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싸운다
폴 킹스노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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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미있다. 우선 그렇게 말을 해야할 것 같다. '세계화와 싸운다'라는 책의 제목때문에라도 뭔가 꺼려지는 마음이 들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 책 저자의 말 그대로 세계화에 반대하는 수많은 움직임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저자의 말처럼 그 움직임, 운동을 뭐라고 일컫는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있고, 내가 이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면 나 역시 혁명의 일부,일뿐인것이다.

이 책을 풀어나가는 경직되지 않은 저자의 이야기는 흥미로울뿐 아니라 간헐적으로 웃음까지 자아내게 만든다. 그런데도 나는 금새 읽힐것 같은 이 책을 질질 끌며 오래도록 읽었다. 집중되게 읽지 못한 탓도 있었고, 이것저것 일이 많았다라는 핑계도 있겠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현재진행형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때문이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계화는 계속되고, 세계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세계화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습니다. 이 책에 기록된 세계적 차원의 저항운동 역시 점점 빠르게 그리고 점점 강하게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러한 저항운동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그래, 이제 시작일뿐이다. 지금도 홍콩에서는 전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의 WTO를 중단하라는 외침이 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WTO각료들을 만나러 온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것은 홍콩의 경찰과 기자들 뿐입니다.
WTO회담이 열리는 컨벤션 센터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모두 닫혀있습니다.
우리가 홍콩으로 찾아온것은 바로 우리의 운명을 좌지 우지 하는 저 WTO각료들에게 우리가 해야할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저기에 갈수만 있다면 내일도 같은일이 반복될 것입니다.

우리 농민들은 89년 우르과이 라운드로 세계화를 강요 당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우리 농민들에게 나라를 위해서 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거짓말을 했습니다.
지원을 해줄테니 다른농사를 지어보라며 은행빚을 얻어다 주었지만 수매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부의 말을 듣고 시작한 농사는 결실을 못맺고 농민들은 모두 빚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자들에게는 97년 IMF로 세계화는 본격화 되었습니다.
구조조정을 하지않으면 외채를 갚을 수 없다며 대부분의 노동자들을 비정규화 하거나 거리로 ?아 냈습니다.
이것이 우리 노동자 농민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 한국정부가 WTO협상을 하러 홍콩에 와 있습니다.
이 협상의 결과에 따라 우리의 운명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를 맞아야 하기에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저들을 만나러 온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이 아니면 내일,그리고  모래 계속해서 저 컨벤션 센터로 반드시 갈것입니다.

- WTO각료회의 저지를위한 한국민중투쟁단 상임집행위원장 -박민웅 연설문. 2005.12.14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을 요구하자. 있는 힘껏 외치자. 손에 넣을 때까지 멈추지 말자. 우리도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겠는가?(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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