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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7
제러미 시프먼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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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차이코프스키를 읽는다니... 이건 정말 어려운 숙제와도 같아,라는 생각을 했다. 차이코프스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의 음악세계에 대해서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그를 잘 안다면 뭐하러 책을 읽겠어? 라는 조금은 당연한 생각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에 대해 흥미가 없기 때문에 그 삶에 대해서는 더군다나 알고자 하는 맘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별 생각없이 책을 펼쳐들었다. 

우선 책을 읽기 전에 음악이나 들어보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대포소리 쿵쿵거리며 신나게 들었던 1812년 서곡이니 그걸 찾아서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음반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 책을 꽂아둘 공간도 없는 방에서 비좁게 지내느라 시디도 박스같은 곳에 몰아넣어버려서 왠만한 정성이 아니면 찾아내기 힘들어 우선 눈에 보이는 교향곡을 꺼내들었다. 귀가 밝지도 않고 음악을 듣는 재능이 있는 귀도 아니니 그냥 이래저래 귀에 익숙한 교향곡 6번.
책을 읽으며, 일을 하며,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도 그냥 흘려들으며 지내다보니 이상하다.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괜히 친근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후세는 변덕스러운 정부 같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변덕스러운 연인 같다. 그리고 결국에는 의제를 설정하는 주체는 대중이지 비평가나 전문가가 아닐때가 대부분이다. 이것이 후세에 정식으로 인정받는 유일한 관점이다. 마침내 권위자들도 대중이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게 된다. 그러나 음악은 본질상 불가피하게 주관적인 경험이며 '좋은 음악'이 무엇인지는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의 몫이다. 음악이 좋은지 나쁜지 증명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물론 근접한 성과도 없다"(214) 

이 글에 용기를 내어 오로지 내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차이코프스키의 삶에 대해서는 그닥 관심을 쏟게 되지 않는다. 이슈가 되는 에피소드만 찾아내보자면 절대 만나지 않기로 약속하고 (두어번 스치기는 했지만 서로 모른척하고 지나간) 그의 재정적인 후원자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에 대한 이야기라거나 그의 동성애적 성향과 애인들, 역시 동성애자인 동생 모데스트와 차이코프스키와 결혼한 안토니냐... 하지만 그런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예민하고 감정의 기폭이 컸지만 그의 음악은 결코 예민하지 않다.
클래식은 들어도 들어도 잘 모르는 음악이지만 그래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쏙 들어오는 곡들이 있는데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에 좋아하는 곡이다. 그리고 사실 백조의 호수,라고 하면 선율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해도 그 선율을 들어보면 아, 이 곡이구나 할 수 있을만큼 많이 알려져있고 그런 측면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곡들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다는 생각과 함께 듣기 편한 곡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차이코프스키의 꽤 유명한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연주, 예프게니 므라빈스키 지휘의 교향곡 4,5,6번을 들으며 책을 다 읽었으니 슬슬 책에 부록으로 딸려있는 음반을 들어봐야겠다. 클래식을 잘 모른다 해도 귀에 익은 선율들은 분명 있겠지 라는 기대를 갖고. 어쨌거나 오랜만에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너무 좋다. 내 개인적인 판단을 하라고 한다면 역시 음악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책에 대해 덧붙이자면 차이코프스키의 생애뿐만 아니라 19세기의 배경과 연표, 시디곡 해설까지 부록으로 실려있으며 본문의 중간에 간주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곡 설명이 되어 있다. 음악을 잘 모르니 곡 설명이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곡을 찾아 들어가면서 다시 설명을 읽으면 그 느낌이 조금은 더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꽤 오랫동안은 내 느낌대로 음악을 듣는 것이 더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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