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전기공사로 오후 임시 휴무가 되었다.
이렇게 생긴 시간을 그냥 보낼수없어서 샤갈전을 보러 미술관을 가려니. 오호통재라. 휴무일.
그래. 동네 도서관도 월요일 휴무라 느낌이 쎄하드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쿠폰을 쓰러 스벅에 왔다. 집동네도 관광객으로 넘치는데 사무실 동네마저 관광객 천지다.
차 한잔 받아놓고 술술 읽힐것 같은 히사시노 게이고의 신작을 들고왔는데. 집중이 되려나....

공공도서관 가입하고 바로드림서비스도 받아봐야하는데... 세상만사 쉬운게 없는거같아. 이미 회원이라고 떠서 확인해보니 네이버로 로그인을 해서 쌩뚱맞은 숫자아이디가 뜨는거라는데. 도서관도 찾아가봐야하고.

일단. 지금은 두어시간 책읽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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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05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뜻하지 않은 휴식 좋네요. 좀 더 길었으면 좋으련만 말이죠.

chika 2025-08-05 10:27   좋아요 1 | URL
그래도 여유로운 오후시간을 보내니 좋았습니다 ㅎ

hoban0917 2025-08-0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 읽고 싶던 책인데 궁금하네요

chika 2025-08-05 16:30   좋아요 0 | URL
2백여쪽까지 읽은 상태라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뭔가 새로운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야기전개라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좋아하신다면 읽으셔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타인이 품고있는 오래된 수수께끼에 관심을 가질 때 사람은 비로소 그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걸지도 몰랐다. 269




˝먼 여행을 떠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 그래야 여행이 끝났을 때 허무하지 않거든. 305

나는 그동안 엄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가족의 틀 안에서만 그녀를 바라봤으면서, 그녀의 모든 것을 다 이해했다고 착각했다. 나는 나만 알았다. 말로는 엄마를 위해 살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결국 그 속에진짜 엄마는 없었다. 내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수수께끼인 줄 알았다. 나의 마음을 갈라보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졌으니. 타인이 품고 있는 오래된 수수께끼에 관심을 가질 때 사람은 비로소 그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걸지도 몰랐다. - P269

"먼 여행을 떠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 그래야 여행이 끝났을 때 허무하지 않거든.
우리는 살다 보면 너무 쉽게 자신이 가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착각하곤 해. 추억, 친구, 여유, 반짝반짝 빛났던 학창 시절⋯⋯⋯⋯ 가진 걸 다 잃었거나 혹은 가져본 적도 없다고 말이야. 마치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지금의 모양이었던 것처럼 굴어. 해가 갈수록 까먹는 거야, 작년의 나, 십 년 전의 나,
이십 년 전의 나를. 그럴 때 뭘 해야 하는지 아니?"
나는 고개를 도리질했다.
"미리도 꼭 너처럼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고 하더라."
내가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답했다. "모녀가 그것까지닮았나 봐요."
"그럴 땐 말이지, 고향에 가는 거야. 미리한테 어디 멀리가기 전에 어머니 집 뒤에 있는 밭에 가서 흙냄새를 좀 맡아보라고 했어.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고 해도 고향에는변하지 않는 것들이 남아 있기 마련이거든. 우리가 죽어도그 자리를 영영 지킬 바다도 있고, 아주 오랜만에 연락을 해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동네 친구 한두 명도 남아 있지.
외모와 이름마저 바뀐 걔를 여전히 미리라고 불러줄 사람들이 말이야. 고향은 그런 곳이야. 내가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을알려주는 장소인 거지. 나에게 언제든 돌아갈 장소가 있다는것을 모르고 떠나면 그건 방황에 그칠 수 있지만, 알고 떠난다면 그건 진짜 여행이 되거든."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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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에게 용기를 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수오에게 이 말을 하며 나는 지난 일에 대한 진실을 말할 때야말로 최상의 용기를 내야 한다는것을 깨달았다. 과거를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용기라는 단어가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의 크나큰 용기가 필요했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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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웨터를 천천히 위로 잡아당겼다. 같이 말려 올라간내의를 정리해 주었다. 엄마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마치 전속력 달리기라도 한 사람처럼. 당시 엄마에게는 옷을 벗는일조차 숨이 가쁠 정도로 힘든 일이었다. 처음 스웨터조차벗지 못하는 엄마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도망가고싶어‘였다. 그러나 다음 날 엄마가 그것을 벗을 노력을 했다는 걸 알게 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지켜주고 싶다‘로,
"그거 알아? 엄마 지금 진짜 엉망이야........
내가 스웨터를 개키며 말했다.
"그런데 괜찮아 괜찮아, 정말."
나는 재촉하지 않아. 엄마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는 걸아니까. 어쨌든 이 스웨터를 벗으려고 시도했던 거잖아. 그작은 의지를 봤으니 됐어. 아주 손쓸 수 없는 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 줬으니 그걸로 충분해. 나는 속엣말을 했다.
다음 날 엄마는 아무렇지 않게 출근했다. 여전히 물건을모았고 나에게 학교생활이나 수험생으로서 힘든 일은 없는지 다정하게 물었다. 그러다가도 엄마는 불시에 그날처럼 고장나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그럴수록 나의 마음은 조급해졌고, 멈춘 인형의 태엽을 감듯 엄마에게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엄마의 상한 마음을치료하는 것이 나의 목표가 되었다. 엄마에게 마음을 써주는사람, 엄마를 가여워하며 쓰레기 집에서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나는 엄마와 나를 분리해 생각하지 못하게되었다. 엄마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었고 엄마와 나를 거의 동일 인물 수준으로 느끼게 되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기억을 추적하다보면 한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고흥에 처음 내려와 내가 엄마의 머리를 묶어주던 장면이 ......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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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끓이기, 재료 볶기, 반조리식품으로 식사 준비하기... 정도에서 요리다운 요리를 시작하게 된 것이 어남선생으로 인해서였던 것 같다. 

채소는 씻고 다듬기만 하면 되는 거지만 다른 식재료 손질은 꿈도 못꾸다가 정말 눈높이에 맞는 손질과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나도 되려나? 하다가 진짜 되는 것을 경험해보니 이제 슬그머니 다른 요리들도 시도해보게 된다.

배추와 무를 많이 얻게 된 해에는 처음으로 김치도 만들었었는데 솔직히 다시 만들라고 하면 그 맛을 내지는 못할 것 같다. 겨울무가 원래 맛있기는 하지만 양념도 적절히 잘 되어서 여름까지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데 - 요건 내가 만든 김치를 먹어 본 다른 사람들 역시 맛있다고 인정을 해 준 것이니 맛있는 것이 맞을거다. - 내 생애 그런 김치맛을 낼 날이 두번째가 있을까 싶다. 


아무튼, 요리책을 내지 않을 것이라 했던 것 같은데 요리책이 나왔을뿐이고 검색하면 다 나오는 레시피일테지만 그래도 책을 구입했다. 요리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익숙해지면 조금씩 맛을 더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요리선생님의 책인데 당연히 집에 꽂아두어야하는 책 아니겠는가. 




함께 읽기를 하고 있어서 읽게 된 책이다. 솔직히 셔우드 앤더슨,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처음...이다. 


“미국 문학의 전통을 낳은 아버지”(윌리엄 포크너), “현대 소설을 만든 인물”(존 스타인벡),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하고 섬세한 작가”(스콧 피츠제럴드), “극소수의 작가들만이 이루어낸,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한 작가”(버지니아 울프)라고 불리는 셔우드 앤더슨의 대표 단편 12편.

셔우드 앤더슨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의 미국 문학, 특히 단편문학 기법을 확립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으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윌리엄 포크너의 문학적 스승으로서 그들의 작품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어떻게 나는 몰랐을까...라는 생각이 중요하지는 않고.

별다른 생각없이 단편 하나씩 읽고 있는데 꽤 재미있다. 단편이라는 걸 생각하면 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지금까지 읽어 본 내용으로는 흥미로움을 갖게 할뿐만 아니라 지금의 우리에게도 이거! 하는 느낌이 들만큼 심리묘사나 표현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읽는 중이라 단정짓기는 좀 그렇지만. 아무튼 재미있다. 



소설, 이라는 느낌 그대로 별 생각없이 첫 문장을 읽기 시작했는데 계속 읽게 되는 책이다. -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사무실에서 첫문장만 읽어봐야지, 하고 펼쳤다가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참고 툭 덮어놓고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가족소설, 특히 엄마를 돌보는 딸의 이야기라는 것에 마음이 꽂혀 읽으려고 한 책인데 첫문장부터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이 올해의 책 중 한 권이 되지 않을까 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꾹 참고 있다가 이번 주말에 읽어볼까 하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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