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왜 꿈꾸는 책들어 도시, 가 안 떠오르는걸까
하아.
부흐하임. 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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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5-09-28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은 잔인한 동화보다 훨씬 더 소름끼치니까. 50

기억의집 2015-09-2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십여년 전에 재밌게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 하긴 일년전에 읽은 만화책도 줄거리가 기억 안 나니, 십년전은 까막득한 시절 같아요.

chika 2015-09-28 13:27   좋아요 0 | URL
하아. 그러니까요. 정말 생각이 안나는데... 그래도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읽는데는 큰 지장이 없으니 일단 읽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
 
진짜 제주 - 깐깐한 제주 언니들이 꼼꼼히 알려 주는
노송이.안주희 지음 / 책밥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왠지 '진짜'라는 수식어구가 있으면 진짜가 아닌 것을 은근슬쩍 덮어보려고 덧붙이는건가? 라는 쓸데없는 의심을 먼저 해보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진짜 제주, 라는 제목이 딱 어울리는 그런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더하거나 빼거나 과장되는 것 없이 제주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딱 그만큼.

아니, 물론 나 역시 책에 나와있는 곳을 모두 가보지는 못했기때문에 완벽하게 그렇다 라고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이미 가봤고 알고 있는 곳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다는 뜻이다. 16개의 테마로 나뉘어진 42개의 이색 코스,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그냥 내가 볼때는 제주를 일주하고 - 일주라는 것은 제주가 섬이기 때문에 해안도로를 따라서 둘레를 한바퀴 돈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중산간 도로를 넘나들며 제주의 곳곳에 숨어있는 자연의 명소를 찾아서 소개해 주고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서울에서 지내다가 제주에 온 친구와 점심을 먹는데, 오랫만에 왔지만 이곳은 변한 듯 변하지 않고 그저 늙어가는 시간의 흐름만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상권이 많이 죽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번화가라 할 수 있는 원도심의 중심가를 걷는데 왜 늙었구나 라는 느낌을 갖게 되는지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번듯한 새 건물들이 세워진다고 해도 그 사이사이에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건물들, 그리고 사람들이 있어서, 대도시처럼 번쩍거리는 고층빌딩이 아니라 아담한 단층 건물들이 많이 있어서 어쩌면 옛도시같은 정겨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제주에 오면 낮에는 관광지를 돌지만 저녁에는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답답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었다. 그런데 얼마전 지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 갔다가 새로운 풍경을 봤다. 그곳에서는 저녁에 고기파티를 원하면 기본 밥, 반찬과 연료를 한끼 식사비로 제하고 본인이 원하는 고기를 사들고 와서 그날 숙소에 모인 사람들과 야외 만찬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갔을때도 마침 옆 숙박객들이 식사를 한다고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는데 각자 하루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모습이 꽤 정겹고 보기 좋았다.

제주에 혼자 여행을 와서 오름을 걷고 트레킹을 하고 저녁에 숙소에 들어가는 일정만 생각하면 왠지 밋밋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숨결을 느낄 수있는 제주의 곳곳을 여행하고 저녁에는 여행자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것이야말로 자연과 더불어 하는 여행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러한 여행을 하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진짜 제주'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 책을 펼쳐들때는 그저 무심코 책장을 넘기기만 했었는데 -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풍경이 일상적이고 그리 특별하지도 않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왠지 익숙한 풍경들에 그리 큰 감흥없이 책장을 넘긴 것은 사실이다. - 계속 책을 읽다보니 이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음을 새삼 축복이라 생각하게 된다.

좀 더 이쁜 풍경도 있는데.. 이곳이 이렇게 감탄할만큼 아름다운 곳이던가?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일년 열두달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제주의 풍경을 어찌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진짜 제주에는 정말 빠진 곳 없이 꼼꼼하게 제주의 곳곳을 다 담아놨으니 책을 참고서 삼아 제주의 진짜 모습은 직접 보고 느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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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움의 왕과 여왕들
대니얼 월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진정한 힘은 그것뿐이란다. 용서하는 힘. 우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를 용서받으면서 살아간단다. 세상이 다 그런 거야. 그렇지 않으면 우린 살아갈 수 없을 - ˝(428)

레이철이 말한다. ˝이런 상처는 저절로 치유되지 않아요. 언니도 나랑 똑같이 당해야 해요˝
어쩌면 레이철의 말이 우리 모두의 속마음과 똑같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녀의 말이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산자들보다 죽은자들이 더 많이 사는 곳. 살아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이 공존하듯 뒤섞여 살아가는 로움은 이 세상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비현실적인듯 하지만 지독하게 현실을 투영하고있는 로움은 왠지 백만년전쯤에 읽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비 내리는 마콘도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로움은... 살아있는 자의 욕심투성이 욕망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부터 다르기는 하지만말이다.
로움의 역사는 엘리야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밍카이를 납치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밍카이가 만들어내는 - 정확하게는 밍카이가 키운 누에에서 만들어지는 비단으로 돈을 벌기 위해 밍카이를 납치해 자신만의 왕국인 로움을 건설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로움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로움에는 엘리야의 후손인 헬렌과 레이철 자매가 태어난다.
세상을 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추할 수 없는 못생긴 헬렌과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지만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동생 레이철. 부모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남겨진 두 자매의 삶과 로움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가 뒤섞이며 그들 모두에게 하나하나 애정을 갖게 만들어버린다. 하아, 정말 로움의 왕과 여왕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을 볼수는 있지만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헬렌과 아름당움을 갖고 태어났지만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레이철의 이야기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엘리야와 밍카이, 벌목꾼 스미스, 헬렌을 사랑한 요나스, 의사 비들스, 레이철을 사랑한 마커스... 스미스에게 헌신적인 개 말라의 이야기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 - 개는 물론 유령까지 포함해서 그 모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욕망을 이루려고 악을 행하고, 그 악행에 의해 희생된 삶을 살아가며 증오를 키워가지만 결국은 `용서`의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묘하게도 이 모든 이야기가 도덕책처럼 되어있지 않고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냥 진실을 말하면 돼.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말이야˝
˝하지만 정말 그럴까?˝
˝당연하지˝ ˝언젠가는˝
그래서 헬렌은 그렇게 말했다. 그날도, 그 다음날ㄷ,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또 한 달이 지났다. 한 사람이든 백 사람이든 그곳에 오는 모든이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그녀는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들이 자신을 믿어주길 바랐다. (328)

평생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만 하면서 살았기때문에 미안해서 기도를 한다는 헬렌은, 그것을 만회할 방법을 몰라서 기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기도를 하면서 자신안에, 이 세상에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 선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는 입구를 만드는 것이랄까(320)라고 말하는 헬렌을 통해 저자는 이 악행이 넘쳐나는 세상에 선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진실을 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고 믿음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쩌면 나는 다시 한번 더 요나스와 마커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고.

로움의 이야기는 말그대로 내 마음과 생각을 로움하게 만들고 있지만 결국은 사랑과 용서가 이 세상을 지탱해가는 힘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볼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아름다움이 없다고 믿었던 헬렌을 바꾸게 해 준 것은 사랑이고 자신의 아름다움과 삶을 훔쳐가버렸다고 믿어버린 레이철의 눈은 증오로 바뀌어버리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레이철은 마커스의 사랑을 보지 못했다.

로움에서의 세상은 이렇게 한박자씩 어긋나보이는 안타까움의 삶을 보여주고 있지만 또 그래서 더욱더 사랑과 용서의 힘이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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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세계를 만들어라. 새로운 세계. 이전에 아무도 본 적 없는, 아무도 상상하지도 못한 그런 세계 말이다.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 좋은 세계를 만들어야 해. 286










그냥 진실을 말하면 돼.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말이야.
하지만 정말 그럴까?
당연하지
언젠가는.

한 사람이든 백 사람이든 그곳에 오는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그녀는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들이 자신을 믿어주길 바랐다.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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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글쎄... 오늘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틀동안 아파서 드러누워 있느라 입맛도 없고 하루쯤 굶는다고 죽을것도 아니기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누워 잠만 자고 있으려니 어머니가 걱정이 되었는지 ....

하아. 여기까지 작성하고 어지럽고 힘들어 임시저장을 하고 드러누워있다가 부르투스 자판기를 꺼내어 반쯤 드러누운 자세로 한시간 이상 글을 썼는데, 잠시 또 어지러워 누워있다가 폰 화면을 열었더니 그 많은 글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아니 왜?
이건 정말 화가 나는 일인데, 궁극적으로는 그 대상이 나 자신이겠기에 더 화가나면서 또 어쩔 수 없이 이 글을 되풀이해야한다는 것에 또 짜증섞인 화가 치밀어오른다.
아니, 그런데 마스다 미리의 책은 이런 화나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데.

울컥 치밀어오르는 화, 때려주고 싶을 정도의 화, 폭발직전의 화. 이따금 화가 나서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도 진정이 안 될 때가 있다.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걸, 저렇게 반론했으면 좋아쓸걸. 머릿속으로 분노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하면, 화가 하늘까지 닿을 듯한 꽈배기엿처럼 길어져서 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그것은 그나마 속 편한 화다. 화뿐인 화는 구원받을 수 있다. 가장 괴로운 화는 `슬픔`이 들어 있는 화다. 나는 잠 못 이룰 정도로 화가 나 있는 자신에게 언제나 질문한다. ˝그 화에 슬픔은 있니?˝ 슬픔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그렇게 대단한 화가 아니다.

좀 길게 인용을 했지만 왠지 이 글을 이렇게 옮기고 나니 내가 느낀 감정은 그저 짜증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에 슬픔이 있다`는 건 다시 생각해볼수록 정말 마음이 짠해지는 것. 부당함에 대해 화를 낼 수 있는 정당함이지만 왠지 그 안에 담겨있는 슬픔이라는 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거대 권력에 대한 분노 같은 느낌이 들고 있다.

아니, 뭔가 거창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기에는 지금 내 몸상태가 별로여서 머릿속도 엉망이라 힘들다고 해 두자. 이 책에 실려있는 마스다 미리의 에피소드가 가볍다고는 하지만 왠지 자꾸만 부당함에 대해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생각해보게 한다. 언제나 화를 내지 않고, 그저 좋은게 좋은거라고 넘기는 것이 과연 좋은 사람인 것일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이야기는 `그렇죠?`라는 네컷만화였다. 요리 같은 거 해요? 라는 물음에 별로, 라고 대답했더니 `그렇죠?`라는 답이 되돌아온다. 왠지 질문하기 전부터 답을 알고 있었다는 반응, 거기에다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없는 질문과 대답, 때로는 무례함까지 드러나는 이야기들이 솔직함이라는 포장에 묻혀버릴때가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없는 솔직함을 좋은 것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나의 이런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듯 마스다 미리 여사의 네컷만화는 가감없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너 뭐냐?`에서.
어쩌면 많은 일들에 대해 화가 나는 건 나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 - 그러니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대응을 못하거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내가 참아야하는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그런 상황에 대해 화가 나고, 또 그러는 나 자신에 대해 화가 나는 것이리라.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는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그 상황과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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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9-21 0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이 어디 편찮으신가봐요. 주말에 푹 쉬시고 좀 나으셨으면 좋으련만, 어떠신가요.
잘 다스려서 처리하지 않은 화는 꼭 마음 어딘가에 남아있다가 나중에 다시 불뚝 튀어나오기 일쑤더라고요.
우울도 잘 들여다보면 `화`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책에서 읽었는데, 가장 괴로운 화도 역시 슬픔이 들어있는 화군요.

chika 2015-09-21 15:56   좋아요 0 | URL
한의원에 갔다 왔어요. 귀가 얇아서... 어지럼증인데, 한의원 간호사들이 이비인후과에도 꼭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아, 왠지 한의원에 가서 바로 약을 지어먹겠다고 한 것이 잘못인가..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