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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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카 할머니는 삶을 살면서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서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고 불행에 대해 항의하지도 않았다. 할머니는 자기 자신을 비롯하여 그 누구도 동정하지 않았으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죽음 때문에 혼란에 빠지지도 않았다. 비록 할머니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기꺼이 도우려 했고 그것을 힘들다거나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녀의 세상에서 사건들은그저 계속 일어날 뿐이다. 안카 할머니는 내게 자신의 친구가 사는 집을 보여주었다. 친구는 병마에 시달려서 거의 식물인간이 되었고, 어쩌다 두려움과 사랑의 감정이 막연히 들 때만 움직였다. 벨라츠크바에 있을 때 안카 할머니는, 친구 곁을 지키며 밤을 보내거나 힘든줄 모르고 몇 시간이나 친구에게 말을 걸며 친구를 쓰다듬어주고 입밖으로 흘러나온 침을 닦아주었으며, 친구를 발코니로 데려가 지나가는 사람들, 할머니 말에 따르면 시끄러운 떼거지를 친구에게 보여주었다. 안카 할머니가 늘 말했듯이 스스로가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에게 그런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냥 그걸로 족할뿐인 삶이다.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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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를 흘러가는것이 아니라 빨리 이 여행을 끝내고싶다는 생각뿐인듯.
별생각없이 글을 읽다가 휴대폰 배터리 충전알림이 뜨니 그냥 읽던 글을 올린다.
마침.
진통제 없이 못자겠다며 나오신 어머니에게 내가 앉아있는 소파의 자리를 넘겨줘야하기도하고.
새해 첫 날,이라지만 그저 평범한 일상이 더 좋은.
세르비아인 안카 할머니보다 더 역사가 되는 어머니의 삶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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