불어대는 바닷가 동네의 사람들은 왠지 다 어긋난 사랑을 하고 있고, 그 어긋남으로 인해 삶이 실패한 것 처럼 보이고 서로를 미워하고 포기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
그런데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고, 아들을 사랑했고, 이웃들도 사랑했어. 학생들은 물론이고. 타인에 대한 섬세한 통찰과 연민이 드러나는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그 사랑이 왠지 더 애틋한 건 나와 내 친구들, 내 이웃들도 다 그러하기 때문일까.

그녀의 친구들, 이웃 역시 다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며 살아가. 그 각자의 방식이라는 것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잘못을 범하기도 하고, 어긋나버리기도 하며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어느 누구의 삶이든 다 그만의 삶의 파도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아는지.  
올리브 키터리지가 무뚝뚝하고 고집이 세고 무섭고 표현을 잘 못하지만, 강인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이해한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 그것이 그녀의 사랑의 방법이고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이해해주면 되는 것이야. 그런데 그건 긴세월을 살아보지 않고서는 스스로 깨닫기 힘든 일이야. 그래서 어쩌면 타인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을 하게 되는건지도 모르겠어.  

책을 읽는 내내 십대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내 삶과 친구들의 삶이 계속 떠올라 마음이 쓸쓸해지고 서글퍼졌어. 그 얘기들을 이곳에서 할수는 없겠어. 어쩌면 나의 추억과 기억뿐일지도 모르는 그 모습들은 그 친구들에게는 삶이었고, 그 삶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니까. 항상 활기차고 외향적이었던 친구가 어느날 스스로를 자신 안에 가둬놓고 세상을 두려워하다가 결국 우리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렸을 때의 아픔은 희미해져버렸지만 문득문득 그 친구는 어찌 지내고 있을까를 떠올리면 삶에 미숙했던 우리 모두가 안타깝기만 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버리는 모든 것은 우리가 견뎌내야 할 몫이지만 왜,라는 물음을 완전히 지울수는 없는거니까.

"독자들이 인간의 인내력, 여러 난관에 부딪혔을 때 사랑의 인내력에 경이를 느끼기를 바랍니다. 일상적인 매일의 삶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존중할 만한 것이라는 점도요. 또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독자들이 더 큰 이해를, 또는 전과는 좀 다른 이해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쉽게 재단하고, 자신이나 남에 대해 쉽게 변명을 하느라 고통을 받지요. 그런데 저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실망시키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 대략 비슷하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실패하고 성공한다는 것을요." 

이 위대한 인생찬가가 좋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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