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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라르스 소뷔에 크리스텐센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헤르만,
지금은 '여름'이야.
전에 내가 말한거 기억하지?
그렇지만 내 마음은 '봄'이다, 라고 한 거 말야.
우습게도 나는 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이 무더운 여름이고 왜 네 이야기에 '여름' 이 없을까를 생각해보곤 혼자 마구 웃어대기도 했어. 어른스럽지 못하게. 왜냐구? 그건 말야.......
여름에 가발쓰고 더워서 땀 뻘뻘 흘리는 헤르만의 볼은 얼마나 빨개져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거든. (미안해, 헤르만! 흑~)
이제 어쩌면 나도 떨어지는 나뭇잎을 쳐다보면서 입을 헤~ 벌리고 있게 될지도 몰라. 난 재밌어 보이는 건 다 따라해보거든. 하지만 꿀떡 삼키는 것은 안해볼꺼야. 난 쓴 약이나 비린 음식이 아니면 꼭 씹어 먹거든. 샛노란 은행나무잎과 새빨간 단풍잎을 섞어 먹으면 어떤 맛이 날까? 응?
그래, 그래, 미안해. 또 네 이야긴 하지 않고 딴말만 늘어놔서.
근데... 뭘 말해야지?
헤르만은 헤르만이고, 나는 나고.....
나는 자꾸만 헤르만, 너의 두 볼을 꼬집어주면서 웃어주고 싶을뿐인데.
시간이 상처를 치유해주는 곳으로 떠난 할아버지와의 작별인사를 멋있게 할 줄 아는 믿음직하고 의젓한 헤르만이 이쁠뿐인데.
더운 여름이야.
아니, 사실 오늘 여기는 비도 오고 바람도 불어서, 창문 열고 방안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오돌도돌 닭살이 되어버리는 날이었어.
멋진 가발을 쓰면 바람부는 날, 좀 걱정이 될까?
헤르만의 모습을 아는 내 생각엔말야, 분명 바람 따위는 아무 걱정이 없을꺼야.
가발을 썼거나, 쓰지 않았거나.
헤르만은 헤르만이잖아.
그치?
시간이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이 헤르만에게, 아니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생각해봤어.
그래, 그냥 생각만 잠깐, 해봤을 뿐이야.
그냥... 지금은, 지금 내 마음은 '봄'이라고만 말할꺼야.
근데, 헤르만.
진짜 궁금한거 있어.
크리스마스 선물은 원래 여름부터 준비한다고 들었거든.
내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은 뭐야?
진짜 궁금하다. 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