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 분열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시간 서가명강 시리즈 41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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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현대사에 기록될만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아직 그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게엄 선포 이후 탁핵과 지금 현재 특검 조사중인 사건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다니 정치에 관심이 없는 나도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서가명강 시리즈는 그 주제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을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책이라 조금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어서 책을 받고 바로 펼쳐들어 읽어버렸다. 

어쩌면 내용이 쉽게 이해되는 책이어서가 아니라 동시대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걸쳐있는 그 시기에 사회적 분위기와 정치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이 책에서 언급하는 민주화 과정이 전혀 생소하지는 않은 내용들이라 책을 정말 수월히 읽을 수 있었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알기 위해서는 좀 더 역사적인 관점에서 언급하는 자료를 찾아 읽어야하겠지만 이 책의 주제는 '민주주의'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서 군부독재 이후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의 간략한 과정과 정부의 노력,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좀 더 성숙한 민주주의 정치를 이뤄나가기 위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어서 처음 책을 읽는 동안은 너무 겉으로만 도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되새기고 있으려니, 우리가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 상생과 화해와 일치의 이야기는 정치적 신념에 녹아들어야하는 것이며 정치가의 덕목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에 별 관심이 없고 정치가들에 대해서는 불신이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팽개쳐둔다면 내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무너질지 모른다는 경각심을 가져야겠는데 현실을 보면 또 절레절레 저절로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든다. 

포퓰리즘에 부응하는 한시적인 정치가 아니라 진정한 공존과 타협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고 실천해나가는 민주정권과 정치가들의 대활약을 기대해보고 싶은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것이 가능하려나, 싶은 패배감은 왜일까.


국가가 안녕하려면 정권교체가 자주있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는데 관점을 바꿔 국가의 안녕을 위해 상생의 정치를 해야하는데 그것은 신념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정녕 국가와 국민을 위한 협치를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지금의 정치가들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어진다. 사실 문재인정부에 대해 보복의 정치라고 평가하는 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기는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경제성장, 세계화에 대한 대응, 첨단산업 투자 등 과거에는 전통적인 좌파정당이 상대적으로 덜 중시했던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145)에 대한 언급과 독일의 앙겔라 마르켈의 정치적 이력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가들에 대한 평가와 진보정당의 부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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