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9월
평점 :
나는 당연히 '하치'가 정말 강아지 이름인 줄 알았다.
그렇다면 하치의 마지막 '연인'이라는 책 제목을 보면서 도대체 나는 뭘 생각했단 말인가?
난 책을 잘못집어들었다, 란 생각을 해 봤다. 아니 누군가의 책 방출 -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알라딘 서재 주인장 urblue님에게서 책을 받았다. 방출된 책들 중 많은 책이 내게로 왔음에 다시 감사하며 - 목적에 충실하여 다른 누가 이 책을 집어들기 전에 내가 먼저, 라는 이기심으로 집어든 내 욕심이 잘못된 것이리라.
어쩌면 이 책의 입장에서 보면 내게 잘못 건네어지게 된 것인지도.
사실 말하자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사랑을 얘기하고자 한 것인지, 관계성을 얘기하고자 한 것인지, 구속받지 않는 삶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 것인지조차 모르겠다. 폭풍같은 삶의 어느 한 시기를 지나는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인지도 모르지.
삶의 어느 한 시기에 누군가에게,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한번쯤은 다가올지 모르는 사랑이라는 것과 그로 인한 생의 갈림길에 있을수도 있고 그 정점에서 내 인생이 바뀔수도 있고. 그런데 잠깐.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삶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내가 정한 삶의 운명의 목표를 향해 그대로 걸어가는 것이 좋을까? 사랑은 나를 변화시키고,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인데 슬퍼하면서도 이별의 고통을 겪어내고 극복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지켜나가는 것이 사랑일까?
아아, 정말 어느 노랫가사처럼 '아직은 사랑을 나는 몰라~'라고 나뒹굴면 이 책은 그냥 그렇게 슬쩍 넘어가게 될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