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lorful 80일간의 컬러풀 세계일주 (유럽 / 아시아 / 이집트 편) - 안티 스트레스 컬러링북 The Colorful 시리즈
스키아 지음 / 보랏빛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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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북과 퍼즐조각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단시간에 후다닥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동안 들여다보면서 한조각씩 눈에 띌때마다 맞춰가는 재미가 있는 퍼즐처럼 컬러링북은 항상 가까운 곳에 두면서 어울리는 색이 떠오를 때, 아니면 무심코 오늘은 이 색으로 저곳을 채워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렇게 조금씩 색을 입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컬러링북을 받았을 때는 뭔가 숙제를 받은 학생처럼 비어있는 공간을 색으로 채워넣기 바빴고 그러다보니 작업처럼 느껴지는 컬러링북은 더이상 즐거운 책도, 아름다운 책도 되지 않아버렸다. 그런 당위감을 슬며시 내려놓게 된 것이 바로 이 책 80일간의 컬러풀 세계일주를 통해서였다.

 

  

 

솔직히 이 책은 무척 아름다운 그림이 담겨있다,라는 느낌은 아니다. '세계일주'라는 주제때문에 좀 더 다양하고 화려한 건물을 예상했는데 몇몇 그림은 너무 단순화된 형상이어서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기 때문인지 색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정말 '안티스트레스'에 걸맞게 맘 편히 아무색이나 마구 칠해보는 실험적 컬러링을 하고 있다.

그에 대한 가장 어울리는 그림은 이집트를 상징하는 상형문자처럼 보이는 이 그림들이 있는 페이지인데 색의 강약을 조금씩 조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린아이처럼 손에 잡히는 색연필을 집어들고 색을 입히고만 있다. 퇴근 후 날마다 조금씩 칠을 하다보면 정말 잡생각이 사라지고 생각이 단순해진다. 그러다가 좀 더 이쁘게 칠해보고 싶어지면 다른 페이지를 펼쳐놓고 한두개씩 색을 입히다보면 어느새 집중하고 있는 나를 보게된다.

그러고보니 퍼즐과 컬러링북의 가장 큰 차이는 머리속으로만 밑그림을 그려보는 퍼즐과는 달리 컬러링북은 직접 색을 입히는 동작이 들어간다는 것이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치매예방에 좋다며 컬러링북을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컬러링북을 처음 접했을 때는 공간을 다 칠하려고 애를 썼고 색칠도 힘을 주어 진하게 넣으려고 했었는데 자꾸 하다보니 굳이 공간을 다 색으로 채워넣지 않아도 나름의 재미가 있고 단순하고 커다란 그림은 선을 따라 색을 넣는 것만으로도 달라 보이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무딘 색채감때문에 컬러링북이 오히려 스트레스북이 될 뻔했지만 보름이 넘는 시간동안, 연휴도 지내면서 슬쩍슬쩍 색칠을 하다보니 정말 안티스트레스가 되는 책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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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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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라는 말에 나도 가만히 우리 식구들의 평균 연령을 생각해봤다. 꼬물거리는 조카를 데리고 다니는 친구들과는 달리 이미 대학교에 입학한 성인 조카들이 있는 나로서는 차마 딱 떨어지는 평균연령을 생각해보기가 무섭다. 더구나 지금 우리집에는 어머니와 나, 둘뿐이니 더더욱.

싱글인 마흔 살의 딸이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전의 마스다 미리의 만화와 에세이를 읽으면서 느낀 '공감'이라는 것은 이런 환경적인 부분에서마저 공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와무라 씨 댁의 노부부는 건강하게 각자 자신의 삶을, 그러니까 건강을 위해 우리의 헬스장과 같은 짐에 다닌다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도 떨고 나름대로의 일상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좀 다르긴 하지만.

어머니는 혼자 외출을 못하시기 때문에 내가 출근하고 나면 온종일 집에 혼자 계신다. 할수있는 것이라고는 집안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티비를 보는 것 정도. 그러니까 오늘 같은 주말에도 내가 집에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런저런 일을 핑계로 방에 들어와 컴퓨터와 마주하고 있거나 피곤하다며 낮잠을 자버리곤 하는데 어머니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식사하고 졸다가 점심을 먹고 잠시 앉아있다가 티비 켜놓고 또 슬며시 잠들어버리고 마신다. 내가 잠깐 옆에라도 앉아서 말을 걸면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수 있을텐데.

그렇게 구체적인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를 읽다보면 또다시 공감하지 않을수가 없다. 혼자 사는 딸이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면 어머니는 혼자 지내야하는 처지를 생각해 마음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었구나 싶기도 하고, 예전에는 부모님이 나를 돌봐줬지만 이제는 내가 어머니를 돌봐줘야 하는 것, 지금의 매 순간순간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독립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도 가끔 해보지만 지금의 이런 생활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아니 오히려 어쩌면 이렇게 서로 의지가 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러한 생각이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나이를 지나가는 우리들 모두의 공감되는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야기가 너무 짧게 끝나버린 느낌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기대되기도 한다. 만약 사와무라 씨 가족이 여행을 간다면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해 마스다 미리가 자신의 여행이야기만이 아니라 사와무라씨 가족 여행기도 그려준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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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8 15: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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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6 - 아찔한 엘리베이터, 개정판
레모니 스니켓 지음, 홍연미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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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대결의 제목을 보고서는 도무지 어떠한 내용이 담겨있을지 짐작을 할수가 없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제목에 그리 신경을 쓰며 읽는 성격도 아니고 여섯번째권의 제목도 책을 다 읽은 지금에야 무엇인가를 살펴봤으니 별다른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엘리베이터가 힌트가 되는 것이기는 하네.

이번에는 왠지 허를 찌르는 듯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더 빨리 책을 읽었고 서둘러 다음 이야기를 펼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나먼 곳을 돌아 보들레어 가 삼남매는 자신이 살던 동네의 스퀼러 씨 부부가 사는 펜트하우스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으로 가게 된 이유는 오직 유행만을 추구하는 에스메이가 '고아를 입양하는 것'이 최신유행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유행은 누가 만들어내고 전파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도 그 실체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단지 '유행'이라는 것 때문에 불편하고 불합리한 일상생활을 마다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은 이해할수가 없는 것을 넘어서 어리석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물론 조금은 극단적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더 그럴수도 있겠지만 가만히 우리의 현실 세계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결코 유행과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할수없고 현명하게 살아가고 있다고도 할 수가 없다.

유행이기 때문에 싫은 것도 억지로 해야하고, 좋아하는 음식도 못 먹고 어둠의 거리에서 살며 펜트하우스까지 엘리베이터도 사용하지 못하고 걸어다녀야만 한다는 것은 '유행'이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 보들레어 가 삼남매는 유행경매인 귄터로 위장한 올라프 백작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야 했고, 또 위험에 처한 쿼그마이어 세쌍둥이를 구출해야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닥친 시련과 위험은....

레모니 스니켓의 표현대로 '유사' 상상으로 해피엔드를 그려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사 상상으로 만들어낸 해피엔딩은 진정한 해피엔딩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으로 만족할수는 없는 것이다.

이야기의 끝에 보들레어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며 바이올렛의 발명 능력이나 클로스의 지식, 서니의 이가 좌절감을 안겨 줄 일은 결코 없으리라 믿고 있으며 앞으로 그 어떤 불운이 닥치고 그 어떤 '유사'품들이 끼어든다 하더라도, 보들레어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씌어있다. 그리고 적어도 이것만큼은 이 세상에 언제까지나 진실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보들레어 가 삼남매의 위험한 대결은 끝나지 않았고 쿼그마이어 세쌍둥이의 행방도 찾을 수 없고,  V.F.D의 뜻이 무엇인지도 알아내지 못했지만 보들레어의 아이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모든 어려움을 헤쳐 나가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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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타고 왕복 두시간을 보내야하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책도, 펜도 그 무엇도 챙기지못하고 그냥 뛰어 나왔는데! ㅠㅠ
미치겄다. 이 긴 시간을 어찌 보내노.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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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타이완을 만났다 - 삶이 깊어지는 이지상의 인문여행기
이지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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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다고 느껴지는 분들, 낯선 땅을 헤쳐가는 여행이 두렵거나 귀찮아진 분들이라면 타이완에 한번 가 보세요. 거창한 것 기대하지 말고 이웃집 마실 가듯 가 보세요.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다 보면 문득 '이게 행복이구나'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단, 겸손하고 느긋한 여행자가 되어."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첫 해외여행을 떠나고 그 설레이던 마음을 잊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작가가 되어 떠돌던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찾은 타이완, 그것도 함께 살며 병수발을 하던 어머니의 죽음 이후 마음을 잡지 못하던 저자가 다시 찾은 타이완의 모습은 정말 그의 말 그대로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타이완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졌던 것은 특별함없이 그저 드라마 속 풍경이 센과치히로에서 봤던 그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서 그곳으로 가고 싶었던 마음때문이었다. 하지만 잠시 그랬을뿐,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는 영화를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타이완을 찾는다고 했지만 솔직히 타이완에 대한 여러 책을 읽어봐도 딱히 마음이 끌리지는 않았다. 은근슬쩍 가까운 여행지니 홍콩이나 타이완에 가보자 라는 말을 꺼내면 다들 그곳에 가면 뭐 볼거리가 있다고 라는 말로 일축해버린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곳은 그저 우리와 비슷한 대도시의 풍경뿐이라는 인식이 강한가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자. 대도시 서울, 그곳에는 우리가 볼거리가 전혀 없는가? 나는 먼 지방 섬도시에 살아서 그런지 서울구경도 무지 재미있게 느껴지고 먹을거리도 많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니까 그런 생각만으로도 타이완은 구석구석을 찾아가며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특히 그저 감성여행에세이를 쓰지 않는 작가의 필력을 믿으며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아무런 인식이 없었던 타이완에 대해, 그들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중국의 일부라는 생각을 벗어나게 해 준것만은 분명하다. 우리와 비슷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있고, 비슷한 거리 풍경을 바라보고 뭔가 특별한 것이 없어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게도 나름대로의 멋진 문화가 있고 풍성한 먹을거리와 자신들의 찬란한 역사가 있을 것이다. 타이완 원주민들의 언어와 그들의 혈통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더 흥미로웠고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겨울내내 바쁘게 지내다가 이제 조금 여유롭게 일상업무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있다. 친구가 오사카에 살고 있어서 어머니 모시고 한번 다녀오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 어머니를 모시고는 여행도 관광도 그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뭐하러 시간과 비용을 들이며 그곳으로 가려고 하는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다음달에 오사카로 떠날 결심이 굳혀졌다.

"거창한 것 기대하지 말고 이웃집 마실 가듯 가 보세요.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다 보면 문득 '이게 행복이구나'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어머니와 함께 잘 먹고 잘 쉬다 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또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어머니와 함께 이 책을 들고 타이완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만으로도 슬며시 미소를 짓게되니 좋다하지 않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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