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운다기 보다는 어쩌다보니 생명력 강한 녀석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애들은 사라져가버린 것. 그래서 남은 녀석들을 계속 물 주면서 키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꽃 잘 피우던 바이올렛이 어느 날 갑자기 죽어가기 시작하고 겨우 이파리 하나 살려서 죽지 않게 키우고 있지만 역시나 꽃을 피우지는 못하고 있다. 죽어가기 전에 또 잎 하나를 따로 떼어놓고 뿌리를 내려줘야할까 고민 중. 구근 키우는 것도 쉽지 않아 애지중지 해야하는 건 다 생략하고 살아남을 녀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화분 속 흙에 그냥 묻어뒀는데 역시나 튤립은 다 죽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야생화인 수선은 이파리를 무성하게 올렸는데. 신기하게도 꽃은 하나도 없다. 뿌리내리고 2년쯤 지나면 꽃이 핀다는데 우리집 마당에 있는 녀석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고.
대신 별 생각없이 꽃이 다 시들고 마당 흙화분에 얹어놨던 히야신스는 올해도 여전히 꽃을 피웠다. 화원에서 키우는 것처럼 꽃이 촘촘히 피지는 않지만 그래도 해마다 살아있음을 알리며 꽃을 피우고 있으니 얼마나 대견한가.
[관통당한 몸] 30여년 동안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책을 통해 전쟁 성폴력의 실태를 고발한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신체를 훼손할뿐만 아니라 내면에선 존재의 의미를 빼앗고 가정과 공동체를 파괴한다.
... 끔찍하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조차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조선의 뒷담화] 왕권 강화로 정국을 안정시킨 태종은 사실 계모의 무덤까지 파헤칠 정도로 복수의 화신이었다. 다시없을 태평성대를 이룬 세종은 사고뭉치 며느리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청렴결백의 상징 황희도 사람을 죽인 사위를 감싸주기 위해 청탁을 했다. ... 누군가의 입을 통해 듣는 뒷담화처럼 생생한 목소리로 전하는 비화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책 속의 인물들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고 그때 그 조선시대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는군.
에릭 홉스봄,이란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패배자들이 최고의 역사가들을 만들어냅니다"라니.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도 공산주의국가의 현실에 비판적이었기에 영국 공산당의 의심을 사기도했다. 홉스봄의 방대한 저술자료는 물론 그의 성장과정, 내면의 변화, 인간적인 면모 등 사적인 측면을 풍부하게 재구성해서 이 거장의 총체적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더 파이브] "그들이 빼앗긴 것은 존엄성이었다" 잭 더 리피에게 살해당한 여성 다섯 명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있는가. 핼리 루벤홀드는 피해자에게 이름을 찾아주고 기록을 통해 그들의 삶을 복원한다.
영화 마션에서 홀로 화성에 남게 된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 감자를 심는다. 동료들이 남기고 간 똥은 거름이 됐다. 똥오줌을 비료로 쓰는 오랜 지혜를 되살리는 장면.
문학과 예술, 미생물학과 도시공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똥과 인간의 관계를 바라본다. 똥오줌의 사회적 지위가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똥오줌에서 나오는 메탄과 열을 활용하는 바이오가스 화장실 등 똥을 자원으로 순환시키려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 생태와 순환의 감각을 깨우다,라고 되어 있는데. 문득. 똥 못싸면 죽는다며 일일일똥(!)을 못하면 힘들어하시는 어머니가 .. 그래도 요즘은 하루를 걸러도 불안해하지는 않지만. 드시는게 적어서 그럴꺼라 생각해 많이 드시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대신 나는 ...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요거트, 우유 - 찬 우유를 많이 마시면 설사를 하는데 아무튼 - 유산균 등등 마구 먹어서 그런지 먹는 양만큼 정직하게 화장실을 가고 있다. 요즘은 너무 많이 먹어서 먹는대로 나오는 듯. 아, 이 얘기는 인문학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생리학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