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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 - 평범한 직딩의 밥보다 좋은 여행 이야기
조은정 지음 / 팜파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직딩의 밥보다 좋은 여행 이야기,랜다.
그래서 나는 쓸데없는 편입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을 자세를 가졌더랬다. 평범한 '직딩'이라는 표현에서 술렁술렁 가벼웁게 씌여진 초간단 여행이야기일것이라는 선입견을 머리속에 꽉꽉 집어넣고 책을 펴들었다. 아, 그런데 이 여자 조은정, 그냥 그렇게 만만하게 여행이야기를 써서 책 한권을 얼렁뚱땅 뚝딱, 만들어낸것이 아닌거다. 실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메모지 꺼내들고 꼼꼼하게 다시 봐야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건 여행이야기가 아니라 여행자습서잖아!
한차례 쓰윽 읽으면서 대뜸 느낀것은 이 책은 여행 자습서,가 되겠구나라는 것이다.
굳이 글쓴이의 이름과 약력을 보면서 확인하지 않아도 그가 가질 수 없는 '그녀'만의 섬세함으로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여행정보가 가득한 책을 읽다보면 글쓴이가 여성성을 가졌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수시로 변하는 여행정보를 꾸역꾸역 집어넣거나 변화가 예상되는 정보를 슬쩍 빼버리고 이야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한 정보 이용자답게 인터넷 정보를 많이 주고 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내 맘에 쏙 드는 정보를 집약시키는 기나긴 과정을 짧게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자습서가 되는 것이다.
더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사실 수많은 여행서를 쓴 여행가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독자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때의 느낌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독특하고 개성강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들의 여행방식에 완전히 빠져들거나 혹은 나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평범한 직딩이라 주장하는 조은정의 여행이야기는 뭐랄까... 그냥 '자, 한번 구경만이라도 해봐. 그래서 맘에 들면 떠나면 되는거지. 안그래?'라는 느낌이다. 떠나는 마음조차 누가 뭐래도 '니가 좋아서' 떠나야 하는거야,라고 친절히 덧붙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정말 여행 자습서 같은 느낌이다. 나름대로 흥미롭고 재밌다.
* 한가지 책을 읽다가 아쉬운 것은 180쪽, 홍콩이라는 '나라'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이라는 '도시'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책을 다 읽을때까지 아니 지금까지도 이 책에 대한 좋은 느낌에 흠집을 내고 있다. 그래도 명색이 저자 조은정은 여행팀에 근무를 하고 여행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