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들어왔다. 빛과 같은 속도로 전화요금 자동납부가 처리되었고, 아직 적금과 카드대금이 나가지 않아서 돈이 많다! 그..래도 예전처럼 맘껏 책을 구입하지는 못하고 있다. 

도서구매비가 예전의 3/1만큼도 지출되지 않고 있는데 여전히 나는 우리동네 상위10% 이내에 들고 있다. 사람들이 정말 책을 안사는구나..싶다가, 도서관 이용을 많이 하는거겠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책을 조금 더 사도 되지 않으려나 하다가...

아무튼. 일단 부담없이 만화책 한 권을 주문했다. 쿠폰과 편의점 배송 적립금까지 합하면 거의 반값의 느낌이라 좋다. 더구나 나머지 금액은 적립금으로 결제를 해서 금전출납부에는 여전히 지출 0원이다!


그리고 받은 책들. 기대되는 책들을 받아서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사무실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역시 어쩔수가 없는 듯하다. 누군가 일을 못하면 그 모자란 부분을 또 누군가가 채워야 일이 진행이 되는데 늘 팽개치는 사람이 있고 늘 채워서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 있다. 개념없는 사람들 틈에서 새로운 사람이와서 뭔가 변화될거라 기대했는데 새로운 사람이 더 개념없는데다가 일에 대해서는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뭔가를 물어보면 내 알바 아님,이 얼굴에 쓰여있고 실제 말로도 '그건 내가 모르는 일이고'를 내뱉으며 외면해버린다. 저런 사람들과 관계맺으며 일을 해야할 것인가. 나와 상관없는 일을 하면 니가 일을 잘하든 말든 상관없겠지만 엉망으로 처리해서 서류를 들이밀거나 본인들이 해야하는 일을 하지 않아서 내가 해야하는 상황이 벌써 1년이 되어가도록 개선되지 않고 있으니 누구말대로 미치고폴짝뛸 일이지만. 변하지 않을것이다. 이럴때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 해결책이 없다. 그래서 업무시간 한시간을 남겨두고 딴짓이다. 뒷말하고 딴짓하며 노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본다. 일단, 오늘은.


 신간알림 메일이 한꺼번에 오더니 세계문학이 한꺼번에 출간되었나보다. 다 사고 싶지만 아직은 좀 참아봐야겠다. 아니, 그런데 생각해보니 알서점에서 6공다이어리가 나와서 그거 갖고 싶어서 책 주문해야겠다고 했는데. 절약과 욕심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이러다 주문할지도 모르지. 욕심과 욕망을 부추기는 월급날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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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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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이 없는 곳이죠. 빛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곳이요. 어둠이 더 빠를 수도 있어요. - 항상 먼저 있으니까요."(131)

"저 밖에는 어둠이, 우리가 아직 모르는 어둠이 있다. 어둠은 언제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둠은 언제나 빛보다 앞선다. 예전의 루는 어둠의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을 불편해했다. 지금의 나는 그 사실을 기쁘게 여긴다. 왜냐하면 그것은 빛을 쫓는 한, 나는 영원히 끝나지 않으리란 뜻이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질문을 던질 차례이다."(501)


SF소설이라 생각하면 늘 '공상과학'을 떠올린다. 그래서 처음 굉장한 평가를 받고 있는 '어둠의 속도'를 읽을 때 살짝 당황스러웠다. 굳이 장르를 구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SF가 붙어있으면 좀 다른 느낌이어야하지 않나,라는 선입관이 있었나보다. 그런데 글을 계속 읽다보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현재에 대한 질문이 생겨나고, 내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의문이 생겨난다. 이것은 삶의 방식이나 존재에 대한 물음과 연결되며 좀 더 단순하게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 되어간다.


출산 전 자폐치료가 가능해지며 더이상 자폐인이 나오지 않는 시대, 루는 마지막 자폐인 세대이다. 루를 비롯한 몇몇 자폐인들은 회사의 특수부서에서 지원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현 시대의 상황을 비추어볼 때 그들에 대한 지원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있을 것임은 예상이 되고 있는 것이며 자폐인을 바라보는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인데 루의 주위에는 그가 그저 자신들과 조금 다른 사람일뿐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패턴을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루는 펜싱 경기에서도 그 능력을 발휘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그를 해치려하는 칼을 든 돈을 단숨에 제압하기도 한다. 그런 루에게 회사에서는 자폐를 고칠 수 있다며 임상실험같은 뇌수술을 제안하는데...


루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낯이 익다. 편견의 모습이 보이는 듯한 것은 낯익은 현실이지만 자폐인의 일상과 행동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를뿐이라 말해주고 있다. 아니 어쩌면 굳이 구별하려 하지 않으면 다를 것도 없어보인다. 가끔씩 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행동에서 루가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묘사하는 문장들은 정말 좋았다. 루가 타인의 말과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 그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되는 문장들을 읽고 있으면 조금 더 자폐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것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겠지만.


... 뭔가 떠오르는 생각을 마구 풀어놓다가 잠시 멈추고 있으려니 너무 많은 질문이 뒤섞이며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자폐를 고칠 수 있다면 뇌수술을 시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좀 비껴나 치매를 고친다면 뇌수술을 시도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그보다 좀 더 쉬운 답변이 나올 것인가. 

잠시 고민에 빠져있다가 문득, 어둠의 속도는 물음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것 이전에 그 자체에 의미가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 윤리적인 논의, 인간을 인간답게, 존재의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다름'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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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낯익은 책제목이다 싶었는데.
난 북스피어책을 너무 좋아하나보다. 신간을 구입하고 책장에 꽂아둔 책 중에 읽지않은 책이 너무 많다.
그래서 결국 어둠의 속도는 다른 출판사 판본으로 읽고있다.그리고.
오탈자를 여럿 발견했지만. 막바지 이건 좀 심했다싶은 느낌이.
시작부터 주어가 빠진 문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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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어쩌면 - 틀림없이 그러리라 - 현재의 연결만이 아니라 기억에 손을 댈지도 모른다는 점이 무엇보다 두렵다. 그들은 나만큼이나,
내 모든 과거 경험이 자폐인의 관점에서 나왔음을 알고 있으리라. 연결을 바꾼다 하여 나를 나이게 하는, 이런 자폐인의 관점에서 쌓아올린 기억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자폐인임이 어떤 느낌인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기억을 잃는다면, 서른다섯 해 동안 내가 쌓아올린 것을 모두 잃게 되리라. 나는 그것을 잃고 싶지 않다. 내 경험을,
그저 읽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듯이 기억하고 싶지 않다. 마저리가 비디오 화면에 나오는 사람처럼 기억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기억에 따르는 감정들을 간직하고 싶다.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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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데일 씨, 누구에게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당신을 싫어한다고 해서, 당신이 나쁜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해치지 않게 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서, 당신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 P288

빛의 잔상이 이 속에서 타오른다. 나는 눈을 감고, 서로의 맞은편을 떠다니며 우주 속에서 균형을 이루는 극점들을 본다. 처음에는 단어가,
서 이를 대체하며 이미지가 나타난다.
빛light은 어둠의 반대이다. 무거움은 가벼움light 의 반대이다. 기억은 망각의 반대이다. 존재는 부재의 반대이다. 이들은 꼭 같지 않다. 무거유의 반대인 가벼움을 뜻하는 light는 이미지로 다가오는 빛나는 풍선 보다 더 가볍게 느껴진다. 빛나는 구가 떠오르고, 내려가고, 사라지자 빛이 번득인다.….
한번은 어머니에게 잘 때는 눈을 감고 있는데 꿈에서 어떻게 빛을 볼수 있냐고 물었다. 왜 꿈은 모두 깜깜하지 않나요. 내가 물었다. 어머 나는 알지 못했다. 책은 내게 뇌 내 시각 처리 과정에 대해 많은 사실을려 주었지만, 이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
이유가 궁금하다. 어째서 어둠 속에서도 꿈은 빛으로 가득할 수 있는지 틀림없이 다른 누군가도 물은 적이 있을 것이다. 뇌가 이미지를 생성한다지만, 대체 이미지 속의 빛은 어디에서 올까? 깊은 암흑 속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빛을 보지 못할까 사람들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뇌 스캔 결과가 나타내는 패턴은 다르다. 그렇다면 꿈속의 빛은 빛의 기억일까 혹은 다른 무엇일까?
......

내 머릿속에 든 것은 빛과 어둠과 중력과 우주와 칼과 식료품과 색깔과 숫자와 사람들과 온몸이 떨릴 만큼 아름다운 패턴들이다. 나는 아직도 왜 내가 다른 패턴이 아니라 이런 패턴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책은 사람들이 생각해 낸 질문에 답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답하지않았던 질문을 생각했다. 나는 늘, 아무도 한 적이 없으니 내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어쩌면 다른 누구도 생각해 낸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둠이 먼저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내가 무지의 심해에 처음으로 닿은 빛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질문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331-332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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