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숙제
다니엘 페낙 지음, 신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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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이 다 나쁜건 아니다. 가장 고약한 말장난은 제일 친한 친구한테 하는 법이다. 이것이 바로 친밀한 사이에서 치러야 하는 별난 대가라는 거다.-204쪽

그렇다..... 더 이상 문제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복수하는 일은 남아있다. 이것이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어두운 과거의 기억을 들쑤시며 사람들이 편안한 잠에 빠져드는 것을 방해하고, 역사의 흐름을 어지럽히는 것이다.-209쪽

네가 던지는 의문에 꼭 맞는 해답이 어디 세상에 있기나 해야지....
문제가 있으면 해답도 있겠지... 하지만 피에르, 이건 인정해야 해. 요즘 세상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문제에 딱 들어맞는 해답이란 없어. 문제들이 홀딱벗고 다닌다고나 할까-236쪽

한쪽이 다른 한쪽을 비난하면 상대방은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다른 비난거리를 찾게 마련이다.("먼저 시작한 건 너쟎아") 친구들은 무시당한 우정을 위해 싸운다지만, 실은 스스로 결백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일 뿐, 우정때문이 아니다. 쌍방이 서로 잘못한게 없다며 싸우는 전쟁일수록 가장 살벌한 법이다.-281-282쪽

애들이란 빛을 발하는 수수ƒ? 같은 존재지-305쪽

어린 시절의 추억이란 얼마나 감미로운 것일까! 그 어린 시절을 무사히 치러냈다는 확신이란 또 얼마나 유쾌한 것일까! 자신이 어디서 오는지 제대로 알 수 있을 때만이 현재의 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자신이 예전에 저질렀던 모든 바보짓을 다 알고 있을 때에만 말이지요! 어린 시절 없이는, 살아도 사는게 아니지요! 여러분이 그걸 안다면....-3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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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그 사람은,

순한 사람은 아니다.

가령, 그는

횡단보도까지 침범하는 승용차를 참지 못하고

그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험악한 인상을 지어 무안을 주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늘 밝은 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가령, 그는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그것도 모자라 목젖이 보이도록 웃고 있는

루피의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그런 사람,

윤도현 밴드를 좋아하고 자우림의 공연에서 목청껏 노래를 따라부르는 그런 사람,

같이 있으면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그러나

고민의 괴로움을 피해가는 사람은 아니다. 

가령, 그는

미덥지 않은 직장 상사의 핀잔이 속상하고

해야 하는 공부를 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우울해하고,

누구나 그렇듯이,

이렇게 한살두살 점점 나이를 먹고마는 게 아닐까,

내 인생은 이렇게, 이룬 것도 없이, 가진 것도 없이, 열정도 없이, 그렇게, 

그렇게 끝나버리는 게 아닐까,

이렇게 말 수는 없는데, 이렇게 그냥 흘러가선 안되는데, 이렇게,

이렇게 장래를 불안해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러니, 아마 그가 괴로운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가 자신의 현재의 삶에 쉽게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아마 그가 괴로운 것은,

그가 남몰래 믿고 있는 자신의 가치가, 자신의 열정이,

혹시 그보다 적은 게 아닐까, 부족한 게 아닐까, 그것이 두려운 때문이리라.


푸른 바다, 너른 초원의 품에서 자란, 그는

천상 맑은 사람이다, 트인 사람이다, 따뜻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늘 없는 들판이 단조롭듯이, 그는 

그냥 맑기만 한, 트이기만 한, 따뜻하기만 한, 그런,

그런 사람은 아니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그래서

내가 사랑하고 아파하고 부러워하고 궁금해하는 이웃이다, 친구다, 거울이다.

가령, 그가

신앙이 흔들려 괴로워하면 내 마음이 불안하고

가령, 그가 

푸하하하 웃어제끼면 나도 목젖이 간질거리고

가령, 그가

가끔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게 되면 궁금하고 샘이 나서 따라나서고 싶은,

그런 사람이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어떻게 내가 그 사람을 알게 되었을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문득 다시 한번 보고 싶은,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바로

치카님, 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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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2005-04-0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헐헐헐, 치카니임~
발마스놈이 바쁘다고 대신 엽서 한 장 전해달랍니다.
보시고서 냅다 던져버리소서. (__)
똑딱똑딱 타불~

chika 2005-04-0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어마나!!
아니...우와~ 멋진 찬사예요!!
근데... 저도 치카인데, 발마스님이 얘기하는 그런 사람 치카는 워딨남요? 저한테도 소개해주세요오~ (^^;;;;;;)

chika 2005-04-02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퓨터가 말썽이네요. 은근슬쩍 지멋대로 꺼지는게.. 쥔장말도 안듣고 ㅠ.ㅠ
달마스님, 발마스님 엽서도 전해주시고.. 흑~ 정말 고맙네요.
근데혹시.. 이 엽서한장, 달마스님이 쓰신건 아니우? 만우절이라.. 못믿겠는디요?
우헤헤~ ^^ (역시 달마스님, 멋져부러요오~ ^^)

울보 2005-04-02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도 헷갈립니다,,
달마스님과 발마스님 누가 찐짜요,,,
치칸님은 아시오..
아무쪼록 사월이 시작되는 오늘 이렇게 멋진 분께 멋진 엽서 받으신 님은 너무너무 행복하시겠네요,,
아하 이럴땐 아줌마보다 처녀가 좋더라,
안녕히 주무세요,,,,샘많은 아줌마가,,

울보 2005-04-02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추천도 하고 가야지,,

chika 2005-04-02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보님, ^^;;;;;
전 제가 철없는 짓을 할때마다 - 특히 나이를 한 살 더 먹을때마다(ㅡㅡ;) 아줌마들이 점점 더 부러워질때가 많은디요? ^^

날개 2005-04-0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너무 멋진 시군요.. 치카님을 제대로 표현했어요..! 추천~

chika 2005-04-02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이제 발마스님은 철학자로 달마스님은 시인으로 불러야할까봐요. ^^
 

치카님.

님이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

너무나 사랑스러울것 같아요,

님은 선마슴아라고 이야기 하는것 같은데 너무나 멋있는 분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솜씨도 없고 무엇 하나 똑부러지게 잘하는것이 없는 제가 너무너무 부러운분이지요,,

오늘 님의 정성이 가득한 선물을 받는순간 전 가슴이 마구뛰었답니다,

얼굴도 알지 못하고 나라는 사람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날위해서 이렇게 정성껏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보내준다는것이 ,,,,

정말로 거짓말 보태지 않고 많은이를 만난중에 가장 큰 선물인것 같아요,

그 님의 정성이 하나가득,,,

제가 여지껏 대인관꼐가 변변치 못했는지 몰라도,,,

전 정말 오늘 너무나 가슴이 벅찼습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너무 행복한 오늘이었습니다,님 오늘 밤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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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3-3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꿈에는 내가 나타날 예정입니다^^

울보 2005-03-3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만 화푸시와요,,
오늘 치카님 잠들기는 포기하셔야 하나,,
아니면 내일쯤 만두님에게 두손들고 달려가실려나,,,

비로그인 2005-03-3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예!! 디즈니판 피터펜이다..벌써 40년이 넘은 거네요.
만두님 제 꿈에도나타나 보세요

비로그인 2005-03-3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장께서도 서재에 계시네요
더 필요한거 없으세요?

chika 2005-03-3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컴이 다운안되게 좀 해주세요오~
오늘 제 꿈속에서 서재 오프라인 - 아니다, 꿈에 나타나는 건 온라인인가?
뭐지?ㅡㅡa
하튼,,, 모임할꺼예요?

chika 2005-03-3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참,,, 울보님, 저 그림 넘 멋져요.. 히히
속터진 삐쟁이 만두언냐는 팅커벨, 잘 달래주는 울보님은 웬디, 흐~ 나름대로 멋있는 하날리님은 피터팬하셔야겠어욧!!
저요? 저야 당연히 후크선장이지요!! 전 선장 안시켜주면 안한다구요~!! 흥!

비로그인 2005-03-3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웬디 하고 싶어요. 시켜주세요!!

비로그인 2005-03-3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에 나타나는건 드림라인입니다.
컴 좋은거 사실 수 있도록 꿈속에서 요정님께 타협 함 해보지요.

chika 2005-03-31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좋아요. 대신 우리 엄마가 돼줘야 해요!! 으흐흐~ ///
요정님과 협상 잘하시라고... 방금 꿀차 한 잔 보냈어요. ^^
 




막막한 어둠속에서 바다를 봤다. 정적이 흐르고 파도소리조차 없는, 바다와 하늘도 구분이 없는 어둠의 바다를 보며 나는 존재의 두려움을 느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고..... 저 어둠속으로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나의 존재는 어둠속으로 사라져가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살아있고...

  빛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바닷가 방파제의 길을 따라 움직이며 세상을 향해 걷는다.

 

 박제된 돌고래가 아닌

  먼 바다로 헤엄쳐가는 고래를 꿈꾸며...

  나는 느릿느릿 집으로 가는 길을 걷는다.

 



화려한 불빛이 비치는 저곳은 내겐 너무 멀지만,

 

 이 고갯길 너머 어딘가 나를 맞아 줄

  따뜻한 불빛 하나는 있겠지.

 

 

 집으로 오는 길은 멀지만,

 어둠의 적막속에서도 저 멀리 불빛은 항상 길을 밝히고 있다.

 길에서 만난 모든 것이 아름답다면

 나는 행복하다, 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삶이 어느 곳으로 향해가고 있든지,

  길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 길에 활짝 피어있는 꽃을 보며

  나는 행복해하겠다.

  집으로 오는 길은 멀지만

  나는 꿈을 꿀 수 있다.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 패닉, 달팽이


 

  그래요, 저는 저의 '원피스'를 찾아 떠날꺼예요!!

 

=============================  사진은 오늘 집으로 오는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마지막 바다사진은 작년 가을에 찍은 섭지코지의 모습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고래 세마리를 봤습니다. 저 사진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제가 고래를 본 그곳의 바다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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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3-3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있어요,,
정말 멋있는 분이시네요,,,,

날개 2005-03-3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치카님이 갑자기 시인으로 변신을.....!+.+ 분위기 죽이는군요..

물만두 2005-03-3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이 아니야요. 당신 누구요???

chika 2005-03-3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그냥 써 봤어요.... 근데요,,, 발마스님 서재 이벤트 페이퍼에도 올렸거든요. 제발~ 그 페이퍼에도 가서 추천 해 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세요!!

비로그인 2005-03-3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 시화집 준비하시나요?
좀처럼 안하는 추천하나 꽝!

chika 2005-03-3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좀처럼 안하는'이라는 말에 넘어갑니다~!
하날리님을 위해 울 조카녀석들을 이쁘게 찍어와야겠어요!! 흐~
 
프란치스꼬 저는
까를로 깔레또 지음, 장익 옮김 / 분도출판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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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도 하지요. 글라라처럼 가타리나처럼 데레사처럼 쟁쟁한 여인들이 교회안에 엄연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어쩌면 아직도 그렇게 반여성적일 수 있나요!
이건 제가 가끔 스스로 묻게 되는 일이지요. 그래요. 저 프란치스꼬가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여러분은 여전히 반여성주의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린데.
여러분이 여자를 두려워하는 건 여자가 여러분의 덕행에 위험한 존재로 느껴지거나, 아니면 드러내놓고 그렇게 말은 하지 않지만, 여자를 하나의 열등한 존재로 여겨 신성한 것을 다루어서는 안 될 그런 부류로 보기 때문이 아닌가요?
우리에게 따지고 드는건가.
때론 여자들이 제단에 올라가 회중에게 성서를 정성스레 봉독하는 것마저 금하면서요. 남자라면 아무나 그저 남자라고 여자에 앞세우면서
지나친 말 아닌가.
아니면 여전히 옛 관습에 얽매여 있는게 아닌가요? 여자는 아무 가치도 없어 남자의 지배 아래에서 이슬람 교도 여자들처럼 그저 뒷전에서나 살도록 하던 그런 관습말이에요. 음, 생각나네요. 호메이니를 보세요. 무슨 짓을 하는가. 잘 보면 종교적 반여성주의가 얼마나 위험하고 또 복음은 얼마나 다른가 알 수 있죠. ......
여러분은 마치 예언도 모르고 선포해야 할 진리도 지니지 못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구태의연하게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요.-77-78쪽

누군가가 이 프란치스꼬라는 저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르지요. 프란치스꼬, 삐에트로 디 베르나르도네와 누구 아무개의 아들인 저를. 우리 어머니의 이름을 한번 맞추어 보실래요. 아는 사람이 아주 드물답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다들 잘 알면서. 언제나 그렇지 않나요. 여러분, 아직 고쳐지지 않았지요. 여전히 남존여비 식이지요. 그런데 저는 어머니를 훨씬 더 많이 닮았어요. 어머니는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 출신 여자라서 노래를 썩 잘했지요. 그리고 아씨시 사람들보다도 아씨시를 더 사랑했어요. 왜냐하면 어머니는 멋을 알았거든요.
이제 일러드릴께요. 어머니 이름은 피카였어요. 아름답고 정이 많고 믿음이 깊은 여인이었어요.-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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