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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평점 :
"이번 책은 우울하지도, 그렇다고 마냥 행복하지도 않은 지친 마음을 단번에 회복할 수 있는 마음 충전 에세이, 일과 관계에 치인 당신을 위한 마음 충전법"이 담겨있는 책이라는 것에 마음이 홀려 책을 펼쳤다. 일과 관계에 치이며 마음의 피로도가 커지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만 가고 있는 이 시점에 잠시 몸도 마음도 충전하며 살만하다,라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의 첫느낌은 우울함 그 자체였다.
독립하고 싶어도 통장에 돈 하나없고 미장원에 가 컷트하는 비용을 아끼려고 다이소에서 사 온 천원짜리 가위로 집에서 컷트를 하는 모습은 내가 그런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 우울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를 투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청춘들이 그런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그런데 이야기는 그 우울함을 넘어서 저자인 삼각커피의 궁색한 일상이 이어지면서 더 우울함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금씩 평온함과 희망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되어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글을 읽어보게 되었다. 마냥 행복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자 스스로 나름의 행복한 삶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나의 모습이결코 하찮거나 보잘것없는 것은 아니라고 위로해주는 느낌이었다.
"여러 조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뭘 원하는지 나 자신을 먼저 애정있게 들여다봐주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 연애에 대한 것, 15년지기 친구들의 이야기 등 나이와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고 내가 이미 지나온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듯 보이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좀 편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삼각커피가 '과거가 될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향해 던지는 응원 메시지'라고 했는데 내게는 그녀의 미래인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내게 전해주는 위로의 메시지 같은 느낌이다. 물론 잘 하고 있다는 응원도 더하여.
내 시간의 주도권은 내가 갖기로 했다. 이번 휴일에는 조금일찍 일어나 이불과 침대 커버를 털고, 책상과 바닥을 닦았다.
오랜만에 가볍게 옷을 걸치고 노래를 들으며 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언젠가 생활이 또 엉망진창이 된다면, 소소한 것부터 바꿔야겠다. 포기는 하지 말자.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면된다.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P81
어떤 선택을 하든 포기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러니 삶의 방향과 목표가 흔들릴 때, 각각 다른 기준에서 해 주는 조언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절대적인 게 아니라 어느 한쪽의 의견일 뿐이라고 마음을 열어 두기로 했다. 누군가의 성공한 사례는 예시일 뿐, 나는 그 사람이 아니기에 똑같은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선택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 그러니 고민과 결정의 순간이 올 때는 여러 조언과 의견을 내 안에잘 축적해 두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 나중에 포기하면 가장 후회할 것이 무엇인지 더 많이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나는 오늘도나를 연구한다. 내가 뭘 원하는지, 뭘 더 잘하고, 뭘 더 중요하게생각하는지 내면의 소리를 주의 깊게 애정을 담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 사람 저 사람이 하는 말은 참고만 하기로 했다.
- P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