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 - 만화로 떠나는 벨에포크 시대 세계 근대사 여행 ㅣ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
신일용 지음 / 밥북 / 2019년 12월
평점 :
세계사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보기는 했지만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역사의 기록이라는 것이 어떤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냐에 따라 하나의 사건을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아직 역사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는 부분이라 그런지 근현대사를 다룬 책을 읽을 때는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는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더 좋았다.
이런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조선말이 역사는 정말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외면하고 싶을만큼 분노가 치밀고 자꾸만 만약에,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학창시절에 배웠던 갑신정변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솔직히 저자의 이야기가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혁신적으로 개화사상을 내세우며 변혁을 꾀했지만 결국 실패한 사건,으로만 기억하고 있는데 만약 성공을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속에서 김옥균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는 좀 과장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대책없는 몽상가, 살아서 그리고 죽어서도 일본에 이용당한 김옥균,이라는 평가에는 수긍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문득 지금의 역사 서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학계, 특히 역사학자들은 일본의 식민사관에 영향을 받아 역사를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떠올라 김옥균에 대한 낯선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오락가락하고 있다.
좀 편하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생각나는대로 먼저 떠오른 이야기를 하기는 했는데 우리의 역사 이야기를 빼면 어렴풋한 세계사 지식이라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는 있었지만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의의를 깨닫는것은 역시 좀 자신이 없다. 하지만 유럽의 왕족 가문과 세계 대전, 짜르왕가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들은 복잡한 역사 이야기로 읽으며 대충 넘겼던 세세한 부분들을 조금은 명확하게 해 주기도 했다. 특히 짜르의 몰락과 소비에트를 장악한 볼셰비키의 혁명과 공산당의 계보에 대해서는 더욱더.
"부르조아의 아름답던 세상은 더 이상 옛날과 같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벨르에뽀끄의 낙관주의와 자신감은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을 겪으며 사라져 갔다. 모든게 확실하고 분명해 보이던 세상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벨르에뽀끄의 모든 불빛과 꽃향기는 사라지거나 너무 변해버려서 더 이상 옛날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유럽이 세계의 중심이던 아름답던 시절은 저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