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라는 말에 굳이 반대할 사람은 없겠지. 그 '즐거움'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슬그머니 다르다는 것을 배재하고.

주말,이라기보다는 성당에 가야하는 일요일을 빼면 늘어지게 맘 편히 늦잠을 자고 바닥에 드러누워 맘껏 오전 티비를 즐길 수 있는 날은 토요일. 그런데 티비광인 나도 토요일 오전에는 그닥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굳이 티비 채널을 돌리기 귀찮아서 보게 된 것이 책읽기 프로그램. 책을 보다.

 편히 누워있고싶은 토요일 오전에 사람들이 나와서 자분자분 토론하듯이 이야기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눈길이 갈리가 없는데, 우연찮게 '걷기'에 대한 주제가 나왔다. 게다가 그날의 낭독 초대손님은 박기영. 나는 그녀의 산티아고 여행기를 읽은 사람이 아니던가. 그래서 괜히 더 관심이 갔을 것이다. 그녀의 경험담을 듣고 있으려니 오래전에 읽은 책의 내용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렇게 한 주를 보고 나니 그 다음에는 일부러 그 시간 즈음에 채널을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알게 된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십년 후의 생활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누군가를 보면서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십년 후,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인가. 분명 하고 싶은 것들이 있고, 그것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차분히 하나씩 뭔가를 이뤄나갈 수 있는데도 그저 무식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현재의 게으름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지금 현재의 삶에 안주하며 편히 살아가고 싶은 욕심 때문일 것이다.

 

 

 

 

 

 

 

 

 

 

 

 

 

 

 

 

역시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고, 즐겁지 아니하면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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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수업 - 산지에서 브랜드까지 홍차의 모든 지식 실용의 재발견 (글항아리) 1
문기영 지음 / 글항아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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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에 대해 열광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선물받은 홍차를 마시면서 그 향과 맛이 너무 좋아서 녹차보다는 홍차를 더 즐겨마시게 되었다. 사실 홍차 수업을 읽기 시작할 때, 저자가 홍차라고 하면 떫은 맛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 말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나 역시 홍차를 처음 마셨을 때 특별한 향은 없었고 떫은 뒷맛이 강해 홍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홍차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중국의 녹차가 영국으로 가는 배 안에서 묵혀지고 산화되면서 홍차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녹차 삭힌것이 홍차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큰 맥락에서보면 알기쉽게 설명한다는 의미에서 단순화시킨 말이기는 하지만 홍차를 이해하는데는 좀 도움이 되는 말이다. 녹차를 엄청 좋아하는 조카가 하나 있는데 그녀석은 녹차와 홍차가 완전히 다른 차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홍차는 전혀 마시지 않는데 찻잎의 산화 정도에 따라 녹차, 홍차, 보이차라 말하는거라고 이야기를 해 줬더니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표정이다.

물론 나도 그렇게 단순화시켜서만 알고 있었는데 '홍차 수업'은 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찻잎을 따는 시기, 제일 끝의 두 잎을 따거나 다섯잎까지를 따는지, 건조하는 과정과 산화의 과정과 시간에 따른 차이 등 찻잎을 따는데서부터 우리가 마시게 되는 찻잎의 형태가 나오기까지의 가공법의 차이에 따라서 차는 크게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로 나눌 수있다고 한다. 가끔 좋은 차라며 선물받은 우롱차, 철관음 같은 차를 마시곤 했는데 딱히 녹차라고 할수는 없지만 나 역시 그러한 차가 그저 찻잎의 차이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홍차수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이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생소한 차의 구분과 가공과정에 대한 설명과 용어의 정리가 쉽게 머리속에 담기지 않아 읽다가 멈추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고 위조, 살청, 유념.. 이런 생소한 단어들은 읽을때마다 그 뜻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확인하곤 해야했다. 나름대로 뜻을 이해하기 쉽게 시들게 하거나 건조시키며 말리는 과정 등으로 이해하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정말 수업을 받듯이 이론적인 공부를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읽기의 즐거움이란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우는 것이기도 하지만 너무 이론에 얽매여 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슬그머니 넘어가며 책을 읽어나갔다. 그랬더니 오히려 개념들이 조금 더 쉽게 다가왔고 차의 역사에 대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홍차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홍차'에 대한 것을 알기에는 최고의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직접 다원으로 찾아가 차밭과 찻잎의 가공과정을 살펴보고 사진도 직접 찍었고 차의 구분과 역사뿐만 아니라 산지와 브랜드에 따라 달라지는 차맛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들은 저자 스스로 발품을 팔며 확인을 하면서 쓴 것이라 그런지 확실히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장에서는 홍차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 흔히 궁금해하고 있는 커피 카페인과 홍차 카페인의 차이가 무엇인지 홍차 카페인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홍차에는 카페인 외에 다른 어떤 좋은 영양소가 있는지 등 차를 마시는데 있어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있다.

며칠 전 녹차는 좋아하지만 홍차는 마시지 않는 친구에게서 홍차를 선물받았다. 마침 홍차 수업을 다 읽은 때라 홍차가 몸에 어떻게 좋은것인지에 대해, 어떻게 마시면 좋은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왠지 얇은 지식으로 차박사가 된 것처럼 하고 있어서 새삼 '홍차 수업' 한 권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홍차에 대해 알고 싶다면 서슴지 않고 이 책을 권하겠지만 사실 차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는 친구라 할지라도 이 책을 읽는 것은 꽤 흥미롭고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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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여행 - 헤세와 함께 하는 스위스.남독일.이탈리아.아시아 여행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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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수많은 나라를 여행할수는 없기에 대리만족을 하듯 왠만한 여행에세이는 기회만 되면 무작정 읽어대곤 했다. 그래서 사실 어쩌면 '헤세'의 이름보다도 '여행'이라는 책의 제목에 더 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헤세가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와 아시아를 여행하며 기록한 글들을 편역한 것이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여행에세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런 책과는 또 다르다는 뜻이다. 처음 '편역'된 글이라는 것을 알고 슬그머니 책에 대한 흥미가 줄어들었지만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니 확실히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확연히 다르지만 또 그 다른 이유때문에 이 책이 맘에 들기 시작했다.

 

여행이라는 것을 단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상의 단조로움과 익숙함에서 벗어나고 일상의 노동으로부터의 휴식을 위해 일상적이지 않은 낯선곳으로 떠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헤세 역시 여행을 체험함으로써 더욱 풍요로워지고 타인과 다른 세상을 이해하며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찾을 수 있는 것들을 느끼고 깨달았다. 헤세의 여행은 단순한 여행에세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과 다른 세계의 풍경을 인문학적으로 살펴보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내가 봤던 수많은 풍경들보다는 찍어 놓은 사진들을 분류하면서 그곳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찾아보곤 한다. 실제로 많은 곳에 대한 기억보다는 후에 다시 찾아보며 기억을 되새겨보게 되는 곳이 많다. 내가 바라봤던 이국적인 풍경과 건축, 문화에 대한 많은 것들을 떠올리며 여행의 추억을 이야기하곤 하지만 나 역시 내 여행의 기록을 하게 될 때는 좀 더 구체적으로 나의 느낌들을 적어놓게 된다. 그러니까 내가 만났던 낯선 풍경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라거나 문화적인 충격이라거나 새로운 깨달음 같은 것들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소매치기가 많을 것이라 예상하고 가방을 움켜쥐고 다니다가 유명관광지임에도 그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례객이며 밤 늦은 시간에도 동네를 걸어다녀볼 수 있는 장소에서 느꼈던 평화로움은 나 자신의 각박한 시선을 부끄럽게 만들었고 개인 이기주의가 만연하리라 지레짐작하며 나도 나자신의 것만 챙기며 욕심을 부리고 있는데 누군가 낯선이에게 따뜻한 배려의 마음을 느끼게 되고 존중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될 때도 역시 나 자신의 선입견과 부정적인 생각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헤세의 여행을 읽다보면 나의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떠올려보게된다.

"자연’ 가까이에서 자연의 힘과 위안을 맛보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장소로 여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널리 만연한 오류다. ..... 그런데 그는 그 자연으로부터 가장 피상적인 것, 가장 비본질적인 것만 받아들이고 이해했으며, 가장 좋은 것은 발견하지 못하고 길가에 놓아두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그런 자는 보고 찾아내며 여행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한다."(42)

 

솔직히 서평도서로 제공을 받은 책이기 때문에 여유있게 마음내키는대로, 책을 집어들어 펼쳐지는대로 헤세의 눈길을 좇아 그가 바라보는 풍경을 바라보며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더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언젠가 다가올 미래에 내가 어느 곳으론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나의 시선은 많이 달라져있게 될까? 그때쯤 다시 헤세의 여행을 읽게 된다면 지금의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깊이를 깨닫게 될까?

괜히 더한 아쉬움이 남는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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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년만에 가족이 영화를 보려고 합니다.

 

즐찾 서재도 많지 않고, 아직 월초라 영화를 볼 예정인 분들이 많아서 할인쿠폰이 들어올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글 올려봅니다.

 

할인쿠폰 있으신 분, 제게 좀 투척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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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8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08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08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08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이 출판되자마자 사고 싶...은 것을 참게 되는 이유는 정말 누군가의 말처럼 알사탕의 유혹이 있기 때문이다.

간혹 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덥석 책을 사버리고는 며칠 후에, 혹은 구매하고 책이 오지도 않았는데 다음날 알사탕이 붙어 있으면 왠지 엄청 손해 본 느낌이 들 때가 있어. 게다가 당일 구매,일지라도 삼일만에 오는 알라딘 택배는. 알사탕을 못받은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심지어 배송마저 느려터지게 올 때. 그래서 주말이 꼈다는 이유를 한주간을 넘기고 책을 받았을 때 왠지 기분이 나빠지곤한다.

그러다가도.

오늘같은 날, 뉴스의 시대를 이렇게 엄청난 알사탕과 적립금으로 구매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씨의 책이 보통으로 맘에 들어도 당장 지르게 될터인데, 나같은 애는 오늘만 기다렸.....

 

 

 

물론 오늘을 기다린 것은 뉴스의 시대,뿐만이 아니다. 간혹 구간 도서를 특정 시기에 반액 할인하기도 해서 혹시나 하고 찾아봤는데.

 

먼저 검색해 본 책은 홍차의 세계사. 아, 근데 왜 옆동네에서는 반액할인하는데 여긴 아닌것인가 하며 툴툴대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무사전을 검색해봤다. 이게 반값이다!

아, 이거 너무 심한건가? 책을 제 값주고 구입하지 않으니 양질의 책이 나오기 힘들고, 양질의 책이 점점 더 비싸게 되고.. 뭐 그런?

이 바쁜 아침시간에 그 악순환의 고리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토론할 것은 아니니.

일단 되는대로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할 시기를 봐야겠어. 오늘은 틈틈이 종일. 뜻밖의 반액 책을 마구 찾아서 집어넣을지도. 그런데 일단. 월요일부터 잠이 모자라서 멍때리고 잇는 이 상황부터 어떻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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