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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2월
평점 :
평균 연령 60세,라는 말에 나도 가만히 우리 식구들의 평균 연령을 생각해봤다. 꼬물거리는 조카를 데리고 다니는 친구들과는 달리 이미 대학교에 입학한 성인 조카들이 있는 나로서는 차마 딱 떨어지는 평균연령을 생각해보기가 무섭다. 더구나 지금 우리집에는 어머니와 나, 둘뿐이니 더더욱.
싱글인 마흔 살의 딸이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전의 마스다 미리의 만화와 에세이를 읽으면서 느낀 '공감'이라는 것은 이런 환경적인 부분에서마저 공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와무라 씨 댁의 노부부는 건강하게 각자 자신의 삶을, 그러니까 건강을 위해 우리의 헬스장과 같은 짐에 다닌다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도 떨고 나름대로의 일상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좀 다르긴 하지만.
어머니는 혼자 외출을 못하시기 때문에 내가 출근하고 나면 온종일 집에 혼자 계신다. 할수있는 것이라고는 집안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티비를 보는 것 정도. 그러니까 오늘 같은 주말에도 내가 집에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런저런 일을 핑계로 방에 들어와 컴퓨터와 마주하고 있거나 피곤하다며 낮잠을 자버리곤 하는데 어머니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식사하고 졸다가 점심을 먹고 잠시 앉아있다가 티비 켜놓고 또 슬며시 잠들어버리고 마신다. 내가 잠깐 옆에라도 앉아서 말을 걸면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수 있을텐데.
그렇게 구체적인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를 읽다보면 또다시 공감하지 않을수가 없다. 혼자 사는 딸이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면 어머니는 혼자 지내야하는 처지를 생각해 마음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었구나 싶기도 하고, 예전에는 부모님이 나를 돌봐줬지만 이제는 내가 어머니를 돌봐줘야 하는 것, 지금의 매 순간순간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독립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도 가끔 해보지만 지금의 이런 생활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아니 오히려 어쩌면 이렇게 서로 의지가 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러한 생각이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나이를 지나가는 우리들 모두의 공감되는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야기가 너무 짧게 끝나버린 느낌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기대되기도 한다. 만약 사와무라 씨 가족이 여행을 간다면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해 마스다 미리가 자신의 여행이야기만이 아니라 사와무라씨 가족 여행기도 그려준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