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匙一飯

나만 위로할 것. 

지금은 조금 많이 울어도 되는 시간. 울음을 삼키면 삼킬수록 마음이 슬픔으로 가득차버리니까 지금은 그냥 편하게 울어도 되는시간. 벌써 몇년전이었는지 기억에도 희미해질만큼 오래된 것 같은데. 아버지 아프시기 전이었으니 정말 오래전인것같아. 대뜸 만두언냐만나러 간다는 말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뭔가.. 언니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흥분되기도 하고. 실은 내가 정말 낯을 많이 가리거든. 혼자였다면 절대 언니를 만나지는 못했을거야. 혹시 누군가의 방문이 정말 싫은거였으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언니를 만나고 나니 휴가받고 서울가면 꼭 한번은 언니만나러 가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 서울가면 부탁해서 언니하고 야구장에 야구구경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혼자 이것저것 알아보기도했지만 결국은 정말 후회만남기고마는구나. 언니가 제일 싫어했던게 그거였지. 할수있을때, 바로 지금, 더 늦기전에 마음을 전하고 편지를 쓰고 하고싶은 일을 하고. 주어진 시간이 덤인듯, 남은시간을 아껴가며 충실히 살아가야한다는것을. 

언니하고 지냈던 이곳에서의 추억이 너무 많다. 스스럼없이 편하게 대해줘서 더 좋았고, 내 글에 맞장구쳐주면서 옥상에서 만나자는 얘기도 막 하고. 좋은 사이트도 알려주고. 그러고보니 언니한테 들은 좋은 정보도 엄청많다. 이미 유명인사였던 언니 서재에 처음 남긴 덧글에 시니컬한 반응이었던것도 기억나고. 아니, 시니컬함이 아니라 처음 본 사람에게 너무 많은 정을 주지 않으려는 느낌이었어. 낯가림이 심해서 난 그냥 그것으로 끝냈을텐데 어떻게 언니하고 그리 친해졌을까? 언니가 정이 많고 맘이 따뜻해서. 그리고 언제나 유쾌하게 나의 모든것을 받아줘서.  

이젠 울지말아야겠다. 내가 하느님을 믿는다면, 하늘나라를 믿는다면 울지말아야하는데. 아마 이건 그냥 후회의 눈물이고.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눈물이겠지. 그러니까 그냥 이해해줘. 낮엔 억지로 참았더니 머리를 맞은것ㅊ어럼 너무 아팠어. 아니 실은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는것도 힘들었어. 친구녀석 장례식때 누군가 엉엉 소리내며 울더라. 그때 나도 참지말고 어린애처럼 마구 울어버릴걸 그랬어. 굳게굳게 죽어라 ㅊ암았더니 슬픔이 마음속에 꽉 차서 숨쉬기도 힘들고 너무 아프더라. 그래서 지금 많이 울고 내일부터는 이쁘고 착한, 늘 적극적이고 유쾌하던 언니를 기억하면서 웃을라고. 이세상에서는 맘껏 움직이지 못했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자유롭게 마음껏. 행복하기를. 

근데 이별은. 정말 아프다. 나는 내가 그리 아픈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딘가. 내 안에서 알수없는 슬픔이 나를 아프게하는거같아. 친구녀석과의 이별이 이제 언젠가의 만남이 되리라는 그리움이 되어가고 있는데. 다시 그 이별은 내 마음과 머리를 무겁게하네. 지금 이것이 내게 위로가 되는것일까?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 미안해.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이 한가득이어서 고마워. 후회되는 일들이 한가득이지만 지금 후회를 하는것보다 이제 앞으로 후회하지 않으며 살아가야 하는것이 언니를 기억하는 마음인거야. 좀 울었더니 괜찮네. 이건 나만을 위로하기 위한 것.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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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삶에 영향을 미친 리뷰어의 부고소식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12-15 00:27 
    나는 장르문학을 잘 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그의 글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문, 철학, 역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다소 학술적이고 고전스러운 작품들을 많이 접했다. 지금은 장르문학에 대해서 관심갖지 못한 사실이 부끄럽다. 그가 하늘나라로 갔기 때문이다. 평생 장르문학을 읽고 장르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한 그의 리뷰를 한동안 볼 기회가 있었다. 차분한 어조로 지금까지의 장르문학 계보를 가지고 작품을 바라보는 묵
  2. 선물
    from 놀이터 2010-12-15 11:08 
    chika 2010-01-02 03:37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두언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BR>언냐의 미소가 보고싶으요~!! 만두언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언냐의
 
 
chika 2010-12-1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서재글에 먼댓글로 주소를 넣었습니다.
알라딘 서재에서 물만두언니를 기억하는 자그마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쁘겠습니다.

2010-12-14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5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