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 될 것 같습니다.
책을 덜 사겠습니다, 라는 말은 못합니다. 제 의지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제 여건상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상황이란 생각이 강하니까 말이지요.
솔직히 책값이 비싸다고 해도 꼭 읽고 싶은 책은 읽어야겠기에 구입하지 않을수는 없겠지요. 문제는 책을 읽던 사람들은 더욱 고민하며 책을 사게 되겠지만 책을 읽지 않던 사람들은 고민의 여지없이 책으로 향하던 손길이 멈출지도 모르죠.
어젠가? 암튼 새로 시작하는 달빛프린스라는 프로그램을 잠깐 봤는데 그 많은 엠씨들 중에 책에 대해 정리가 가능한 전문엠씨가 한명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기 보다는 출연자들에 대한 흥미와 재미만을 끄집어내어 웃고 떠들어대고 있는데 책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향하고 있어서....
달빛프린스를 보고 저 책을 꼭 사서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겠드만요. 뭐, 저는 그렇습디다.
아무튼.
아침에 출근하면서 사진 한 장 찍어와야지, 하다가 요즘 심한 감기몸살에 걸렸던 후유증으로(라고 믿고 싶지만 실상은 갈수록 심해지는 건망증때문에) 잊어버린 책 사진을 못 올려서 어쩔까... 싶었는데 사진은 나중에 올리기로 하고 일단 글먼저 띄워볼랍니다.
서경식님의 글을 좋아해서 이 책 역시 구매를 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백자평,에 제목을 넣어 글을 올려봤는데 '구매'가 뜨는 걸 보니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이 맞네요. (아, 그건 또 어떻게 삭제하지? 삭제버튼이 안보이던데;;;;;;;)
이 책은 2009년 5월에 출간되었고, 저는 아직까지 이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만!
무려 처음 출간되었을 때 구입을 한 부끄러움이 있군요.
왜 이 책을 콕, 찝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사진!이 있어야 하는데.
집에 있는 책은 읽을 때 뜯으려고 비닐포장을 벗기지도 않은 채 책꽂이에 꽂혀있습니다.
그리고 비닐을 뜯어보지 않아도 초판본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건, 비닐 포장 안쪽에 초판본 증정본이라고 생각되는 책갈피가 얌전히 놓여져 있기 때문이죠. ㅎ
3년이 넘도록 책을 사놓고 읽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서경식님 글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다고 하겠냐,라는 핀잔이 날아올까봐 부끄러워 조용히 있었는데... 아무래도 앞으로 이런 책들은 서서히 줄어들고 없어지겠지요.
꼭 그때 읽을 수 있는 신간도서만 구입할랍니다.
신간으로 구입해서 구간이 되고 심지어 반액할인까지 되는 책들을 쌓아놓으면 내가 이 무슨 미친짓들을 했었을까, 싶어지는 마음이 되겠지만 앞으로는 그럴일이 더욱더 줄어들게되겠습니다. ㅎ
완전 읽고 싶었던 책도 좀 참아보면 참을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왠지 좀 맘이 그렇네요. 앞으로 내 책장에는 연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명탐정 코난과 원피스와 유리가면만 차곡차곡 쌓여가게 될 것 같아서 말이죠....
덧. 우연찮게도 책의 제목이 '고뇌의 원근법'이군요.
책값이 비싸든 싸든 읽고 싶은 책은 사 읽는다,의 이면에는 누군가의 자긍심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나는 여전히 책값을 아껴보려고 여기저기 서평도서를 받아 읽으려는 얄팍한 마음만 담겨있을뿐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자본제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자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고. 청담동 앨리스에서 한세경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면 세상에 대해 분노를 해야한다,라고 했지만 나는 이미 분노를 잊어버리고 그들을 향한 부러움만 갖고 있는 나약한 순응적 인간이 되었을뿐이고.
내 고뇌의 깊이는 이런것들일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