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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책을 읽었다. 왠지 런던에 관한 책이라면 나도 모르게 괜한 설레임이 생기곤 했는데, 런던 디자인 산책은 디자인의 디자도 모르면서도 눈에 쏙쏙 들어오는 사진들과 빨려들어가는 글로 인해 책을 산책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렇게 기분좋은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끝내면 얼마나 좋을까. 한참전에 다 읽어버린 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 다시 책에 대한 머리속의 기억을 쥐어짜내듯 끄집어 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느낌으로 미소가 절로 떠오르니 런던 디자인 산책을 다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으로 가는 산책이긴 하지만.

런던 디자인 산책을 읽고 난 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소소하게 도시에서의 일상이 재미있어진것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시선을 바꿔보려고 했고 내가 살고 싶은 도시에 대한 상상을 하며 거리를 걷기도 하고 이층버스와 빨간 공중전화박스만 이쁘다고 쳐다볼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디자인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얼마나 어울리며 그 도시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런던여행을 떠나고 싶은 소망을 전보다 더 많이 하게 되었고....

 

몇년 전 경기도 군포에 신도시가 생겨나고 그곳에 살게 된 오빠네 집에 놀러갔을 때, 지하철만 타거나 오빠 자가용으로만 서울 나들이를 하다가 하루는 조카가 동네 병원에 간다고 해서 동네 산책 겸 같이 걸어서 따라가봤다. 그때 들은 이야기인데 군포의 신도시 건축 설계는 여성이 했는데 다른 도시와 달리 엄마와 아이들이 길을 걷거나 활동을 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설계되었다고 했다. 실제로 집에서 병원까지 걸어가는 길은 단순히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나무들도 보면서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이었으니 꽤 인상깊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 도시 전체를 아름답게 디자인 한다는 것에 대한 감탄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물론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편리함과 친환경적이면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말함이다.

런던 디자인 산책을 읽다보니 그때의 그 느낌이 떠오른다. 실제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이 짓는다'라는 광고문구가 오랫동안 기억이 되었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 역시 그런 '진심'이 아닐까 싶다.

 

런던 디자인 산책은 오래된 것의 가치,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 철학, 잠들지 않는 디자인 도시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소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전통적인 것이 현재에까지 이어지며 고유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 디자인은 단지 이쁘게 꾸미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것임을 자분자분 이야기해주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들이 함께 곁들여져 이 책 역시 하나의 멋진 디자인을 뽐내고 있는데 3부에서는 특히 독특하고 창의적며 실용적이기까지 한 생활디자인을 선보이는 런던의 여러 디자이너들과 스튜디오, 작품 전시회 등 행사장 풍경들을 소개해주고 있어 런던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문득. 런던에 대한 매력은 무궁무진하게 느끼고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매력은 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쌓아올려진 현무암 돌담, 옛 전통이 살아있는 정감어린 정낭, 애기구들, 올레....

아무래도 런던이 아니라 제주디자인 산책을 먼저 하면서 고향에 대한 정을 더 깊게 할것만 같은 예감이다.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독특한 아이디어보다 값진 것은 그것을 함께 지켜나가는 마음의 힘이다..... 그저 지나쳐버리기 쉬운 일상의 작은 기쁨을 담아낼 뿐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이렇게 작은 기쁨에서 행복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소박하지만 좋은 세상을 꿈꾸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는 세심한 배려는 이노센트 브랜드의 핵심전략이다. 사람과 자연 사이에서 재미있게, 쉽게 그리고 건강하게 살며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는 그들은 오늘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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