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 책 갖고 놀고 싶어진다. 어린 시절에 이런 사치품(!)들을 갖고 놀아본 기억이 없어서 그런지 어른이 되고 나서 더 장난감에 매달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촌집에 놀러가서 그 집 진열장에 놓여있는 모형 자동차 앞에서 도무지 떠날 줄을 몰랐다는 내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조금은 웃프다는 느낌이 들지만, 지금은 맘껏 누려볼 수도 있는 장난감 놀이를 선뜻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겠지. 아무튼 우연히 보게 된 이 책. 나 자신을 위한 선물로 마련해주고 싶은!

 

 

 

 

그나저나. 밖에서 왜 저리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을까.

속이 니글거려서 글을 읽기도 힘들고 한달정도 쌓아뒀던 책상위의 책들을 정리하다가 새것처럼 쌓여있는 주간지를 그대로 버리기가 아쉬워 그냥 쓰윽 훑어보기라도 한다. 요즘 퇴근할 때 무거운 가방을 메고 길을 걷다보면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있는데, 기사 중에 디스크 환자에게 좋은 매켄지 운동법이 나와있네. 이거 잘 읽어보고 해봐야지.

옆에 앉아 일하는 분은 모니터가 너무 높다고 낮추고 있어서 내가 목뼈는 원래 에스자형으로 구부러져 있어서 모니터를 약간 높이는 것이 좋다고 했더니 받침대를 빼려다가 다시 갖다 놓았다. 여기서도 모니터를 높이라고 나오기는 하는군.

 

 

 

 

 

 

 

 

누군가 '박물관이 가장 많은 곳'이 어디냐고 했더니 구체적으로 '서부산업도로'라고 대답을 해 다들 웃었었는데.

진짜도 아닌 짝퉁 비슷한 것들을 모아놓고 박물관 이라고 이름 붙여놨는데 정말 그냥 속된말로 잡화점 같은 느낌의 이름만 박물관인 곳도 많다고 들었다. 내가 다 가본것이 아니라 확신할수는 없지만 그 내용들을 들어보면 가히 짐작이 가는. 그런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우리의 문화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있지 않을까 싶다. '박물관 보는 법'을 읽으면.

 

우리 아이들은 이미 책을 받았으니.

다른 책들은 왠지 좀 낯선 느낌이기는 하지만. 민족사진연구회의 현장 기록 사진은 뭔가 남다른 느낌이 있기도 하고. '몇 번을 지더라도 나는 녹슬지 않아'는 그냥 쓰윽 지나쳤던 것인데 [식민지 전쟁 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역경을 딛고 살아온 재일 1세 할머니들을 만나 기록한 르포르타주]라고 하네. 그들이 낯선 땅에서 어린 노동자로, 아내로, 어머니로, 여성으로 식민지의 설움과 전쟁의 참혹함을 겪어낸 이야기가 담겨있는, 일본 언론인의 글.

 

 

 

 

 

 

 

 

 

[미래의 나라, 브라질]의 저자가 슈테판 츠바이크네? 그렇다면 이 책은 언제 출간된 것일까. 나치의 위협을 피해 유럽과 미국 등지를 떠돌아 다니다 마침내 정착하게된 브라질에서 인류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그가 이야기하는 브라질의 미래. 좀 궁금하기는 하다.

언제쯤 읽어볼까, 하고 쌓아 두고 있는 '알수록 정치적인 음식들' 읽기는 해야겠는데 왠지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어제 우리 동네 출마 의원이 경선을 통해 확정되고. 내가 속으로 생각하던 사람은 떨어졌다. 투표할 사람이 사라져버렸..다는 느낌인데 이제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정치 역시 음식처럼 호불호일뿐이라면. 그 결과가 대수롭지 않은 거라면 가뿐히 넘겨버리고 말텐데 그렇지도 못하고.

3월이라 그런지 여성관련 도서와 후쿠시마 관련 도서가 좀 더 눈에 띈다. 아니, 이미 구입한 책들을 쌓아놓고 있는데 도무지 그 책들을 읽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이제 조금씩 시간적인 여유는 생겨나고 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을 다 자기 맘대로 조종하고 싶어하는, 그러니까 자기 맘에 안들면 따돌림 시키는 직원이 있는데 그냥 어휴 저 미친놈 하고 말면 되는데 자꾸 신경을 긁는다. 별로 상관하고 싶지 않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에게 거짓말을 뒤집어 씌웠던 과거 경력을 알고 있는데다가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남을 따돌림시키는 것 정도야 식은죽먹기로 해대는 성질머리도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간이하다. 문제는. 그걸 나는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특히 윗선에서는 그걸 모른다는 것. 내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과 위선이 왜 그들 눈에는 안보일까,라는 의문은 들지도 않는다. 드라마를 보면 그대로 나오지 않는가. 어떻게 저런 바보짓을 하지? 라거나 저런 빤한 거짓말을 믿어? 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그대로 현실이던걸 뭐.

아, 오늘도 아침부터 짜증이 화악 올라왔지만 나름대로 개무시하고 자리에 콕 박아져 붙박이가 되었다. 나 정말, 이런 상태로 더럽고 치사하게 이 직장을 계속 다녀야할까? 지금 나가면 이만큼의 수입은 커녕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도 걱정을 해야할판인지라. 아, 세상 정말 더럽고 치사하다.

 

금요일마다 꽃청춘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감사하다!'하고 외치던게 엊그제였는데. 왜 이러는걸까.

어쨌든 결론은. 그렇게 외치며 살아가고 싶다는 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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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디자인 2 Design Culture Book
조창원 지음 / 지콜론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위로'의 디자인이라 이름 붙어 있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낯선 느낌이었다. 뭔가 독특하고 유쾌한 디자인이 더 궁금한 나는 평소였다면 선뜻 이 책을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내게는 안정과 위안이 필요해서였을까? 갑자기 '위로'를 건네주는 디자인이라는 건 어떤 것일까 궁금해져버렸다.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니,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천천히 식사를 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책을 들고 갔는데 밥을 다 먹고 나서도 한참을 책 들여다보느라 앉아있을만큼 쉽고 재미있는 디자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래서 단숨에 다 읽어버렸는데 책을 덮고 나니 뭔가 좀 아쉽다. 너무 깊이 없이 수박 겉핥듯 휘리릭 읽어버린건 아닐까,라는 아쉬움이다.

사실 책의 첫번째 디자인은 '구름'이었는데 사무실 천장에 매달려있는 무거운 솜뭉치처럼 보였던 첫장의 사진을 넘기고 조명을 받아 맑은 하늘의 구름 한 점, 혹은 저녁노을이 물들어가는 은은한 석양빛을 담은 구름의 사진을 보고 책이 무척 맘에 들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만화책 텃밭과 빨래를 걷고난 후 부분. 만화책 텃밭은 말 그대로 만화책을 이용해 텃밭을 만드는 것인데 정말 싹이 터서 꼬물거리며 올라온 새싹들을 보니 신기했다.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두툼해서 잘 세울 수 있는 책을 접시 위에 세워두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끝. 공기가 잘 통하고 햇볕 좋은 곳에 놓아두면 싹이 튼다고 한다. 래디쉬나 브로콜리, 바질, 메밀 같은 것이 잘 큰다고 하는데 날이 따뜻해지면 래디쉬 씨앗을 사다가 한번 꼭 시도해보고 싶은 만화책 텃밭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항상 접하는 빨래집게 이야기. 빨래집게의 윗부분에 태양광전지를 붙여두면 낮 동안에는 빨래집게의 본분을 다하고, 낮에 받은 태양열을 이용해 어두운 밤에는 조명을 켜 둔 것처럼 빛을 낸다. 저자는 그런 빨래집게가 불침번을 서고 있는 집에는 도둑이 들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하고 있는데 사진을 통해 본 빨래집게는 시골집의 여름밤 반딧불을 연상시켜주면서 은근한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듯 해서 좋았다. 

 

책에 실려있는 디자인들을 떠올리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맘에 드는 디자인이 꽤 많았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동물 모양 가구도 갖고 싶고, 버스 정류장의 'BUS' 디자인도 편해보였고 마음껏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슬리핑체어와 간편하게 물건을 집어넣고 꽂아둘 수 있는 쇼파와 '오스트리치 필로'라는 타조처럼 생긴 휴대용 베개는 꼭 하나 장만하고 싶기도 했다.

미적 감각을 보여주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휴식공간과 놀이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쓸데없어 보이지만 여유가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아름답기도 하면서 실용적인 공간을 창조해내기도 하는 디자인은 여러가지 방법과 형태로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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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6-03-15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루피의 이미지와 치카님의 이미지가 겹쳐 보였어요.

잘 지내셨나요, 치카님? ^^

chika 2016-03-16 14:34   좋아요 0 | URL
아이쿠, 엘신님? `신의 귀환`이라고 해야할만큼 오랫만이구만요!
게다가 이렇게 저를 기억해주시다니, 감사해요!!! 흑.

잘 지내셨는지? 진짜 오랫만에 오신거 맞죠? 암튼 완전 반갑구만요 ^^

L.SHIN 2016-03-21 16:1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신의 귀환`이라니요.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요.
내 이름에 `신`자가 들어가는 건 맞지만 말입니다.
반가워요, 루피.. 아니 치카님. (이런, 헷갈리기 시작했어요.ㅋ)
 
사람을 사랑한 시대의 예술, 조선 후기 초상화 - 옛 초상화에서 찾은 한국인의 모습과 아름다움
이태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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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조선시대의 초상화를 본 적이 있던가, 싶다. 아니 초상화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그림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나온 도판말고는 직접 본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그 유명한 모나리자를 본 기억도, 초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장 드 봉의 초상화를 본 기억도 있지만.

저자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 선조들이 그렸던 초상화는 '터럭 하나라도 닮지 않으면' 초상화라 할 수 없다며 실제와 똑같이 그리려고 했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요즘 사진을 찍으면 일명 포샵처리를 한다며 보기 싫은 점도 빼고 얼굴색도 더 환하고 깔끔하게 표현하고 심지어 얼굴형도 다듬어 나오게 하는 것을 보면 조선시대 화원의 화가들은 기겁을 하겠구나 라는 상상도 하며 혼자 키득거리며 웃기도 했다. 이렇게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조선 후기의 초상화에는 어떤 모습이 담겨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배웠던 윤두서의 초상과 이후 책을 통해 도판으로 봤었던 몇몇 낯익은 초상화도 보여서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선후기의 초상화를 이야기하며 가장 먼저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사진 기술에 이용되는 것이고, 서양화 이야기책에서 간혹 언급되었던 카메라 옵스쿠라를 보니 순간 이상했지만, 오히려 조선 후기의 시대적인 배경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 나 자신이 좀 한심스러웠다. 간단하고 가벼운 이야기책이려니, 생각했다가 한 권의 논문집을 읽는 것 같은 느낌에 선뜻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다가 내가 전문적으로 미술학을 공부하는 것도 아니니 이해하는 만큼만 읽고 아는 만큼만 그림을 보면서 책을 읽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오히려 맘 편하게 도판도 보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전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좀 민망하기는 하지만 유럽과는 달리 얇은 종이에 채색을 하는 우리의 그림은 뒷면에도 배색을 하여 완성한다는 것이라거나 조선후기로 들어오면서 입체적인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등은 설명과 도판 그림을 보면서 조금씩 그 차이를 알아가기는 했다.

 

좀 쌩뚱맞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책을 읽다가 터럭하나도, 검버섯과 주름진 피부조차도 똑같이 표현하려고 했던 초상화의 모습들 속에서 들창코까지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한 신종위 초상 안면세부를 보다가 어머니에게 도판을 보여주니 어머니도 빵 터지며 웃음 지었다. 책을 읽고 그림을 보는 것은 그에 대해 아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기는 하겠지만, 굳이 학문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거나 예술적 감각으로 그림의 형태와 채색에 대해 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카메라 옵스쿠라 방식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다보니 예전과는 달리 실물과 그림의 비율에 대한 크기를 기록하게 되고 좀 더 사실적인 비율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도 필요한 내용이기는 하겠지만 솔직히 내게 있어 아직까지 조선후기의 초상은 터럭하나도 다르지 않게 사실적으로 묘사를 하면서 그 눈빛과 초상인물의 기개가 넘쳐나고 색감까지 정확히 표현하려고 했다는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기회가 된다면 실제 초상화를 보면서 그 사실적이고 정확한 묘사와 색감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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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에 서프라이즈를 보다가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사망에 대한 암살설의 이야기를 봤다. - 자세히 기억하지 않아서 노동문제와 개혁을 이야기한 교황이 비오라는 것만 떠올려서 찾아봤더니 요한바오로 1세였군. 뭐 아무튼. 그가 바티칸 개혁을 시도했다가 암살을 당했을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교종 프란치스코 즉위 이후에, 오래전에 유학생활을 하다가 돌아오신 신부님께 뜬금없이 바티칸 은행의 계좌를 해지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유학생활을 할때 계좌 개설을 했지만 귀국하면서 십수년을 그대로 방치해 둔 계좌였을텐데. 뭔가 개혁을 시도하고 있고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는 한데 이리저리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보면 정말 움직임이 있어보이기는 하다.

그리고 올 한 해, 자비의 희년을 선포했고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강조를 하고 있는데.

 

별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고, 사순이 벌써 4주간이나 지났는데도 나는 전혀 사순을 지내는 것 같지 않으니. 아니, 그것보다도. 오늘 강론을 듣다보니. 관점에 따라 그 감성이라는 것이 -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 있다거나 과장된 표현을 알고 있다거나 하면 오히려 더 역효과를 내면서 불신과 혐오로 뒤바뀌어버리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괜히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을필요는 없을 것이고.

 

커다란 줄기로 봤을 때, 제국주의의 침략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는 선교사제들의 선교활동은. 다만 그런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 사실 그러한 측면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겠지만, 그런 선교사제들의 활동은 '선교'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활동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러한 와중에도 '선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사목활동을 하신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 믿고 싶다는 것이다.

천주교박해가 심하던 시절, 한국으로의 파견은 목숨을 걸고 순교하는 마음으로 고향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이방으로 향하는 것이었을 테고. - 그들의 신앙을 어찌 제국주의 침략의 최선봉이라 손가락질 할 수 있겠는가.

그리 먼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가까이에. 한국전쟁 직후, 분단 상황에서. - 지금도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국가일텐데 50년대의 한국은 정말 전쟁터,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 이 땅으로 선교를 위해 파견된 신부님은 척박한 땅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 고향을 등지고 외지로 일을 떠나고 공장에서 일을 하다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보며 하느님을 믿으라는 말을 떠들어대는 것보다는 그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라 믿고 고국의 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씀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구원에 대해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아, 이야기가 이상한데로 튄 듯하지만.

 

무심코 지나치면서 후쿠시마에 대한 이야기가 그래도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다행인걸까, 싶었는데. 3월 11일을 전후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었어. 그리고 얼마 전 나쁜나라를 보고난 후,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아달라는 그 당연한 한마디에 괜히 울컥해지는 느낌이었는데. 다시 뉴스로 접한 세월호의 이야기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함을 담은 진실을 생각하게 해버리고 만다.

 

 

 

하아.

눈먼돈이 들어와서 그동안 값이 너무 비싸 구매가 망설여졌던 몇만원대인 고가의 도서를 호기롭게 구매해볼까, 싶어서 신간소식을 찾았다가 프란치스코교종의 책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엉뚱하게 튀며 길어져버렸다. 뭔가, 이런 글을 남겨도 되나 싶은.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는 듯 하지만. 원래 생각했던 해바라기를 떠올려봐야겠다.

 

 

 

 

 

 

 

 

글항아리에서 책이 많이 나와줘서 고마워해야할지, 두려워해야할지... 아무튼. 이미 주문해서 오고있는 - 다른 지역이었으면 벌써 받았겠지만. ㅠㅠ 글항아리책들을 보다가 눈에 띄는 셰익스피어. 학창시절에 셰익스피어 논란에 대한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기사를 정말 재미있게 본 기억때문인지 관심이 간다. 친구들이 그의 글을 더 많이 읽고 있을 때 나는 원작자 논란에 대한 곁가지 이야기들에 열광하면서 글을 읽었어서... 당시 친구들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던 답답함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 뭔가 또 다른 느낌과 생각이 들까?

 

 

 

 

 

 

 

 

 

 

 

 

 

 

 

 

 

 

ㅂ바발밡발터터 뫼르스의 책. 밤의 개정판이라고 하는데 내게는 없는 책이다. 차모니아통신도 준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이제 슬슬 짐정리를 생각해봐야하는 시기의 시작이니 이런 저런 책들이 쌓여가는 것이 좀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 삶의 낙이 책 말고 또 뭐가 있겠어. 여행,을 가려니 비용의 문제가 있고. 그나마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인데.

 

 

 

 

 

 

 

 

 

 

 

 

 

 

 

 

 

ㄱ기깅기어억억

기억해두었다가 사야하는 책들, 지금 당장 사고 싶은 책들. 그리고 살까 말까 망설여지는 책들.

나름 폴 오스터의 오랜 팬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당장 이 책을 사야겠어! 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것을 보니. 나는 왠지 책을 읽는 낙에 사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하긴 그러고보니 요즘 정말 좋은 책들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고, 마구마구는 아니지만 그래도 간헐적으로 구입을 하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하는 좋은 책들이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읽는 책은 겨우 의무적인 것들뿐이니.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책읽기가 아니라 책 사재기. 쇼핑과 충동구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아닐까 싶을 만큼.

 

 

 

 

 

 

 

 

 

 

 

 

 

 

 

 

 

 

 

 

 

 

 

 

 

 

 

 

ㅇ이이 ㅊ채채

이 책은 얼핏 봤던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내가 왜 이렇게 신간 뒤지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걸까, 싶기도 하다. 요즘 매주마다 꼬박꼬박 책 주문을 하다보니 '신간'의 개념을 어디까지 두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하고.

가끔 책선물할때 최근간이 아니면 좀 오래전에 나온 책이긴 한데, 안읽은 책이면 좋겠다 라는 코멘트를 하곤 하는데 책을 받은 상대방이 언제적 책이냐고 되묻고 그게 오래된 책이면 도대체 신간의 기준이 뭐냐고 물었던 기억이. 아, 아무튼. 내 관심사는.

 

조선 '후기'라는 것은 제대로 보지 않고 그저 조선의 초상화를 보며 당시의 예술을 감상하겠구나 싶었는데 처음부터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조금 당황하기는 했다. 그래도 이제 반의반정도를 읽은 상태라 딱히 꼬집어 말하기는 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조선'이라고 하면 먼 과거만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조선후기. 그렇다면 근대에 속하는 거 아냐. 아무튼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래도 역시 기대되는 책은 '자연해부도감'

책의 실물을 빨리 봤으면 좋겠다. 따라그리기를 조금씩 하고 있어서 그런지 예전보다는 내 그림 솜씨도 조금은 나아진 듯 하지만. 라에몽의 그림을 따라 그렸더니 절로 '라에몽에게 무슨 짓을 한거지?'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세밀화를 따라 그리는 것은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알지만 게을러 터진 성격으로는 진중하게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서 묘사능력을 키우는 것을 못하고 있어. 자연해부도감으로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워봐야지.

이번 꽃샘추위가 지나면 어렵게 구한 바이올렛을 옮겨심기도 하고. 혹시나 해서 좀 미안하기는 했지만 무수한 잎을 뜯어오기는 했는데 반은 꺾어지고 썩어버렸고. 겨우 서너잎이 남아있다. 그래도 어제 하나는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제대로 살아주기만 한다면 꽃을 피우는 것은 또 몇년이 걸릴지라도 다시 바이올렛을 키우게 되는 것이니. 왠지 조금 기쁘기는 하다.

두서없는 이야기의 끝은 언제나 지금 내 앞에 쌓여있는 책 이야기로.

 

 

 

 

 

 

 

 

어라,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게 느껴지는 건... 두툼한 책 두께 때문이겠지? 내 심장을 향해 쏴라,도 바닥에 깔려있어서 잠시 잊고 있었.....

아, 이럴 때가 아니야. 점심도 건너 뛰었는데 간단히 요기를 하고. 책 읽어야지.

아이구야. 정말 언제면 책을 읽고 책탑을 옮겨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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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France - 프랑스의 작은 중세마을에서 한 달쯤 살 수 있다면… 세상어디에도 2
민혜련 지음, 대한항공 기획.사진 / 홍익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의 작은 중세 마을에서 한 달쯤 살 수 있다면...' 이라는 부제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프로방스'였다.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그 먼 옛날 한국으로 파견되어 오면서 이미 죽음을 예정하고 순교지로 떠나는 사제를 보내며 눈물을 흘렸다는 엑상프로방스 지방에 대한 특별한 관심때문에 생겨난 호기심이 프로방스에서 민박을 하며 며칠 지냈다는 친구의 이야기에 더하여 김화영님의 에세이를 읽고난 후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프로방스였다. 그런데 7개의 파트로 나뉘어있는 지역에는 프로방스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말 딱 7개의 포인트만 찍는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것일까?

그래서 사실 책의 내용에 대해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도 중세의 풍경을 간직한 프랑스의 곳곳을 담은 풍경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프랑스의 지리에 대해 잘 몰라서 그저 7개의 포인트만을 떠올렸는데, 제주도를 여행한다고 할 때 우도에 가면서 성산포에는 안가는걸까? 라는 생각을 한것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니 지금도 헛웃음이 나온다. 어쨌거나 내가 유일하게 가봤던 파리를 뺀다면 다 낯설어야 할 지방의 이름들이 그리 낯설지는 않지만 지리적으로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는 이 책을 펼치고 지도를 보면서 처음 살펴보게 되었다. 프랑스의 북쪽, 남쪽 정도로만 생각하고 별 생각이 없었던 나의 무관심과 무지함을 탓하며 책을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프랑스 지도는 낯설다.

하지만 각 지역의 도시를 꼼꼼하게 지나쳐 가면서 그곳의 역사와 문화,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는 지역의 특산물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을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닌 프랑스 문화 에세이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저자의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프랑스하면 떠올리는 향수, 와인 등의 대중적인 관심사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그에 얽힌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 이야기하고 있으며 지역 출신의 문학가와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까지 풀어놓고 있어서 다양하고 폭넓은 문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이탈리아의 소도시에 대한 동경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솔직히 프랑스의 소도시 여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딱 한달만이라도 프랑스의 곳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간다. 그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지금 현실에서의 나는 그저 이 책을 다시 뒤적거리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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