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거리 창비청소년문학 58
김소연 지음 / 창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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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이 지났다. 언젠가부터 삼일절은 기념일이 되어버렸고, 소심하게 만세 삼창을 외치는 것으로 기념행사마저 끝내버리고 마는 '노는 날'이 되어버렸다. 비극적이고 야만적인 시대의 기억은 너무 마음이 아픈거라는 핑계를 대면서 애써 외면하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며 생각을 바꿔야한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드라마 각시탈을 의식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우리의 역사에 대해 그나마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일제 강점기에 살아갔던 수많은 민초들의 삶과 조국의 해방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투신을 했던 선조들의 삶을 기억하려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더이상 비극의 역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야만의 거리'는 그러한 내 마음보다 더 강하게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삶의 모습을 그려내야겠다는 소명으로 나온 작품일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저자는 '시대의 무게에 억눌리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 세상을 헤매던 생명들'이 있었음을,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정체성을 향해 묵묵히 걸음을 뗀 이들'이 틀림없이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야만의 거리에서 우리는 그 빛나는 삶을 살아간 이들의 자취를 찾아가게 된다.

 

평안도의 산골 구석 강씨가문의 집성촌이 형성된 구성에 살고 있는 동천은 강대감의 아들이지만 어머니가 종의 신분이라 제대로 된 양반의 대접을 받지는 못한다. 신분제가 폐지되었다고 하지만 집성촌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은 여전히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일제의 문화통치정책은 산골에까지 영향을 미쳐 단발령이 시행되고 서당이 폐쇄되고 아이들은 소학교를 다니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소학교 졸업 이후 미래의 삶에 대한 고민을 하던 동천은 강대감의 죽음 이후 자신과 어머니를 동네에서 쫓아내려는 강진사에게 휘둘리지 않으려 일본행을 결심한다.

우여곡절끝에 일본으로 건너 간 동천은 동경의 헌책방에서 숙식하며 일을 하게 되고 꿈에 그리던 대학에도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박열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깨달아가기 시작하는데...

 

야만의 거리는 동천의 삶이 역사속에서 어떻게 바뀌게 되고 운명을 개척해나가는지를 일제 강점기 시대의 역사적 사건과 맞물리면서 끌어가고 있는 이야기이다. 소설을 읽는 재미, 과연 동천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동천이 만나는 인물들을 통해, 그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의미가 더 깊이 다가오고 있어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큰 의미가 될 것이다.

일제의 조선 수탈이 어떠한 형태로 이뤄지고 그로 인해 조선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동천의 친구 거복이 정미소를 하면서 겪는 일들에 대한 대화를 통해서도 언급이 되고 있으며, 일본 관동 대지진 때 무차별하게 죽임을 당한 조선인들의 모습, 일본 야쿠자의 이야기를 통해 일본으로 간 조선 노동자들의 노예와 같은 삶.... 이러한 것들은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보상문제뿐만 아니라 인권을 유린한 일제의 잔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선과악이라는 이분적인 구조가 아니라 친일을 행한 조선인의 비열한 모습과 조선인에 대한 연민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인들의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어서 역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그래서 야만의 거리는 소설이면서도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가 담겨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천의 일본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뭔가 좀 아쉬웠는데 '야만의 거리'는 동천의 이야기의 시작일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깨닫고 또 다른 삶을 찾아 떠나는 동천과 친일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동천의 강진사의 아들인 조카 형섭과 소학교 시절 선생님으로서 자신에게 꿈을 주었지만 이제는 일제의 군인이 되어 조선인을 핍박하게 될 다케다 시로, 그리고 동천에게 운명의 여인이 되지 않을까 예상되는 요시코의 미래까지... 야만의 거리 2부 '승냥이'가 더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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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새 그래픽 노블 노아,에 대한 이야기에 정신을 놓을수가 없다. 사실 뭐 그래픽 노블에 미친듯 열광하는 것도 아닌데 몇몇 컷을 보니 괜히 직접 보고 싶어지는거다. 게다가 '노아'라니. 우리의 원죄,에 이어 이 세상을 쓸어버린 죄에 대한 이야기..인 것일까 두번 다시는 이 세상을 쓸어버리지 않겠다는 무지개빛 약속인 것일까.

영화보다 책,이 미치게 궁금해지고 있다.

그리고.

친구에게 부탁해서 파일로 받은 책도둑. 아직 개봉도 안한 영화인데? 라는 말에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라는 말을 하고 꼭 보고 싶다고 했더니 툴툴거리면서도 받아주더라. 그런데 나는 그 내용을 설명하기 힘든 이 장르를 '전쟁영화'라고 표현하더라. 음...

책 읽은지 꽤 돼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 흠이고, 그저 책을 읽고 참 좋았다 라는 느낌만 기억하고 있어서 영화를 보면 어떨까 싶었는데 첫 장면부터 조금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책을 다시 읽고 영화를 봐야겠구나 라고 결심. 어차피 한국 개봉은 확실치 않고. 파일로 받은 것은 나중에 봐도 되는거니까.

 

 

 

 

 

 

 

 

 오늘 눈에 확 들어오네.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한번은 더 보게 되는 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실 마스다 미리 같은 경우도 해심심하게 읽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어느새 중독이 되어버렸다. 짧고 간결한 일상의 표현이 내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리고 갈수록 늘어나는 툰 작품들. 읽는 것은 좋은데... 그러다보니 글자가 빽빽한 책들을 읽는 속도가 엄청 느려지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뜻인데... 이제 점점 인문학뿐만 아니라 소설책으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어 가고 있고. 주말이면 종일 밀린 집안일에 지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티비앞에 죽치고 있느라 책 한 권은 너끈이 읽고도 남을 시간에 한권은 커녕 백쪽을 넘기기도 힘들어지고 있다. 하아...

 

 

 

 

 

 

 

 

 

  

 

 

 

 

 

 

 

일러스트를 그리려해도 기본적인 그림 실력이 있어야 되는 것이 맞는데, 그래도 일러스트 책을 보면서 따라그리기가 내 그림 그리기의 첫 시작이다. 휴대폰이 사망해주셔서 새로 장만하는데 거의 배가까이 차이나는 가격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노트를 샀다. 그놈의 펜 때문에. 펜 하나가 더 있다는 이유만으로 오십여만원을 더 쓴다는 것이 나 스스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터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고 펜질을 덧하고 있다. 그러느라 안그래도 짧아진 책읽는 시간이 더 줄어들었고 나날이 시간의 활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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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파워 - 당신은 제대로 미쳐본 적이 있는가
김종식 지음 / 오우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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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처럼 한다면 나는 이 책에 별로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계발서를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느냐가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이상 계발서는 읽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 책의 내용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셀퍼들은 설사 어떤 경우에라도 자신의 일을 ‘홀대’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멘토의 조언에 귀기울이고 그의 가르침을 실행에 옮기고자 노력하듯, 일을 통해 배우는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그것을 실천하고자 힘을 쏟는다. 자신의 일에 대한 존중에서 자존심을 지키고 자기만족을 끌어내는 것, 이것이 셀퍼들의 자세다.

‘최배달’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최영의는 수많은 고수와 대결했지만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전설로 유명하다. 이전까지 건달들의 기술에 불과했던 무술을 도예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창시한 극진 가라테는 오늘날 전 세계 수천만여 명이 수련하는 국제무술로 자리잡았다. 생전 그는 아들에게 늘 이런 말을 강조했다고 한다.
“세상을 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숨을 거는 거다. 네가 하고자 하는 일에 너를 바쳐라.”
자신이 하는 일을 존중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신뢰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을 바치는 사람, 일과 ‘자웅동체’의 삶을 사는 사람을이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것이 셀퍼의 막강한 경쟁력이다."

 

사실 내 마음을 울린 말은 '자신의 일을 존중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신뢰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을 바치는사람... 이것이 셀퍼의 막강한 경쟁력이다'라는 것이었다. 다들 그렇게 말을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일에 대해 그런 자부심을 갖게 될까 궁금해졌다. 더구나 나는 한 직장에 놀랄만큼 오래 있으면서 내가 공적으로 하는 업무보다 그 외의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더 만족을 하며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냈고 업무를 진행했었다. 변화가 별로 없는 비슷한 업무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가끔 새로운 규정에 의해 업무 내용이 바뀌고 업무 협조를 위해 다른 직원들을 교육시키기도 하면서 좀 더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일을 하게 되기도 했는데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은 여전히 바닥을 맴돌고 있었다.

그런 내게 '셀프 파워'는 어떤 의미가 될까, 나 역시 셀퍼가 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오래전에 셀프 토킹이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것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동기 부여라기 보다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말하는 특별한 언어, 즉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감을 갖게 하고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변화의 원천이다. 반쯤 채워진 물컵을 보면서 누군가는 반이 비었다고 얘기를 하고 또 누군가는 반이 차 있다고 얘기한다. 이 책은 컵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라고 한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무엇이라고 얘기를 해 주겠는가, 라고 묻고 그 해답을 찾으라고 한다. 해답을 찾는 것이 바로 긍정적인 삶의 태도 변화일 것이다.

 

셀프 파워도 그와 비슷한 맥락에서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오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할 수 있는 그 변화의 원천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그러한 마음이 강했고 조금씩 읽어나가면서는 괜히 책에서 언급되는 이들의 이야기와 나의 현실에 대한 괴리감에 괜한 부러움이 생기고 나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이 셀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책을 다 읽어나갈즈음에야 나 자신이 스스로 셀퍼가 되려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다.

내 일에 대한 자긍심이 없는 것은 나 스스로 나의 일을 깎아 내리는 것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히려 다른 직원들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치켜세워주고 오래 일을 한만큼 상사가 전적으로 내가 하는 일을 믿고 맡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셀퍼의 막강한 경쟁력이라는 것은 누군가 특별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그러한 막강 셀퍼가 될 수 있고, 그러한 자신감으로 막강 셀퍼가 되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어쩌면 나는 지금 자기로부터의 혁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나게 미친듯이 일한다는 것이 지금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나 자신의 변화를 통해 그리 될 수 있지 않을까?

 

"새해 계획 따윈 세우지 마세요. 시간 낭비니까요. 올해는 살을 빼야지 혹은 책을 더 많이 읽어야지 같은 충동적인 신년 계획은 며칠을 가지 않아요. 적어도 5-6시간 혹은 며칠을 들여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해 순위를 매겨야 해요. 삶에는 여러가치가 있죠. 경제적으로는 풍요롭게 사는 것, 자신의 직업에서 인정받는 것,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 가는 것,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등... 모두 인생에서 중요해요. 하지만 시간관리를 위해선 우선 순위, 즉 지배가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들이 서로 상충할 때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어떤 인간유형으로 살고 싶은지 알아가는 과정입니다"(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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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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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도 자격을 따질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그런데 성당에서 오랜 시간 교리교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부모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거짓말을 하는 친구를 넌지시 부모에게 알리면,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이어도 자신의 아이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떤 부모는 아이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하기를 기다려주지 않고 자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교사를 아이의 감시자로 여기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감시로 인한 강압적인 교육이나 무조건 감싸주는 것이 아닌데 그런 잘못을 범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공장소에서 천방지축 떠들어대고 소동을 부리는 아이에게 제대로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를 말리는 어른에게 자기 아이 기를 죽인다고 덤벼드는 부모도 봤었다. 그런 부모에게서 아이는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이기심과 버릇없음만을 배우게 된다는 것을 당사자들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미래가 점점 더 무서워지는 것은 그런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깊이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이유다.

그래서 '부모의 자격'을 봤을 때 이것은 '자격'을 이야기한다기보다는 모든 부모들이 한번쯤은 새겨봐야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자식 문제로 상처받은 당신을 위한 리얼 공감 스토리'라는 부제가 담겨있는데, 이론적인 이야기들보다는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 실패와 노력, 극복의 단계를 거쳐가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더욱 공감하며 읽게 된다. 사실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아서 아이가 없고 조카들도 그리 큰 말썽없이 자라고 있어서 아주 강한 실감을 체험하지는 못했다. 더구나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왕따도 없었고, 부모님이 학교 성적에 대해 스트레스를 주거나 나 스스로도 성적 스트레스를 받아 본 기억도 없다. 학원에 다녀보지 않아도 공부가 힘든 시절을 지낸것도 아니어서 친구가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 위해 맞벌이를 해야한다는 것도 조금은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즐기는 조카가 우열반을 나누는 학급에서 최상위권 친구들과 수업을 같이 받는데, 모두가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학교 선생님조차 그것을 전제로 수업을 해서 학교 수업 따라가는 것이 힘에 부치더라는 얘기를 했을 때 지금 아이들의 고충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부모의 자격]을 더 공감하며 읽게 되는 이유는, 이론적으로 맞는 이야기들만을 성인군자처럼 늘어놓지 않아서이다. 올곧게 커나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부모의 뜻과 가르침과는 달리 엇나가는 아이들, 사춘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해 스스로 망가져버리는 아이들, 주위 환경과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갑자기 변해버리는 아이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생 낙오자처럼 자신을 비하하게 되는 아이들의 모습도 담겨있다. 그러한 것을 부모의 탓으로도 아이의 탓으로도 돌리지는 않는다. 다만 실례를 통해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을뿐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잘 해결된 여러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해주고 있다.

그리고 교육과 대학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모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명문대,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아이는 행복하게 자랄 수 있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감있게 자신의 행복을 찾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의 끝에 부모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부모가 무조건적인 사랑을 자식에게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무조건'이라는 것 속에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부모가 깨달아야 한다. 마음이 아프더라도 절제할 수 있는 사랑과 단호함이나 냉정함을 유지할 수도 있어야 하고, 자식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기다려주는 자세와 경제적인 독립을 위해 아이 스스로의 독립성을 키워줘야 한다. 결핍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함에서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을 배우게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쉽지 않은 일들이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정 아이를 훌륭한 독립적인 인격체로 키우는 부모의 자격요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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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만화판이 나왔다.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만화책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을까? 나이들면서 점차 기억력도 안좋아지고 집중력과 사고력도 떨어져서 인문서를 읽기가 힘들어지고 만화책을 선호하게 되리라는 예감은 자꾸만 만화책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만화가 '주'가 되지는 않겠지. 책도둑,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영화를 빨리 보고 싶지만 이미 오래전에 잊어버리고 있는 책도둑의 내용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인식한 후 영화를 보기위해 뒤로 미뤄두고 있다. 그나저나 읽지 못한 책들이 마구 뒤엉켜 쌓여있는데 한번 읽은 기억이 있는 책도둑을 다시 꺼내들 엄두가 날까 싶은게 문제인데.

 

 

 

 

 

 

 

 

온갖 종류의 책들이 모여있어도 시선이 자꾸만 가게 된다. 성당에 갔다가 생각이 자꾸 엉뚱하게 공부를 다시 하게 되면 가능할까..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관심과 흥미는 여러 분야에 걸쳐 끊임없이 자극되고 있지만 진중하게 집중해서 어느 하나를 깊이 파고들며 공부하는 것은 쉽게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집중력과 이해력, 암기능력도 떨어지고 있으니 지금 다시 공부를 한다는 것은 귀차니즘에 젖어 있는 나를 다그치는 일이 되는 것이라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라는 분야는 도전해보고 싶다.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베이킹을 배워보고 싶다. 못먹는 음식은 많지만 못먹는 빵은 없으니까. 힘이 좋아야한다는데, 나이를 더 먹으면 그것도 힘들어지는 거 아닐까 걱정을 했었는데 스스로 한심해했다. 정작 시도할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지는 못하면서 나이 먹어 힘들어질것을 먼저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제는 공짜로 얻은 무를 열심히 채 썰어 옥상에 널어놨다. 무 말랭이를 해 먹어도 되고, 차를 끓여 마셔도 골다공증에 좋다고 하니 욕심내서 열심히 채판을 갈았더니 쓰지않던 근육이 놀래서 오늘까지 온몸이 다 찌푸둥하고 아프다. 오른팔은 조금만 움직여도 마구 쑤셔대고 있으니... 그동안 얼마나 팔을 쓰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책 안에 담겨있으니 관심이 쏠리지 않을수가 없잖은가.

 

 

 

 

 

 

 

 

 

 

 

 

 

 

 

 

 

 

 

 

 

 

 

 

 

 

 

에릭호퍼의 책이 한꺼번에 세 권 출판되었다! 일단은 영혼의 연금술사..먼저 읽어보고 싶은데 과연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하며 읽기나 하게 될까. 책 욕심은 많아지고 줄어들줄을 모르는데, 언젠가부터 생각하며 느리게 천천히 사색하기는 사라져가고 있어서 내가 책을 제대로 읽고는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소설은 그래도 쉽게 읽히는데...

비블리아 고성당 사건수첩이나 스티브 킹의 소설은 그래도 재미있게 술렁거리며 읽을 수 있겠지만.

 

 

 

 

 

 

 

 

 

 

 

 

 

 

 

 

 

 

 

 

 

 

 

레모니 스니켓의 책을 샀더니, 때늦은 적립금도 주고... 어린이책은 정말 마음을 굳게 먹고 구입을 해야하는데말이다. 그래서 위험한 대결은 여지껏 구입하는 걸 망설이고 있는 중. 대니얼 고틀립의 두번째 이야기, 샘에게 보내는 편지 이후 샘이 가르쳐준 것들이 나왔다. 그 감동은 여전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샘의 이야기는 생각나는 것이 없....어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널뛰기 하듯 내용이 오르락거리는데 성인 취향의 글보다는 농담처럼 가볍게 흘러가지만 결국은 사회의 모순을 강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내용이 담겨있는 소설은 좋다. 재미있게 읽을수도 있고. 이번에 나온 침묵의 거리에서는 꽤 흥미로울 것 같아. 겨울인데..이제 머잖아 곧 봄이어서 그런가? 봄꽃내음이 풍겨나는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도 재미있을 것 같고. 청소년 도서인 양춘단 대학 탐방기와 모텔의 도시는 머잖아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여행.

 

아, 그런데 알라딘에서의 주문.

지난 주에 주중에 주문한 알라딘의 주문과 주말에 주문한 옆동네 예스의 주문 박스가 도착했는데, 어이없게도 주말에 주문한 책박스가 하루 먼저 도착했다. 알라딘 책박스는 아침 일찍 도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예스의 박스도 전날 오전에 도착했으니 주문과 도착까지의 일수를 따지자면 이틀차이. 이래도 되는건가? 예스는 일년에 한두번 주문할까말까한데다 거의 모든 책 주문은 알라딘에서 하고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알라딘의 하루 배송이 3일걸린다고 잡으면 알라딘의 하루 배송이나 예스의 그냥 배송이나 같이 온다는 얘기. 내가 몇 번 항의를 하다가 이젠 포기상태인데, 아무리 그래도 이번건은 너무한다 싶어진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알라딘을 이용하는 건...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문해서 쌓여있는 마일리지와 플래티넘의 혜택을 버릴수가 없어서. 그러다보니 되풀이되고 있는 것. 물론 예전보다 책주문하는 횟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췟

하아. 주일 오후. 피곤하고 졸립고 추운데.. 읽어야 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면 될텐데 하릴없이 그냥 멍때리며 앉아있고나.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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