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밤이 지나간다...

 

어제는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하는 날이라 잠시 어떤 걸 볼까 티비태널을 돌리며 고민했다. 일단 코믹호러라지만 잘 만들어진 귀신이 등장할테니, 드넓은 집에 창문, 현관문 다 열어놓고 어두컴컴한 밖이 내다보이는 저녁에 보기는 좀 애매한 기분인지라 마음이 끌리는 건 주군의 태양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투윅스를 보기로 하고 채널을 고정시켰는데. 아, 쥐약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칼이 나왔다. 흐익~ 귀신만큼이나 무서운 피가 튀기는 드라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채널을 돌렸다. 그리고 바로 화면앞으로 다가오는 귀신을 봐야했고. 아아, 그렇게 맘에 안드는 것들을 보다가 얼핏 잠이 들었다. 그래, 일단 잠,이다. 그렇게 밤이 지나가는 거지... ㅡㅜ

 

 

 

 

 

 

 

 

 

지금 나는 [사라진 이틀]을 읽고 있는 중이다. 요코야마 히데오 특유의 검찰과 경찰, 기자의 권력과 기생관계가 얽히면서 사건의 해결을 향해가는 이야기. 이거 분명 내가 예전에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도대체가. 이래도 되는건가. ㅠㅠ

얼마전에 읽은 클라이머즈 하이 역시 읽은 것은 확실히 기억나는데, 그것뿐. 내용은 기억나질 않는다. 이래도 되는건가,말이다. 사라진 이틀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나의 기억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끔찍한 사건들이 가득한 소설들만 읽을 것인가.

 

 어라, 개의 심장,은 묘하게도 다른 출판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판되었다!

전혀 다른 책이지만 포즈와 프러포즈와 개의 심장 표지에 나온 심장의 그림들이 쫌...;;;

그래도 오늘의 최고 관심사는

 

 

 서점에서 책을 보게 되면 무의식중에 손이 이 책을 집어들것만 같다. 작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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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비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편치않았다. 그 이유를 콕 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그 이유중 하나가 이런 은유적인 그림때문만은 아니다. 그림을 보면 확실히 피에타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 거룩함과 희생과 슬픔의 상징인 피에타와 달리, 이 그림의 내용은 죽어가는 창녀를 품에 안은 모습이다. 거세당한 남자가 생계수단으로 자신의 몸을 파는 행위,가 역겹다 라는 말 한마디이거나 신성모독, 혹은 또 다른 비유와 상징으로 쓸 수 있는 것이기나 할까? 나는 사실 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이 수많은 이야기들이 불편하고 이해할 수 없어서, 어쩌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큰 위화감없이 지나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알수없는 불편함은 뭐라 설명할수가 없다.



내가 성경이야기는 흘려들었던 것으로라도 알고 있지만 코란은 잘 알지 못해서 책을 읽는 동안 이슬람의 이야기인지 작가의 상징적인 비유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러한 것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무지함과 작가의 글을 혼동하며 읽을수밖에 없었고, 겨우 성경의 흐름과 비슷하면서도 딴판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대해서나 알아챌뿐이었다.



주말동안 책을 읽으면서 눅눅하고 처지는 날씨와 비례해서 내 마음도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 가라앉았다. '하비비'라는 말뜻은 '나의 사랑'이라고 하는데, 성경의 아가서처럼 애틋하고 뜨거운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세상을 온몸으로 사랑하는, 서로의 모든 것을 완전히 사랑하는 도돌라와 잠의 이야기이다. 가슴 설레며, 비극적이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라 기대하며 읽는 사랑이야기가 아니어서 내 마음은 완전히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렸지만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는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하드. 가장 위대한 자하드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했던가.


그리고 간혹 튀어나오는 이런 그림 한 장은 무더운 여름날, 땀을 삐질거리면서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내게 비수처럼 다가왔다.

"홍수만 아니라면 다른 재해는 여전히 올 수 있다는 뜻일까?"


필경사에게 팔려가고 다시 노예로 끌려가던 도돌라가 어린 잠을 데리고 도망간 사막, 그곳에서 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신화와 전설같은 이야기를 따라 그들의 여정이 펼쳐진다. 그리고 끝내 둘은 다시 사막으로 돌아가지만 그곳은 이미 그들이 지내던 사막이 아니다.
예전에 살던 사막도 낙원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도돌라와 짐에게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함께하는 사막이었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 사막을 잊고 살수는 없을 것이다.

하비비, 나의 사랑이 이 사막을 지나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나의 마음은 조금씩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사막을 거쳐 또다시 도시로 돌아간 도돌라와 잠의 이야기는 여전히 비극적이고 두 사람의 고통과 상처를 끄집어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내 이야기는 이쯤에서 멈춰야겠다. 이 대서사를 다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 이야기의 끝을 이야기하는 것도 정말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은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모두에게 하비비,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 내가 사랑을 모른다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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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건 진실이죠. 정의 말입니다. 정의라는 게 그냥 사실들을 모은다고 해서 얻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훨씬 더 복합적인 과정이죠

 

 

 

 

 

 

 

사랑 얘기를 하자는 건가, 마커스? 사랑이라는 건 좀 복잡한 거야. 아주 복잡하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면서 또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큰 불행이기도 하니까. 자네도 언젠가 알게 될 걸세. 사랑은 우리를 아주 많이 아프게 할 수 있지. 하지만 쓰러지는 것을, 특히 사랑에 빠져 쓰러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돼. 사랑은 아주 아름다운 거니까. 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이 원래 그렇듯 우리 눈을 부시게 하다 못해 눈을 아프게 하지. 그래서 사랑이 가고나면 울게 되는 거라네.

 

 

 

아니, 뭐냐. 이게 정의에 대한 이야기였던가? 아니, 사랑이야기였던가?

너무 성급히 서둘러 읽어버려서 뭐라 말하기가 힘들어. 그저 한가지. '소설'이라는 것을 생각하고보면 이건 정말 기가막히게 재미있어. 누군가 흉내내던 내 말투를 빌어,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은 정말 완전 '막' 재밌는 책이야.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반전을 선물하게. 카드게임을 할 때와 비슷하네. 마지막까지 좋은 패를 몇 장 가지고 있어야 하지.”

 

이 책은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아, 정말 올해의 책으로 추천! 마지막에 보여 주는 그 좋은 패들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완전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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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도서만 폭탄처럼 쏟아진다,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라는 걸 다시 생각해본다.

 

요즘 하는 일도 없는데 괜히 피곤해 날마다 비몽사몽 헤매며 다니고 있다. 그래서 항상 즐겨보던 드라마를 보면서도 졸다가 깨곤한다. 그렇게 졸면서 드라마를 보는 판국에, 요즘 보고 있는 '황금의 제국'은 등장인물들이 왜 그렇게 역동성없이 가만히들 서서 말만 해 대는지.

아니, 그보다는. 자꾸만 나의 기억을 시험하는 듯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갈수록 재미없어지고 있다. 슬금슬금 기업가 찬양이 흘러나오는데, 그 상황들을 보면서 우리의 현대사를 떠올려보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다. 솔직히 정치, 경제를 떼놓고 볼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가만히 들여다보기 시작한것도 얼마 안되었는지라 그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는 말같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인간의 역사에 더해지는 고양이의 역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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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영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심볼 테마송)
  • 1-2. 너를 태우고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삽입곡)
  • 1-3. 산책 (영화 <이웃집 토토로> 오프닝 주제가)
  • 1-4. 이웃집 토토로 (영화 <이웃집 토토로> 엔딩 주제가)
  • 1-5. 초라한 집 (영화 <반딧불의 묘> 삽입곡)
  • 1-6. 루즈의 전언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 삽입곡)
  • 1-7. 따스함에 안겨진다면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 삽입곡)
  • 1-8. 사랑은 꽃, 그대는 그 씨앗 (영화 <추억은 방울방울> 주제가)
  • 1-9. 체리가 익어갈 무렵 (영화 <붉은 돼지> 주제가)
  • 1-10. 때로는 옛 이야기를 (영화 <붉은 돼지> 엔딩 테마)
  • 1-11. 바다가 될 수 있다면 (영화 <바다가 들린다> 주제가)
  • 1-12. 아시아의 이 길에서 (영화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사랑의 테마)
  • 1-13. 언제나 누군가가 (영화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엔딩 테마)
  • 2-1. 컨트리 로드 (영화 <귀를 기울이면> 주제가)
  • 2-2. On Your Mark (영화 <On Your Mark> 프로모션 필름 주제가)
  • 2-3. 모노노케 히메 (영화 <모노노케 히메> 주제가)
  • 2-4. 케 세라 세라 (영화 <이웃집 야마다군> 삽입곡)
  • 2-5. 외톨이는 관뒀어 (영화 <이웃집 야마다군> 주제가)
  • 2-6. 언제나 몇 번이라도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삽입곡)
  • 2-7. 바람이 되어 (영화 <고양이의 보은> 주제가)
  • 2-8. No Woman, No Cry (영화 <기브리즈 episode2> 삽입곡)
  • 2-9. 세계의 약속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주제가)
  • 2-10. 테루의 노래 (영화 <게드 전기> 삽입곡)
  • 2-11. 시간의 노래 (영화 <게드 전기> 주제가)
  • 2-12. 바다의 어머니 (영화 <벼랑 위의 포뇨> 주제가
  • 2-13. 벼랑 위의 포뇨 (영화 <벼랑 위의 포뇨> 주제가)
  •  

     

     

    우연히 일본의 고서점에서 구입한 중고 지브리송 앨범이 하나 있는데, 십년도 더 전이어서 거기엔 고양이의 보은도 센과 치히로도 하울도 없었다. 지브리 애니 음악은 다 좋아서 ost음반을 다 구입하긴 했지만 이렇게 노래로만 구성된 음반을 갖고 싶기도 했다. 일본에서 지브리송을 구입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안나오나 싶어 틈나면 찾아보곤 했었는데!!

    이렇게 나왔다니. ㅠㅠ

     

    이건 사야돼,인거다. 요즘 주문을 너무 많이 해서 자제하려고 애쓰는 중인데. 어쩌나.

    (라고 썼지만 오늘이 금요일이어서 주문을 안하고 있을뿐 담 주에 분명 또 하나의 주문서가 날아갈 것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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