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봤어? -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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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어?'라니. 이런 물음은 아이들에게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스쳤다. 거기에다 저자가 '노유진'이라니. 요즘 청소년을 위한 철학책이 많이 나오던데 이것도 그런 책의 하나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낯익은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방송매체를 통해 너무 익숙해져버린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이 세분을 노유진이라고 하다니. 바쁜때였다면 별 생각없이 지나쳤을뻔한 책이었는데 다행히 - 어쩌면 운명적으로 이 책은 내 눈에 띄었고 책을 받고는 금세 다 읽어버렸다. 두고두고 읽고 싶었지만 글이 너무 술술 넘어가 어쩔 수 없이 계속 읽어버리게 되는 책인것이다.

나는 가만히 듣고만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아니, 오랜 시간 듣기만 하면서 집중을 하는 것이 힘들다. 좋아하는 노래가 가득한 앨범을 듣기 위해 앉아있다가도 십여분이 지나면 어느새 가사와 함께 집중해서 들으려고 했던 노래는 이미 지나가버린것을 알아채지 못할만큼 집중하기 힘들다. 팟캐스트에 들으면 좋을만한 것들이 무지 많다는 것은 알지만 선뜻 들어 볼 생각을 못하는 이유다. 아, 그런데 정치카페의 글들이, 그것도 엑기스만 골라 놓은 글들이 편집되어 나왔다니. 이건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노유진이 진행하는 정치카페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어떤 분위기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감을 잡은 후 글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무작정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할 때, 가끔은 이들의 농담과 뜬금없는 말 한마디가 좀 쌩뚱맞게 들리기도 하는데 방송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방송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어서 책에 실려있는 대화가 그리 어색하거나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14가지의 주제를 싣고 있는데 기본적인 개념과 비전문가로서의 온갖 궁금증을 질문을 통해 잘 정리하게 해 준다. 아, 물론 질문만이 아니라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정리가 잘 된다는 의미이다. '답변'이라는 말 역시 '해답'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개념 정의나 상황 정리 등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 것이어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4가지의 주제에 대해 우리 각자가 그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새로운 내용들은 없지만 그래도 정말 쉽게 설명을 하고 있고, 듣기에 약해서 글로 읽어야 더 잘 이해가 되는 내게는 정치카페 팟캐스트보다는 이 책이 훨씬 더 좋다.

때로는 조금 더 깊이 주제에 대해 파고들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리고 책의 제목이 '생각해봤어?'아닌가. 그러니까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어가는 내용은 나 스스로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봐야하는 것이 맞다.

'왜 우리는 작은 권력에만 분노하는가',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 다음은 어디?', '이런 거 먹고 살아도 괜찮을까', '두려워 말라. 검열하는 자들은 나약한 자들이다'... 무심코 넘겼던 주제들이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이미 우리의 일상을 파고든 현실이다 라는 생각에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것은 아닌가 새삼 반성하게 된 주제들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다 읽기도 전부터 이 책은 누구에게 선물하면 좋을까 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었다. 나로서는 정말 즐거운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풍족하게 맘껏 책을 사 주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책값 만육천원이 아깝지 않은 그런 책을 만나면, 더군다나 그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 주어도 좋을 그런 책을 만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멕시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말처럼,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이므로. 우리의 말과 글이 우리의 무기이므로. 피 흘리지 않고 승리하여 더 나은 세상을 이뤄갈 수 있는 강한 무기를 갖기 위해 이 책을 보다 많은 누군가에게 선물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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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4-2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읽고 있어요! 반쯤 읽었는데 쑥쑥나감^^

chika 2015-04-24 19:16   좋아요 0 | URL
네! 그냥 쑥쑥 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