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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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무역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딕 미스터리,라는 말에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은 그 내용이 궁금해 책을 펼쳐들었다. 고딕미스터리,라는 문구를 보면 시대적 배경과 역사가 스며들어있어서 좋은데 그런만큼 스토리가 장황하고 문장력으로 표현하는 것이 많아 두툼한 책을 읽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중반을 넘어가면서 멈출수가 없어 새벽까지 다 읽어버렸다. 


중세의 마녀사냥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시대, 동인도제도의 바타비아에서 무역선 사르담호가 암스테르담으로 출항을 한다. 총독 얀 하안과 그의 가족이 승선하는 것 외에 별다를 것이 없는 듯 한데 이야기는 평범한 무역선 사르담호의 출항이 아니라 바로 그 사르담호에 죄수 새미 핍스가 재판을 받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이송되기 위해 승선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출항을 앞둔 사르담호 앞에서 정체불명의 문둥병자가 나타나 예언처럼 사르담호가 파멸에 이르며 결코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 말하고 화염에 휩싸여 사망한다. 


그런 소동속에서도 사르담호는 출항을 하는데 탐정으로 불리는 새미의 경호원으로 그를 지키기 위해 승선한 아렌트는 새미를 지키기 위해, 얀 총독의 부인 사라와 그의 딸 리아 그리고 총독의 정부 크리지는 폭력적인 총독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전직마녀사냥꾼인 목사 샌더 커스와 그의 제자 이사벨은 악마 올드 톰을 잡기 위해 사르담호에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무역선은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이 아니라 동인도회사의 화물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선원과 승객의 영역이 나뉘어 있으며 선원들과 총독의 사설 경호원인 머스킷 총병들의 세력이 또 대립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먼 바다에 나타나는 정체불명의 여덟 번째 불빛까지 나타나 악령의 출몰과 선상반란의 위기감을 갖게 하고 있다. 더구나 출항 직전 부두에 나타나 사르담호의 파멸을 예언하고 불길에 휩싸여 사망한 문둥병자의 그림자가 사르담호에 나타나 그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때는 이야기의 서사를 알게 되면서 미스테리가 풀려나가는 이야기 구조일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그저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으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악마 올드 톰의 이야기와 맞물리면서 전체적인 짜임새가 드러나기 시작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숨겨진 인물의 정체에 대해 놀라울만큼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소설의 작가가 여성주의 작가인가 찾아보게 될정도로 여성의 독립과 자유에 대한 글이 곳곳에 담겨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더 컸다. 


"이런 일이 오래가지는 않을거야. 약속할게. 머지않아 우리는 안전해질테고 우리 뜻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거야"(45)

"우리 다섯명이 함께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상상해 봐. 우리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상상해 봐"

"우리가 모든 악행을 벌할 필요는 없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걸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지"(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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