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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평점 :
처음 이사카 코타로의 연애소설이라는 문구를 보고 정말 ‘연애’소설을 기대한 사람은 없지않을까,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솔직히 나는 그가 어떤 연애소설을 썼을까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평소 읽었던 그의 소설들과 그리 다른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굳이 따져보자면 조금 더 말랑말랑한 느낌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연애소설’이라는 말에 생겨난 선입견으로 인해 더 그리 생각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 책은 이사카 단편집이라고는 하지만 그가 쓰는 특유의 뫼비우스띠같은 연결고리를 가진 단편의 모음이기에 이 책 역시 단순히 단편집이라고하기보다는 한 권의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 단편 아이네 클라이네는 노랫말을 의뢰받았는데 가사대신 쓴 소설이라고 한다. 사랑은 서서히 스며드는 것과 같은 것일수도 있다,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조금은 밋밋해보이는 이야기의 전개지만 역시 무심코 넘겼던 '결코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즐겨달라는 이사카 코타로의 말을 다시 되새겨보게 된다.
"결국 만남이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때는 뭔지 몰라서, 그냥 바람 소리인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는 거. 아, 그러고 보니 그게 계기였구나, 하고. 이거다, 이게 만남이다, 딱 그 순간에 느끼는 게 아니라, 나중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거" (35)
운명같은 만남이라거나 불꽃같은 사랑이야기가 담겨있지는 않지만, 아니 오히려 서로 만나 연애를 하다가 결국 헤어지기도 하고 사랑하여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아가지만 성격의 차이로 이별을 겪게 되기도 하는 이야기에서 그래도 결국 '이런것이 사랑인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사카 코타로만의 연애이야기가 담겨있는 6편의 단편은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등장인물들의 관계도를 그려보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집중해서 읽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까...? 단편 하나를 읽고 한참 있다 새로운 단편을 읽기 시작하니 뭔가 기시감은 드는데 확실히 연결고리가 되는 부분의 내용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내심 두번째 단편인 라이트헤비에 등장하는 사이토의 이야기가 뒷부분에 하나의 에피소드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는 그저 스쳐가는 조연으로 노래를 들려주는 의문의 음악가로서만 남아있는것이 조금 아쉽다. 혹시 나중에라도 음악가 사이토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연작소설이 나오지는 않을까, 기대해보게 되는 건 나혼자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