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7
한스 페터 리히터 지음,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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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슈나이더의 이름은 프리드리히 이스라엘 슈나이더.
프리드리히라는 이름을 히브리어로 하면 살로몬.
그때, 행복했던 프리드리히는, 왜 지금....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듯 하다고 생각들지만, 사람들의 이성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독일인인 우리가 독일을 떠나 어디로 간단 말인가, 라고 말하던 슈나이더씨의 말이 인간,임을 부끄럽게 한다.

"사람들은 유대인이 영악하고 간교하다고 욕한다. 그런데 어떻게 유대인이 그렇지 않을 수 있었겠니? 언제나 괴롭힘을 당하며 언제나 쫓겨날까 봐 두려워해야 하는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한 인간으로 살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영혼은 아주 굳세어야만 할 것이다.
...... 너희들이 오늘날이나 혹은 미래에, 어떻게든 유대인을 경멸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더라도, 한 가지만은 꼭 기억해라. 유대인들도 인간이라는 것,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96)

히틀러 만세!를 외치던 나치시대의 독일에서는 독일인이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니던 학교를 떠나 따로 수업을 받아야 하는 프리드리히를 보내며 노이도르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강조를 한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라고.

과거는 기억일뿐이고, 미래는 기대에 찬 것일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라고 하는 말 속에서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단지 과거는 기억일뿐일까?

이 책에는 독일인 소년의 눈으로 독일의 죄를 묻다, 라고 씌여있지만 지금 우리는 죄를 짓지 않았다, 라고 말할 수있을까?

그때 행복했던 프리드리히의 모습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과거의 유대인 학살이 과거 역사속의 한 사건일뿐이라면 지금 프리드리히의 이야기는 정말 부끄러운 하나의 역사로만 기억되겠지만 독일인 친구 라인하르트가 들려주는 프리드리히의 이야기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비인간적인 행위들을 떠올리게 하며 마음 아프게 하고 있다. 유대인이라는 이름이 팔레스타인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또... 농민이라는 이름으로 학살당하고 있다.

 

행복한 가정에서 행복을 누리던 어린 프리드리히가 시간의 흐름속에서 어떻게 고난한 삶을 살게 되는지, 그 와중에서도 처음 토라를 읽게 되던 날의 행복은 얼마나 커다란지, 그들이 지키려고 하는 유대신앙은 어떤 것인지... 책을 읽으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의 역사에서 배운 것으로 현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기 위해 1,2년쯤 후 조카에게도 꼭 읽혀야겠다는 생각도. 사실은 좀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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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립간 > 바람의 검심1

* 바람의 검심劍心


밑줄긋기 : 착한 전쟁은 없다.


“검은 흉기, 검술은 살인술, 아무리 멋진 미사여구나 대의명분으로 치장해도 그것이 진실. 자신의 달콤한 이상과 현실의 위기 ! 양쪽을 다 지키고 싶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야.” by 히코 세이쥬로


밑줄긋기 : 필요악이다.


“믿으면 배신당한다. 방심하면 죽는다. 죽기 전에 죽여라.” by 마코토 시시오

“그는 착하기만 한 청년이 아냐” by 카시와자키 넨지


“화를 낼 땐 마음을 굳게 먹고 귀신처럼 화를 내야 한다구요.”

“무엇이 옳은지는 후세의 역사가 판단할 일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중에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싸우는 것뿐... 자비로 구원할 수 있을 만큼 인간은 만만하지 않아...” by 파괴의 화신 유큐잔 인지


악즉참 惡卽斬 by 사이토 하지메


* 착한 전쟁은 없다. 전쟁을 피하다.

 대장장이 아라이 세이쿠는 전투용 검인 발도제의 칼을 만들 것인가? - 이 책에서는 아버지가 이미 만들어 놓은 것으로 상황을 만들어 회피하게 된다.

 살인검과 활인검에서 줄타기를 하던 히무라 겐지劍心, 마지막 까지 살인을 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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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싸운다
폴 킹스노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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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미있다. 우선 그렇게 말을 해야할 것 같다. '세계화와 싸운다'라는 책의 제목때문에라도 뭔가 꺼려지는 마음이 들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 책 저자의 말 그대로 세계화에 반대하는 수많은 움직임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저자의 말처럼 그 움직임, 운동을 뭐라고 일컫는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있고, 내가 이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면 나 역시 혁명의 일부,일뿐인것이다.

이 책을 풀어나가는 경직되지 않은 저자의 이야기는 흥미로울뿐 아니라 간헐적으로 웃음까지 자아내게 만든다. 그런데도 나는 금새 읽힐것 같은 이 책을 질질 끌며 오래도록 읽었다. 집중되게 읽지 못한 탓도 있었고, 이것저것 일이 많았다라는 핑계도 있겠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현재진행형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때문이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계화는 계속되고, 세계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세계화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습니다. 이 책에 기록된 세계적 차원의 저항운동 역시 점점 빠르게 그리고 점점 강하게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러한 저항운동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그래, 이제 시작일뿐이다. 지금도 홍콩에서는 전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의 WTO를 중단하라는 외침이 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WTO각료들을 만나러 온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것은 홍콩의 경찰과 기자들 뿐입니다.
WTO회담이 열리는 컨벤션 센터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모두 닫혀있습니다.
우리가 홍콩으로 찾아온것은 바로 우리의 운명을 좌지 우지 하는 저 WTO각료들에게 우리가 해야할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저기에 갈수만 있다면 내일도 같은일이 반복될 것입니다.

우리 농민들은 89년 우르과이 라운드로 세계화를 강요 당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우리 농민들에게 나라를 위해서 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거짓말을 했습니다.
지원을 해줄테니 다른농사를 지어보라며 은행빚을 얻어다 주었지만 수매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부의 말을 듣고 시작한 농사는 결실을 못맺고 농민들은 모두 빚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자들에게는 97년 IMF로 세계화는 본격화 되었습니다.
구조조정을 하지않으면 외채를 갚을 수 없다며 대부분의 노동자들을 비정규화 하거나 거리로 ?아 냈습니다.
이것이 우리 노동자 농민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 한국정부가 WTO협상을 하러 홍콩에 와 있습니다.
이 협상의 결과에 따라 우리의 운명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를 맞아야 하기에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저들을 만나러 온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이 아니면 내일,그리고  모래 계속해서 저 컨벤션 센터로 반드시 갈것입니다.

- WTO각료회의 저지를위한 한국민중투쟁단 상임집행위원장 -박민웅 연설문. 2005.12.14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을 요구하자. 있는 힘껏 외치자. 손에 넣을 때까지 멈추지 말자. 우리도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겠는가?(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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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싸운다
폴 킹스노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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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국가 산업이 모두 파괴되었거나 파괴가 진행중이다. 국가산업을 밀어내는 산업은 더이상 국내 천연자원을 이용하지 않고 지구 반대편의 자원을 끌어온다. 이런 산업의 생산물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소비된다. 기존의 수요는 국가산업으로 충족되지 않게 되고,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 새로운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먼 나라 상품을 들여와야 한다." 세계화의 혁명적 위력을 다룬 이 논문은 1848년에 카를 맑스Karl Marx가 쓴 '공산당 선언'이다.
이 글이 잘 보여주듯이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상황이나 속도나 테크놀로지가 아무리 새로운 것이라 해도, '세계화'의 기반은 아주 오래 전에 형성된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온갖 수식어가 나왔지만, 세계화는 무엇보다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의 최종단계라고 봐야 한다. 자본주의는 최소한 500년이상 지속된 체계다.-99-100쪽

세계화는 강자들이 추진해서 우리에게 팔아먹는 정치적 기획이다. 그들은 세계화가 거역할 수 없는 발전이라고 선전한다. .. 세계화는 무역이나 경제성장의 문제인 동시에 권력과 지배의 문제다. 세계화는 자원을 지배하고 정치를 지배하고 사회의 가치를 형성하는 여론을 지배한다.
사람들이 반대하는 세계화는 이런 것이다. 그리고 '반세계화'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전세계적인 대중운동이다. ....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의 의미이다. 당신이 이 운동의 일부라면, 당신은 인류가 생긴 이래 권력의 횡포가 가장 심한 세계에 대항하는 봉기의 일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힘겹게 얻어낸 민주주의의 기획이 비인간적 정치실험으로 위협받는 세계이고, 경제를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경제에 맞추는 세계다. 당신이 이 운동의 일부라면 당신은 더 이상의 고통을 거부하는 반대론자들의 불어나는 힘의 일부다.
당신이 이 운동의 일부라면, 당신은 혁명의 일부다.-105-106쪽

투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요. 예수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정치가가 하는 짓은 똑같이 다 할 겁니다. 자기 손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세계관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354쪽

변하고 싶다면 노력해야 합니다.... 투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투쟁이란 남과 싸우는 것도 아니고 폭력적인 것도 아닙니다. 투쟁이란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자기 손으로 해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는 투쟁할 수 없습니다. 연대하는 법을 배우고 함께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투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성공했습니다. 사람들 속에는 좋은 점이 많습니다. 함께 힘을 합하면 좋은 것을 밖으로 펼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연대입니다.-359-360쪽

그들이 눈으로 말하고 있는 그것은 경제학자가 측정할 수도 없고, 활동가가 전파할 수도 없다. 계량할 수도 없고, 통계로 만들 수도 없다. 그러나 사람이 뭔가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을 느끼기 위해서다.
정착촌을 견학하고 정착민을 만날 때마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만족을 보았다. 억지로 흉내낼 수 없는 진정한 만족, 진정한 행복, 진정한 기회, 진정한 안정감, 진정한 인간의 긍지였다. 삶이 나아지는 것을 느끼는 사람의 만족, 독립심과 자긍심을 되찾은 사람의 만족이었다. 흙에 사는 사람의 만족이었다.-374-3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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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 7색 - 일곱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곱 개의 세상
지승호 지음 / 북라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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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기도 뻘쭘하고 안쓰기도 뻘쭘한 상태로 있다가 책을 꺼내들었다. (쓰기도 안쓰기도 뻘쭘하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지승호님'이 알라딘 서재에 있기 때문이라는거, 아실분은 아시겠지)

책을 쳐다보다가 또 엉뚱한 호기심에 사로잡힌 나는 몇 안되는 우리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박노자, 이우일, 유시민, 진중권, 노회찬, 하종강, 김규항, 지승호" 이들 중 아는 사람은?

당연히 '이우일'과 방송을 많이 탄 '유시민, 진중권, 노회찬'이라는 이름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예상밖에 이우일은 누군지 신경도 안쓰더라. 그렇게 재밌는 '옥수수빵파랑'이라는 책도 내고, 도날드닭도 그렸는데 모른다니. 정말 놀랍다! 이 책 리뷰 다 쓰고 그 다음엔 옥수수빵파랑,을 광고하고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건 그렇고....

 한겨레21을 본 애는 하종강이란 이름까지 알았고 공통적으로 '지승호'도 잘 몰랐다. 하긴 내가 알라딘이 아니었다면 저들 7명, 아니 지승호님까지 해서 8명을 다 알 수 있었을까.
사실 말하자면 나는 정치적인 사람도 아니고, 이들이 심각하게 혹은 가볍게라도 내뱉는 말들을 다 이해할 수도 없으며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다보면 막연히 여러 매체를 통해 형성된 그들의 선입견을 깰 수 있게 된다. 아니, 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 이런 말을 한다고 내가 이 책을 마구마구 이해하면서 잘 읽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런 얘긴 안해도 알겠지만 머.

나와는 차원이 다른 사람들, 이라는 생각에 그들이 하는 말은 다 어렵고, 그들의 논쟁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고, 그들의 세계관은.... 어쩌구 하는 선입견도 싸그리 잊게 된다. 내게 지승호라는 사람의 인터뷰 책은 그렇더라. 
김규항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읽다가 김규항님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는 도저히 인터뷰를 하지 못할것이라는 말을 한다. 어쩌면 나랑 똑같냐. 나는 단순한게 성질머리까지 나빠 싫은 사람은 싫은 내색을 마구 드러내놓고 있는 인상 다 쓴다. 그래서 내가 싫은 사람하고는 말도 잘 안하려고 한다. 그러니 나와 생각이 맞지 않거나 뜻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의견을 나누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지승호라는 인터뷰어는 결코 그러지 않는다. 머리가 나쁜 나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어, 이 질문은 앞에서...'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7명의 인터뷰 내용이 하나로 이어져 꿰어지고 있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렇다고 뭐 어쩌겠냐. 난 도대체 뭔 정신으로 이 책을 읽고 있는거야! 호통을 치고 다시 쓰윽 읽어나갈밖에.

책을 다 읽었으니 정리를 하고 리뷰답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책에 대해 뭔가를 써야겠는데 뭘...쓰지?

박노자,를 보면 여전히 한결같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올곳은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라 할 수 있을까?

이우일, "난 이게 좋아"라는 표현이 딱 그를 일컫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 싫어, 다 싫어, 다 싫어, 이건 좋아"라는 싫은건 싫다고 좋은건 좋다고 말하는 느낌이 아니라,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이우일을 말하는것 같아서. 이런 긍정적인 표현에 감탄하다 말고 이들 가족이 만든 홈피에 들어갔다. '좀비이야기'를 보러. 궁금하신분은 http://www.saybonvoyage.com/ 구경가시길.

유시민, '저 사람 왜 저러냐'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었다. 그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그가 했다는 발언만 들으면서 '정말 욕 먹을 말만 골라서 하는가보다'라고 슬쩍 뭉치며 넘겨버리기만 했었는데 변명아닌 변명을 들을 수 있었다. 새삼 느끼는 것은 '매체에서 보여지는 모든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

진중권, 싸움질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나는 그의 싸움질을 본적이 없다. 다만 그의 책을 읽었을뿐이다. 그림에 관한, 미학에 관한, 그리고 놀이와 예술의 상상력.

노회찬,그가 감옥에 있을 때 어머님이 이백여통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난 노회찬님이 고민을 끝내고 그걸 책으로 내기를 바란다. 이분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렇구나'하며 밑줄쳐둔 부분. "첫번째로 주요한 쟁점에 대해서는 평소 쟁점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거기에 대한 각각의 입장들, 즉 어떻게 해서 저런 입장이 나오는가, 올바른 입장이 뭔가 하는 것을 많이 생각합니다. 주요한 쟁점에 대해서는 토론회가 있든 없든 평소에 쭉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두번째로, 일단 맛도 보면 미미한 맛을 다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뜨겁다, 차다'는 것 외에는 못 느끼는 사람도 있죠. 말과 글도 보면 여러 각도가 있거든요. 저는 독서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언어 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다양한 글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죠. 그래서 읽기는 다양하게, 가급적 많이 하는 편이에요. 무엇보다 말을 잘하려면 말을 많이 들으라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다 보면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말을 잘 안 듣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 말만 많이 하고, 그래서 자신의 언어 습관을 잘 못 고쳐요. 자기에게 어떤 단점이 있는지 알기가 어려우니까 단점이 오래 가는 거죠" (254쪽)

하종강, 한겨레21을 본 애는 이분을 알지만 나는 잘 모른다.어디서 누군가에게 이름만 들어봤을뿐.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자꾸 그 삶에 깊이 고개를 숙이게 된다. 내 존경의 대상이면서도 가족이기때문에 오히려 더 비난의 시각으로 보게 되는 오빠가 민주노총의 고단한 십여년의 직장생활을 그만 둔 올해, 더욱 그렇다.
"인류의 역사는 노동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적게 일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더 잘살게 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말에 동의하며 '노동자는 선이다'를 진리로 받아들이게 되기를!

김규항, 두 사람이 밥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자리에 내가 끼어들어 귀동냥을 하는 느낌이랄까,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언급된 두번째 책 '나는 왜 불온한가'를 얼마전에 읽어서 그런지 좀 더 쉽고 재밌게 읽히는 느낌이었다. 예수가 민중에 대해 냉소적인적은 없었다, 라는 말은 그가 어떠한 말과 글을 쓰려고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난 "예수전"이 기다려진다.

 

처음엔 그저 엉뚱한 호기심으로 '이들을 아냐'고 물었던 것인데, '이들이 뭉쳤냐'는 물음이나 '지승호, 아는사람?'이라는 물음을 듣다보니 재밌어졌다. 한 녀석은 들었던 이름을 말하면서 내게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라는 말과 자신은 일반적이지 않기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대답을 들으면서 핑계김에 리뷰를 써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을 알든 모르든 세상은 흘러간다. 하지만 이들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삶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리뷰를 쓰고 있고, 내가 물음을 던졌던 4명의 직원에게 '지승호, 전문 인터뷰어. 인터넷으로 내가 조금 아는 사람, 책 판촉중'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관심갖고 읽어주라고.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그런가? 믿지 못하시는 분은 잠시 책을 빌려서라도 읽어보시길. 김규항 인터뷰 내용에 나오니까.

뱀발. 이 책을 읽으며 제일 크게 웃었던 것은 그것이다. 김규항님 동네 사람중 한명이 그에게 했다는 말. "형, 글 쓸때 사전 찾아가면서 쓰지?" 그의 말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그 말을 한 동네사람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우쒸, 책 읽을 때 사전 찾아가면서 읽어야잖아!'로 바뀔뿐. 그래도 이 책은 재미있다. 모르는 단어를 제끼고 읽어도 재밌단 얘기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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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12-13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발 2. 이 책은 마주치다 눈뜨다, 와는 달리 반으로 쩌억 갈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별점 다섯개, 라고 하면 믿으실라나? ;;

숨은아이 2005-12-1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노동자는 선일까요?

깍두기 2005-12-1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저의 리뷰와 비슷하시군요. 특히 <예수전>을 기다린다는 측면에서....^^

chika 2005-12-13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깍두기님. 예수전을 기다리신다고 쓰셨어요? 전 사실 원래대로의 습성에 의하면 중간부분을 빼놓고 리뷰를 썼을거라고 봐야해요.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보니까 깍두기님이 하나하나 끄집어 쓰셨더라구요. 제가 리뷰 쓰기전에 다른 사람 리뷰는 훌러덩 읽는 편이어서 잘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책을 읽었다는 예의상 깍두기님처럼 하나하나 써야하는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어 붙인거예요. 그니까 곁눈질로 깍두기님 형식을 컨닝한거 같네요. 그래도..괜찮죠?
근데 저는 천주교인이라는 입장에서 예수전이 기대되는데, 깍두기님은 왜 그렇죠? 역사인물속의 예수,가 궁금하신건가요? 음..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라는 책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긴 했는데요.

깍두기 2005-12-13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닝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이 책의 경우 리뷰어들이 하나하나 조목조목 소감을 써 주면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수전이 궁금한 이유는 뭐.....예수님은 워낙 유명한 인물이니까. 그리고 김규항이 본 예수가 궁금하기도 해요^^

chika 2005-12-1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노동자는 선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노동을 하기 때문에 사람인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기도를 빼면 안된다는 - 그러니까 수도원 뒷동산에 불이 나서 수도자 모두가 불을 끄러 가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공동체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수도공동체의 비유가 있듯이 모든 사람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하더라도 몸을 움직여 노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선이예요.
이건 딴말인데. 성직자는 성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이지 노동자가 아니다, 라는 말을 하지만. 저는 그 말이 엄밀한 의미에서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들이 믿는 예수도 목수장이 노동자였는데 어떻게 자신들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나요? 그래서 더욱더 노동자는 선이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 제 생각은 그렇다는 거예요. 제가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선은 그런 측면인거지요.
숨은아이님 생각은 어떤지 알려주세요. 저와는 또 다른 좋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

chika 2005-12-1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
김규항이 말하고 싶은 예수는 제가 알고 있는 예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더 기다려지는거예요. 나는 왜 불온한가,를 읽다보면 예수에 대한 이야기가 좀 나오거든요. 이건 선입견일지 모르겠는데 아직은 민중신학이나 해방신학의 부분에서 천주교쪽이 좀 더 접근하기 쉬운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는 번역서를 보는 경우가 많고, 개신교에서는 직접 글을 쓰는 경우도 많았어요. 현장민중신학이라는 책도 목사님이 쓰신 책을 구십년대에 봤었거든요. 그 이후엔 사회과학서점이 문을 닫은 후 그런 책을 볼 수 없게 된거 같아요.
- 근데 지금 제가 엄청 말이 많아진거 같아요. ㅠ.ㅠ

숨은아이 2005-12-14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동자가 "언제나" 선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노동자는 소외되거나 약한 사람의 편에 설 때에만 선이라고 봐요. 자신의 이득이 다른 사람을 착취한 데서 나온 반사 이익이라는 사실에 눈을 감아버린, 기득권자가 되어버린 노동자는 선이 아니지요.

chika 2005-12-14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전 그것들이 하는 건 노동,이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언제나 '신성한 노동'이라는 말이 익숙해져버려서 기득권자인것들이 하는 짓은 다른거라고만 생각했던거 같아요. 그래서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인건데... 역시 '개념'이 중요한거 같아요. 으음~
역시....

2005-12-20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5-12-2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