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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
웬디 베케트 지음, 김현우 옮김, 이주헌 감수 / 예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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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솔직히 처음엔 아주 큰 기대를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츰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런데 하루에 한토막씩 읽어나가다보니 조금씩 웬디 수녀의 미술책이 나를 사로잡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난 개인적으로 라파엘로와 고흐의 그림을 좋아한다. 누군가처럼 그림을 볼 줄 알아서 그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그림이 내 맘을 끌기 때문이다. 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은 그런 의미에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좋아하는 그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표지에 쓰인 말처럼 '다만 그녀가 사랑하는 그림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이'들은 이 책을 집어들어도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녀의 책에서 교양인이고 싶은 예술가의 지식을 뽐내고 싶은 사람은 분명 실망하게 될 것이니 웬디 수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말라고 하고 싶다. 나는 웬디 수녀와 행복한 수다를 떨 수 있는 이들, 각자가 서로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그림책 한권씩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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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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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사는 이야기 책이라 한다. 그래서 그냥 농사꾼 얘기려니..했다.
그런데, 농사가 뭔지, 세상살이가 무엇인지 쥐뿔도 모르는 내게 아주 많은 가르침을 준다...... 글마디 하나 하나가 다 맘에 와 박혔다.

'물통의 법칙이란 게 있어요. 옛날에는 요사이 시장에서 파는 명란통 같은 물통을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판자를 여러 쪽 모아 통을 짜는데 높고 낮은 판자로 통을 짰다고 합시다. 물은 가장 낮은 판자 높이밖에 차지 않아요. 지금 농민들은 농사짓는 일은 아주 열심히 합니다. 겨울에 하우스까지 만들어 죽자 살자 일해요. 그래서 한쪽 판자는 굉장히 높아요. 한편 스스로와 세상을 만드는 일에는 무관심해서 다른쪽 판자는 아주 낮아요. 새빠지게 물을 부어봤자 물은 낮은 판자까지만 차지 절대로 더 높이 올라가지 않지요...... 스스로를 갈려면 세상도 갈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세상과 스스로를 바꾸지 않고서는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없음을 깨달아야지요'

특히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말씀을 더욱 떠올리게 하는 말씀이다.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것이, 내 주위의 하나의 일에만 집착해 살면 안된다는 것이 무슨 말 뜻인지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동이에 대한 비유로 간단명료하게 말씀해 주신다.
정말 멋진 생각과 맘을 품고 계신분, 참농사꾼의 이야기는 어느 것 하나 허투로 들을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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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바 바베 역사 인물 찾기 12
칼린디 지음, 김문호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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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똥을 치우는 일에서부터 요리를 하는 일까지 아쉬람에서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을 함께 했습니다. 그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고, 천성이 타고난 학자지만, 거의 모든 시간을 실 잣는 일로 보냈습니다. 그는 그 분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문가입니다. 그는 실을 잣고 베를 짜는 일이 마을을 가난에서 구제하고 죽은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는 핵심적인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타고난 교사인 그는 힌두스타니 탈리미 상그의 아샤데비 아리야나야캄이 공예를 통한 교육계획을 발전시키는 일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간디가 인도와 세계사람들에게 비노바를 소개한 성명서의 일부입니다. 인도의 간디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비노바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행했던 토지헌납운동은 간디의 비폭력저항 운동과 더불어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이뤄나가는데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 '비노바 바베'는 자서전처럼 쓰인 비노바 바베의 전기입니다. 인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배경을 잘 모르는 내가 읽기에 그리 쉬운책은 아니지만 똥을 치우는 일조차 거부하지 않은 브라만 계급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생을 살아간 비노바 바베가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다면 '비노바 바베'와의 만남을 망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비노바 바베는 신이 영원한 해결책을 약속하지는 않았다 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우리 안에 내재해 있는 선함, 하느님께로 향하는 신앙을 일깨워 행동하게끔 합니다. 세상의 평화는 누군가에 의해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되는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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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1 - 구판 황석영 대하소설 12
황석영 지음 / 창비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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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도에 대학생이 되었다. 얼쭈얼쭈 지내다 보니 '장길산'이란 책의 소문을 듣게 되었다. 10권이나 되는 책을 사기에는 조금 가난한 대학생이었기에 도서관을 기웃거려봤지만 그 책은 항상 대출중이었고..바쁜 시간속에 장길산은 묻혀져가버렸다. 지금 나는 또 다른 대학생이 되었고, 이제는 직장을 다녀 부자 대학생이 되었다. 그래서 맘 깊이 아껴두었던 장길산을 내 방 책꽂이에 놓고 읽기 시작했다.

장길산에 대한 서평은 쉽지가 않다. 화려하고 현란하지 않지만 우리말글에 대한 사랑, 우리 문화에 대한 사랑이 넘쳐 흐르는 책이다. 아, 그리고 참세상을 향한 작가의 정신이 살아있는 책이다. 책을 읽어보기 전에는 그저 무협지 같아서 선배들이 그렇게 좋아했었나.. 했는데, 책을 읽으며 나의 무지함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직장과 학교가 아니었다면 더 빨리 읽어나갔겠지만 10권을 읽는데 보름정도 걸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숨에 읽어나가버리지 않고 가끔씩 뜸을 들여 곱씹으며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장길산에 녹아있는 역사의 흐름, 참세상을 향한 민중의 힘을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하나의 물줄기가 되어 흐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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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대화하는 아이 티피
티피 드그레 지음, 백선희 옮김, 실비 드그레, 알랭 드그레 사진 / 이레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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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깜짝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아주 작은 깜짝 선물이더라도. 그러기 위해선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걸 잊지만 않으면 된다>

티피의 이야기이다. 이 말처럼 난 이 책을 깜짝 선물로 받았다. 친구와 물품구입을 하러 갔다가 북코너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으려니 책 한권을 '선물 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받게 된 이 책은 정말 깜짝 선물이다.

누구에게나 한가지씩의 재능은 있으며, 자신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고 믿는 티피의 사진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한조각 한조각 기록으로 남겨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언젠가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가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이젠 아프리카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를 느끼고 싶다는 소망으로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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