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 의복 경연 대회
무모한 스튜디오 지음, 김동환 그림, 김진희 글 / 하빌리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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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의 내용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며 의복생활을 하는 세계를 그려낸 것이라서 미래의 이야기라고 오해를 했는데 배경은 19세기,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동물들도 옷을 입기 시작했는데 인간에게는 당연한 내용이 동물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내용이 될 수 있어서, 환경보전을 위해 자연으로의 회귀를 외치는 인간이 있듯이 원래의 자연으로 돌아가자를 외치는 동물들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자연주의 환경소설이 아닐뿐이고 옷을 입는 동물들 역시 맘에 드는 디자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동물들에게 반영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흐름은 동물 - 무의식적으로 동물이라고 표현했는데 소설에서는 동물 역시 인물화시켜 등장하고 있으니 수인이라고 표현해야 하려나? 아무튼 수인들을 위한 의복경연대회가 열리고 재단사와 햇메이커, 슈메이커가 팀을 이뤄 4개의 팀이 경합을 펼친다. 의복경연대회에 참가한 팀원 중 유일한 인간인 재단사 W가 속한 팀 토퍼스를 중심으로 4개의 주제를 놓고 경합을 벌이기 시작하는데......

4개의 팀이 4번의 라운드를 통해 승부를 가리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에피소드는 조금은 예상되는 결말로 흘러가지만 그 에피소드 안에 담겨있는 각자의 이야기에는 서로 부족함을 메꾸고, 의복의 화사함이 아니라 의복을 입는 수인 자체의 존재에 관심을 갖고 수인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은 이 소설이 그저 판타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은 경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속임수와 꼼수의 이야기도 담겨있는데 언제나 기본적인 내용은 옷을 입는 대상에 맞춘 디자인이 가장 큰 호평을 받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림 자체도 맘에 들지만, 색채가 없어서 아쉬운 것은 오롯이 개인적으로 색채 상상력이 부족한 독자의 탓일뿐 펜화로 그린 의복의 섬세함은 들여다볼수록 실제로 구현된 디자인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함이 생겨난다. 

수인들이 옷을 입는다는 것 역시 그저 겉모습을 사람처럼 꾸며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신체적 컴플렉스를 보완해줄 수 있는 도구가 될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여러 동물들을 떠올리며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매칭하는 흥미로움이 있을수도 있다. 



나 역시 인간이기에 인간 재단사 W에게 조금 더 애정이 가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수인들이 모여사는 구역에서 꿋꿋이 재단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 좀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경합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늘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을 것 같은 W는 지금 내 주위에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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