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겨경겨우울울ㄴ나날날ㅇ으의의 ㅅ서설설ㄹ레렘렘]ㅇ이일이라라니.

 

언젠가부터 책을 집어넣고 나면 이렇게 글자가 막 깨져나온다. 처음엔 신경쓰였는데 이젠 내 알바 아니라는 식의 무덤덤한 대응. 어쨌거나 더듬거리듯 터져나온 글에서 바로 제목을 알아보기는 힘들테니.

 

[겨울날의 설렘]

 

어제까지만 해도 '안추워!'하면서 다녔는데.. 며칠동안 걸릴까말까하던 감기가 드디어 몸에 장착이 되어버렸다. 며칠동안 아침에 일어났을때만 조금씩 노란 콧물과 가래가 나오는 듯 하더니 어제는 오밤중부터 새벽까지 기침이 나오고 누런(ㅠㅠ) 콧물이 코와 입으로 쏟아져나와 잠을 제대로 못잤어. 그러고 일어났더니. 집에서 옷을 껴입고 있는데도 한기가 느껴지네. 참나. ㅠㅠㅠㅠㅠㅠ

겨울날의 설렘은 커녕, 손이 곱아들고 추워서 웅크리고만 있는 겨울곰상태의 나를 떠올리니 하아... 겨울이 그닥 좋지는 않아, 이러고 있다.

 

 

 

 

 

 

 

 

 

 

 

 

 

 

 

 

 

배명훈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잠깐 언급된 것을 봤는데, 이 글의 대부분은 세월호 참사 이전에 이미 씌어진 글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것과 무관하지 않게 읽게 되고. 또 다른 의미로 읽게 된다는데. 역시 배명훈 작가의 통찰력이란. 시대를 앞서가는 에스에프작가,라고 인식하게 되는데 예전엔 그저 무의식적인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왜 그런지 알수있을것만 같다. 기대되는 작품.

 

 

 

 

 

 

 

 

 

 

 

 

 

 

 

 

 

ㅋ키킨킨ㅍ포크는 본적이 없지만 왠지 이 책은 한번 보고 싶다. 이렇게 멋나고 맛나게 요리를 만들어 먹을 일이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눈으로 보는 사치 정도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인문학서를 읽을 기회가 생겨도 이제는 슬금슬금 피해가기 시작하고 있다. 소설을 읽는 것도 하루면 충분히 끝날 책을 일주일동안 붙잡고 있는 것이 단지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수다를 떨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가구를 만들거나 집안 꾸미기를 하거나. 아무튼 목공예뿐만 아니라 건축에 관심이 있거나 기타등등 그러한 사람들은 공구를 사주면 아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사람들은 공구 자랑을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샀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내뱉고보니.

지금 책까페에서는 사람들이 온통 서재자랑을 하고 어떤 책을 샀는지 어떤 책이 내게 왔는지 자랑을 해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건 일단 자랑하고 봐야하는거구나, 싶은데. 나 역시 지금 창고에 폐휴지처럼 쌓여있는, 뭔가 말이 이상해. 창고가 아니라 방 한구석에 '창고에 넣은 폐휴지처럼 쌓여있는' 신간도서들을 정리해야하는데 하면서 괜히 그 풍경을 사진찍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멋지게 쫘~악 정리되어있는 책장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하아. 지금 내 꼴이 말이아니야.

이제 콧물은 좀 말랐지만 목이 아파서 계속 기침이 나오고 손끝에서 시작해 온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했어. 이게 조금 더 '죽을맛'에 가까울까?

 

 

 

 

 

 

 

 

 

 

 

 

 

 

 

 

 

 

 

 

 

 

 

 

 

 

 

 

 

 

 

 

 

 

ㅎ하고싶은 말이 많은 걸 보니 내가 그동안 머릿속에 너무 많은 걸 담아뒀나보다, 싶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혼잣말도 쉽게 못하겠어. 사방이 다 적으로 둘러싸인 느낌. 게다가 자기 입장에서만 지레짐작하고 선입견을 갖고 상대를 폄하하려고만 하는 사람들 틈에서 내 생ㅇ각을 늘어놓는다는 건 자폭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떠나질않는다. 그러면 도대체 나는 어디가서 당나귀귀를 외쳐야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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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코끼리
황경신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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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이름은 한입 코끼리,예요. 그런데 자꾸만 코끼리 한입,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네요. 어쩌면 내게는 코끼리가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자꾸만 코끼리에게 한입 주고 싶어 그런건지도 모르겠어요. 보아뱀에게는 한입거리밖에 안되는 코끼리인데 말이죠.

뭐 어쨌든 이건 보아뱀에게 한입에 먹혀버리게 된 코끼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코끼리를 한입에 꿀떡 먹어버리고 반년동안 꼼짝않고 소화를 해 낼 수 있는 보아뱀과 호기심많은 여덟살 꼬마 소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글입니다. 아니 도대체 여덟살짜리 꼬마와 삼백칠십셋이라는 나이를 먹은 보아뱀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비님이 오시는데 이상하게도 하늘이 맑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고개를 들어보니 우산을 쓰고 있는 내 머리 위는 온통 짙은 잿빛으로 내려앉은 구름, 아니 구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잿빛 하늘만 보이고 있는데, 겨우 십여미터 앞쪽의 요기 가까운 하늘은 새하얀 구름 사이로 새파란 하늘빛을 보이며 환하게 밝은 햇님까지 고개를 내밀고 있는거예요. 우산을 들고 있는 내게 쏟아져내린 것은 빗줄기만이 아니라 강렬한 햇살까지 함께였어요. 

이런 여우같은 비는 처음이야, 생각했는데 왠지 그 느낌이 그리 싫지는 않았지요. 그러니까 내 말은... 현실같지 않은 이 환상적인 느낌이 참 좋았는데, 여덟살 꼬마와 삼백칠십세살 보아뱀의 이야기 역시 그 느낌과 똑같이 무척 좋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예요.

 

어렸을 때 읽은 동화 이야기는, 물론 그리 많은 동화를 읽은 것도 아니지만 그 몇 안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건 현실과는 다른 상상속의 이야기일뿐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지않겠어요? 공주나 왕자, 숲속 이야기는 내 주위에서 전혀 볼 수 없는 거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여덟살 꼬마가 하나씩 읽어나가는 그림 동화 이야기의 한토막과 그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꼬마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보아뱀이 참 좋았어요. 그러다가 둘의 만남도 부러웠고, 둘의 이야기가 너무 좋아 오히려 샘이나기 시작했고, 나는 왜 이 이야기속에 없는걸까 싶기도 했고... 그런데 보아뱀이 그렇게 얘기를 하네요. "언젠가 너도 알게 되겠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 멋진 일을 해내고 나면 말이야. 누구도 무시하지 않고 누구도 우쭐대지 않고 너 자신인 채로 그들과 어루어지는거지. 한 번 비교하기 시작하면,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아"

그다음부터는 그냥 여덟살 꼬마와 보아뱀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이기 시작했지요. 내가 생각없이 읽었던 동화도 떠올려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기도 하면서요.

"꼬마야, 많은 것을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구나. 무턱대고 질문만 하는 게 아니라, 몇 번이나 생각을 되풀이해보고, 답을 가늠해보지. 답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도,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러니까 네 말은 언제나 옳아. 네가 하는 모든 질문이 옳은 것처럼, 네가 찾아낸 모든 대답도 옳은 거야

너는.

어디로든 튈 수 있는 공처럼 둥글고 말랑말랑해. 불순물은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질문으로 무장하고 본질을 향해 덤비지. 너의 모든 문은 이미 세상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어. 구가 물질의 완전한 형태라면, 너는 생명의 완전한 형태야. 나는 그런 네가 자랑스럽고, 너의 친구가 된 것이 고맙구나."(276)

이야기 하나 하나 다 들려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이건 내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또 어쩌면 재미없게 되어버릴지도 모르겠어요.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는 건 삶의 리듬을 맞추는 일이다. 숨소리를 맞추고, 발걸음의 폭을 맞추고, 생각의 속도를 맞춘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고, 불안해하지 않고 뒤따라간다. 모자라면 채워주고, 넘치면 덜어준다. 그렇게 지냈는데. 언제까지나 그렇게 지낼 줄 알았는데."(286) 뭔가 변화가 생겨요. 그게 무엇인지 직접 한입 코끼리를 펼쳐봤으면 좋겠어요. 더구나 이 책에는 이인이라는 작가님의 이야기같은 그림이 담겨있기도합니다. 처음엔 생떽쥐베리가 그렸던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의 그림을 모자라고 알았던 것처럼 이인 작가님의 그림도 무엇을 담고 있는지 바로 알아채지 못했지요. 하지만 글을 읽으며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림이 말을 해 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 그림이 당신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지 들려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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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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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시 깨어난 히틀러, 유튜브 스타가 되다!

이 광고문구를 읽으면서도 나는 실감하지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가 유튜브의 스타가 될 수 있지? 농담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독일에서 히틀러를 풍자한 소설이 나왔다니. 이게 정말 재미있겠나? 이렇게 온통 불신과 의혹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일단 '소설'이니 조금은 맘 편히 읽어보자고 책을 펴들었다. 아니, 그런데 정말 재미있다. 독일의 사회와 정치 상황을 자세히 모른다고 해도 (이 책에는 역자 주가 - 특별히 언급되지 않아서 정확히 역주인지 편집주인지는 잘모르겠지만 -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물 흐르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솔직히 이 책이 어떤 책일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을 때, 한정판 특별부록으로 책의 말미에 들어있는 김태권 작가의 스페셜만화 '그가 돌아왔다 in 서울'만으로도 이 책은 이미 재미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는 했다.

 

2011년 어느 날, 아무런 앞뒤 정황도 없이 불쑥 베를린의 한 공원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깨어난다. 그것도 제복을 입은 채로 말이다. 히틀러 본인은 어리둥절해 하지만 현대의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그를 히틀러 자신이 아닌 히틀러와 닮은꼴인 희극배우로 받아들인다. 히틀러는 자신의 생각 그대로를 드러내지만 사람들은 그가 하는 말을 온전한 풍자로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 자체가 이 소설의 이야기를 블랙코미디로 이끌어가고 있다.

오늘 밥을 먹으며 티비를 보고 있는데 물류창고의 스마트화로 인력이 4배이상 줄어들고 사람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점점 더 취업난이 심각해지는 이유중의 하나,라는 생각과 인건비를 줄이게 된 대기업에서는 그 이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에 대한 생각으로 경제와 자본제에 이르기까지 생각이 자꾸만 확대되어가고 있었는데 '그가 돌아왔다'에도 이처럼 같은 현상을 두고 서로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뉴스의 내용과 똑같이 상점주인이 손님에게 물건을 찾아주기보다는 손님이 직접 매장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아 오면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감탄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히틀러가 감동을 하는 것은 그만큼 매장의 인력을 줄이면 동원할 수 있는 군병력이 늘어나기 때문에 감탄하며 좋아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히틀러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른다. 이 모든것들이 다 정치적인 풍자일뿐이고, 동상이몽이 아니라 같은 지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웃고 있는 것이다.

지구환경과 평화를 위한 녹색당의 궁극 목표와 전쟁을 목적으로 에너지나 천연자언을 국내에서 해결하려는 에너지 정책은 결코 같을수가 없는데 드러나는 현상은 같아보이는 것이다. 히틀러는 그것을 끄집어내고 그것을 조롱하듯 시종일관 진지하게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 드러내고 있다.

기발한 생각에, 풍자하고 비꼬는 그의 모습과 행동, 언변에 소설속의 사람들처럼 나도 웃으며 '돌아온 그'에게 열광하며 재미있어 하지만 과거에도 사람들은 그렇게 웃기만 했다는 일침에 잠시 멈칫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매우 코믹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 웃음은 매우 씁쓸하다고 평한 슈테른지의 글에 동감하게 되는 이유다.

 

실제로 히틀러가 이 시대에 나타난다면 그는 광적인 나치즘과 유대인 학살, 민족우월주의에 대한 지탄을 받으며 매장을 당하게 될까, 아니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지지와 환호를 받으며 권력을 휘어잡게 될까?

말도 안되는 상상이지만 잠시 상상에 생각을 맡기고 있자니 조금 불안해지기는 한다. 지금 웃고만 있을 수 없는 이유는 우리의 현실이 말도 안되게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에 나타난 아돌프 히틀러가 히틀러를 추종하는 나치즘 청년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이야기처럼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지극히 설득력있게 보이는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혹시 또다른 히틀러를 보면서 그저 웃고만 있는 것을 아닐지... 웃으면서 심각해져 볼 필요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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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라는 아이
라라 윌리엄슨 지음, 김안나 옮김 / 나무옆의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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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필요한 아이의 소원이 이뤄지는 그런 이야기인가,라는 생각에 그저 지금까지 읽어봤던 수많은 이야기들과 비슷한 이야기일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아빠가 필요하다는 아이에게 전령천사 가브리엘은 그 소망을 이뤄 줄 것인가.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며 종교적인 부분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내 느낌만으로도 이 책의 작가는 아일랜드 가톨릭계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야기 속에 엉뚱하면서도 이야기를 끌어가고, 때로는 풍자와 은유로 이야기속에 녹아들어 있는 가톨릭의 이야기는 가톨릭이 아니라면 그저 재미있게 읽고 넘어가기엔 생뚱맞아보이는 것이 많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주된 내용은 아니니 마지막에 페이스와 호프가 나타난다는 것도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 그것은 이 소설의 저반에 깔려있는 생각이 말 그대로 '믿음'과 '희망'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호프는 그리 특별하다고 할 것도 없는 평범한 어린 소년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아빠 없이 엄마와 누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소년에게 엄마와 아빠는 분명 다른 존재이고 어떤 면에서 그 어느 누구도 아빠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4년만에, 그것도 TV에 나타난 아빠의 모습은 호프에게 더욱 더 아빠에 대한 열망을 갖게 한다. 그 과정에서의 온갖 소동이 벌어지고, 지극히 어린이다운 무지와 실수가 이야기를 엉뚱하면서도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끌고가는데...

 

어쨌든 이야기의 결말은 내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 소설의 결말이 더 현실성있고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부모가정이라거나 이혼가정이라면 한번쯤 아이들과 이 이야기를 읽고 얘기를 나눠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이야기의 결말을 읽으며 현대의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제 나에게는 내가 읽기 위한 이런 류의 어린이대상 소설은 그리 큰 흥미를 갖지 못하는구나 라는 것이 더 크게 느껴진다. 내가 읽기에는 좀 그렇지만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혹은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이라면 한번쯤은 이 소설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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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지음 / 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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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변함없이 화장실에 앉아 책을 펼쳤다가 펼쳐놓은 책을 넘기지 못하고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남들에게 쓰레기인 것이 내게는 쓰레기가 아닌 이유는, 나에게 '쓸모'란 '용도'가 아니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치라는 것을 실용성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나는 아무 쓸모 없는 나를 가장 먼저 던져버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직 나를 버리지 않은 것은 내게도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주워왔거나 버리지 않은 많은 것들도 언제나 각각의 이야기를 안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새로 담을 수 있었다. 그것들은 버려진 채, 욕심 없이 비어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니, 그렇게 쉽게 헤어지는 것보다는 조금 더 함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함께 있으면서 그 이야기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다."(192)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이라는 제목은 왠지 그냥 쓸쓸함을 느끼게 했다. 가을도 아니고 손끝이 시리며 싸늘함을 느끼는 겨울의 길목에서 그녀가 말하려고 하는 쓸쓸함에 공감을 하지 못하면 왠지 더 많이 쓸쓸해지는 것 아냐? 라는 마음을 농담처럼 새겨넣으며 겨우겨우 책을 펼쳤다. 그런데 그녀의 이야기는 정말 뜻밖에도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책 읽을 시간도 없는데 맘에 드는 구절을 옮겨 적는 것도 귀찮아, 라고 생각하는 내게 오래 묵혀두었던 노트를 꺼내어 적고 싶은 마음을 불러 온 것도 그녀의 이야기때문이다.

책을 읽을수가 없어서 책을 적는다,고 한다.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발음하고 그것을 옮겨 적는다. 그러다보면 가끔씩 그 사람과 같은 것을 보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고 한다. '그 사람의 모든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나 또한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잔뜩 가지고 있으니. 우리가 나누는 것은 단어 하나가 아니라 그때의 그 사람 시간과 지금의 내 시간이다"(30)

 

그녀의 이야기는 하나하나 나와 같지 않지만 그래도 왠지 나와 비슷하구나 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단지 '쓸쓸해서'라는 말로는 이해할 수 없는 느낌이다. 우린 참 비슷한 사람,이라는 파트에 '우린 참 다른 사람'이라는 꼭지의 글은 또 다시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한참을 들여다보게 한다. '아무도 그 무엇도 그대를 위로할 수 없었다'라는 가사가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는 아이러니에 대한 격한 공감 역시.  

 

그녀의 노래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며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졌다. 왠지 쓸쓸함과는 거리가 먼 위안과 행복이 넘쳐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에 담겨있는 그녀의 글이 그런 느낌이기 때문이다. 우린 참 다른 사람이지만 나는 그녀에게 공감하게 된다.

 

"푸르고도 붉은 시간을 지나고 있다. 하루가 한 색깔이었던 적 없다. 마음이 울다가 웃다가 하는 날에는 당신에게로 가 노래나 부르면 좋겠다.

그러면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어렴풋이 번져오는 것 있을까? 그게 뭔지는 몰라도, 우리는 조금 따뜻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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