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프는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답에 속아넘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늙은 정원사를 향해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당신은 그분의 노예였잖아요...... 지금도 그분의 노예고요. 당신은 그렇게 되고싶은 건가요? 자유를 준다고 할 때 왜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죠?˝
음지 함다니가 한숨을 쉬었다. ˝너는 아무것도 모르냐?˝ 그가 날카롭게 물었다. 그러고는 더이상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을 것처럼 말을 멈췄다. 그런데 잠시 후 그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게 자유를 선물로 주었어. 그녀가 줬지. 그녀가 그걸 줄 수 있다고 누가 말해줬을까? 나는 네가 얘기하는 자유가 뭔지 알아. 내가 태어난 순간 가지고 있던 자유지. 이 사람들이 넌 내 것이다. 나는 너를 소유한다고 할때, 그것은 비가 지나가는 것이나 하루의 끝에 해가 지는 것과 같은 거야. 그들이 좋아하든 말든 다음날 아침해는 다시 뜬다고. 자유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너를 가두고 쇠사슬로 묶고 네가 가진 하찮은 것까지모두 남용하지만, 자유는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쓸모없어질 때도 여전히 너를 소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네가 태어난날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내 말 알아듣겠니? 이것은 나한테 하라고 주어진 일이야.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이것보다 더 자유로운 것을 나한테줄 수 있겠니?˝
유수프는 그것이 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지혜가 담겨있는 건 틀림없었지만 그것은 인내와 무력감의 지혜였다. 그 자체로 찬탄할 만한 것일지 모르지만, 약자를 못살게 구는 자들이 여전히 사람을 깔고 앉아 더러운 방귀를 뀌어대는 한 그렇지 않았다. 유수프는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전에는 자신에게 그렇게 많은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지금쯤 아마 그랬던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는 노인을 자신이 슬프게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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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 - 초보 식물 집사를 위한 안내서
글로스터(박상태) 지음, 아피스토(신주현) 그림 / 미디어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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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마당에 심기위해 온갖 채소모종을 사고 모종을 키우고 세우는데 필요한 버팀대부터 시작해 흙과 영양제 등등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는데 들이는 돈이면 1년동안 채소를 사다 먹고도 남겠다고 하면 어머니는 곧바로 죽여먹을 식물화분은 뭐하러 날마다 갖고 오냐,하신다. 그나마 어머니는 다년간의 노하우로 채소도 잘 키우시고 식물도 잘 살리시는데 나는 여전히 반쯤은 죽이고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반은 계절의 변화에 둔감한 내 손에 또다시 반정도가 사라져버린다. 작년 겨울에도 잘 자라던 다육이들을 아무생각없이 방치했다가 이틀동안 쌓인 눈에 모조리 죽어버리기도 했으니...

그럼에도 나는 식물키우기를 포기할 수 없다. 이파리 하나를 겨우 살려 십수개의 잎이 자라기까지 몇년동안 꽃 한번 안피던 아프리칸 바이올렛이 올 여름에 끝없이 꽃을 피우기도 하고 완전히 죽어버린듯한 다육이의 가지에서 잎이 하나씩 올라오더니 집에 갖고올때보다 더 튼튼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동안 죽여버린 식물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 이렇게 홈가드닝 이야기만 나오면 꼭 펼쳐보게 된다. 내가 뭘 잘못해서 식물들이 죽어가는지,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는지 배워야겠기에.


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는 '식물키우기의 기초부터 번식 꿀팁까지 총망라한 식물 실용서'라는 말 한마디로 끝낼 수 있는 책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식물관련 책들은 보편적으로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식물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플랜테리어와 관련된 것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내게 지금까지 안일하게 일주일에 한번 물을 주고 있는 내 생활습관에 대해서부터 반성하게 하고 있다. 사실 여름이 되면서 물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 파피루스 같은 경우 습지대에서 살아가는 식물이라 늘 화분을 물 속에 담궈둬야하는데 여름에는 일주일이 되기 전에 물이 말라버린다. 그런데도 잘 살아주고 있으니 다행인건가. 물을 좋아한다는 화이트스타는 잘 크더니 일주일사이에 잎이 다 말라버렸다. 

환경에 따라 특히 4계절의 변화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더 세심하게 계절별 식물관리를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남고 있다. 


뒷부분으로 넘어가면서 실내가드닝으로 많이 키우는 식물의 번식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나같은 초보에게는 그리 쉽지만은 않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보니 책의 앞부분은 초보자를 위한 기초레시피, 뒷부분은 식물고수의 비밀레시피라 되어있어 왠만큼 식물을 키워본 사람들에게 식물의 번식법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칼라디움 같은 경우 동면을 해 준다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식물의 동면을 처음 알게 되었고 -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겨울이 그리 춥지는 않으니 실내에서 키우고 있다면 굳이 동면을 해야할까 싶기도 하지만, 눈이 내려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은 현관에 있는 녀석들을 조금 안쪽으로 옮기거나 찬바람을 막아줘야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세한 설명과 세밀화를 보고 각 항목마다 큐앤에이와 포인트잇으로 실제 식물키우기에 대한 질문사례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며 식물키우기 노하우를 배워볼 수 있어 더 좋았다. 지금은 책읽기정도로 한번 훑어봤는데 집에가서 안스리움을 잘 크고 있는지, 작년에 분갈이할 때 무지몽매해서 뿌리를 손으로 뚝 잘랐다가 - 뿌리는 칼로 단면을 좁게 자르는 것이, 특히 균이 발생하지 않게 되도록 1회용 면도칼이 좋다,는 건 이 책을 보고 알았다 - 죽어가던 스노우화이트가 드디어 지난 주에 새 잎을 하나 틔웠는데 이제 잘 보살펴봐야겠다. 내가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은 죽은 것 같은 식물도 포기하지 않고 물주기 하나만큼은 일정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제는 그것도 일정하게가 아니라 계절별로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 이제 조금 더 살아남는 녀석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식물집사를 위한 안내서로 추천할 수 있는 책,을 만나 한걸음 더 성장한 식물집사로 거듭날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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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6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식물집사하고 있는데 매일 아침 건조하진 않나 살펴보는게 다예요. 아우 쟤들은 뭘 좀 더 먹여야하나싶다가 먹일게ㅠ없구나 뭐 이렇게 중얼거리기도 하구요. 식물을 키우는건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네요. ㅎㅎ

chika 2022-07-06 09:56   좋아요 0 | URL
저는 물 좀 먹여야하는데... 생각하다가 잊어버리고 정신차리고보면 이미 ...ㅠㅠ
그렇게 보낸 녀석들도 많고요. 그래도 식물 키우는 건 좋아요. 식물은 인간이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우린 식물없이는 생존이 안되니 꾸준히 잘 키워야지요 ^^
 

친환경 마요네즈 난황유 농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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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에서 유수프는 쿠란에 대한 지식을 과시하는 것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는 나중에 칼릴에게 그가 알게 된 것과 창피스러웠던 일에 대해 얘기했다. ˝쿠란을 알면 늘 도움이 될 거다.˝ 칼릴이 말했다. ˝네가 아주 깊은 동굴이나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어도 말이야.
그 말들을 이해 못하더라도˝ 유수프는 칼릴에게 칼라싱가가 와스와힐리인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잔인한 신을 섬기고 있는지 볼 수 있도록쿠란을 번역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해줬다. 칼릴은 유수프에게 화를 내며 무신론자에게 그런 신성모독적인 말을 듣고도 어떻게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었느냐고 말했다. 내가 뭘 했어야 하죠? 돌로 쳐서 죽였어야 하나요? 유수프가 물었다.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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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다이어트 - 하루 1잔으로 시작하는
신조 도키코 지음, 전유하 옮김 / 스테이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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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를 찾아 마시는 편은 아닌데 집에서 만든 귤쨈이 있어서 여름이면 수제쨈을 탄산수에 타서 마시고 있다. 탄산음료를 사 마시는 것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싶어 마시기 시작했는데 하루 1잔으로 시작하는 탄산수 다이어트 책을 보니 뭔가 탄산수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고 마시며 건강에도 좋고 과체중인 내가 살도 빼면 더 좋겠다 싶었다. 

무엇보다도 가끔 탄산온천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목욕을 하고 세안을 하는 것에 대한 효과는 몸으로 느끼고 있어서 그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 


탄산온천을 다녀오면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지만 그것이 피로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혈액순환이 잘 되어 피로가 풀리고 잠도 잘 자게 된다. 몸이 안좋아서 탄산온천 근처에 숙소를 잡고 오랜시간 온천욕을 하고 있다는 어르신은 확실히 몸에 좋은 것 같다고 하셨지만 사실 처음엔 그런 이야기가 믿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 역시 손과 발의 관절통증이 좀 덜하다고 하시고 나 역시 탄산온천을 다녀오면 피로회복이 빠른 것 같아 좋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미온수의 39-40도의 온도에서 반신욕을 하면 심장에 큰 무리없이 오래 체온을 유지할수도 있어서 좋다. 탄산온천에 가면 물장구를 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기포의 증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역시 체험으로 알고 있다. 탕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피부에 기포가 달라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처음엔 피부에 울긋불긋 피부병이 생긴것처럼 되어 놀랐었는데 그것이 바로 혈액순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 느낌을 딱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탄산온천에 있으면 기분좋은 노곤함으로 피로가 풀려서 좋았다. 

탄산온천이 없으면 이런 것을 즐길 수 없겠다, 싶을지 모르겠지만 탄산수를 만드는 기계도 있고 천연이 아닌 인공적인 탄산수도 똑같은 효과를 낸다고 하니 몸이 안좋으면 고려해볼만 할 것 같다. 탄산입욕제나 탄산의 농도를 높이기 위해 따뜻하게 한 탄산수 한병을 뜨거운물에 넣어 탄산수욕을 해볼수도 있다고 한다.


탄산수를 마시는 것은 물 대신 마시는 것도 되겠고 좋아하는 차나 과일과 같이 섞어 마셔도 좋고 아침에 한 잔, 잠들기 전에 한 잔, 식전에 한 잔 등은 포만감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고 변비에도 좋다고 한다. 소화에도 좋고 피부에도 안티에이징 효과를 낸다고 한다. 

다 좋은데... 탄산수가 신장결석을 유발할 수 있고 신장에는 그리 안좋아서 탄산수를 마시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버려서 또 여러자료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보통의 건강한 사람이라면 과하지 않은 탄산수의 섭취가 몸에 좋은 것이겠지만 하나의 신장에, 조영제를 넣은 시티검사를 많이 하고 있는 나로서는 조금 더 확인하고 신중하게 탄산수를 섭취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당이 많은 탄산음료대신 과일이나 과일청을 넣은 탄산수 음용을 권해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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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3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다이어트도 있군요. 참 다이어트 종류도 다양해요. ㅎㅎ 귤잼은 애저녁에 다 먹고 없는데 여름에 탄산수에 타서 먹는 방법도 있네요. 좀 놔둘걸 말입니다. ㅎㅎ

chika 2022-07-04 15:22   좋아요 0 | URL
늘 여름에 마시려고 냉동저장해둡니다. 감귤주스와 쨈 모두요. 하귤청을 담으면 더 맛있기는 하지만 하귤은 또 사야하는것인지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