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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 영국 BBC 다큐멘터리, 행복 전문가 6인이 밝히는 행복의 심리학
리즈 호가드 지음, 이경아 옮김 / 예담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오늘도 나는 변함없이 아침 햇살에 눈을 떴다가 피곤함에 쩔어 다시 눈을 감아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자려고 기를 쓰고 누워있다가 결국 6시 40분 알람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흔들리는 버스를 타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충분히 선선할 듯 한데, 시원함을 넘어서 오한이 날 듯한 에어컨 바람때문에 몹시 힘들어하다가 버스에서 내리고는 오히려 따스한 공기가 더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평소와 별다를 것 없는 업무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1도화상을 입을 것만 같은 뜨거운 햇살에 인상을 찌푸리며 사무실 밖을 돌아다니다 다시 사무실 안에 들어와서 남이있는 일을 하고....
별다를 일도 없고, 즐거울 일도 없고, 그렇다고 마구 인상을 쓰며 힘들어할 일도 없다. 이런 내가.... 행.복.한.가?
어제 이 책을 다 읽었다. 어렵지 않게 쓰여있고, 어디선가 누군가에겐가 읽어보고 들어보고 경험해봤던 것만 같은 이야기들이 가득하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 확연히 다른 것이 있었다. 그건 이전에 내가 읽었던 책은 '그래! 결심하는거야! 나도 이제는!' 이러면서 뭔가를 실천행동으로 옮겨야만 하는 느낌이었는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이 책은 그냥 내게 스며드는 것 같다. 무심코 스며들어서 이 책은 말야~ 하고 말을 꺼내게 되면 괜히 씨익~ 하고 미소부터 짓게 만들어버리는. 그것이 이 책을 다른 책들과 확연하게 구분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행복'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자신의 업무 능력에 관한 것들만이 아니라 직장 내에서의 관계, 업무 환경에 대해서도 되돌아봐야 하며 가족, 친구, 건강, 심지어 나이들어가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적혀있다. 그런데 이 모든 조건들이 다 충족되어야 행복한 것인가?
아니, 행복하기 위한 것은 이 모든 조건을 만족스럽게 갖는것이 아니라 편한 마음으로 나의 모든 조건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면 나는 행복하고 또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방글라데시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행복 지수를 가진 국가라고 하지 않는가. 이 책을 읽어보면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이 내게 모자라는 모든 환경을 말없이 순종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게 좋지 않은 환경이라면 과감히 그것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내 상황에 대한 비관이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그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나는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아주 당연하게 나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BBC 다큐멘터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듯이 이 책은 긍정심리학이라는 내게 조금은 생소한 분야의 실제 실험에 대한 성과물이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그에 대한 보편적인 대답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통계자료를 근거로하여 그 보편적인 대답이 정답이라는 것을 밝혀주고 있다. 다들 그러지 않는가.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야' 라고 대답하면서도 실상 머리속에서는 '정말 그럴까?'라는 의문을 갖는 것.- 나만 그런가?
돈이나 일, 가족, 성, 건강, 음식, 나이듦.... 이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나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그 한 예로 지금 당장 슬며시 '미소'를 지어보자. 억지 웃음이라도 입술꼬리를 올리고 히힛, 거리며 소리내어 웃어보고 깔깔거려보자. 괜히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가? 바로 이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 행복이 별건가? =)
조금 더 알고 싶다고? 그렇다면....이 책을 꼭 읽어보라는 말을 남길수밖에....=)
오늘도 변함없이 아침에 눈뜨고 출근하고 일을하고 퇴근하고...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분명 어제와는 다르다. 즐거운 일을 생각하며 미소지을 수 있고, 내가 맡은 일들을 나의 능력으로 해 내었고 이 시간에 즐겁게 읽은 책의 느낌까지 적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또 남은 시간을 즐길 수 있으며, 내일은 또 오늘과는 다른,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가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들뜨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일상의 행복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은 참으로 말 그대로 행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