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에, 맛있는 파스타집이 있어 소중한 휴일의 쉼을 반납하고 갔다 왔다.
한차례의 손님이 나가고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인가보다 하며 둘러보다가 혼자 앉아있는 테이블이 늘어나는 걸 보고 있었다. 그 전 손님들은 대부분 가족단위 손님들이었어서 그런지 달라진 분위기가 확 눈에 띈다.
물론 가족팀은 조용한 분위기를 위해 아이들에게 각각 태블릿과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여주며 음식을 먹는 분위기였고, 가족팀들이 나가자 커플팀들이 각자 자리를 차지했다. 중년의 부부도 보이고 친구도 보이고... 처음엔 혼자 왔나 싶었는데 주차하고 오느라 한명이 뒤늦게 들어오기 시작하는 분위기도 다르고.
그런데. 그 중에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커플이 있었다.
나와 대각선으로 앉은 커플인데 여자애가 갑자기 손가방을 들고 일어서길래 나도 모르게 쳐다봤는데 뭔가 울먹이는 걸 참으며 나가는 것 같았다. 들어와서 5분쯤 혼자 앉아있는 것 같았는데...식사를 하지 않고 나가는 것 같지는 않았고 그자리를 봤더니 모자를 쓴 남자애가 앞자리에 그냥 앉아있다.
뭘까 싶었지만 남자애가 그냥 무덤히 앉아있길래 다시 음식에 집중을 했는데 갑자기 또 남자애가 일어서서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가방은 그대로 있으니 완전히 나간 것은 아닌데...
식사를 끝내고 식당을 천천히 나서는데 그 남자애가 - 사실 초록모자를 쓰고 있어서 눈에 띄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초록모자가 식당 밖으로 나오더니 휴대폰을 보면서 두리번거리다가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나쳐 조금 위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누군가 앉아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눈여겨보니 식당에서 봤던 그 여자애였다.
밥 먹으러 같이 와서 저런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하는구나...라는 호기심.
도대체 무엇때문에 흘린 눈물이었을까.
라는 궁금증에 더해 그들은 돌아가서 밥을 먹었을까..... 여기서부터가 진짜 현실이지.
어디 물어볼 수도 없고. 궁금하긴 하네;;;
궁금증보다 더 현실은 점심이니. 밥 먹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